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90
나 혼자 프리서버 090화
090
지금도 꽤 많은 병력을 통솔할 수 있는데 정식으로 국왕이 되면 얼마나 많은 병력을 거느릴 수 있을지 예측이 안 된다.
그러니까 회색 오크 지대를 토벌하는 일은 최소한 후작이 되거나 안전하게 국왕이 된 이후가 될 것이다.
부아아아앙!
한창 사냥에 열중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헌터 전용차 한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그 차에서 이풍수 장관이 내린다.
“나 대령님! 고생이 많으시군요?”
“아니, 장관께서 위험하게 여기까지는 어쩐 일입니까?”
장관을 호위하는 헌터 병력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잘못하면 몬스터와 대규모 전투를 벌여야 할 수도 있다. 갑자기 몬스터가 몰리면 몰살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풍수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귀하의 진급 때문에 찾아왔습니다.”
“전화를 하시죠.”
“아무래도 제가 직접 오는 것이 모양새가 좋아서 말이죠.”
“허, 참.”
나는 그의 말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어떻게 일개 군인의 진급식에 장관이 움직인단 말인가. 가만 생각해 보니 오늘 윌리엄 존슨이 왔다 간 것이 기억났다.
‘그 때문인가?’
미국에서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무려 몬스터 사령관.
중장의 자리를 약속하였고, 어느 정도 노력을 한다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도 가능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말이다.
그 소식은 언론을 통하여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 것이다. 정부에서도 바보가 아닌 이상 나에게 달콤한 미끼를 주기로 하였을 것이고 말이다.
그 시작은 진급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위험합니다.”
“오늘 저녁에 초보자 마을에서 진급식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거절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럴 이유가 있나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굳이 권력은 필요 없었지만 준다는데 받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무엇보다 자유 군인 헌터라는 점이 큰 메리트였다.
필요하면 군대에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가져올 수 있었고 혜택도 대단했다. 무엇보다 내가 판매하는 아이템이나 젠에 한해서는 면세가 된다는 점이 굉장한 메리트로 다가왔다.
서버 특화 마을이 한국에 있는 이상 한국을 벗어날 이유가 없었지만, 정부에서 저렇게 알아서 저자세로 나오면 나에게는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제안은…….”
“그건 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습니까?”
나는 뻔뻔하게 물었다.
이풍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내 반응으로 보아 당장 미국으로 망명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넘어가도 최고의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국가급 헌터가 쉽기 나오는 것도 아닌 데다 사람들은 내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였다.
“지금 정부에서는 여신의 눈물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
나를 비롯한 길드원들이 놀람을 드러낸다.
이 정도라면 꽤나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여신의 눈물이라니. 그게 있으면 TN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몰아낼 수 있다.
내가 이 고생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누나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함이었다. 여신의 눈물이 매물이 없으니 직접 구하려는 것이다.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귀하를 모실 수 있어서 오히려 저희가 감사하지요.”
어떻게 보면 이풍수의 모습은 비굴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내 가치가 크다는 뜻도 되었다.
저기 무표정한 얼굴로 사냥하고 있는 백연하만 해도 그렇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지존으로 군림했었으며 나와 연인이라고 소문까지 난 상태였다.
대한그룹을 움직일 수도 있는 힘을 가진 만큼 어느 정도는 비굴하게 구는 것이 되레 정상이 아닐까 싶었다.
“이만 가 보겠습니다.”
“저녁에 뵙기로 하죠.”
“예!”
이풍수는 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 역시도 용암이 흐르는 이 대지에 오래 머물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
오세근이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형님, 또 진급이오!? 축하하오.”
“축하는 무슨. 의미 없다.”
“그래도 여신의 눈물을 국가 차원에서 찾는다고 하지 않소?”
“그건 꽤나 이득이지.”
누나는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괜히 나 때문에 한국에 매여 있는 것 아니야?”
“그렇지 않아. 누나도 알잖아? 서버 특화 영지와 그 땅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거. 내가 거길 포기하고 미국으로 갈 것 같아?”
“그렇다면?”
“언론 플레이를 해본 거지. 다행히 잘 먹혔단 말이지?”
“정말 나쁜 놈이네.”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
나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금의 상황을 약간 이용한 것만으로도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온종일 사냥을 하였다. 오크들의 레벨이 50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1차 전직을 한 놈도 있었다.
오크 족장 베릭은 대족장으로 1차 전직을 하였는데 키도 커졌고 온몸이 검은색으로 변했다. 한눈에 보아도 위압감이 있어 보인다.
다른 오크들도 1차 전직을 하였다.
백연하가 슬며시 다가왔다.
“오크가 전직을 했군요.”
“나도 이럴 줄은 몰랐지.”
“진화하는 것도 모자라서 전직이라니. 그렇다면 테이밍을 해도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요?”
“테이밍으로?”
나는 독재자 서버 시스템을 생각해 보았다.
군주로 전직을 한 사람이 없었기에 오크들을 이런 식으로 레벨 업 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 때문에 혹시라도 테이밍도 가능하냐고 물어본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아닐 거야.”
“가능할 것도 같은데.”
“그럴 리가 없지. 테이밍을 하면 지속시간에 한계도 있고, 곧 사라져 버려. 레벨 업은 불가능해.”
