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56
나 혼자 프리서버 156화
156
제100장. 수도 공방전
그레이트 왕국의 수도 르덴.
르덴 전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성전을 대비하여 준비한 화살과 돌, 기름 등을 동원된 왕국민들이 짊어지고 성벽까지 날랐다.
병사들도 나름대로 준비 태세를 갖추는 중이었다.
성벽 위에 도열하였으며 2중, 3중으로 바리케이드를 쌓았다.
지휘관들도 바빴다.
적들이 빠르게 수도까지 치고 올라올 것이 분명하였기에 그에 대비한 작전 회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말루이 국왕은 모든 지휘관들을 소집하고 회의를 주관하였다.
“마지막 관문이 돌파되었다고 한다.”
“게르뎅 요새가 그리 빨리 돌파되었다는 말씀이옵니까!?”
“그렇다.”
“그런 말도 되지 않는 일이…….”
“마법사 전력이 수천이다. 쉽게 돌파를 당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상 최강의 적이 등장하였군요.”
웅성웅성.
장내가 술렁거렸다.
말루이 국왕 역시도 그만한 적들이 존재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최상급 몬스터라고 불리는 오우거 1만 6천 마리가 한꺼번에 쳐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니, 그보다 강력할 것이다.
“준비는 어찌 되어 가나?”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시간 정도면 되겠나?”
“일단은 그렇습니다.”
총사령관 리파트 공작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일단 급한 대로 병사들을 무장시키고 있었지만, 휴가를 나간 이들은 복귀를 해야 하며 수도 밖에 주둔하고 있던 병력도 불러들여야 한다.
사실 어느 정도의 무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무장을 갖추기 위한 시간을 말했을 뿐이다.
“한 시간 안에 오지 않기를 바라야지.”
“설마 그 안에 오겠습니까?”
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의자에 앉아 있던 말루이 국왕은 벌떡 일어났다.
곧바로 테라스로 나가 보았다.
인시드 강을 거슬러 온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슈우우웅!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수도의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도 저 비행체를 보았었다. 지금 보니 정찰을 위한 물체로 보인다. 저들은 먼 곳에서도 그레이트 왕국 전역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았다.
“저런 말도 안 되는!”
벌써 적들이 당도하였다.
리파트 공작이 말했던 한 시간이라는 것도 사실 굉장히 무리라고 생각했었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시간이었으니까.
그런데 적들이 바로 코앞이다.
곧바로 전령이 도착했다.
“폐하! 적들이 코앞까지 당도하였습니다!”
“바로 공격을 시작한다면 낭패가 아니겠습니까!?”
웅성웅성!
회의장이 난장판이 되었다.
생각보다 빠르고 강한 적들에게 압도되고 있었다.
왕국의 건설 이래로 최대의 위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륙의 침략을 받지 않았던 그레이트 왕국으로서는 적들이 지옥의 사신으로 보였다.
“내가 시간을 끌겠다.”
“폐하!”
“곧바로 전령을 보내라! 만나자고 전하도록!”
“예!”
전령은 곧바로 자리를 빠져나간다.
여러 대신들이 반대했으나 국왕은 단번에 그들을 제지했다.
“잡소리는 이 시간부로 금한다. 사령관!”
“하명하십시오!”
“한 시간 안에 반드시 준비를 마쳐야 한다! 마법사 전력이 특히 중요하다. 적의 마법사들이 타격하더라도 버틸 수 있어야 하느니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왕은 곧바로 적의 사령관을 만나 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과연 한 시간을 벌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거대한 성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선미에서 유타 남작을 호출했다.
“찾으셨습니까!?”
“저곳이 수도 르네인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약점은?”
“사실상 약점이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심혈을 기울여 축조하기도 하였으며 몇 겹의 마법 방어가 깃들어 있습니다. 공성 장비들이 가득하며 발리스타 또한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공성전을 한다면 꽤나 고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한가.”
약점이 없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정령왕을 얻기 전이라면 당연히 힘든 공성전이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점령을 해야 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곳은 강을 끼고 있었다.
강 상류에서 대량의 물을 쏟아 내어 홍수를 일으키면 쉽게 쓸려나갈 것이다. 그렇게 마법사들이 쓸려나가면 성벽을 무너뜨리면 된다.
“알겠다. 물러가라.”
“예, 폐하!”
이번에는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바로 공격하도록 하지.”
“현명하신 방법입니다. 적들의 준비가 미진한 것 같으니 바로 쓸어버리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다.”
롬멜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리 생각했다. 미처 대비를 하기 전에 의표를 찔러 버리는 것은 병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을…….”
“폐하! 백기입니다!”
“항복인가?”
“그런 것은 아니고, 전령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데려와라!”
항복을 전하는 전령일 수도 있었다.
아닐 공산이 컸지만 말이다.
전령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저희 폐하께서 독대를 요청하셨습니다!”
“시간을 벌기 위한 수작인가?”
“저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자일 뿐이옵니다.”
전령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나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며칠 동안 깎지 않은 수염이 까슬까슬했다.
롬멜은 곧바로 반대를 표했다.
“폐하! 지금 바로 공격하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속전속결로 끝장을 내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 역시도 이것이 적 국왕의 책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생각보다 우리가 너무 빠르게 북상하여 수도 앞까지 진주하였으니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실제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적병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였고 말이다.
하지만 과연 적의 숫자가 상관이 있을까 싶었다.
