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91
나 혼자 프리서버 091화
091
영 탐탁지는 않았지만 이풍수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지금 벌어진 일 자체가 내 노림수이기는 했다.
‘윌리엄 존슨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촬영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한국 정부에서 달아오르지는 않았겠지.’
모든 것이 내 뜻대로 굴러가고 있었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그래도 보직은 받으셔야…….”
“어차피 저 없이도 잘 굴러가잖아요?”
“험험. 그렇기는 합니다만.”
“볼일이 있어서요.”
나는 몸을 돌렸다.
더 이상 이곳에서는 볼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 용무는 서버 특화 영지에 있었다.
야인들의 영지를 정비해야 할 때이다. 국왕의 길 퀘스트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워프 영지를 손에 넣어야 한다.
드워프 영지는 야인의 영지와 인접해 있었으므로 반드시 야인들을 내 품으로 끌어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출발하지.”
“예, 형님!”
길드원들이 허리를 90도로 꺾었다.
그 모습을 보았음에도 이풍수는 그저 웃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전원 건달 출신이라는 사실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었다.
“아, 그리고 말입니다.”
“예.”
“일단 몬스터 부사령관에 제수하겠습니다. 공을 쌓으면 곧바로 대장 진급과 함께 몬스터 사령관의 보직을 약속하겠습니다.”
“그러시든지요.”
별로 관심도 없는 일이었다.
권력이라는 것을 잡으면 좋겠지만 갖지 않더라도 딱히 불만은 없었다. 그저 약간 불편한 정도라고 할까.
우리는 곧장 판도라 영지로 향하기로 했다.
판도라 영지로 향하는 길.
오세근은 약간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형님,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니우?”
“무슨 말이냐?”
“말 그대로지. 막 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지, 대놓고 장관을 무시하는 것이 할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그건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죠.”
조수석에 앉아 있던 백연하가 말했다.
그녀는 권력의 본질을 잘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 최고의 길드를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그녀만큼이나 현 세계의 권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형수, 무슨 말이우?”
오세근은 자연스럽게 백연하를 형수라고 불렀다.
그가 보기에는 백연하와 내가 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영 탐탁지 않은 일이었지만 말이다.
“말 그대로죠. 미래의 세계 지존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서 국가의 멸망을 막아낼 수 있다는 뜻과 다름이 없어요. 그런 사람이기에 오만할 수 있는 거죠. 원래 지배자에게 어느 정도의 오만은 덕목이라는 말도 있어요.”
“하, 그래? 무슨…….”
“제 말이 맞을 거예요.”
백연하는 그렇게 딱 잘라서 말했다.
오세근은 인정할 수 없는 듯했지만, 백연하가 그렇다는데 반박할 수는 없었다.
백연하가 화제를 전환했다.
“그보다 앞으로 뭘 할 건가요?”
“오크들 렙업시키고 전쟁을 준비해야지.”
“전쟁이라면……?”
“드워프 영지를 먹는다.”
“역시 형님이오!”
목표는 확실하게 정해졌다.
자작의 작위를 받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군대를 양성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인구도 늘어날 것이고 말이다.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국왕을 넘어 황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도대체 서버 특화가 된 영토는 얼마나 넓은 걸까.
“나라마다 각각의 정부에서 통치를 하고 있지만, 헌터들의 세계는 어떨까. 아마 나를 쫓아올 수는 없을걸.”
판도라 영지에 도착하였다.
이곳에 남아 있던 1천의 병력은 한창 훈련 중이었다.
신기한 것은 훈련 중에도 경험치가 쌓인다는 것이었다. 몬스터를 잡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훈련을 통해 충분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물론 여기서 훈련을 하고 있는 병력 이외에도 경험치 던전에 처박혀 있는 병력도 있었다.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영지의 가신들을 소집했다.
롬멜을 비롯하여 맥스와 집사장, 길드원들이 모두 모였다.
“이번에 남작의 칭호를 달았다.”
“들었습니다. 영지민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축하 선물도 한가득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판도라 영지의 호감도가 증가할수록 영지민들은 나를 지지했다. 그건 병사들이나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지의 호감도가 올라가니 여러 가지 혜택이 생겨나고 있었다.
“지금 같은 시기에 전쟁을 입에 올리는 것이 옳은 건가 싶었지만.”
“병사들이 원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원한다고?”
“전쟁을 통하여 더욱 강해질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번에 드워프 영지를 점령하면 그들의 풍부한 물산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드워프 노예들을 이용하면 영지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하겠지요.”
“노예라……. 공생하는 관계는 무리인가?”
“가능은 할 겁니다. 그때에는 영주님께서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을 확실하게 제시해 주셔야 하겠지요. 황제가 되시고자 한다면 다들 납득을 할 겁니다.”
“황제라…….”
막연하게 황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백성들은 더욱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길 원하고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되어야 할 운명이라면 피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
“…….”
“나는 황제가 될 것이다!”
제63장. 야인들의 영지
며칠 후 출병식.
판도라 영지 광장에 3천의 전 병력과 이번에 징집한 1천 명, 그리고 시민들이 모였다.
목적지는 바로 드워프 영지다.
징집병들은 영지 방어와 동시에 이곳에서 훈련을 하고, 3천의 병력은 나와 함께 진군할 예정이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출발하는 3천의 병력만으로 드워프 영지를 정벌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야인들의 영지에서도 병력을 징집할 예정이었다.
