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027)
994화 The Challenge (3)
[스트라이커 다온, 맨체스터 시티에 커뮤니티 실드를 안기다. – Sky Sports(U.K)/2019.08.04.(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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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백이 아니었다! – BBC/2019.08.04.(저녁)]? 오늘 밤, 웸블리에서 나타난 김다온의 깜짝 선물은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에게 잠 못 드는 밤을 선물했을 것이다. 그들은 밤새 김다온의 복귀전을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할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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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온의 스트라이커 출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 위르겐 클롭. – BT Sports/2019.08.04.(저녁)]? 위르겐 클롭, “라힘 스털링이 교체되어 나오는 순간까지도 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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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Daony`s Story ? ESPN/2019.08.04.(저녁)]? 이보다 더 놀라운 일이 또 있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약 1년여 만에 돌아온 세계 최고의 선수는 그의 포지션인 풀백이 아닌 스트라이커로 복귀전을 치렀다.
***
※ 경기 후 인터뷰
1. 펩 과르디올라
With BT Sports
Q. 승리를 축하한다.
A. 고맙다. 리버풀은 늘 어려운 상대다.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그것을 이겨 내고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기쁘다.
Q. 시즌 전부터 부상자가 많았다.
A. 그렇다. 좋지 않은 출발이다. 올루프, 주앙, 쿤, 스톤스가 프리시즌 때 다쳤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심각한 부상은 없다. 일부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때까진 준비될 것 같다.
Q. 전술적 변화가 주효했다.
A. 교체는 늘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 리버풀은 오늘 다섯 장의 카드를 전부 사용했고, 우린 네 장을 썼다. 각각의 선수 교체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이 얼마나 잘 표현되느냐가 중요한데, 다행히도 내게 운이 따랐다.
Q. 예상한 질문일 것이다.
A. 하하. 알고 있다.
Q. 김다온은 계속 스트라이커로 뛰나?
A. 그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전술적으로 무척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팀과 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만 해 두겠다.
2. 김다온
In Mixed Zone
From. Sky Sports
On.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팀이 나를 필요로 했고, 그 포지션에서 뛴 것뿐이다. 다행히 운 좋게도 득점을 올릴 기회가 주어졌고, 그것을 놓치지 않아서 기쁘다.”
From. 데일리 미러
On. 계속 스트라이커로 뛰는 건가?
“그건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팀이 가장 우선이고 팀 승리를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었다는 거다. 만약 펩이 좌우 풀백에 다른 선수를 넣고 나를 다른 포지션에서 뛰게 하는 게 승리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면, 난 그렇게 할 생각이다.”
From. 더 선
On. 월드컵에서의 일이 심경 변화를 주었나?
“……그건 내게 상처였다. 난 상처받았고 그것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정확히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사람이 도움을 줬다는 거다.”
From. 더 텔레그래프
On. 몸 상태는 어떤가?
“98% 정도 되는 것 같다. (웃음)”
***
2019년 8월 5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6 축구회관. 대한축구협회.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김다온의 복귀전이 끝나고 12시간 뒤, 대한축구협회는 감독 파울루 벤투를 호출하여 긴급 미팅을 열었다.
맨체스터 시티 못지않게, 김다온의 복귀전을 가슴 졸이면서 지켜본 이들이다.
[포지션을 바꾼 거라면, 매우 곤란해집니다.]“…….”
[이 팀의 약점은 풀백과 중앙 미드필드입니다. 하지만 다온이 있으면, 약점 중 하나가 사라집니다.]파울루 벤투는 김다온을 대표팀에서 풀백으로 쓸 것임을 확실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회의실에 모인 다른 이들 역시, 그 생각에 동의하는 고갯짓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1년, 대한민국 대표팀은 감독과 세대교체라는 진통 속에 좋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당연한 우승이 예상되었던 2019 AFC 아시안게임에서 8강 탈락을 경험했고, 3월에 있었던 평가전 때도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 줬다.
여론이 나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호르헤 삼파올리와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대한민국 축구팬의 눈높이는 굉장히 높아져 있었고, 그들을 설득하기엔 벤투의 축구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
인터뷰 자리에서 다소 퉁명하다는 점도 오해를 더한 이유가 되었는데, 5월까지만 해도 벤투를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6월, 부산과 서울에서 열린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의 결과로 반전이 일어났다.
