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98)
965화 re – Pair
2019년 1월 11일. 08023 바르셀로나, 스페인. 알폰소 코민 프라자, 5. 퀴론살루드 바르셀로나 병원.
약 보름 동안의 맨체스터 일정을 마친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는 오늘 뮌헨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는 그 전에 바르셀로나의 퀴론살루드를 들렀다.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왜 자네가 먼저였지?”
“큭큭큭큭. 역시 그 말을 하는군.”
“진심으로 하는 말일세.”
“쿡쿡. 그렇겠지.”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라몬 쿠가트가 자신이 먼저 거론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시한다.
예상했던 그대로인지라 뮐러-볼파르트는 웃음을 터뜨렸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은 라몬 쿠가트가 테이블 위에 있던 차트를 집어 들었다.
“깨끗하군. 염증은 보이지 않아.”
“좋은 징조지.”
“그래. 이 정도의 부상이라면 염증이 날 법도 한데 놀랍도록 깨끗하군. 전부터 느꼈지만, 이 친구는 타고났어. 강인한 육체를 말이야.”
“그래. 남다른 수준이지.”
지난 김다온의 부상은 뼈와 물렁뼈를 포함, 인대와 신경조직의 80%가량이 찢겨 나가는 엄청난 것이었다. 수술에 성공하더라도, 발목의 모양이 기존과 달라질 수도 있었다.
이는 신체 균형의 붕괴를 의미했고, 신체 능력의 저하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다.
깁스를 푼 이후, 라몬 쿠가트가 공을 들여 김다온의 발목 형태를 촬영했던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봤나? 완전히 똑같더군.”
“그래. 외형적으로도 또 그 안도 전과 다름없어.”
현재 김다온의 왼쪽 발목은 부상 이전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휘어짐이라든가 0.5~1.0cm가량 발목 길이가 짧아지는 부분 역시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라몬 쿠가트의 수술 솜씨가 훌륭했다는 것을 의미했지만, 내부마저 멀쩡하단 것은 전적으로 김다온의 회복력 덕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회복 중인 김다온의 발목에는 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 정도 수준의 골절이라면 건염을 한두 차례 정도 겪을 법도 하건만, 부상 부위는 놀랍도록 깨끗했다.
이것 때문에 환상통을 훨씬 더 쉽게 발견했던 것도 있다. 만약 염증이 있었다면, 최초 치료 방향을 잘못 정하고 나아갔을 가능성이 컸다.
잘못 내디뎌진 첫발은 재활 기간을 늘렸을 거고, 환상통을 떨쳐 내는 일 역시 더욱 힘들었을 거다.
‘역시, 선택을 받았다는 건가?’
수많은 일류 스포츠 선수들을 진찰해 오며, 라몬 쿠가트는 타고난 부분이 그들의 활약에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어떠한 이들은 특정한 종목에 필요한 재능을 몽땅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부러울 정도의 신체야.”
“상위 0.1%지.”
“아니.”
“?”
“이 정도면 75억분의 1이라고 해도 믿겠어.”
“Der einzige라는 말이로군.”
“Uno y solo. 그리고 여긴 내 사무실일세. 듣기 거북한 독일어는 저 밖에서나 하도록.”
“큭큭큭큭.”
Der einzige.
Uno y Solo.
두 가지 모두 유일함(One and Only)을 뜻하는 문장이다. 재활 과정에서 지켜보고 있는 회복력만을 놓고 본다면, 김다온은 초(超)인류로 분류해도 충분했다.
“환상통은 좀 어떤가?”
“본인이 인지한 뒤로는 많이 좋아졌다고 보네. 물론 통증의 원인이 물리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만큼 장담은 할 수 없어. 환자 본인이 참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의 성격이라면······.”
“그래. 틀림없이 그렇겠지.”
“······.”
낫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일수록, 환상통을 견디려는 경향은 강해진다. 그것은 좋은 시도지만, 어디까지나 운동선수가 아닐 때 해당하는 말이다.
인내는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단순히 고통을 견디는 것 외에도 많은 스트레스와 맞서 싸워야 하는 빅리그의 축구 선수라면, 그것은 골절이나 환상통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계기가 필요하군.”
“그래. 그렇지.”
“어떤?”
“나도 모르겠네. 그렇지만.”
“?”
“어디에 희망을 걸어 봐야 하는지는 알고 있네.”
“희망이라고?”
