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410
409 위엄(2)
무진은 강소성의 성도이며, 육조의 고도인 남경의 포목점을 들렀다. 정운상단에서 남경에 세운 포목점으로 호황을 맞고 있었다. 불경기임에도 장사가 잘되는 연유는 새로운 가죽과 옷감을 정운상단이 유통하기 때문이다.
“고관대작과 부호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특히 대륙에서 구하지 못하는 가죽으로 세공된 옷이 인기가 많습니다.”
“능 상단주가 이런 쪽으론 머리가 잘 돌아가는군.”
“안휘에만 머물렀을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됐습니다.”
“그래야지.”
육칠은 남경의 개방 지부를 들러 얻은 정보를 강 대협에게 전달했다. 상단의 규모가 어느 정도에 이르면 정체기가 오기 마련이지만, 정운상단은 새로운 물건을 유통하면서 더욱 약진했다.
“북해와 남만의 특산물이란 게 알려지려면 얼마나 걸릴 거 같아?”
“상단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눈치를 챘을 겁니다. 서서히 견제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석가장과 구룡산장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도록 해.”
“지부에 그리 전달해 놓았습니다.”
정운상단은 명실상부 중원제일의 상단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상권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었다. 기존의 상단으로선 경계심이 들 수밖에 없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안휘성의 삼대상단에도 들지 못했던 정운상단이 자신들의 위에 선다는 걸 용납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상인도 무인처럼 그들만의 자존심이 있었다.
“상인의 자존심은 상권과 자금이겠지.”
“무인의 무공이나 독문병기와 같겠지요.”
무진은 능 상단주에게 공격적으로 임하라고 했다. 뒷감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을 시켰다. 그렇더라도 이처럼 상단의 규모를 늘리고, 짜임새를 구축하기란 어려웠다. 능 상단주가 안휘에만 머물지 않고, 천하제일의 상단주로서 성장을 한 것이다.
“황보세가와 하북팽가에 미리 연통을 넣어.”
“예.”
강소성의 곽가장을 필두로 항주오대무문에도 일러두었다.
안휘성에서 강소성을 넘어가는 경계에서 보문상단의 상인을 만났을 때는 고민이 되었다. 장인어른께서 언제 또 찾아올 거냐며 매번 서신을 보냈다. 예로부터 처가에는 자주 가지 않는 편이 이로웠다. 아내의 자유 시간을 위해서라도.
무진과 일행은 포목점에서 새 옷을 입고 남경의 대로를 활보했다. 백청색의 화려한 비단에 황금색 수실로 고고한 학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최고급 비단옷에 남만과 북해의 가죽을 절묘하게 융합했다.
“이게 요즘 유행하는 옷입니다.”
“화려해서 아주 좋구나.”
“아버지, 너무 눈에 띄지 않을까요?”
“괜찮아, 이제는.”
옷이 날개라고 잘 어울리기는 했다. 여자보다 예쁜 얼굴에 무공을 배우면서 탄탄해진 육신이 염산호의 옷 태를 도드라지게 했다. 확실히 옷의 완성은 얼굴이란 걸 부정하긴 힘들었다.
저 봐라.
휘황찬란한 비단 무복을 입혔어도 철호의 파괴적인 안면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화려해서 근돈(筋豚)의 표본이 되었다. 옷의 폭을 넓혔음에도, 힘을 주면 부풀어 오르며 탄탄해진다.
“철호야, 옷으로는 역부족이구나.”
“반드시 환골탈태를 이루겠습니다.”
“많이 화나지?”
“그렇습니다.”
화가 났다는 철호의 담담한 반응에 무진의 미간이 좁아졌다. 원래 이쯤 되면 길길이 날뛰어야 하는데,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다. 모태 제자의 안타까움을 공유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안타깝네.’
-그만 좀 갈궈라.
‘다 철호를 위해서야.’
-놔둬도, 잘한다.
‘더 잘할지도 모르잖아.’
-여태 즐겼군.
안면학살자(顔面虐殺者) 철호에게 벌써 여자가 두 명이나 생겼다. 당문의 당천예와 남만의 군소소라는 별종들. 특이 성향이 있는 애들 때문에 제자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했다.
그나마 군소소는 떼어 냈고, 당천예는 다른 일로 바빴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다음에는 달라지기를 바랐다.
