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22)
〈 422화 〉 422 민담에 없는 전승이래요
* * *
1.
정령에너지로 영자기관을 형성했을 적에는 최대한 자궁문신의 색기와 거리를 벌렸다.
복수의 영자기관이 서로 공명하여 힘이 해방된다면 욕망을 억누르기가 힘들어질 테니까.
같은 이유로 이번 영자기관은 머리 근처에는 둘 수 없었다.
‘정령에너지와 요기가 감응하여 함께 움직이거든 앞으로는 구름과 태양의 기운을 운용하는 일에도 제약이 걸려요.’
그렇다고 땅과 맞닿은 발에 영자기관을 형성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매번 지면과 접촉하는 부위에 영자기관처럼 예민한 부위를 형성했다가는 감각이 혹사되어 작게는 충혈부터 크게는 영자기관 파손의 우려까지 있다.
안전을 도모하자면 자궁문신과 뿔의 사이가 좋다.
‘기존의 신체기관을 대체해서는 곤란해요. 그래서는 요기가 없으면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어나갈 수 없는 진정한 요괴로 전락하니까요.’
자궁문신의 힘을 쓰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고 뿔의 힘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듯이, 있으나 없으나 하는 부위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때, 그녀의 머릿속에 깨달음처럼 떠오르는 화두가 있었다.
천 년의 수양조차도 뒤흔들다니. 네가 인간이 아닌 요괴였다면 그 요사한 수작이 능히 전설로나 전해지던 요괴 구미호에 비견되었을 것이다.
구미호.
이전에는 순간의 영감으로 뿔에 눈을 떴다면.
이번에는 구미호의 꼬리에 눈을 떴다.
‘이거에요.’
[새로운 영자기관이 형성됩니다.] [가 영자기관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줍니다.]정령에너지보다 많은 요기를 능히 담아낼 수 있다.
마침 이곳에는 상공 25000m의 고고도에서 머금던 태양과 구름의 힘에 못지않은 초고밀도의 요기가 집적되어 있지 않은가.
체내의 요기로 길을 트고 외부의 요기로 호응하여 영자기관을 만드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
파아아앗
“으갸걋! 눈이 부시닷!”
“오오오,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거대한 힘이 요동치는구나. 주군께서 새로운 경지에 올라서고 계시다!”
멀리 밑에서 뚜따와 적기사가 외쳤다.
군세가 무릎을 꿇고 병장기를 움켜쥔 채 그 광경을 엄숙히 올려다보았다.
천지개벽.
막대한 요력에 하늘과 땅이 열리니.
필드 전체를 아우르는 요기가 소용돌이를 이루며 꼬리뼈 위로 결집하니, 그 웅장한 빛이 범인의 눈으로는 감당할 수 있는 세기를 넘어섰다.
아아악!!
마크2 안광플래시빔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네ㅅㅂ
그 딸에 그 어미ㅋㅋㅋㅋㅋㅋ
묵언검객을 보려다가 눈이 불탔습니다.
그분을 눈으로 올려다보면 안 돼…
왜 자꾸 신화 속 생물체가 되어가냐고!!
태양을 머금은 구름처럼 밝은 꼬리가 하얀 빛을 띄며 형성되었지만, 한 번 개화한 힘은 꼬리 하나에 그치지 않고 연이어 두 번째 빛을 개화했다.
일미一?.
이미二?.
삼미三?.
걷잡을 수 없이 막대한 요기에 호응하여 점점 늘어나는 꼬리들.
대기중의 요력에 여유가 있음을 인지한 영자기관이 갈수록 더 많은 요기를 끌어들이며 요력 흡수용적이 훨씬 커다란 꼬리를 만들어나갔다.
[천년의 적공이 깨달음의 업을 견디지 못하고 소실되는구나!]어렵사리 모은 힘이 남 좋은 꼴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도깨비왕은 차마 말릴 수 없었다.
요괴왕이 되기를 포기한 그에게는 묵언검객과 대요괴, 둘 중 하나를 택할 길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살아남고자 한다면 묵언검객의 탈각?의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구름성채의 주인이 요기의 제어를 상당부분 포기합니다.] [정당한 업의 계승에 의해 요기와 영자기관의 변환효율이 더욱 급증합니다.]화아아악!
막대한 기운이 뭉쳐 꼬리로 화한 묵언검객.
끝내 활짝 펼쳐진 아홉 개의 눈처럼 새하얀 꼬리에는 요사함보다는 상서로운 신기가 어렸다.
액운??과 길운??.
운수와 연관된 장소의 특성이 호응하고.
불살不?의 저주가 감응하며.
길들인 힘의 속성이 안에서 내조하니.
아홉 개의 꼬리가 각기 다른 힘에 눈을 떴다.
[영자기관 형성에 성공합니다.] [일미 괴력의 꼬리]꽃이 만개하듯이 활짝 펼쳐진 아홉 개의 꼬리.
이제는 보는 이들도 경외하는 마음이 앞섰다.
팍스짓만 하다가 진짜로 퐉스련이 된 거야…?
도깨비왕이 했던 구미호 얘기가 예언이었어!
신통력 실화야?