의아해하는 라몬 쿠가트를 보며 미소를 짓는 뮐러-볼파르트. 느긋한 태도가 되어 의자에 몸을 파묻는 그는 현재, 발롱도르 시상식에 이어 라몬 쿠가트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는 작은 승리감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향하는 뮐러-볼파르트의 눈엔, 대회 준비에 열심일 이들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 듯했다.
‘아이들은 늘 놀라운 존재인 법이지.’
Team CFG.
그곳에 속한 아이들이 김다온의 재활 성공 여부를 손에 쥐고 있는 열쇠들이다.
***
【같은 시각】 버튼-온-트렌트 DE13 9PD, 잉글랜드. 니드우드, 뉴보로 로드. 힐튼 앳 세인트조지 파크, 버튼 어폰 트렌트(Hilton at St George’s Park, Burton Upon Trent. Newborough Road, Needwood, Burton-on-Trent DE13 9PD, England).
지난 5일부터 진행되었던 ‘The Manchester Youth Cup’도 본격적인 상위 리그 진행을 앞두고 있다.
두 개의 맨체스터 클럽을 제외한 14개의 참가팀이 먼저 8개의 탈락팀을 가려냈고, 내일부터는 8강 토너먼트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IFG를 포함, 최근 맨체스터 시티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부족한 15세 이하 선수들의 대회 유치에 공을 들였는데, 이는 FA 내에서도 크게 환영받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법.
폴 베스트는 불만이 많다.
“그는 라이선스가 없습니다!”
“······.”
“라이선스가 없는 남자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요! 그것도 비(非) 잉글랜드인이 말입니다! 잉글랜드 축구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와 김다온의 처벌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폴 베스트를 보며, FA의 부회장인 J.D 피어스(J.D Pears)가 길게 한숨을 내뱉는다.
폴 베스트는 종종 유능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시끄럽고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남자였다.
이를 생각하면 해고를 하는 게 옳았지만, 폴 베스트의 부친이 잉글랜드 FA의 회장이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자와 친분이 깊었다.
그래서 J.D 피어스는 폴 베스트를 한직으로 보내어 불만 가득한 성향을 최대한 멀리에 두는 한편, 귀찮아질 수 있는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했다.
한데, 폴 베스트가 모처럼 좋은 먹잇감을 포착하고 말았다. 그의 목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다.
“즉각 조치하지 않으면, 아버지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나이젤 백작에게 말인가?”
“그래야 한다면 말이죠.”
“후우~”
골치 아프다는 얼굴이 된 J.D 피어스가 한쪽에 앉아 있던 남성에게 시선을 가져간다.
“어떻게 생각하나?”
골칫덩어리인 폴 베스트와는 다르게, 퍼거스 윌모트는 FA 관계자들의 총애를 받는 남자였다.
그의 할아버지인 윈스턴 윌모트(Winston Wilmot)는 FA에 막대한 이바지를 한 인물이고, 부친인 프레드릭 윌모트(Frederic Wilmot)도 얼마 전까지 FA의 임원이었다.
갑작스러운 병으로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는데,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퍼거스 윌모트는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는 CAR(County Association Representatives)이었고, 내후년쯤 고위직책으로 가기 전 최종 단계인 DR(Divisional Representatives)로 승진시킬 생각이었다.
케임브리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엘리트인 데다가, 성격 역시도 훌륭하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
“봤지? 아무 문제 없다는군,”
간단히 아무 일도 아니라고 답하는 퍼거스 윌모트를 외면한 폴 베스트가 예상했다는 듯 덤덤히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말을 해야 할 것 같군요.”
“Come on, Paul.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게나.”
“복잡하게 만드는 건 부회장님입니다.”
“겨우 친선 경기지 않은가. 우리 FA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동네에서 펼치는 경기 같은 거야. 게다가 들어오는 수입은 전부 지역을 위해 기부하기로 하지 않았나? 게다가 아이들은 기회도 잡을 수 있어. 돌 하나로 두 마리의 새를 잡는 셈이야.”
“저는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럼.”
쿵-
냉담한 태도로 돌아선 폴 베스트가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쉰 JD 피어스가 머리를 긁적였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제 탓인 것 같군요.”
“그날이 계기였던 거로군.”
“네. 다온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라 제가 너무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폴에게 먹잇감을 던져 주는 행동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이에나 같은 남자야. 자네도 앞으로 주의하게.”
“그러겠습니다. 그리고.”