쩝!
이번에 가는 목적이 철호와 연관이 있었다. 대외적으로 알리진 않았지만, 철호의 혼사와 관련되었다. 이러니 철호의 자존감과 콧대가 높아질 수밖에.
주변에서 아무리 떠들어 봤자, 철호는 가진 사내가 되었다. 얼굴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니니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가진 자가 된 철호가 방만하게 살지는 않겠지만, 사부로서 하나의 유희를 잃었다.
“객잔으로 가자.”
“예, 강 대협.”
남경의 삼대객잔인 풍정객잔으로 향했다. 정운상단을 통해 예약을 해 놓았다. 어딜 가도 정운상단과 연결이 되는 편리성에 주목했다.
‘좋네.’
-육로와 수로까지 연결되면 더 좋을 거다.
‘정보가 곧 돈이지.’
-그만하면 평생 놀고먹어도 되지 않냐.
‘있을 때 벌라고 했어.’
-너는 도가 지나쳐.
이 층의 전망이 가장 좋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풍정객잔은 닭요리와 돼지요리 전문으로 육고천장즙육, 오향장계, 계혈탕까지 두루 시켰다. 일단 모든 요리는 기본 사인분을 기준으로 해서 다양하게 시켰다.
“밥은 계속 지으라고 하고.”
“아…… 예, 손님!”
점심을 넘겨서 그나마 한산한 편이었다. 식사 시간이었다면 앉을 자리도 없었을 테고, 줄을 서야 할 수도 있었다.
“돼지고기 찜이 정말 맛있네요.”
“괜찮은 편이구나.”
“닭고기에서 소고기 맛이 납니다.”
“기분 탓이야.”
“국물이 정말 끝내줘요!”
“그만 끝내.”
그러고 보면 남경에서 음살을 잡은 추억이 있었다. 살려 뒀으면 여러모로 귀찮을 뻔했는데, 손쉽게 처리했다. 자고로 자라나는 새싹 같은 새끼들은 크기 전에 살처분 해야 삶이 순탄하다. 굳이 얼마나 클지 궁금해하는 건, 나 잡아먹으라고 고사를 지내는 만용이나 다름없다.
용과 범으로 태어나도 재수가 없으면 비참한 최후를 맞고 그러는 거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죽음이었다.
“우리 산호, 많이 먹거라.”
“감사합니다, 주군.”
“장원급제 알지?”
“반드시 장원급제 하겠습니다.”
산호가 장원으로 급제를 하게 되면 그때부터 황궁과의 연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천란 공주의 환심을 사기 위한 작전으로 돌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내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있었다. 외모가 받쳐 준다면, 내면의 강함을 확인해야 했다. 겉으론 유약한데, 가공할 정력을 보인다면 반전 매력을 선사할 수 있었다.
주춤, 주춤!
점소이가 다가왔다.
표정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느낌이었다. 원치는 않지만, 부탁하지 않으면 곤란한 처지 같은.
뒤에서 객잔의 주인장도 눈치를 보고 있고, 그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젊은 놈이 있었다.
어렵고, 귀찮고, 불편한 일은 점소이에게 미루는 주인장의 아름다운 미덕이었다.
“손님, 자리를 좀 양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만 해 주신다면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저기 뭣같이 생긴 젊은 새끼 때문이냐.”
“……허억! 그러시면 안 됩니다. 저분은 대산방의 대공자십니다!”
“대산방이고 대나방이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어린 노무 새끼가 건방지게 누구보고 자리를 양보하래!”
평소 점소이를 곤란하게 한 적이 없었던 대자대비한 무진의 언성이 굉장히 높았다. 당연히 무공을 익혔다면 다 들렸을 것이다.
또, 시작이군.
자, 이제 놀이를 시작하겠다.
빠져나가 보도록.
철호, 육칠, 태진, 산호는 젊은 놈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이건 고의로 시비를 걸고 있는 거다. 될수록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했다.
파앗, 사뿐!
안타깝게도 젊음의 객기는 무인일수록 감당이 되지 않았다. 흔하디흔한 객잔의 설정대로 흘러갔다. 젊은 놈은 본인의 무공을 과시할 겸 이 층으로 가볍게 뛰어올라 사뿐히 착지했다. 제법 괜찮은 경신을 구사하는 녀석이었다.