“알겠다. 10분 안에 양 진영의 중간에서 만날 것이다.”
“감사합니다!”
전령은 그렇게 돌아갔다.
아군 책사들은 상당히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나 롬멜이 그랬다.
“폐하, 이대로라면 시간을 주는 격이 될 것입니다.”
“그렇겠지.”
“어떤 고견이 있어 그런 판단을 내리신 것이옵니까?”
“국왕과 담판을 지으려 한다.”
“어떤……?”
“예를 들면, 반나절 안에 수도를 함락하는 조건을 건다거나.”
“그가 들을까요? 만약 정말로 반나절 만에 수도를 함락한다고 해도, 저들은 약속을 어길 가능성이 큽니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압도적인 힘으로 쓸어버린다면 도리어 그럴 생각을 하지 못하는 법이지. 우리에게는 정령왕이 있거든.”
“정령왕!”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에서 물의 정령왕을 쓴다. 그리되면 순식간에 적들이 쓸려나갈 것이 자명하였다. 다른 작전은 사실 필요도 없다고 볼 수 있었다.
참모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저 멀리 배 한 척이 다가왔다. 그 배는 정확하게 중앙지점에 멈춰 섰다.
“혼자 다녀오지.”
“이곳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이미 세계 지존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사실 마음만 먹으면 수도를 나 혼자 정복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그러니 혼자 담판 지러 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파바바밧!
초상비를 전개하여 적선에 올라왔다.
국왕은 40대 후반의 강인한 인물의 사내였다.
과연 일국의 군주라고 할까. 형형히 빛나는 눈동자가 그자의 지위를 말해 주고 있었다.
“말루이 그레이트라고 하오.”
“나경철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너희들을 정복하는 것이지.”
“본토와는 거리가 꽤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 통치를 하겠다는 거요?”
“못 보았나? 우리는 빠르다.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 이만한 병력이 5만 이상 존재한다. 그들 중 1만만 파견해도 다스릴 수 있겠지,”
“으음!”
국왕은 침음을 흘렸다.
내 말에 틀린 점이 하나도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1만으로도 왕국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한 화력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복하려는 이유는 무엇이오? 약탈?”
“세계의 일통이다.”
“허어!”
내 오만한 발언에 국왕은 탄식하며 웃었다.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나와 내기를 하나 할까?”
“어떤 내기요?”
“한 시간 안에 왕궁을 점령하도록 하지. 그렇게 한다면 나를 따르도록 하라.”
“만약 하지 못한다면?”
“깨끗하게 물러나도록 하지.”
“너무 오만한 것 아니오?”
“왜? 30분으로 할까?”
국왕의 얼굴이 붉어졌다.
상식적으로 왕국의 수도가 한 시간 만에 점령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리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반나절이라고 하려다가 한 시간으로 줄인 것은 나에게 있는 정령왕 때문이었다. 사실 정령왕을 사용하면 30분이면 왕성까지 점령할 수 있다.
혹시나 적들이 극렬하게 버틸 수도 있었기에 한 시간이라고 제안을 한 것이었다.
국왕은 차분하게 생각에 잠겼다.
“한 시간 후에 공격하지.”
“알겠소.”
드디어 국왕이 미끼를 물었다.
아마도 어떻게 해서든 한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다만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어찌할지 상의해야 했다.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 있소?”
“공표를 하도록 하지. 우리가 함께 공표하는 거다. 양측 진영에 말이야.”
“알겠소.”
“나와 함께 하늘로 가지.”
국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시간 정도는 반드시 막아낼 수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인지 겁도 없이 나와 함께 날아오르겠다고 했다.
곧 국왕과 함께 날아오른다.
스킬을 사용하여 국왕과 함께 날아오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에 음성 확장 마법을 사용했다.
“친애하는 판도라 왕국 병사들이여, 그리고 그레이트 왕국 백성들이여, 너희들에게 오늘 전할 말이 있다.”
“…….”
주변이 고요해졌다.
나는 지상을 한 번 내려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
“우리 양국은 거룩한 약속을 하였다. 개전 한 시간 이내에 수도를 함락하지 못한다면 판도라 왕국군은 그레이트 왕국에서 모두 철수할 것이다. 단 한 명의 예외도 없다.”
이번에는 그레이트 국왕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이번 약속에 동조하였으므로 당연히 약속 이행을 공표해야 한다.
아직 결과는 모르는 상태.
나야 확실하게 그레이트 왕국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 한 시간 정도는 어떻게 해서든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이용하여 모두를 설득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레이트 왕국은 강력한 중앙집권제이므로 국왕만 굴복시킨다면 왕국 전체를 굴복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국왕을 공작 정도의 직위에 봉하고 영지를 어느 정도 떼어 준다거나 판도라 왕국으로 불러들여 명예직만 내린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말루이 국왕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모두 나를 거쳐 퍼져 나갈 것이다.
“판도라 왕국과 그레이트 왕국은 신성한 대결로써 결의한다. 한 시간 안에 수도가 함락된다면 우리 왕국은 판도라 왕국에 병탄 될 것이다. 이는 짐의 의지임과 동시에 왕국의 의지이다.”
“…….”
양측 병사들은 결의를 다졌다.
전쟁을 하기에 한 시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에 수도를 점령한다는 것은 원래 말이 되지 않은 일이다.
판도라 측에서는 버티기만 하면 되는 것일 테니 어쩌면 우리가 불리한 내기라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30분 정도면 그레이트 왕국을 쓸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