다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말 그대로 야인들의 영지는 판도라 영지에 병탄된 것이었고 어느 정도 우리에게 적개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야인 병사들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목표가 병탄한 지역들을 아우르는 것이었기에 더욱 그곳에서 병사들을 징집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야인들의 영지를 거쳐 드워프 영지로 향하고자 한다. 그대들은 궁금할 것이다. 드워프 영지를 점령하고 나면 손기술 좋은 그들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말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답을 주고자 한다.”
“…….”
띠링!
[연설 LV. 2가 활성화됩니다.]갑자기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건달로 살아오면서 이런 연설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에서 술술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영지가 나아가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점령을 하여 노예로 만드는 것? 아니면 그들 영지를 탄압하는 것? 아니다. 나는 제국을 목표로 세웠다.”
“……!”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렸다.
제국을 세우겠다는 것.
비록 지구로 나아가면 그곳에 존재하는 국가들은 각각 영향력을 행사하겠지만 금역 구역은 달랐다.
무엇보다 서버 특화 영토들은 온전히 나를 위해 준비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차피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알 수도, 들어올 수도 없었고 말이다.
이곳을 모조리 병합한다.
“이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땅들이 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그런 땅들 말이다. 나는 그곳들을 점령하고 왕국을 세울 것이며, 더 나아가 제국을 세우고자 한다. 이곳 판도라 영지는 제국의 심장부가 될 것이며 끊임없이 발전하게 될 것이다. 다른 땅의 물산들을 가져와 풍요롭게 발전을 시키면서 말이다.”
“오오오!”
사람들의 눈에 열망의 빛이 일렁거렸다.
비록 타 영지들을 병합한다 하여 영민들을 노예로 만들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재물로 영지를 살찌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때문인지 열망은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나는 황제가 될 것이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시민들은 제국의 신민으로, 병사들은 황군으로 거듭난다! 그대들에게 영화를 약속하겠다! 찬란한 미래를 준비하라!”
“우와와아아아아!”
엄청난 환호성이 퍼져나간다.
동시에 호감도와 충성도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띠링!
[영지군의 충성도가 100 상승합니다!] [판도라 영지의 호감도가 100 상승합니다!]‘역시나.’
조금만 더 호감도와 충성도를 올리면 다음 특전이 개방될 것이다.
나는 군주 클래스였으며 호감도와 충성도 작업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된다. 그들의 환호성을 터트리는 것을 지켜보다가 외쳤다.
“진군하라!”
야인들의 영지로 향하는 길.
이번에는 길드원들도 참여한다. 드워프 영지를 쓸어버리고 나면 그들의 재화는 모두 우리들의 것이 된다.
내가 가장 큰 혜택을 받겠지만 길드원들이나 영지군 병사들도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세근을 불렀다.
“세근아.”
“왜 그러슈?”
“드워프들이 만든 무구들이나 세공품들은 비싸겠지?”
“당연하지. 괜히 전설의 대장장이들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오. 오죽하면 게임 내에서도 드워프 프리미엄이라고 불릴까. 뭘 만들든 드워프의 손을 거치면 작품이 되지. 그게 검이든, 방어구든, 세공품이든.”
“그들을 털어 오자.”
“흐흐흐. 원하던 바요. 그런데 괜찮겠수?”
“뭐가?”
“야인들을 징집하는 일 말이오.”
“괜찮을 거다.”
“어찌 그리 확신을 하는 게요?”
“야인들이 약탈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조선 시대의 여진족을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먹을 것이 없어서, 그리고 재화를 가져오기 위해서지. 그들도 똑같다. 유목민족은 아니지만 척박한 땅에서 살고 있으니까 먹을 것이 없지. 만약 그들에게 재화를 안겨 준다면?”
“따르겠지.”
“바로 그거다.”
과연 야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확신했다.
야인들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충분하다고 말이다.
이틀을 행군하여 야인들의 영지에 접어들었다.
첫 번째 마을에 도착해서 보니 분위기가 꽤나 어수선하다.
웅성웅성!
야인들이 경계의 눈초리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롬멜이 다가와 말했다.
“영주님, 이거 잘못하면 반란이라도 터질 분위기입니다.”
“나도 느끼고 있다.”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은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야인들이라 불릴 만했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를 바이킹이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아마도 운영자는 야인들을 고대 바이킹을 모티브로 만든 것 같았다. 약탈의 민족이며 약탈을 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사로서 싸우다가 죽는 것을 영광이라고 말하는 광전사들이기도 하였다.
레벨이 낮아서 그렇지 만약 같은 레벨의 영지군과 싸운다면 야인들이 승리할 것이다. 그만큼이나 정신무장 상태가 훌륭했다.
마을 촌장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홀튼 마을의 촌장 레브입니다.”
“그래, 레브. 내가 여기서 병력을 징집해도 되겠나?”
“……반발이 심할 겁니다.”
백발이 성성한 촌장이 경계의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남자들을 징집해 가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식량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다. 그러니 가능하면 전사들을 내어 주지 않으려 할 것이 뻔했다.
“마을 사람들을 모아라. 내가 알아서 징집할 것이다. 물론 지원자들만 받는다.”
“그렇다면야.”
아무리 촌장이라고 해도 영주가 직접 왔는데 지원자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촌장 역시 안심하는 것 같았다.
롬멜의 걱정이 더욱 깊어졌다.
“징집이 잘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잘될 거다. 나만 믿어.”
“영주님만 믿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