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92
나 혼자 프리서버 192화
192
나는 오세근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몬스터가 대량으로 들이닥치면 몇 분도 안 되어 수많은 시민들이 학살될 수도 있다.
신검이 있다고 해도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으니 내가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몬스터가 떨어지는 대전 중심부를 완전히 포위하고 한 마리도 놈들이 살아서 나갈 수 없도록 막는다.
그렇게 군대가 전투를 벌이면 신검을 사용하여 5분마다 깡그리 몬스터를 청소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이제 되었다.
“그래? 듣던 중에 반가운 소리다. 한번 가 보도록 하자.”
“걱정 많이 했수?”
“당연하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거든. 하늘 봤냐?”
“어마어마하더라고.”
오세근이 웃으며 말했다.
놈의 말대로 지금 하늘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뭔가 잔뜩 튀어나올 듯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은행동 도로변에 1만에 달하는 병사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값비싼 아이템으로 무장을 했고 행동에는 절도가 있었다. 결코, 허접한 군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훈련받던 도중에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왔지. 그래도 무장은 확실하게 갖췄으니 문제 없수.”
병사들이 나를 발견했다.
병사장 아너스가 경례를 했다.
“국왕 폐하께 경례!”
“충성!”
“오오!”
대전의 시민들은 지하로 대피하였지만, 기자들까지 대피한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내 곁에 붙어 있으면 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건지 이곳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었다.
지금의 광경은 전 세계로 생방송이 될 것이다.
나는 손을 흔들어 주었다.
“와아아아아!”
“잘 왔노라, 나의 병사들이여!”
촤륵! 촤르르륵!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거린다.
하지만 병사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 빛이 과학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을 보라. 곧 있으면 수십만에 이르는 몬스터들이 쏟아질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슨 뜻이겠는가?”
“오오!”
“오늘의 전투에서 얻은 재화는 공평하게 분배될 것이다. 단, 도시를 빠져나가는 몬스터가 한 마리도 없어야 한다! 할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국왕 폐하의 군대는 실패란 없습니다!”
사기가 대단했다.
병사들의 사기가 높은 이유는 자신감에서 오는 것이었다. 레벨 100을 넘는 자들이 대부분이었으니 자신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들의 눈에는 내가 신으로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지금까지의 전투가 그랬듯 오늘도 마찬가지다. 그냥 사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척척!
병사들이 열을 맞추었다.
“도시를 둘러싸라! 산개하여 둘러싸되, 검은 홀의 범위를 넘지 않도록 유의하라!”
“예!”
병사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정도면 대비는 충분하다. 이만한 군대로 사상자를 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오세근이 슬쩍 내 곁으로 다가왔다.
“오늘 잠자기는 글렀는데?”
“잠 따위 하루 안 잔다고 어찌 되지 않아. 병사들도 마찬가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네 시간씩 자면서 강행군을 하던 병사들이다. 레벨도 많이 올라 며칠 정도는 잠을 자지 않아도 무리는 아니다.
“저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소희다.
병사들이 도착을 하기 전이었다면 기자들은 모두 바깥으로 내쫓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병사들이 도착을 하였기에 어떤 걱정도 없다. 그랬기에 여유가 생겼다.
“무슨 일이신지?”
“가볍게 인터뷰 좀……. 헤헤.”
그녀가 실없이 웃었다.
오세근과 백연하도 피식 웃었다.
백연하가 나선다.
“목숨 걸고 오셨는데, 한번 도와 드리지 그래요?”
“그럴까?”
“감사합니다!”
이소희와 카메라맨은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다.
주변에서는 이소희를 향한 질시가 쏟아진다. 나와 일대일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박 특종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갑시다. 커피 정도는 이 기자가 사는 겁니다.”
“문을 연 곳이 있으려나요?”
“농담입니다, 농담. 전부 대피해서 사람도 없습니다. 그냥 믹스커피나 한잔합시다. 그 정도 시간은 내줄 수 있으니까.”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죠.”
우리는 이곳에 치기 시작한 막사로 들어왔다.
나는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백연하, 커피 다섯 잔.”
“알겠어요.”
백연하는 커피를 탔다.
마치 아내가 남편 손님을 대접하듯이 그녀는 정성껏 커피를 탔다. 그래 봤자 믹스커피였지만 말이다.
테이블 위에 종이컵들이 놓였다.
“질문하세요.”
“이번에 막을 수 있나요?”
“막을 수 있죠.”
“어쩌면 수십만일 수도 있어요. 학계에서는 그 이상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고요. 잘못하면 대한민국이 박살이 날 거라고요.”
“타국에서 그리 들었군요?”
“맞아요.”
미국이나 러시아, 인도 등 차기 패권국을 노리는 국가는 많았다.
이번에 대한민국이 몰락하면 그들의 싸움에 도화선이 될 것이다. 그대로 전쟁이 터질 공산이 컸다.
나와 판도라 왕국군은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 유일한 전쟁 억제제였다. 그 때문에 이소희도 걱정이 많은 모양이었다.
기자이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사라질까 우려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반드시 막아냅니다. 병사들의 실력을 아직 몰라서 그래요.”
“그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 되나요?”
“그건 직접 보시죠.”
여기서 내 입으로 레벨 100이 되었다고 운운할 수는 없었다. 믿지도 않을 것이고 말이다. 그러니 직접 보는 편이 낫다.
나는 병사장 아너스를 불렀다.
아너스가 뛰어왔다.
“충성! 부르셨습니까!”
“이분들에게 병사들을 붙여 주어라. 어떤 일이 있어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
“고참 병사를 붙이겠습니다.”
