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14)
〈 314화 〉 314 객잔의 전통이에요
* * *
1.
본선경기.
마침내 그 정체가 밝혀졌다.
“여러분은 각자 자신들의 객잔에서 근무하는 숙수들로, 3다각(45분) 이내에 주문받은 음식을 내어주고 손님들의 호평을 받아야 합니다.”
“손님이라면 혹시 일반 관중들인가요?”
“아쉽게도 그건 안전상의 문제로 기각되었습니다. 아직 먹고 싶은 음식이 많은 관중여러분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겠네요.”
메인MC 방지철의 너스레에 뒤따르는 관중들의 야유.
그렇게 먹고도 더 먹을 수 있다면 그건 푸드파이터나 먹방 스트리머를 해야지, 절대로 평범한 일반인에 머무를 위장이 아니다.
“자, 그럼 무림풍 객잔 22팀의 영업을 개시~ 하겠~ 습니다~~!!”
밤하늘을 가득 수놓는 축포.
형형색색의 불꽃놀이를 보며 우지우가 슬쩍 이해찬에게 물었다.
“폭죽도 협찬목록에 들어있어요?”
“준다니까 받기는 했는데 저것도 엄청 많이 남았어요. 아마 집에 갈 때 관중들한테 한 개씩 나눠줘도 될 정도?”
그럼 그렇지.
어쩐지 하늘에서 터진 축포가 기업로고로 변신을 하더라니.
오늘 협찬을 한 조리대, 조리 도구, 식재료, 배달업체 음식 등을 모두 합쳐도 저 폭죽 하나에 전부 발리겠다고 생각하는 우지우.
협찬사 담당자들이 알게 되거든 뒷목 잡을 생각을 하며 찻잔을 들었다.
그리고는 객잔에 입장하는 본선무대 손님들을 보고 찻물을 뿜을 뻔했다.
“커헉! 콜록, 콜록.”
“왜, 왜 그러십니까!”
“설마 차에 독이 든 건가?!”
이해찬이 급히 찻잔을 바닥에 던졌다.
“독이다! 당장 찻잔을 버려!”
쨍그랑! 쨍그랑!
급히 찻잔을 던지는 심사위원들!
혹시나 몰라 아예 테이블 위의 식기들을 모조리 쓸어서 바닥에 내던지는 심사위원까지 등장!
아니ㅋㅋㅋㅋ
개판났네
참가자들보다 다급한 심사위원석
“잠깐, 독이 위로 올라올지도 모른다! 모두 코를 가려!”
엄길동의왼쪽다리가 코를 가리며 하는 말에 숫제 심사위원석은 생화학테러로부터 살아남으려는 화생방 상황을 방불토록 했다.
“우지우 위원의 상태는 어떤가!”
“우지우 씨, 괜찮습니까?”
‘아니, 그냥 체한 거였는데…’
그냥 체한 거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분위기에 커져버린 상황!
우지우는 고심 끝에 점핑레빗에서 도망칠 때나 사용하던 신기를 발휘했다.
꼬르륵
“거, 거품을 물었어!!”
“독살이 틀림없어!!”
“힐러 불러!! 큐어포이즌!! 빨리!!”
대회의 관심사가 심사위원석으로 쏠리며 관중들은 잠시 객잔상황을 잊고 말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객잔에서는 심사위원석보다 더 커더란 혼란의 전조가 싹트고 있었다.
2.
객잔 칼부림과 난동을 각오했던 313번 팀에게는 다행히도 객잔에 들이닥치는 이들은 그리 험악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이보게 점소이, 까르보나라 한 사발 말아 주시게.”
“하잇! 와카리마싯타!”
“유정아, 왜 일본어로 대답을 해?”
“히히, 이러면 더 재밌을 거 같아서요. 철봉오빠는 안 노리세요? 특별수상내역 중에 요리 못해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개그맨상!”
“그러다가 무틀딱 어르신들한테 검집으로 두들겨 맞아도 난 모른다?”
“힝. 그럼 일본어 안할래요.”
까르보나라 같은 돌발메뉴부터 시작해서 어항육사, 동파육, 면면편 같은 정통무림음식에 곁들여 마실 술도 함께 주문하는 손님들!
“3번 자리 어항육사 하나, 춘권아 둘!”
“7번 자리 면면편 셋, 동파육 하나, 청주 한 병!”
유정이 받은 주문을 조철봉이 모아서 크게 복명하고 김미애와 도광기가 인금수의 지시 아래에 빠르게 요리를 만들어나간다.
안정적으로 주문을 소화하는 페이스가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퍽 나쁘지 않았다.
우르르르!
돌연 객잔에 들이닥치는 흑색무복 일색의 흑의종군 조직원들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우왓, 무서워…”
“유정아, 가서 주문은 받아야지.”
“주, 주문 도와드릴게요.”
부쩍 적막해진 객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대장격의 흑의인이 낮고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소면 20그릇.”
각양각색의 메뉴가 다 튀어나왔던 앞선 손님들과 달리, 선택의 자유 따위는 없는 흑의인들의 20인 전원 제일 싸구려 음식으로 메뉴통일!
외우기 쉬운 주문에 유정은 신이 나서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으로 달려갔다.
“4인석 2개, 2인석 6개, 흑의인 20분 전부 합해서 소면 20그릇이요!”
“어? 안 돼! 주문 못 받는다고 해.”
“셰프아저씨, 왜요?”
“앞에서 까르보나라 같은 이상한 메뉴가 많아서 면이 다 떨어졌어!”
“어떡해…… 저분들 조금 무서운데.”
이유정이 울상을 지으며 흑의인들을 찾아갔다.
