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43
나 혼자 프리서버 043화
043
띠리리링!
[+7 뇌검 바하트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8 뇌검 바하트를 획득하였습니다!]“아아, 이런!”
“아깝수!”
“그럴 줄 알았지.”
결국, 내 손에 들어온 검은 +8 뇌검이었다.
예상했던 사실이지만 정말로 실패할 줄이야. 입맛이 썼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었다.
일반 필드에서는 구할 수 없는, 거기에다 마법 데미지가 추가로 들어가 마검사를 추구하는 내 입장에서는 엄청난 가성비를 자랑했다.
이제 방어구를 맞추려고 할 때였다.
오세근이 말한다.
“형님, 그냥 9까지 갑시다.”
“뭐라고?”
“까짓것, 깨지면 다시 3일 동안 노가다 뛰면 되지. 얘들아, 안 그러냐?”
“세근 형님 말이 맞소! 형님, 그냥 9강까지 갑시다.”
“이 녀석들아! 그런 미친 노가다를 또 뛰겠다고?!”
“안 될 것 있나?”
“그래, 3일 정도야 날밤을 샐 수도 있지.”
“이런 미친놈들.”
역시 그들은 화끈했다.
한 달 이상 노가다를 뛰어야 한다면 이런 말은 하지도 않겠지만, 기껏해야 3일이다.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뜻이었다.
나는 생각에 잠겨 들었다.
‘그래, 나 혼자 노가다를 뛰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서 처박혀서 사냥하면 길드원들도 돈을 벌 수 있지. 게다가 깃털은 나만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들에게는 소용이 없는 것이기도 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서버 전용 레어템을 9강까지 강화할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여기가 진짜 게임이라면 모르겠지만 엄연한 현실이었다.
손이 덜덜 떨릴 수밖에 없었다.
“후유.”
마음을 가다듬었다.
길드원들의 성원(?)에 강화를 결심하고는 조용히 무기 강화 주문서를 손에 올려놓았다.
“그럼 간다.”
“남자답게 갑시다!”
“좋아.”
홀로그램이 눈앞에 떠올랐다.
이건 윌리엄의 검을 강화할 때에도 한 번 봤던 시스템이다.
주문서를 찢자 홀로그램 바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혼이 나갈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과연…….”
침묵이 흘렀다.
여기서 실패하면 그대로 무기는 깨져 버리고 만다. 말 그대로 증발한다고 보면 된다.
실패 쪽으로 바가 기울었다.
“다시 노가다 뛰면 되지.”
“그렇지. 그러면 돼.”
나 역시 실패를 점칠 때였다.
템이 사라질 것을 각오하였는데, 바가 오른쪽으로 쭉 올라간다.
“와아!”
화려한 빛과 함께 알람음이 터졌다.
띠리리링!
[+8 뇌검 바하트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9 뇌검 바하트을 획득하였습니다!] [업적, 신비한 대장장이의 가호를 달성했습니다!] [강화 확률 보너스 2%가 증가합니다!]“와아아아!”
길드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나 역시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프리서버 시스템이 적용되고 여신의 축복이나 대장장이의 가호 덕분에 강화 확률이 올라갔다고는 해도, 레어 9검이 뜰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에는 한 세 번 정도는 깨 먹지 않을까 싶었다.
‘강화 확률이 프리서버와 같은 배율이라면 9검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그래도 70% 정도는 날아갈 거라 생각했었는데, 잘됐군.’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세근이 말했다.
“성님, 축제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니우?”
“이제 시작일 뿐인데, 축제는 무슨.”
“역시 꿈이 크시오. 나중에는 올 고강 아이템을 들고 다닐 모양이우?”
“당연한 것 아니냐?”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현실의 많은 헌터들이 레어템 강화에는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아이템 하나의 가격만 해도 집 한 채가 왔다 갔다 할 판인데, 여기에다 강화하다 잘못되면 확률적으로 높아질 것이기에 그저 안전 강화만 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강화를 하여 사용하면 좋다는 거야 누구나 공감하였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이고, 재벌이 아니고서야 함부로 레어템을 강화할 수도 없었다.
그 때문에 고강화 레어템은 천문학적인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짝짝!
나는 손뼉을 쳐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럼 각자 템들 맞추도록 하자. 그래야 네크로맨서에 도전을 할 것 아니냐?”
“성님, 키메라 잡으러 언제 갈 거요?”
“중국에 다녀와서.”
“그럼 성님이 키메라 잡으러 다녀오면 바로 보스 레이드를 뛰면 되겠수.”
“그래, 그렇게 하자.”
계획이 잡혔다.
오늘은 장비를 맞춘 후에 곧바로 초보자 마을로 돌아갈 것이다.
나 역시 방어구를 갖춰 입기로 했다.
서버 전용 젠 상점에서 ‘여행자 세트’를 구매했다.
여행자의 갑옷[방어력 12]
여행자의 각반[방어력 12]
여행자의 장갑[방어력 12]
여행자의 장화[방어력 12]
여행자의 방패[방어력 12]
풀 세트 효과
마법 방어력 +12 추가
HP/MP 재생력 10% 추가
힘 +2 추가
이 정도면 훌륭한 옵션이었다.
초반 세트로 사용하기에는 군더더기가 없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걸 그대로 갖춰 입을 생각은 없었다.
여행자 풀 세트 가격은 100만 젠 가량이었는데 수중에는 200만 젠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몇 개 정도는 강화에 실패해도 새로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안전 인첸은 +4였다.
“그래도 프리서버 배율인데 +6강은 해야겠지.”
***
모든 방어구 아이템을 +4까지 강화했다.
여기에 갑옷 마법 주문서를 5장 준비했다.