“아쉽네요.”
“그래도 이게 어디야? 오크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우리들의 화살받이가 늘어나는 거잖아. 그러니까 개이득이라고 봐야지.”
나는 키득 웃었다.
우리들의 최종 목표는 화살받이의 양성.
이렇게 가끔 오크들을 데리고 사냥을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노예들은 양성할 수 있었다.
***
초보자 마을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이미 소식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대령에서 소장으로 2계급 특진을 하는 전무후무한 사건이었기에 자연히 언론계 인사들이 몰려들었으며 초보자 마을을 거쳐 가는 헌터들도 구경을 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전원 군인 헌터로 이루어진 병력이 사열을 했다.
오늘은 어쩐 일로 일반인에게까지 초보자 마을을 개방하였는데 그 덕분에 시민들까지 모여들었다.
이 모든 상황은 이풍수 장관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대대적으로 나경철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광고하려 하였다. 그의 예상은 적중하였고 나경철을 스카우트하겠다는 스카우터들은 입맛을 다시며 손가락만 빨 수밖에 없었다.
이풍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감히 어디를 넘본단 말인가?”
“장관님의 계책이 통하였습니다. 이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나경철 대령을 광고한다면 타국에서도 감히 다른 마음을 먹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나 대령은 그만큼이나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사람이거든.”
이풍수는 이 계책이 먹혀들어 갈 것을 확신하였다.
윌리엄 존슨이 나경철에게 미국 몬스터 사령관 직위를 제시하였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에 퍼져 있는 상황이었다.
나경철을 유혹하려면 그것보다 더 큰 떡밥을 던져야 하는데 감히 그보다 큰 떡밥을 투척할 수 있는 배짱을 가진 나라는 없었다.
무엇보다 나경철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소리가 들려오자 스카우터들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는 팔자에도 없는 여신의 눈물을 구해야 하거나 그 행방이라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앞으로 한국이 얻을 이익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경철이다!”
“와아아아!”
북쪽에서 소란이 일었다.
나경철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려온 것이다.
일단의 병력과 오크 전사들까지 이끌고 오는 모습은 가히 일개 군단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하였다.
여기서 더 발전한다면 일국을 도모해 볼 수도 있을 만큼 말이다.
지금까지 나경철은 권력에 큰 집착을 보이지 않았었다.
자유 군인으로 계약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식이 아니라면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나경철을 잡아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풍수가 나경철을 맞는다.
“어서 오십시오!”
“굉장히 요란하게 준비를 하였군요.”
“영웅에게는 영웅에 걸맞은 대접을 해야 하는 법이지요. 귀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십시오.”
“저는 번잡한 것을 싫어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어쩌겠습니까? 귀하를 노리는 국가들이 워낙에 많아야 말이지요. 중국 놈들과 인도 놈들까지 와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십시오. 틈만 있으면 찌르고 들어올 놈들입니다.”
이풍수는 나경철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치열하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였다.
나경철은 피식 웃었다.
“사실 관심 없습니다.”
“정말입니까?”
“여신의 눈물을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한국 정부에서 그 정도의 노력을 해 주신다면 마땅히 한국에 남아 있을 겁니다.”
“하하하! 그리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이풍수는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다른 여러 나라를 제치고 나경철을 품에 넣었다는 것. 이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바로 진급식을 시작하도록 하죠.”
“그러시죠. 오늘 꽤 피곤하네요.”
곧바로 진급식이 진행되었다.
이풍수는 단상 위에 올라서서 나경철에 관해 설명하였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영웅인 나경철 대령을 소개하겠습니다. 소개합니다. 타란툴라 킹을 일격에 박살 내신 나경철 대령입니다!”
짝짝짝짝!
나경철은 단상 위에 올라섰다.
이풍수는 곧바로 그의 어깨에 별 2개를 달아 주었다.
대령에서 2성 장군이 된 것이다. 이를 위하여 오늘 아침부터 국회에 안건을 발의하여 통과를 시켜야만 했다.
결과는 만장일치.
국회의원들도 시세를 모를 리가 없었다.
나경철이 한국군에 있지 않는다면 앞으로 엄청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경철이 마이크를 잡았다.
“저는 그다지 권력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자유 군인 헌터로 계약을 한 것이고요. 하지만 계약의 의무는 충실하게 수행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와아아아!”
헌터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몇몇 사람들이 나경철이 다소 오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풍수의 한마디에 바로 수그러들었다.
“귀하는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그럴 자격이 있다는 것.
이보다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말은 없었다.
“이 나이에 2성 장군이라.”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헌터의 시대가 열렸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젊은 나이에 별을 2개나 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 세상이 그랬다.
이제는 고위 헌터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곧 국력의 척도가 되었다.
고위 헌터가 많다는 것은 몬스터가 활보하는 이 시대에서 조금 더 안전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을 위하여 각국에서는 그야말로 피 튀기는 혈전을 벌였다.
지금의 승리가 이풍수에게 있어 자랑스러운 이유이기도 하였다.
이풍수가 손을 내밀었다.
“축하드립니다.”
“전부 장관님이 계획을 한 일이겠군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귀하를 빼앗길 수도 있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습니다.”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