“오늘 저희 객잔에서 면류요리가 많이 팔리는 바람에 소면은 만들어드릴 수가 없대요. 정말 죄송한데 다른 걸로 주문하실 수 없을까요?”
“그럼 다른 손님들을 쫓아내면 되겠군.”
“뭐라고? 이 시건방진 흑도 녀석들이. 감히 백도방파의 영역에서 백주대낮에 시비를 걸어?”
“해볼 테냐.”
“개폼 잡지 말고 덤벼!”
채채챙!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망토를 벗고 검을 뽑아드는 선객들.
이에 질새라 흑의인들도 마주 망토를 벗어던지고 검을 뽑았다.
망토를 벗어던진 선객들의 팔뚝에는 해남파관계자라고 적힌 완장이, 흑의인들의 팔뚝에는 흑의종군 관계자라고 적힌 완장이 채워져 있으니.
양립할 수 없는 두 집단이 대치했음이 누가 보더라도 명백했다.
“엄마야!”
“유정아, 일로 와!”
걷어차인 손님이 테이블을 부수며 나가떨어지고 내리친 검에 의자가 쪼개지는 난장판!
엉금엉금 기어서 접근한 조철봉이 냅다 여고생 유정이를 데리고 주방까지 피신했다.
요리를 하던 세 사람마저 혼비백산해서는 하던 요리도 멈추고 어쩔 줄 몰라 했다.
“이, 이걸 어쩌죠?”
“셰프선생님, 식당에서는 이럴 때 어쩌세요?!”
“어쩌긴! 당장 경찰에 신고하고 해코지 안 당하게 주방 문 잠가야지.”
“아휴, 그럼 저 꼴을 보고만 있을 거예요?! 여기 경찰이 어디 있다고 그러세요. 우리가 막든 도망치든 알아서 해야지. 각성자 총각은 어때?”
“튑시다.”
“…….”
“남의 칼싸움에 끼어들면 눈먼 칼 맞고 쓰러지기 딱 좋습니다.”
팀의 유일한 칼잡이이자 각성자인 도광기가 그리 말하는데 객기를 부릴 이는 없었다.
그들은 아직 몰랐지만 사실 그것이 정답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팀들은 도광기처럼 재빨리 도주를 외친 이가 없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와, 진짜 잘싸우신다.”
“응? 잠깐만. 저거 의자 여기로 날아오는…”
쾅!
“61번조 최승길 참가자, 탈락!”
“어, 어어…? 저, 저 아직 멀쩡해요!”
“보호막에 치명적인 피해가 감지되어 사망판정을 받았습니다!”
흑의종군 간부가 건 보호막에 일정량의 데미지가 들어오면 내려지는 사망 및 탈락 판정!
“아아, 이럴 수가! 99번조, 조원들이 도망쳤는데도 조장이 혼자 주방을 지키고 있습니다! 기름병이 깨지고 불이 붙는데도 멈추질 않아요!!”
“내 사전에 포기란 없다! 근성으로 버틴다! 진정한 요리사라면 정신력으로 버틴다! 요리가 완성되는 그 순간까지 주방을 떠날 수는 없어!!”
“엄청난 열정입니다! 하지만 진짜로 주방에 화재가 났어요!! 벽과 천장에 불이 붙고 대들보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저세상 요리사
진짜 저세상 가시겠다ㅁㅊ
와
대박
대들보 떨어지는 걸 팔뚝으로 막고 한 손으로 웍을 돌리네
개간지다ㄹㅇ
상남자식 요리법
ㅇㅈ
불타는 화염숙수좌
인기상은 이분 드려야겠다
뜨거운 열정의 대가는 보호막에 들어온 화상데미지와 사망판정 및 탈락!
인기상 입상을 목표로 한다면 간지 나게 주방을 지키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대피를 해야 했다.
요리타임과 대피타임이 따로 있는 대회!
“당했다! 요리를 하다 말고 중간에 나왔으니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때, 바로 요리를 이어서 할 수 있어야 해!!”
인금수는 필사적으로 요리들의 위치와 남은 조리과정, 완성할 수 있는 메뉴들을 떠올렸다.
질보다 양이 중시되는 무림숙수의 세계.
하나라도 더 많은 메뉴를 완성하는 것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 틀림없다!
“칼질이 멈췄다!”
“대치를 하고 있어요!”
“지금이다! 주방으로 다시 뛰어!!”
인금수 팀을 비롯한 남은 팀들이 전투가 소강상태인 틈을 타서 주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래서 우리 어느 쪽 메뉴로 만들어요?”
“어느 쪽? 그야 당연히 먼저 들어온 주문부터 해야지.”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자취경력 10년차 조철봉이 의견을 제시했다.
“저기도 싸움에서 탈락한 양쪽 손님들이 퇴장하고 있는데 퇴장한 테이블의 요리는 굳이 안 해도 되잖아요.”
“아닛, 그런 변수가?!”
“게다가 잘하면 한쪽 손님들이 전부 탈락하고 남은 한쪽 손님들의 요리만 하면 되지 않을까요?”
전투의 양상에 따라 내놓아야 할 요리가 달라지는 객잔상황!
요리하는 입장에서는 뭐 이딴 골때리는 상황이 다 있나 싶지만, 여긴 그런 대회였다.
“이것이 무림숙수! 여러분이 선택한 대회!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과 그걸 입으로 말하며 약 올리는 건 경우가 다르다. 신이 난 방지철 MC를 보는 시선들이 곱질 않았다.
‘메인MC녀석 싸대기 마렵네.’
‘한대만 때리고 싶다 진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