“응?”
“베스트 부자의 일은 제게 맡겨 주시죠.”
“자네에게 말인가?”
“네.”
귀찮은 일을 떠맡아 주겠다고 자처하는 것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자신이 나선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단속할 수 있다. 그런데 괜히 윌모트에게 맡겨, 별것 아닌 일을 또 하나의 골칫거리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굳이 폴 베스트의 문제가 아니라도, FA에는 문젯거리가 산재해 있다.
모든 곳이 마찬가지겠지만, 잉글랜드 FA 역시 커다란 정치판이다. 실제 FA에는 수많은 귀족이 있고, 그들은 나름의 자존심을 앞세워 세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윌리엄 왕자라는 강력한 존재가 그것을 어느 정도 억제해 주곤 있지만, 어떻게든 실적을 올리려는 이들은 종종 무모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지금 폴 베스트가 하는 일처럼 말이다.
그는 최근 큰 망신을 당했다.
도어셋(Dorset) 지역을 관리하는 쉐인 휘틀(Shane Whittel)의 자리를 노리고 스캔들을 만들려고 하다, 오히려 본인의 매춘 사실이 들통나 버렸다.
베스트 가문이 나서서 간신히 기사화되는 것을 막았지만, FA는 또 한 번의 망신을 당할 뻔했다.
물론 잉글랜드인들에게 있어, FA의 스캔들은 어지간한 것이 아니고서야 가십거리도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말했듯 잉글랜드의 FA는 정치판이었고, 대중들은 관심이 없더라도 관리직책을 노리는 이들에겐 물어뜯기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퍼거스, 내가 자넬 얼마나 아끼는지 알고 있나?”
“물론입니다.”
“자네가 굳이 그런 더러운 바퀴벌레와 어울리지 않게 하려는 것도?”
“네. 그래서.”
“응?”
“그래서 더 이번 일을 맡고 싶습니다. 언젠가, 이 단체를 이끌 분이시니까요. 손에 불필요한 더러운 것을 묻히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게 맡겨 주시죠. 폴 베스트는 추락할 겁니다.”
“······알겠네. 믿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언젠가 잉글랜드 FA 협회장 자리를 노리는 J.D 피어스였기에, 심복처럼 구는 퍼거스 윌모트는 믿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폴 베스트의 문제를 처리하게끔 하여 퍼거스 윌모트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결심했다.
“저는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그럼.”
“부탁하네.”
“네.”
퍼거스 윌모트가 FA 부회장실을 빠져나가고, 홀로 남게 된 J.D 피어스는 피식하며 조금 전의 대화를 떠올렸다.
‘훌륭한 기물이로군.’
더러운 일을 대신하겠다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은, 에너지를 조금 더 생산적인 곳에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퍼거스 윌모트는 한편으론 견제해야 하는 대상이다.
너무나도 유능하여 잠재적으로 자신의 자리조차 위협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나서서 궂은일을 도맡겠다고 하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네, 마담. 일은 예정대로 진행 중입니다.”
– ······.
“네. 폴 베스트는 이걸로 몰락할 겁니다. 그리고 J.D 피어스는 제가 온전히 그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죠. 네. 네. 그렇습니다. 모든 건 계획대로 흐를 겁니다. 네. 그리고 다온의 문제라면, 누구도 그에게 손도 댈 수 없을 겁니다. 네. 그럼. 다음에 또 연락을 드리죠.”
-딸깍-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판에 존재해 온 유일한 규칙. 그것은 바로 이곳엔 영원한 친구도 또 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의심해 봐야 한다.
퍼거스 윌모트는 애초부터 J.D 피어스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폴 베스트가 김다온의 문제를 거론할 거로 예상하고 그와 함께 Team CFG 훈련 장소를 찾았다.
이를 통해 퍼거스 윌모트는 그가 마담이라고 부른 여성을 윌리엄 왕자에 이은 차기 FA 협회장으로 앉힐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불쌍한 인간.’
J.D 피어스가 앉아 있는 자리를 차지할 속셈이었다. 그는 자신을 내후년 DR로 임명하려고 하지만, 퍼거스 윌모트는 인내심이 그렇게까지는 없었다.
그는 곧바로 도약할 생각이다.
마치.
‘다온처럼 말이야.’
조금 전 사무실에서 했던 이야기 중, 진실은 김다온과 관련된 것뿐이다. 퍼거스 윌모트는 김다온의 열렬한 추종자였고, 폴 베스트가 그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이뤄질 것이다.