언제 [“쓸 선수만 쓴다.”]라는 지적이 있었냐는 듯 젊은 선수를 대거 투입, 손흥민 투톱 기용/원 볼란치 고집 등과 같은 전술적 문제마저 수정하며 가장 좋은 경기를 펼친 것이다.
오는 9월 김다온이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 만큼, 대표팀을 둘러싼 기류는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하아~ 잉글랜드는 지금 몇 시지?”
“새벽 5시일 겁니다.”
“쓰읍- 대충 한 다섯 시간 있다가 한 번 연결해 줘.”
“알겠습니다.”
파울루 벤투가 계속해서 열변을 토하는 사이, 대한축구협회 이사 김판곤이 김다온과 통화를 해 보기로 한다.
겨우 한 경기. 그것도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교체로 잠깐 공격수로 뛴 것이라, 아직 성급하게 뭔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건, 대상이 김다온이라서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
아니,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다.
불과 25살에 세 개의 발롱도르/네 개의 빅이어/두 개의 올림픽 메달과 두 차례 참가한 월드컵에서 각각 8강과 결승전 진출을 이뤄 냈다.
당연히 대한민국은 김다온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김다온이 스트라이커로 뛴다는 건, 황의조/황희찬 중 한 사람의 자리가 사라진다는 뜻이었다.
지난 시간 이들이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과 실력, 그리고 대한민국의 풀백 수준을 생각하면 큰 손해인 일이다.
게다가 오는 9월부터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 시작된다.
‘공격수라니. 허- 이거야 원.’
아무리 이해하려 노력해 봐도 고개를 젓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김판곤은 지금, ‘스트라이커 김다온’의 모습이 일회성의 전술적 카드였기를 바라고 있었다.
2019 FA 커뮤니티 실드 발(發) 파문은 맨체스터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서울까지 강타했다.
***
【5시간 뒤】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더 퍼스트 팀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클럽하우스로 오기 위한 채비에 한창일 때, 김판곤 이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던지라, 난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마자 웃음부터 나왔다.
그리고 모든 건 예상대로 흘러갔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는데?”
“풀백으로 뛰겠다고 했지.”
“진짜?”
“응. 원래 그럴 생각이었거든.”
“정말 괜찮겠어?”
“응. 어차피 대표팀 경기는 몇 개 안 되니까. 상관없어.”
하루 일정이 마무리한 우리는 지금 다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은 상태다.
Team CFG에 내가 도입했던 문화 중에 하나로, 펩은 언제나 팀 활동을 하는 날엔 식사를 반드시 함께하게 했다. 천재지변이나 경조사가 아닌 이상, 예외는 적용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는 규칙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펩은 식탁이 가진 위대한 힘을 믿었다.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다 함께 모여 음식을 먹는다는 거는 전혀 의미가 달라진다.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을 함께 공유하고 나눈다는 유대감을 쌓음으로써,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식탁 위에서 팀은 더욱 많은 대화를 나누곤 한다.
“아영은 요즘 좀 어때?”
“말도 마. 입덧이 얼마나 심한지, 장모님도 두 손 두 발 다들 정도였으니까.”
“그거 힘들겠네.”
“내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힘들지, 뭐.”
“젠장. 네가 아빠가 된다니.”
“Vamos, Amigo. 아직 한참 많이 남았거든.”
내가 아영이의 임신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은 대략 3주 정도 전이었다.
당시 팀은 중국->홍콩->한국으로 이어지는 투어 중이었고, 잉글랜드에 남아 리저브 팀과 함께 훈련했던 나는 U-15 팀을 찾아 Team CFG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가 울렸고, 난 체한 줄로만 알았던 게 사실은 임신이었다는 이야기를 아영이에게 듣게 되었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난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질렀다.
“앤디가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해.”
“앤디?”
“응. U-15팀의 감독 있잖아.”
“아- 그 깔끔한 친구. 꽤 느낌이 좋더라.”
“좋은 남자야. 아이들에게 진심이고.”
“Amigo.”
“응?”
“그래도 네 두 번째 부인은 나라는 걸 잊지 마.”
“하아- 왜 그 이야기가 안 나오나 했지.”