“그래.”
한국에서 고참 병사라면 그저 오랫동안 군 복무를 한 병사를 일컬었지만, 판도라 영지군의 입장에서는 아니었다.
고참 병사는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과거의 기사단은 발끝도 따라가지 못한다. 지금의 기사단은 그야말로 마스터를 넘어서는 수준이었고 말이다.
그만큼 어마어마하게 실력이 일취월장해 있었다.
이소희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를 믿고 오셨는데 다치시면 곤란하니까요.”
“다음 질문을 해도 될까요?”
“이만하지요. 곧 있으면 몬스터가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이걸로 인터뷰는 끝이었다.
정말로 차 한 잔 마실 시간만 내어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였다고 생각하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 오세근은 위스키 한 병을 내밀었다.
“한잔합시다.”
“이런 시국에?”
“무슨 상관 있수? 마시다가 일이 터지면 나가면 되는 거지.”
“까짓것, 그러자.”
누가 본다면 이해가 가지 않을 광경이겠지만, 어차피 우리는 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 분해될 테니까.
곁에는 백연하도 함께했다.
“저도 한 잔 주세요.”
쪼르륵.
오세근이 잔을 돌린다.
“이거 뭔가 이상한데?”
“뭐가?”
“원래 백연하가 잔을 돌려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앞으로 오세근 씨의 형수가 될 테니까요.”
“……!”
오세근은 눈을 부릅떴다.
그의 입장에서는 한국에 이 난리가 났다는 것보다 내가 결혼을 할 것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운 모양이었다.
“정말이우!?”
“확정은 아니야.”
“거의 확정이죠. 아버지에게 인사를 가기로 했어요.”
“와아! 축하하오!”
오세근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그는 내 오랜 지인이지만 왕국의 재상이기도 하였다.
국왕에게 후계자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나만 받는 것이 아니었다. 오세근 역시 대신들에게 매일 시달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아예 그 이야기는 꺼내지 않도록 조치까지 하였고 말이다.
오세근은 기분은 좋아졌다.
“미래의 형수님, 한잔합시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하하하! 내,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지. 백연하가……. 아니지, 형수가 형님을 처음 봤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니까.”
“오버하지 마라.”
“정말이라니까?”
오세근은 정말 기분이 좋은지 연신 웃음을 흘렸다.
놈은 지금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생각이나 하고 저러는 걸까. 잘못하면 대전이 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나는 화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에 몬스터가 내려오면 한꺼번에 지상에 나타나지는 않겠지. 아마 시간이 걸릴 거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오.”
“해서, 몇 차례에 나누어 신의 징벌을 쓸 계획이다. 그리고 보스가 나타나면 그대로 죽여 버릴 거고.”
“그 뭐야, 즉사 스킬이 발동하겠지?”
“90% 확률이니까 믿어 봐야지.”
“걸리지 않으면 재수가 더럽게 없는 거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그렇게까지 재수가 없을까 싶었다. 열 번 중 한 번만 실패를 한다는 것인데, 그럴 확률이 대체 얼마나 될까.
10%의 확률에 걸려 버린다면 재수가 옴팡지게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3개월에 세 번을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충전된다.
어쨌거나 이번에는 즉사 스킬을 사용하여 보스를 죽일 생각이었다.
오세근이 한 잔을 쭉 들이켠 후에 말했다.
“대전 시민들에게는 별로 타격이 없을 것이 확실한데, 문제는 건물이지. 기간산업이 다 망가져 버리면 골치 아프잖아?”
“그러니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해야지.”
“어렵네, 어려워.”
“건물 하나에 얼만지 알지? 여기에 지하철이라도 무너져 봐. 그 피해를 언제 복구하겠냐?”
“요지는 피해 없이 놈들을 몰살시켜야 한다는 거네.”
“그래, 너도 신경 많이 써라.”
작전은 모두 짜여졌다.
최대한 속전속결로 처리를 하는 것이었고 병사들은 최대한 빠르게 몬스터를 학살한다. 여기에는 오세근과 백연하도 함께 뛰어들 것이다.
백연하는 원래부터 강했지만, 지금은 아예 괴물이 되었고 오세근 역시 과거의 백연하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깔끔하게 처리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이소희 기자의 곁에는 병사 둘이 호위를 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예.”
그들은 병사들의 호위에 대해 별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감당 못 할 몬스터가 나타나면 죽을 목숨일 것이 분명하다.
그런 위험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시대의 몬스터부 기자는 과거의 종군기자보다 위험했다. 취재나 촬영을 하다가 죽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쨌거나 이건 나경철의 호의니 기쁘게 받아들였다.
위급한 순간이 오면 한 번 정도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쿠구구구구!
콰르르르릉!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휘이이잉!
그리고 공기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지상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어라?”
먼지가 흩날린다.
무거운 것이 하늘로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가벼운 모래나 스티로폼 따위가 하늘을 향해 빨려 올라갔다.
마치 하늘이 블랙홀처럼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인다.
한 병사가 검을 꺼냈다.
스르릉!
나머지 병사도 검을 꺼낸다.
그들은 미소를 지었다.
“슬슬 시작하려는 모양입니다.”
“그, 그런가요.”
이소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어째서 이들은 기뻐하는 걸까?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 순간을 마치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그들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가요?”
“몬스터들이 죽으면 재물을 남기죠.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담을 텐데,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맞습니다. 간만에 약한 몬스터들일 테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가 더 되지 않는다.
콰르르르르릉!
얼마 지나지 않아 천지가 격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