내가 알기로 안전 인첸이 +4라고 해도 +5강까지는 무리 없이 뜬다. 서버 자체의 배율 때문이었다.
+6으로 갈 확률이 50%였으니 운이 좋으면 약간 돈을 더 들여서 올 +6강 아이템을 맞출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곧바로 강화를 시작했다.
띠링!
[+4 여행자 갑옷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5 여행자 갑옷을 획득하였습니다!]띠링!
[+4 여행자 각반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5 여행자 각반을 획득하였습니다!]…….
“역시나.”
“와우! 그사이에 올 5셋을 띄운 거요?”
“강화 확률이 꽤 좋으니까.”
+4강과 +5강의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5개가 모이면 방어력이 +5나 추가된다.
게다가 세트 효과도 +5강이 추가되는 것이었다. 물론 세트 효과가 갑자기 몇 배나 뻥튀기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 확실했다.
“그럼 바로 6강으로 간다.”
“형님,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
“아니야. 남자라면 6셋은 입어 줘야지.”
“그래도 좀…….”
띠링!
[+5 여행자 갑옷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6 여행자 갑옷을 획득하였습니다!]빠직!
[+5 여행자 각반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실패하였습니다!] [+5 여행자 각반이 파괴되었습니다!]띠링!
[+5 여행자 장갑에 신비한 힘이 깃듭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6 여행자 장갑을 획득하였습니다!]빠직!
…….
“흠.”
5개를 강화하여 2개가 파괴되고 3개가 +6에 머물렀다. 역시나 강화 확률이 극악인 것은 맞았다.
현실에서 이렇게 강화하였다면 +6짜리 아이템 하나를 겨우 얻었을 것이다. 물론 손해는 아니겠지만 아까 만큼의 강렬한 운이 따라주지는 않았다.
나는 여기서 100만 젠을 더 소모하여 풀 +6강 방어구를 맞추었다.
그러자 강화 수치로 인하여 방어력 30이 추가되었다.
세트 효과도 좀 더 강화되었다.
풀 세트 효과
마법 방어력 +16 추가
HP/MP 재생력 15% 추가
힘 +4 추가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너희들은 어떻게 됐냐?”
“우리도 다 맞췄소. 이렇게 방어구까지 갖춰 입으니 감회가 새롭네.”
“바로 레이드를 뛰어도 되겠는데?”
“레이드는 중국에 다녀와서 가도록 하자. 일단 운영자 새끼를 잡아다가 시스템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봐야지.”
“성님 말이 맞수. 그럼 바로 돌아갈 거요?”
“그래야겠지.”
더 이상 사냥을 할 힘도 없었다.
풍찬노숙도 하루 이틀이지, 밖에서 더 노숙했다가는 입이 돌아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초보자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람들로 붐비던 초보자 마을이 어느새 조용해지고 있었다.
해가 지자 정말 날카로운 칼바람이 몰아닥쳤다.
강소라는 이소희가 주고 간 텐트에서 버티고 있었다.
휘이이잉.
“으으! 추워.”
달칵!
버너에 불을 켰다.
전쟁터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건가 싶었다.
어제는 버너에 불을 켜고 자다가 구역질을 할 것 같아서 밖으로 뛰쳐나갔었다. 알고 보니 버너가 텐트 안의 산소를 태우고 있어 발생한 일이었다.
엊그제는 텐트에 불이 날 뻔했다.
군인에게 있어 명령은 절대적인 것. 어길 수가 없었기에 나경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혹시 죽은 건 아니겠지?”
불길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나경철을 비롯한 지존 길드의 길드원들이 돈독이 올라 있다는 건 한눈에 알아볼 정도였다. 혹시라도 사냥터 깊숙이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웅성웅성.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을 때였다.
“성님, 여기 웬 텐트가 있는뎁쇼?”
“냅둬라. 거지가 노숙을 하고 있는 것일 테니까.”
“허어, 왜 하필이면 노숙을 여기서 한데요? 이해가 안 되네.”
“그야 구걸의 가성비 때문이 아니겠냐?”
“구걸의 가성비라니요?”
“길거리에서 구걸하면 기껏해야 1,000원 정도 받을 뿐이지. 그런데 여기서 10젠만 받아 봐라. 얼만지.”
“오오! 신사업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겠수.”
“그럼, 그럼, 거지계의 신사업이라 볼 수 있지. 이렇게 거지들도 발전을 하고 있었다. 대단한 일이지.”
“…….”
강소라는 듣다 듣다 못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대한민국 육군 중령이다! 누굴 거지로 알아?!”
“오, 강 중령? 거지가 아니었네. 아니면 거지로 전업을 했나?”
“윽…… 나, 나경철 씨였나요?”
“여기서 뭐해?”
“험험, 기다리고 있었어요.”
“설마 노숙을 하면서?”
강소라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걸이 어쨌느니, 거지계의 신성이라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상부의 명령이었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 말을 해도 버텨야 하는 것이 군인이다.
“거지꼴이 따로 없는데?”
“그야…….”
꼬르륵!
“으윽.”
부끄러운 줄 모르는 위장이 뱃가죽을 울리며 꼬르륵댄다.
강소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군인 정신으로 무장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강소라는 여자였던 것이다.
“쯧쯧, 가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먹자고. 여기서 청승 떨지 말고.”
“알겠어요.”
강소라는 개미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후룩! 후루룩!
초보자 마을에서 나와 영등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음식점부터 들른 강소라는 걸신들린 듯이 국밥을 먹어 치웠다. 고추에 양파까지 된장에 찍어서 먹는 모습은 영락없는 중년 아저씨였다.
콧물까지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불쌍하기까지 했다.
“완전 상거지가 따로 없네. 천천히 먹어.”
“쩝쩝쩝.”
“와, 저 여자 완전 깨네.”
길드원들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