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57
나 혼자 프리서버 157화
157
우리는 땅으로 내려왔다.
“그레이트 국왕, 약속 지키길 바란다.”
“물론이오.”
나는 그렇게 돌아왔다.
곧바로 지휘관들을 소집했다.
이번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한 귀족인 유타 남작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폐하, 아무리 그래도 한 시간은 무리가 아닐런지……. 수도는 지금까지와 달리 허접한 요새와는 완전히 궤를 달리합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성벽은 무너뜨리지 않는다.”
“으음! 허면 어떻게?”
“그건 두고 보면 알게 될 일이다.”
유타 남작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별다른 반박은 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반박을 할 수 있을 만한 직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롬멜이 물었다.
“작전을 변경합니까?”
“굳이 병사들이 나설 필요는 없고, 나와 제인이 나서서 다 쓸어버릴 작정이다.”
“알겠습니다.”
롬멜은 어떤 의심도 하지 않았다.
이미 롬멜의 충성심은 100%를 훨씬 상회하여 3단계 특전까지 개방된 상태이다.
롬멜은 내가 죽으라고 명령하면 곧바로 할복을 생각할 만큼이나 충성심이 깊었다.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그렇다고 하니 당연히 그리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제인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전쟁을 시작하려고 나와 제인은 허공으로 떠올랐다.
제인은 내가 정령왕을 소환하여 물로 적들을 쓸어버리려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손을 볼지는 아직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뭘 어쩌게요?”
“물의 정령왕으로 다 쓸어버린 후에 감전을 일으키면 되지.”
“뭐라고요!?”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매우 참신한 방법에 놀란 것이었다.
제인과 내가 최대의 스킬을 발휘하면 당연히 적들을 감전시킬 수 있었다
어느 정도야 죽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기절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유유히 성벽 안으로 들어가 성문을 개방하면 된다.
그리고 병사들이 쳐들어가 포위를 하면 게임은 끝나는 것이다.
“이제 알겠지?”
“어마어마한 작전이네요.”
“이곳에 강이 흐르니까 가능한 일이지. 아무 성벽이나 그렇게 쓸어버릴 수 있는 건 아니야.”
“간단하게 끝나겠네요.”
제인은 약간 맥이 빠진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 정도는 스릴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건만, 싱겁게 끝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슬슬 출발해 볼까?”
“그렇게 하시죠.”
스스스슷!
정령왕부터 소환하기로 하였다.
어마어마한 양의 정령력이 빠져나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령왕 엘퀴네스가 소환되었다.
아름다운 여인의 형상을 한 엘퀴네스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엇을 원하시나요?
“수도를 물에 잠기게 할 수 있겠지?”
-다른 곳이라면 어렵겠지만 강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부탁하지.”
쿠구구구구구!
강물이 파동이 일기 시작하였다.
미친 듯이 강이 굽이치더니 엄청난 양의 물줄기가 수도 전체를 뒤덮기 시작하였다.
그레이트 왕국 진영.
수도 르덴 성벽 위에서 말루이 국왕이 주변을 바라보며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겨우 한 시간이다.”
“폐하, 이곳은 소신에게 맡겨 주십시오.”
총사령관 리파트 공작이 충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파트 공작은 왕국 전역의 몬스터들과 전쟁을 치러 온 역전의 노장이다.
비록 인간들과의 전투는 반란군 진압 말고는 해본 적이 없었지만, 전쟁터를 굴렀던 경험이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리파트 공작이라면 충분히 지금의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국왕은 친정을 하기로 했다.
물론 경험은 리파트 공작보다 부족하였기에 자리를 지킬 뿐이겠지만 국왕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의 사기는 오른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병사들은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국왕이 직접 참관을 하고 있었으니 이곳에서 목숨을 걸고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말루이 국왕은 자신감을 가졌다.
병사들의 사기가 매우 드높으니 이 기세 그대로 전쟁을 치르면 한 시간 정도야 충분히 버티리라 여기는 것이었다.
아니, 사실 반나절이면 충분해 보인다.
쿠구구구구!
그렇게 모두가 결연을 다지는데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아니, 이건 지진이 아니다.
청령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적국 국왕의 몸에서 퍼져 나가더니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여자가 나타났다.
몇몇 사람들은 그 여자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무, 물의 정령왕!?”
“뭣이!?”
말루이 국왕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놀라고 말았다.
설마하니 여기서 물의 정령왕 엘퀴네스가 나타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엘퀴네스라니!?”
“그가 정령사였습니까!?”
“그런 보고는 어디에도…….”
말루이의 입술이 떨려 왔다.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자신을 하였던 것은, 물론 적 국왕이 아무리 강해도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면 가능하다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보니 믿는 한 수가 있었다.
도대체 정령왕으로 무엇을 하려 할까.
콰과과과과!
“물줄기입니다!”
강이 살아 있는 듯 꿈틀거렸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그레이트 섬을 관통하는 거대한 강이 수도 옆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곳의 강에서 물줄기가 일렁거리며 수도로 쏟아지고 있었다.
콰과과과!
어마어마한 빗줄기가 퍼붓는다.
그야말로 쏟아붓는 수준이었는데 순식간에 홍수가 범람하기 시작하였다.
