FORCEREED RAW novel - Chapter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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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남은 기사들은 고작 11명에 불과했다. 5분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29명이 죽은 게다. 살아 있는 자들 중에서 몸이 멀쩡한 기사는 4명이 전부다. 나머지는 큰 상처를 입어서 전투에 참여하기 힘들 정도다.
‘어디서 이런 녀석들이……, 설마 반대제국 세력인가?’
식스의 생각은 거기서 멈췄다.
카앙!
식스의 두개골을 반듯하게 쪼갤 기세로 내려오던 도끼가 식스의 검에 막혔다.
불꽃이 튄다.
식스의 무릎이 살짝 굽혀졌다. 타격을 받은 검의 중간 부분에서 시작된 힘이 고스란히 팔뚝을 지나 어깨까지 타고 흘렀다.
어깨가 찌릿했다.
마스터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선 육체와 정신. 그리고 마나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이 말은 경지의 상승과 함께 육체적인 능력도 비례하여 강해진다는 뜻이다. 하물며 마스터 경지의 고수는 육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그런데 식스의 무릎이 굽혀졌다. 아무리 밑에서 방어하는 입장이라지만, 마스터 경지의 고수인 점을 감안한다면, 도끼를 무기로 사용하는 적의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다.
식스의 두 눈에 언뜻 놀람이 스쳐지나갔다. 자신감으로 뭉쳤던 마음에서 경계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하앗!”
적이 고함과 함께 다시 도끼를 들었다가 순식간에 찍었다. 식스는 옆으로 몸을 피했다. 도끼가 식스가 있던 자리를 매섭게 갈랐다. 식스의 옷자락이 풍압에 의해 펄럭였다.
어깨가 아직도 욱신거린다. 그러나 검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식스의 검이 순식간에 번뜩였다.
검이 지나간 자리는 하얀 궤적만 남았고, 식스는 다른 곳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툭.
적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반듯하게 잘린 목에선 피가 솟아났다.
약을 복용했어도 마스터 경지의 고수 앞에선 약한 존재나 다름없었다.
식스는 생존해 있는 기사들에게 말했다.
“부상자들을 데리고 대피시키시오.”
“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존한 기사들은 서둘러 부상자들을 부축해 카크가 보호받고 있는 곳으로 물러났다.
적들의 시선이 식스에게 향했다.
애꾸눈이 히죽 웃었다.
“강하군.”
식스는 애꾸눈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상황을 파악했다.
‘23명. 마스터 경지의 고수는 없다. 동시에 상대한다면 4명.’
애꾸눈은 침착하게 서 있는 식스를 보고 다시 웃었다. 그의 기분은 날아갈 듯 좋았다. 넘치는 힘은 넘치는 자신감을 그에게 선물했고, 무한한 용기로 무장시켜 줬다. 죽음과 공포라는 단어는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우릴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애꾸눈의 태도는 여유로웠다. 자신감이다.
카크는 강하다. 대륙의 누구나 그렇게 알고 있다. 벌레도 카크의 강함을 알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런데 애꾸눈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약물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황제 카크가 별로 강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눈앞의 기사가 더 강해보였다.
“죽일 순 있지.”
식스의 늦은 대꾸에 애꾸눈의 멀쩡한 눈이 잔뜩 찌푸려졌다. 자신감에 금을 가게 하는 상대의 도발 때문이다.
애꾸눈이 참지 못하고 싞스에게 검을 겨누었다.
식스는 오른손을 들고 손가락 4개를 펼쳤다.
식스의 좌우로 그림자 기사단의 기사가 2명씩 짝을 지어 나타났다. 그들은 투지를 끓어 올렸다.
식스가 조용히 말했다.
“한바탕 휘저어.”
좌우에 있던 그림자 기사단이 앞으로 뛰쳐나갔다. 굉장히 빠른 움직임이었다. 역시 백번의 연습보다 목숨이 오가는 한 번의 실전이 훨씬 나은 법이었다. 그림자 기사단원 전부는 이번 일로 더 강해졌다. 갑작스런 깨달음으로 강해진 것이 아니라 그 동안의 훈련과 연습으로 쌓아왔던걸 실전을 통해 풀어서 제 것으로 만든 결과다.
챙챙!
그림자 기사단 4명과 23명의 적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식스는 다시 손가락을 펼쳤다. 이번엔 두 개였다.
그림자 기사단 기사 두 명이 식스의 좌우로 왔다.
“저들을 지원하라.”
2명의 그림자 기사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쏘아지듯 달려갔다.
식스가 다시 손을 들었다. 이번엔 다시 네 개였다.
이번에 온 이들은 식스의 앞에 섰다.
“목표는 하나. 적들의 섬멸.”
네 명의 그림자 기사들이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혼란으로 치닫고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 매섭게 검을 휘둘렀다.
처음 들어간 4명이 적들의 손과 발을 어지럽게 만들고, 뒤이어 들어간 두 명이 그들을 보조하고, 마지막으로 들어간 4명이 그 틈을 이용해 적들을 차근차근 죽였다.
분명히 적들을 강하다. 그래서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29명의 기사를 큰 어려움 없이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 기사단은 더욱 강하다. 게다가 체계적이다. 괜히 2~3명이서 마스터 경지의 고수를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합격술이 대단하다. 반면에 적들은 약물을 복용한 상태. 이성보다 본능과 감정이 앞선다.
그 중 파괴본능이 대단히 높다. 그래서 조직력은 변변찮다. 대신 하나하나의 힘이 강하다. 그러나 아무리 약물을 복용한 자들이 강해도 마스터 경지의 고수를 상대할 순 없다. 그런데 그림자 기사단은 2~3명이면 마스터 경지의 고수를 상대한다. 합격술의 결과다. 그러니 그림자 기사단이 그들과의 싸움이 힘들지라도 지지는 않는다.