두두두두!
계단을 서둘러 올라오는 자들은 대공자를 호위하기 위한 대산방의 무인들이었다. 대공자의 주변으로 일곱 명의 무인이 날 서린 기세를 발산하며 무진과 일행을 압박했다.
“감히 본방을 업신여기다니,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
“철호야.”
접시에 고개를 파묻고 식사에 열중하던 철호가 사부의 부름에 응했다. 고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춤, 움찔!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야무지게 먹을 때는 몰랐었다. 그저 일어났을 뿐이거늘 객잔을 지배하는 포식자가 되었다. 객잔 억제기의 가공할 위엄이었다. 밤중에 산행을 하다 범을 만나도 이렇게는 안 놀랄 것이다.
무진이 피식거렸다.
“쫄았냐?”
“……이놈들이 감히 나를 농락하려고 들어!”
의도치 않게 주춤했던 대산방의 대공자 복도산은 수치심에 살기를 뿜어냈다. 남경의 삼대문파에 속하는 대산방이었다. 자신이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아 보았던가.
하지만 그도 눈치란 게 있었다. 범상치 않은 가공할 외모와 여유가 거슬렸다. 일단, 상대의 정체부터 확인해야 안전했다.
“나는 대대산방의 대공자 철협검 복도산이다! 겁이 나지 않는다면 정체를 밝혀라!”
“천권이라고 들어 봤겠지.”
무진의 대수롭지 않은 발언에 복도산과 무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인을 밝히면서 지나치게 당당했다. 당연히 내 별호를 들어 봤을 거란 오만함까지 있었다.
“천권이라니, 그딴 터무니없는 별호를 누가…… 응?”
“……설마!”
“……아닐 거야!”
천권이란 무시무시한 별호를 사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신위를 갖추어야 했다. 아직 강호가 천권이라는 별호를 허락한 무인은 없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나발을 불고 다니는 놈이 있었다.
“……천운권!”
복도산과 호위무사들이 황급히 뒷걸음을 쳤다. 수치심이고 나발이고, 그딴 걸 따지기에는 천운권이 주는 압박이 만만치 않았다. 천운권과 시비가 붙었다가 멀쩡한 문파가 없었다. 최근엔 장강채의 수라도도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수라도를 수적이라고 비하할 만큼 대산방이 대단하진 않았다.
“천권이라고 했다.”
“……그게 어쨌다는 거냐!”
복도산은 힘겹게 저항했다.
솔직히, 왜 시비를 걸었을까?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이 층 객잔까지 날아올라 멋지게 착지를 했을 땐 이런 상황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대산방을 표명하는 순간 상대는 두려움을 느껴 벌벌 떨 테고, 버릇을 단단히 고쳐 주는 선에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천운권이라니!
맘 같아서는 천권 대협으로 추대하고, 없던 일로 끝냈으면 했다. 하나, 천운권의 악명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서 만약 천운권에게 고개를 바짝 숙이고 죄를 뉘우치면, 평생 자신의 미래를 가로막을 놀림거리가 될 것이다.
차라리 천운권이 천권이었으면 했다. 그럼 잘못을 뉘우치고, 물러서면 그만일 테니.
저 빌어먹을 놈한테 고개를 숙이는 순간 대산방까지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었다.
“사과 안 하냐?”
“……내가 뭘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
“어린 새끼가 어른한테 꼬박꼬박 반말을 처하네. 안 되겠다. 대산방으로 가자.”
“……가긴 어딜 갑니까!”
무진이 일어서려고 하자, 복도산이 급히 다가가 만류했다. 저 재앙이 본방으로 간다고 상기하자, 망설였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따지고 보면 천운권은 초절정의 고수로 알려졌다. 자신과는 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고개를 숙였다고 해서 허물이 되진…… 않았으면 좋으련만.
“나는 아량이 넓으니까, 기회를 주마. 정중히 최선을 다해서 사과를 해 봐. 그럼 대산방까지는 가지 않으마.”
“정말입니까?”
“나,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 아니다.”
“소인이 워낙 세상 경험이 일천해서 천권 대협을 몰라뵈었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를 해 주신다면 깊이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이딴 식의 사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럽지만, 복도산은 최선을 다했다. 어차피 가문이 망하면 지금의 지위나 신분도 도로 아미타불이었다.