수도 전체가 물에 잠기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적 국왕과 한 여자가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하였다.
이 정도면 되었다.
수도 전체가 물에 잠기는 모습이 보였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수도 전체를 라이트닝으로 쓸어버리면 다들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였다.
병사들은 모두 기절하거나 수도의 시민들 역시 충격을 받게 된다. 그래야 두려움 때문에라도 복종을 할 테니까.
이런저런 걱정을 아무리 한들 직접 해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해서 망신을 당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주문 영창을 마쳤다.
나는 제인을 바라봤다.
“끝났어요.”
“좋아, 단숨에 쓸어버리도록 하자. 그레이트 체인 라이트닝!”
쫘좌좌좌좍!
제인과 나의 마법이 발현되었다.
내 마법은 병사들이 몰려 있는 중심에 떨어져 내렸고 제인의 마법은 수도 한복판에 작렬하였다.
콰르르르르릉!
쿠아아아앙!
하늘이 온통 불꽃 축제라도 벌어진 모양새가 되었다.
사방으로 전류가 흘렀고 짜릿한 감각이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내가 이렇게 느낄 지경이라면 수도는 어찌 되었을까.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모든 병사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 대부분이 실신하거나 기절했으며 그렇지 않은 자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정통으로 전류에 직격당하거나 그 근처에 있던 몇몇 병사들은 곧바로 타 죽기도 하였다.
이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대부분의 병력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성공이네요.”
제인은 허탈하다는 듯이 말했다.
설마 이렇게 허무하게 적들을 쓸어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걸로 제인도 정령왕의 위력을 알았겠지.’
이제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정령왕이 전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부정할 수 없을 것이 확실했다.
나는 제인을 불렀다.
“뭐 해? 성문을 열어야지.”
“알아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래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하셨는지.”
“당연한 일 아니야? 제인이야 정령왕을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까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고.”
“그렇겠죠.”
“가 보자.”
성벽 가까이 가 보았다.
내가 성벽 위로 올라왔음에도 병사들은 덤빌 생각을 못 하였다. 그 자리에서 굳어 버린 것이다.
죽어 있는 시체들도 꽤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비율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성문을 움직이기 위해 개폐 장치로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개폐 장치를 움직인다.
육중한 성문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콰과과과!
성문 위에서 한차례 물이 쏟아졌다.
뿌우~!
성문이 열리자 아군 진영에서 호각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전군 전진을 알리는 신호였다.
“진격하라!”
“수도를 점령하라!”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아군 병사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짓쳐들어왔다.
그 모습을 적들은 눈만 끔뻑거리며 바라볼 뿐이었다.
“끝났군.”
제101장. 사후처리
천천히 성벽 위로 올라왔다.
내 곁에는 제인과 정령왕 엘퀴네스가 좌우에 서 있었다.
“정말 대단하네요.”
제인의 감탄이 끊이지를 않는다.
이미 상당히 놀라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데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는 얼굴이었다.
엘퀴네스가 없었다면 어느 정도는 피해가 있지 않았을까.
물론 성벽을 부수고 폭격을 한 번 퍼부었다면 끝장이 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성벽 위의 말루이 국왕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넋이 나가 버렸다고 할까.
그나마 성벽 위는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병사들은 잠시 경직되었을 뿐이고, 이제는 조금씩 움직였지만 쉽게 무기를 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미 성벽 안으로 전 병력이 들어왔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병사들을 포박하거나 무릎을 꿇리기 시작하였다.
간간이 반항을 하는 기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목은 여지없이 베어 버렸다.
이 정도면 전쟁은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수도가 점령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롬멜이 성벽 위로 올라왔다.
“대충 병력은 정리된 것 같습니다, 폐하.”
“그런가.”
“반항하는 자들은 모조리 목을 벨까요?”
명령만 떨어지면 참극이 벌어질 것이다.
이건 말루이 국왕이 판단할 문제가 아닐까.
“말루이, 끝났다.”
“그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크윽.”
그의 얼굴이 부들부들 떨렸다.
조금 전에 약속을 했다. 한 시간을 버티지 못하면 병탄이 되겠다고 말이다. 충성의 서약을 하겠다 말했던 것이다.
만약 지금 말루이 국왕이 거부를 한다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갈 것이다. 그때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레이트 섬 전체를 결딴내야 한다.
“10초 주도록 하지.”
나는 손을 들어 올렸다.
많은 병사들이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을 내리면 수많은 자들이 죽어 나갈 것이다. 그건 나에게도 뼈아픈 손실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레이트 섬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리할 예정이었다.
털썩!
말루이 국왕이 무릎을 꿇었다.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런가.”
다행스러운 일이다.
말루이 국왕은 충성을 맹세하였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감당하기 힘든 적이었고 정령왕까지 부리는 괴물을 상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겠지.
국왕에게 음성 확장 마법을 걸어 주었다.
“그 결의를 공표하도록.”
-친애하는 나의 병사들이여, 그리고 백성들이여.
“…….”
주변이 고요해졌다.
수많은 백성들이, 그리고 병사들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몬스터와의 고전을 겪었지만, 외세의 침략은 한 번도 받지 않았던 단일민족국가가 이렇게 끝장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섬에 초유의 사태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