“큭큭큭큭. 그나저나, 진짜 좋더라.”
“……그래- 확실히 그랬지.”
베르나르두와 우정을 쌓고 지낸 지는 얼추 8년이 되었고, 같은 팀에서 함께 축구를 한 햇수는 5년 정도 된다. 그리고 그동안, 우린 피치에서 눈빛만으로 대화하는 사이가 되었다.
내가 풀백으로 뛸 땐 같은 라인에서 뛰건 아니면 반대 라인에서 뛰건, 이 친구만큼은 늘 연결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제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느낀 감정은 기존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과거에도 분명 나는 미드필드나 공격수로 뛴 적이 있었는데,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앞으로 공격수로만 뛰게 된다는 사실 때문에, 감정이 조금 다르게 전해진 것 같다.
커뮤니티 실드 결승골이 되어 버린 득점 장면이 있기 전, 베르나르두는 내가 틀림없이 조 고메즈의 앞으로 쇄도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각도가 부족한 안쪽으로 드리블 방향을 잡은 것이었고, 나를 발견한 순간 짜릿함이 밀려왔다고도 했다.
“확실히 네가 가까이 있어서 재미는 있더라.”
“응. 앞으로 즐겁겠어.”
“그렇고말고. 그런 의미에서.”
“이거 하나 먹어도 돼?”
“에-이!! 내 음식을 집어 가지 말랬잖아!!”
“큭큭큭큭.”
티격태격하는 베르나르두와 나의 모습은 변함이 없지만, 몇 개월 사이 클럽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2000년대 시티의 상징이었던 비니가 클럽을 떠났고, 델피 역시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에버튼 FC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팀은 새로운 주장으로 다비드를 임명했고, 다비드는 나와 케빈에게 부주장직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본래는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내가 맡지 않으면 자신 역시 고사할 거란 케빈의 협박 아닌 협박에 못 이겨 이번 시즌 시티의 부주장이 되는 것을 받아들였다.
다비드가 많이 노력한 덕분인지, 다행히도 비니의 빈자리가 크게 드러나진 않고 있다.
모두가 애써 힘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비 카운티에서 임대되어 온 저 남자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스콧 카슨(Scott Carson).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2003년 리즈 유나이티드 FC에서 데뷔했고, 이후 현재까지 18년 동안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2007년엔 잉글랜드 대표로 발탁된 후 A매치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골키퍼로서의 기량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 정도지만, 저 남자의 진가는 피치 밖에서 발휘된다.
“잭을 좀 봐.”
“그래- 요즘 종일 붙어 다니고 있어.”
“부자지간처럼 보일 정도지 않아?”
“스콧도 아끼는 것 같더라.”
스콧 카슨은 펩과 치키가 오랜 기간 지켜본 선수다. 프리미어리그도 아닌 챔피언십 소속. 그것도 1985년생인 남자를 2년 가까이 관찰했다.
펩은 스콧과 만난 자리에서 코치 연수를 제안했고, 지금은 사실상 플레잉 코치로서 팀과 동행 중이다.
마치, 브랜든 애쉬튼을 연상케 한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렇잖아. 다들 스콧을 좋아해. 꼭 브랜든처럼.”
“그거 맞는 말이네.”
“그렇지?”
“응.”
스콧이 팀에 온 후 확실히 훈련 분위기가 몇 배나 밝아졌다. 저 남자는 훈련장에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모두를 웃게 만들어 준다.
개인적으론 배울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하여, 친하게 지내 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제 나의 시선은 로드리에게로 향한다.
저 녀석도 상당한 괴짜다.
일단, 기본적으로 짠돌이다.
짠 내 나는 삶을 살기론 여기 베르나르두도 만만치 않지만, 저 친구는 약간 차원을 달리한다.
라 리가 초기에는 프로로 넉넉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소형 경차를 타고 훈련장에 출퇴근했고, 아틀레티코 이적 뒤에도 Opel Corsa라는 저렴한 빨간색 경차를 애마로 사용했다.
입고 다니는 옷과 들고 다니는 가방은 전부 스폰서의 협찬이었고, 들고 다니는 구찌 클러치도 아틀레티코 시절 그리즈만이 생일선물로 준 것이었다.
