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54
나 혼자 프리서버 054화
054
나는 생각에 잠겼다.
아직까지 백연하나 강소라에게 믿음과 신뢰가 생기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도 없는 일이었다.
길드원이 되었으니 함께 사냥터를 누비게 될 것이고 서버 특화 던전에도 함께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것이 오세근의 생각이었다.
5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입을 열었다.
“좋아, 그렇게 하지.”
“어떤 비밀이 있나요?”
백연하는 흥미진진한 얼굴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바람에 그걸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강소라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밝히기로 했다.
“혹시 프리서버라고 알고 있나?”
“불법 사설 서버라는 건 알고 있죠. 미리엄 월드를 표방하는.”
“그래, 그 시스템을 적용받았다.”
“……!”
백연하와 강소라는 동시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내가 어떤 특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프리서버 시스템을 적용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강소라가 흥분해서 말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수십 배의 경험치를 먹는다거나…….”
“정확하게는 100배다.”
“허억!”
“역시나 개 사기 캐릭터였군.”
웬만해서는 표정에 동요가 없는 백연하까지도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 무슨 사기적인 능력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백연하가 말했다.
“경험치와 아이템, 젠이 남들보다 많이 나온다는 소리군요.”
“그렇지.”
“어쩐지 너무 빠르게 성장한다고 했죠. 그렇다면 SSS급 초과 잠재력을 받은 것도 이해가 되는군요.”
그제야 백연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표정이었다.
사실 이런 미친 성장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레벨 50을 찍으면서 특전이 생겼고 이것마저도 사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50레벨 특전을 한번 보도록 할까.
LV. 50 특전
[이동속도 20% 증가] [공격속도 10% 증가] [속성 방어력 10% 증가] [방어력 5% 증가] [공격력 5% 증가] [마법 방어력 5% 증가] [마법 공격력 5% 증가]혀를 내두를 정도의 특전이었다.
뭔가 추가 능력치를 주는 것들에 대해서는 옵션이 박한 것이 사실이었다. 미리엄 월드도 그랬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40레벨 특전과 중복되어 속성 방어력과 방어력 공격력이 백분율로 올라간다는 것이 괴랄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더욱 공방(공격력, 방어력)이 증가한다. 이러니까 하이 엘프가 괴물이라 말하는 것이다.
오타쿠와 같은 모습의 운영자를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레벨 50을 달성하여 렙제가 있는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었다. 그건 이번에 발록을 잡고 습득한 레어 아이템들이었다.
발록의 갑옷
등급: 레어
방어력: 35
추가 방어력: 10
추가 옵션
5% 확률로 모든 공격 무효화
파괴되지 않음
힘 +10
지혜 +15
+6까지 안전 강화
발록이 사용했던 갑옷.
어둠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끝내주네.’
건틀렛과 각반도 비슷한 옵션이었다.
이걸 착용하자 마기가 약간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신성력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었기에 균형을 이루었다.
강소라가 외쳤다.
“지금 등급을 측정하면 S급을 달성하지 않았을까요?!”
“S급은 넘을 것 같기도 하고.”
“……!”
“S+급은 되지 않을까?”
“와아…… 말도 안 되는.”
“축하드립니다, 형님.”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50레벨 특전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옵션이 붙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발록 세트를 갖춰 입으니 힘과 지혜가 늘어났다.
힘이 증가함으로 인하여 육체가 가벼워진 것은 물론이고 지혜가 발달되자 머리까지 좋아진 느낌이었다.
“이제 임관을 하셔도 될 것 같군요.”
“그건 잠재력 확인이 끝나고 나면.”
“오늘 저녁에 준비하도록 할게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임관은 그리 급한 것이 아니었다. 한 달의 시간을 채우려면 아직도 한참 남기도 했고 말이다.
어쨌거나 오늘 사냥으로 얻은 것이 많았다.
우리는 마을로 복귀하기로 했다.
마을로 귀환했다.
일반 유저들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고 NPC들은 거리를 돌아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경비병들도 모조리 NPC였다.
한 차례 정산을 하고 난 후에 우리는 다시 모여서 공성 탑 근처를 확인하였다.
공성전의 정석은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 성문 앞에 있는 유저와 경비병들을 모조리 처치하고 공성 탑을 부수는 것이다.
공성 탑이 부서지면 영지의 소유권은 해당 길드로 넘어간다.
하지만 그건 게임에서나 통하는 정석적인 방법이고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성벽을 넘어 기습하거나 여러 가지 장비들을 사용하여 성문을 부수기도 한다. 아예 공성 무기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 영지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깨끗한 상태였고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경비병이 위협적이기는 했다. 몇 명 되지 않았지만 잘못 맞으면 골로 갈 수도 있다.
나름대로 우리는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내가 눈앞에서 시선을 끌면 길드장님을 비롯한 길드원들이 성벽을 타고 넘어가서 공성 탑을 부수는 것이 어떤가요?”
“좋은 생각인데?”
우리는 백연하의 말에 동의하였다.
이곳은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기에 정석적으로 공성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니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되는 것이다.
“그럼 바로 신청을 하도록 하지.”
나는 시스템 메뉴를 이용하여 공성을 신청하였다.
띠링!
[판도라 영지에 대한 공성전을 신청하시겠습니까? Y/N]망설임 없이 Y를 누른다.
살벌한 음악과 함께 해골 표시가 우리들의 머리 위에 떠 올랐다.