식스가 검에 마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금세 아지랑이가 피어났다. 그리고 곧 이어 아지랑이가 뭉치더니 검을 반투명하게 덧씌웠다.
애꾸눈이 놀란 눈을 했다. 그러나 두려움은 없었다. 순수한 놀람이다.
“마스터 경지?”
“주군,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카크는 식스의 등을 보며 말했다.
“오래 기다리지 않겠다.”
“예. 나머진 자리를 지켜라.”
“옛!”
식스가 발을 움직였다. 그 자리에서 식스가 사라졌다. 애꾸눈이 본능적으로 검을 들었다.
쾅!
애꾸눈이 있던 곳에서 폭음이 터졌다.
애꾸눈이 미소를 지었다. 마나를 가득 머금은 검 위로 보이는 그의 두 눈동자는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이번엔 식스가 놀란 눈을 했다.
“마스터 경지?”
“놀라긴.”
애꾸눈이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났다. 검신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다스려지지 않은 마나의 흐름이다. 만약 의식하고 마나를 잡으면 검신을 뒤덮어 버린다. 진정한 오러다. 그러나 애꾸눈은 깔끔한 오러를 만들지 못한다. 약물 때문이다. 대신 상당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채채채챙!
식스의 귓가로 싸우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그림자 기사단이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다.
“대황제시여!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모시겠습니다~ 크크큭.”
애꾸눈이 식스의 뒤에 있는 카크를 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건방지군.”
카크가 짧게 대꾸했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 투다. 게다가 완전한 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애꾸눈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약물을 복용한 뒤로 감정 조절이 안 된다. 그래서 적의 도발에도 쉽게 휘둘린다. 좋지 않은 현상이지만, 그만큼 외부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애꾸눈의 행동이 카크의 도발로 흐트러질 때 식스가 그 틈을 노렸다.
그런데 그때 식스의 행동을 방해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저기다!”
묵직한 외침 뒤로 20명이 넘는 사내들이 달려들었다.
식스는 몰랐지만, 애꾸눈과 마찬가지로 약물을 복용한 자들이다.
헝크 가주는 이 정도 인원으로 카크를 죽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정도 병력이면 카크를 상대로 위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아볼 요량으로 실전에 투입한 게다.
약물을 복용한 사내들 뒤로는 40명이 넘는 성기사들도 있었다. 딱 봐도 갑옷이 은은하게 빛나는 모양새가 성직자들에게 보조 주문을 잔뜩 받은 모양새였다.
“비키시오. 저들은 악마의 수하들이오!”
“우리도 저들을 치러 왔소! 당신들이나 비키시오!”
“눈 먼 칼에 죽어도 원망하시 마시오!”
“내가 할 소리! 악마의 수하 카크를 죽여라!”
“와아아아!”
성기사들은 사내들의 정체를 몰랐다. 그저 의협심을 앞세운 집단이라 짐작할 뿐이었다. 어차피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으니 나쁘진 않았다.
“놈의 목을 취하라! 대륙을 구하라!”
“죽여라!”
사내와 성기사가 앞 다투어 외쳤다. 카크를 호위하고 있는 나머지 그림자 기사단은 모두 전투태세를 갖췄다.
식스와 애꾸눈은 잠시 떨어졌다. 자연히 전투에 참여하고 있던 그림자 기사단원들도 뒤로 물러났다.
그림자 기사단 전원이 카크를 중심으로 모였다. 부상자는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카크는 꼼짝없이 당한다고 생각했다. 병력을 더 가져올걸, 하는 아쉬움도 했다. 그래도 2만 5천이 넘는 병력이면 충분하다 못해 넘칠 것이라 생각했거늘. 교단의 힘이 상상보다 강했다.
자만심으로 기운을 잃은 건 아니었다.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군은 그림자 기사단이 전부다.
카크의 머릿속으로 장두백의 말이 떠오른다.
‘노부가 없어도 되겠더냐?’
카크는 생각했다.
‘어르신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카크는 다시 내부를 관조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모래 알갱이만 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텅텅 비었다.
기운을 사용하지 않아도 육체적인 능력은 그랜드 마스터 급이다. 그런데 이젠 그럴 힘도 없다. 기운이 사라지며 균형이 무너진 게다. 그래서 육체적인 힘도 사라졌다. 다시 몸을 움직여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위기감이 들었다. 온 몸의 본능이 죽음을 알려주고 있다.
“주군을 끝까지 지켜라!”
“옛!”
한 번 크게 외친 식스가 말했다.
“주군. 제가 모시겠습니다. 너희 넷은 길을 뚫어라.”
“넷.”
식스에게 지목을 당한 4명은 이들 중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 아니다. 하지만 끈질기고 체력이 좋았다. 그런 4명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카크는 그림자 기사단의 대화를 듣고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이렇게 나약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이렇게 나약했었나. 카크는 자신이 죽음에 내몰린 현재 상황을 잊고 내면으로 들어갔다.
카크의 그런 상태를 모르는 식스는 길을 뚫고 도주할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나머지 인원이 이곳에서 시간을 끌어야 했다.
식스가 다시 말했다.
“알아서 살아남아라.”
“저희들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모두 전의를 다질 때였다.
지면에서 안개가 스멀스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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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에 올리려고 했는데 일 끝나고 운동하는데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나갔습니다.
여자친구랑 헤어졌다는 군요 허허~
인생무상이라~
그래서 술잔 조금 기울이고 왔지요
연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