“앞으로 보는 눈을 길러라. 눈깔 확 파 버리기 전에.”
“……예, 알겠습니다.”
“사과는 그만하면 됐고. 얼마 줄 거야?”
“……예?”
“자꾸 병신처럼 되묻지 마라. 대산방으로 가서 난장 한 번 깔까!”
“……얼마를 원하십니까?”
“남사스럽게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해. 그저 성의잖아. 물론, 네 목숨과 대산방까지 포함하긴 하지만, 별거 아니겠지.”
“그런 말도…… 과합니다!”
표정 한 번 얄밉기 그지없었다. 실실 쪼개면서 다리까지 떨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뒷골목 삼류 왈패였다. 그냥 한 번 질러 볼까? 맘 같아서는 식탁을 엎어 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무진은 같잖아서 웃었다.
“농담이야. 난 그렇게 돈 따위에 연연하고 막 그러는 사람이 아니야. 그냥 식비나 내.”
“……감사합니다!”
“앉아.”
“예.”
복도산은 의도치 않게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호위무사들도 주변 식탁에 앉아야 했다.
“여기 음식이 참 괜찮아.”
“소고기로 더 시켜도 됩니까?”
“맘껏 시켜.”
“감사합니다, 아버지!”
성장기를 한참은 지나 보이지만 태진, 산호, 철호는 음식 앞에서 다급해졌다. 하물며 남이 사 주는 음식이었다. 이럴 때는 사양하지 않고 배불리 먹어 주는 것이 예의였다.
우걱, 우걱!
덜그럭, 덜그럭!
다다다닥!
고요한 식당 안에서 먹고, 쌓이고, 치우는 소리만 들렸다. 점소이는 요리를 내오는 족족 쌓이는 접시를 치우기에 바빴다. 배 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끊임없이 들어갔다. 시작부터 밥을 계속 지으라고 한 연유를 깨달았다.
‘소는 키워도, 저 사람들은 못 키우겠다!’
점소이의 한탄이었다.
“아, 술을 안 시켰구나.”
“예?”
복도산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무진은 최고급 술을 시켰다. 오는 족족 병나발을 불며 한 곡조 뽑았다.
“본 좌는 고금천하무적절대고수이니라. 이 말에 부정하면 다들 배반이고, 배신자당~~~!”
쿵짝, 쿵짝!
태진은 아버지의 망곡에 젓가락으로 보조했다.
복도산의 호위무사들은 자기들도 음식을 시킬까, 하다가 얌전히 앉아 있었다.
‘대체 얼마나 처먹는 거야?’
‘진짜 배 속에 아귀가 들었나!’
객잔의 술과 음식을 거덜 내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도산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무진과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게 사람이 처먹은 양이란 말인가?
“뭐해, 계산해야지?”
“……알겠습니다!”
무진은 계산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산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만약 계산을 치르지 못하면 대산방까지 따라갈 기세였다.
복도산은 눈물을 삼키며 가지고 있는 전 재산과 담보까지 낸 후에야 객잔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아, 포목점에 잔금이 좀 남았어.”
“예?”
“옷 좀 샀는데. 왜, 아까워?”
“……아닙니다!”
“나중에 다른 말 나오면 대산방으로 갈 거야.”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무진과 일행이 떠났다.
복도산은 무진이 사라지고 없는데도 한동안 망부석처럼 서 있었다. 살면서 처음 느껴 보는 감정이었다. 자신보다 더한 인간이 있다는 것을. 왜 천운권이 강호에서 악명이 자자한지를 깨달았다.
복도산은 힘없이 천양 포목점으로 향했다.
“……뭐라고?”
“삼백 냥입니다.”
아연실색한 복도산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처맞지 않았음에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빠드득!
복도산은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토록 강렬한 살의를 느껴 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살수를 고용해!”
“……안 됩니다, 대공자!”
“왜?”
“안 통할 겁니다!”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하지만, 천운권은 더럽고 무서운 존재였다. 살수 따위에 죽을 것 같았으면, 골백번은 더 죽었어야 마땅했다. 그런 자가 저리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더더욱 건드려선 안 되는 자였다.
“남경 대로에 소금 뿌려!”
“예?”
굳이 돈 낭비를!
그들은 소금을 대량으로 사서 대로 전체에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