퍼거스 윌모트는 그런 남자다.
“이봐, 애덤. 궂은일이야.”
조금 전 마담이라 부른 여성과 자신. 그리고 김다온을 위해, 퍼거스 윌모트는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
※ 2019 The Manchester Youth Cup
-> 최종 토너먼트 대진
-> *는 비(非) 프로팀
맨체스터 시티 VS 볼턴 원더러스
리즈 유나이티드 VS FFE*
리버풀 VS 블랙번
맨유 VS 블랙풀
***
2019년 1월 12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아카데미 스타디움.
.경기 시작 05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볼턴 원더러스
&Match-Up`s Best Eleven
&Tactics : 4-4-2 Diamond
GK ? 벤자민 잭슨
RB ? 트리스탄 화이트
CB ? 칼 해밀튼
CB ? 크리스토퍼 디넘
LB ? 로버트 킨
DM ? 이프티카르 아프잘
RCM ? 아미르 후세인
LCM ? 무하마드 살림
AM ? 앨런 드레이크
SS ? 김선우
ST ? 숀 콜린스
.
.
지난 3주 동안, Team CFG는 한층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섰다. 시티의 U-15 팀과 다섯 번 맞붙어 2승 3패를 기록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
U-13 팀과는 아예 상대되지 않아 따로 스파링 상대를 구해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인데, 다행히도 앤드류도 우리가 가장 좋은 파트너임을 인정했다.
앤드류 버터리(Andrew Buttery)는 U-15팀의 감독으로, 지난 11월 말부터 새롭게 부임했다.
전임과는 다르게 부지런하고 성실했으며, 자주 Team CFG를 찾아 미래 함께할 선수들과 친분을 쌓았다.
오늘도 역시 그는 경기장에 와 있다.
“부지런한데요? 듣자 하니 훈련 일정까지 바꿨다면서요?”
“하하. 네. 이 재미있는 것을 놓칠 수는 없죠.”
“기대해도 좋아요.”
“오-!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정말 열심히 훈련했거든요.”
이것이 괜한 자신감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앤드류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발 명단이 조금 재미있네요.”
“처음부터 전부 보여 줄 수는 없으니까요.”
“저들에게 말인 거죠?”
“넵.”
IFG에 이어, 이번 The Manchester Youth Cup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때도 말했지만, 이런 대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특히 잉글랜드의 유스 시스템은 홀수로 짜여 있어, 짝수인 아이들은 경기를 뛸 기회가 조금 부족한 편이었다.
감독들이 해당하는 부분을 신경 써서 가능한 한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해 주곤 있지만, 14세 아이들이 주축이 된 시합은 IFG와 이번 대회가 유일하다.
물론 14세만으로는 팀을 충분히 구성할 수 없기에, 13살이나 그 이하의 아이들을 끼워 넣고 있다.
이 또한 13세 아이들에겐 한 단계 더 높은 곳에 올라섰을 때의 느낌을 간접 체험할 수 있어 좋은 일이다.
그래서 저렇게 관심이 뜨거운 거다.
관중석 한쪽.
한눈에 보기에도 관계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약간 거리를 멀리하여 앉아 있다.
“좋아요, 다온. 하나만 묻죠.”
“응?”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뭐죠?”
“······.”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앤드류의 입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것에 대답하려고 할 때, 노랫소리가 들려오며 아이들의 입장이 시작됐다.
나는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보냈고, 아이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기 위해 얼른 발을 옮겨 테크니컬 에어리어 쪽으로 움직였다.
“Aight, Boys-!! Having Fun!!”
손뼉을 힘차게 두들겨가며 몇 번이나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 후, 난 다시 앤드류의 앞으로 걸어왔다.
“좋아요, 앤드류. 질문이 뭐였죠?”
“하하. 이미 답한 것 같은데요.”
“Come on, Andrew. 그래도 다시 해 봐요.”
“······.”
앤드류는 조금 전 내가 한 이야기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내 고집에 어울려 주었고, 내게 다시 아까의 질문을 던져 왔다.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뭐죠?”
“하하.”
최근 내가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해 온 것.
그것은 바로.
“Let`s enjoy the Football.”
“정답입니다.”
손바닥을 부딪치며 즐거워하는 앤드류를 만족스럽게 한, 축구를 즐겨 보자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즐거운 축구 시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