[앞으로 3시간 이후에 공성전이 시작됩니다.]제30장. 공성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공성을 신청했다가 취소하면 당연히 페널티가 생긴다.
그 페널티라는 것은 NPC와의 우호도 하락이라든가, 우리에 한해서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거나 하는 것들이었다.
앞으로 수많은 아이템을 구매해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실로 어마어마한 페널티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러니 공성전은 꼭 진행되어야만 한다.
오세근이 말했다.
“드디어 공성전이오. 힘냅시다.”
“그리 어려운 일 같지는 않군요.”
백연하는 특유의 무뚝뚝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녀가 시선을 끌어 주는 동안 우리는 잠입하여 공성 탑을 부순다. 그만큼 훌륭한 작전이었다.
다만 조금 더 세밀하게 작전을 조율하기로 했다.
“백연하, 적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끌 수 있겠어?”
“괜히 지존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드리죠.”
그녀는 차갑게 대꾸했다.
당연히 백연하 정도라면 손쉽게 공성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최소한 대한민국에서 백연하를 능가하는 헌터는 없었으니까.
그녀의 말대로 이것은 괜한 기우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부분은 어떨까.
“너희들은 잘할 수 있겠냐?”
“우리야 형님만 따를 뿐이라우.”
“뻘짓 하지 말고 잘 따라와라.”
“나는 어떻게 할까?”
누나가 말했다.
헌터로 각성하고 레벨 업을 하면서 얼굴빛이 더욱 좋아졌다. 사제로 각성하면서 좀 더 아름다워졌고 나이보다 젊어 보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왠지 아줌마 같았는데 말이다.
“누나는 뒤에서 구경하고 있도록 해.”
“그래도 될까?”
“괜히 맞으면 골로 갈 수도 있으니까.”
“알겠어.”
누나는 주제를 아는 사람이었다.
예전부터 그랬다.
괜히 설치다가 죽는 것보다는 알아서 자존심을 꺾는 것이 낫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세부적인 사항도 다 조율하였다.
“3시간 동안 밥 먹고 재정비를 하도록 하지.”
“그럽시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프던 차였거든.”
우리는 흩어지기로 했다.
공성전을 선포했다고 해서 바로 페널티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앞으로 몇 시간 정도는 재정비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판도라 영지에 대한 공성전이 10분도 남지 않았다.
영주 아셈은 영지가 생긴 이후 처음 있는 공성전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존길드라고?”
“그렇습니다. 영지에 최초로 등장한 모험가 집단입니다.”
“굴러온 돌이라는 뜻이군?”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집사장 율리우스가 대답했다.
지존길드의 숫자는 총 18명이었다.
길드장 나경철을 위시하여 주로 이제 갓 헌터로 각성한 자들이었는데 위험스런 인물도 몇 끼어 있기는 했다.
“몰이 사냥을 했었다고 합니다.”
“어디서?”
“설원에서 본 주민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마법사 전력도 있다는 것이로군?”
“그렇습니다.”
아셈은 생각에 잠겼다.
강한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공성전을 한 사례가 없었기에 경비병의 수는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20명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결론은 가능하다고 봤다.
“초보 모험가들이라면 능히 막을 수 있겠지.”
“저희도 그리 생각합니다.”
휘이이잉.
바람이 한차례 불어 왔다.
성벽 위에 아셈 영주를 비롯한 가신 몇이 자리하고 있었고, 경비병들은 화살을 쟁여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전방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몰이를 하던 마법사입니다!”
“다들 단단히 준비하라!”
순백의 플레이트 메일 위로 거대한 대검을 등에 메고 있는 여자였다.
저 모습을 보면 기사가 어울릴 듯싶은데, 마법까지 사용하고 있다면 마검사가 확실해 보였다.
“화살을 쏴라!”
핑핑핑핑!
사사사사!
화살이 여자를 향하여 날아간다.
하지만 화살은 여자가 펼친 보호막에 의하여 모조리 튕겨 나갔다. 그리고는 수십 개의 흰 구체가 떠올라 성벽으로 향해 날아왔다.
쿠아아아앙!
“크윽!”
성벽이 휘청거릴 지경이었다.
이대로라면 성벽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야말로 괴물.
아셈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 옵니다!”
쿠아아아앙!
성벽에 다시 흰 구체가 작렬하였다.
실로 어마어마한 충격이 전해졌다. 자칫 낙상할 뻔하였다. 그만큼 여자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아셈은 침을 삼켰다.
“막을 수 있을까?”
“성벽을 믿으시죠. 뚫리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과연 어떨지.”
콰과과광!
계속해서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다.
참모의 말대로 성벽이 당장 뚫리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뚫릴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앞으로의 일은 하늘에 맡길 따름이다.
콰르르르릉!
성벽이 흔들렸다.
백연하는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영주 길드가 된다면 길드원들이 받는 혜택도 늘어난다. 그렇기에 백연하 역시도 군말 없이 내 말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성벽에 오르기 위하여 로프를 던졌다.
성벽 위 요철형 난간에 걸어 튼튼하게 고정했다.
“그럼 가 보자.”
우리의 목표는 공성 탑이다.
백연하가 시선을 끄는 동안 공성 탑을 무너뜨려 영지의 소유권을 나에게 넘어오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빠르게 성벽을 타고 올라간다.
일반인이었다면 이렇게 완력으로 성벽을 오르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아니었다.
모두 각성을 한 상태였고 오감은 물론이고 힘을 쓰는 능력도 발달을 하였기에 손쉽게 성벽을 타고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