듣자 하니 벌어들이는 돈은 전부 어머니에게 가고 있으며, 본인은 아직도 용돈을 받고 다닌다고 한다.
비상용으로 카드를 들고 다니긴 하지만, 사용 금액은 1년에 천 유로를 넘지 않았다. 몸에 타투도 하나 없고, 훈련장과 집 이외의 장소로도 어지간해서는 가지 않는다.
펩이 왜 저 남자를 칭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또 여기.
짠돌이 하나 추가.
[형. 이제 집에 가?] [어- 그래야지.] [그럼 같이 타고 가도 돼?] [되는데. 네 차는?] [오늘 안 들고 왔어.] [진짜? 출근은?] [택시 탔지. 요 앞까지.] [야. 너는 진짜…….] [??]민재는 소튼에서 뛸 때부터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본인의 말론 한국과 차선이 반대라 사고라도 날까 무서워 택시나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했다.
얼핏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오죽하면 소튼의 감독 마크 휴즈가 운전 선생님을 직접 고용해 줄 테니 운전을 배우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팬들은 그런 민재의 소탈한 모습을 사랑했고. 졸지에 이 친구는 은골로 캉테와 함께 ‘검소한 프리미어리그 스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
스타(Star).
난 지금 민재를 스타라고 했다.
지난 시즌 모든 것이 엉망이었던 소튼에서, 민재는 유일하게 팬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선수였다.
마크 휴즈가 경질되고 랄프 하센휘틀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고,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36경기에 선발로만 출전해 소튼 선수 중 최고 평점을 받았다.
몇 번이나 미디어가 선정한 [‘가장 과소평가 받는 선수’] 리스트에 포함되었고, 시즌이 종료된 후 소튼은 민재의 영입을 위해 2천만 유로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은 그걸 거부했다.
오히려, 새 계약을 제안했다.
민재는 2023년까지 시티와 동행하게 되었고, 프리시즌 때도 4경기에 출전하여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 줬다.
“그럼 내일 봐.”
“응. 내일 봐.”
클럽하우스에 좀 더 남겠다는 베르나르두와 인사를 나눈 후, 나는 민재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현재 민재는 맨체스터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서 생활 중인데, 클럽하우스에서 차로 10분이면 가는 거리다. 참고로 아까 이야기한 차는 내가 사 준 것이다.
[야, 운전 배워라, 진짜.] [이젠 그래야지.] [퍽이나?] [아니, 진짜로. 이젠 계속 여기에 있을 거니까.] [이여~ 자신감 뭐야~?]짓궂게 놀리고 있긴 하지만, 난 민재가 시티의 세 번째 센터백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거라 보고 있다.
본래 그 자리는 니코의 것이었지만, 지난 시즌부터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기량 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중이었다.
비니가 벨기에로 돌아가지만 않았어도, 시티는 니코를 향한 영입 제안을 전부 받아들였을 거다.
[어? 키런이다.] [그러네. 쟤 뭐 하냐?] [나도 몰라.]빠?앙!
“!!!!”
허리를 굽히고 열심히 트렁크를 뒤지던 트리피어가 내가 울린 경적에 깜짝 놀라 허리를 돌렸다.
“뭐 하고 있어?”
“아, 뭘 좀 찾는다고. 퇴근하는 거야?”
“응. 여기 이 녀석 데리고.”
“하하. 그래. 내일 봐.”
위이이잉-
이번 시즌 팀에 새롭게 합류한 마지막 선수인 키런은 성실한 친구다. 조용한 열정가라는 설명이 딱 적합한 녀석으로, 매일 따로 킥 훈련을 하고 집에 갔다.
지금도 개인 훈련 용품을 찾는 것 같았는데, 단 하루도 개인 훈련을 빼놓지 않는 친구는 키런이 유일하다.
“…….”
매년 여름이 되면 유럽의 축구 클럽 대부분은 0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한다. 나 역시 몇 번이나 0에서 시작해 봤고, 그것이 더는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게 되어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1년을 쉬다 온 지금, 나는 이맘때 찾아오는 출발이라는 녀석을 조금 다르게 느끼고 있다.
이건 새로운 출발이 아닌 도전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한 도전.
‘할 수 있어.’
민재의 집으로 향하는 길, 나는 녀석이 걸어오는 대화에 집중하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