꼬리 복스럽네
안아줘요
꼬리 이름 상태 보소?
안기러 가면 꼬리에 치여서 숨질 듯
뿔도 달려 꼬리도 달려 이게 어딜 봐서 사람이야
용도 아닌데?
용도 꼬리는 있어
세상에 무슨 용이 꼬리가 아홉 개나 달렸냐고
구미호마룡
도깨비왕의 밑천을 다 털어먹을 기세로 엄청난 양의 요력을 털어먹은 묵언검객.
복스러운 각성에 모두가 열광하고 있건만, 그녀의 표정은 정작 찝찝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공력이 60 상승합니다.] [공력 : 122]졸지에 공력 두배 이벤트에 당첨된 해응응.
요기를 정화하려고 깨달음을 얻고 영자기관을 만들었는데, 정작 꼬리에 깃든 요력이 본신의 내공보다 더 많아졌다.
단전에 42년 치, 뿔에 20년 치, 꼬리에 60년 치의 공력이 흩어진 상황.
자궁문신에 깃든 봉인된 공력까지 포함하면 더욱 난장판이 따로 없다.
‘오성이 조금이라도 낮았으면 힘을 다루기는커녕 제 힘에 제가 집어삼켜졌겠네요.’
경사는 겹쳐서 찾아온다고 하던가.
요력의 수위가 도저히 절정지경으로 담아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니 무공의 경지마저 상승했다.
[경지레벨 : 초절정(Lv1)] [누적레벨 : 신수(Lv1001)]무림비망록의 상태창은 그녀를 인간으로 정의하지도 않고 숫제 무공을 익힌 신수 취급이다.
영자기관이 뿔 두 개에 꼬리 아홉 개나 달렸으면 신수 취급을 당해도 할 말이야 없다만, 그걸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은 그만큼 심란했다.
살랑
저 저 꼬리 흔드는 꼬라지 봐라
사랑해요…
이렇게 꼬리치면 우리가 좋아해요 더 해줘
해응응 구미호 눈나
최후의 동물애호가는 자기자신이 동물이 되는 것… 역시 묵언검객은 동물애호가들의 친구였어!
더러운 동물애호가놈들이 어딜 감히 구미호검객님께 손을 대려고 들어?
앞으로 시참이벤트에서 눈에 보이는 동물애호가는 일단 죽이고 본다…
이게 맞나…?
님들 이거 암? 꼬리색깔 각도마다 다르게 보임
반짝반짝 영롱하네
응 그래봤자 움직이는 빗자루야
빗자루 맞긴 하지. 인종청소 잘하잖아
그 빗자루였냐고ㅋㅋㅋ
결국 변치 않는 몰살검객
평소에도 표정변화 하나, 손짓 하나에 별에 별 의미를 다 부여하던 시청자들이었지만 이제는 꼬리 한 번만 움직여도 난리가 난다.
뛰어난 안력으로 초를 나누는 공격도 식별하는 그녀조차도 컴마초를 끝없이 늘려도 다 읽기 부족한, 제때 출력조차 되지 않는 채팅세례는 기가 막혔다.
‘영단의 구축에 성공하고 초절정의 경지에 올라서자마자 보는 광경이 눈으로 다 잡아낼 수도 없는 속도의 채팅러쉬라니. 인생무상이 느껴지네요.’
채팅이 아니라 암기나 검이었으면 이만한 경지로도 눈으로 볼 수 없는 공격이 있음이 아닌가.
[묵언검객 님이 프리징을 걸었습니다.] [채팅창이 얼려집니다.]얼려진 채팅을 대신해서 쏟아지는 도네마저 묵언검객 방송 특유의 도네무시방침에 의거하여 알림 하나 없이 묻혀버린다.
모든 소통수단을 틀어막은 그녀가 구미호가 되고 가장 먼저 한 짓이란 무엇인가.
저벅. 저벅.
아홉 개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걷는 걸음.
당당히 도깨비왕을 지나친 그녀가 옥좌에 앉았다.
[묵언검객 님이 필드찬탈을 시도합니다.] [도깨비왕에게 무조건복종을 제안합니다.] [제안이 결렬될 시, 보스전이 개시됩니다.]힘의 우열은 극명해졌다.
그런데도 꼿꼿이 고개를 들고 있을 것인가.
도깨비왕은 고개를 저었다.
대요괴를 피하려다 그보다 더한 구미호가 탄생했다.
그 재주는 비할 괴물도 없다.
지이잉
시험 삼아 위로 든 검지.
그 위로 맺히는 강환이 이제는 힘의 압축에 눌려 타원형을 이루지 않는다.
완벽한 구의 형태로 맺혔다.
그것을 무어라 불러야하는가.
도깨비왕은 알 수 있었다.
[저딴 게 여우구슬?]짐꾼은 까무러치기 직전이었다.
“아니, 허, 남들은 수백 수천 년을 수련을 해도 부족한 선도의 수행을 하루아침에… 어떻게 마니주???가 저런 식으로……”
“마니주는 또 무엇이냐.”
부기걸의 물음에 짐꾼이 답했다.
“소원을 이루는 여우구슬입니다. 소유자에게 액운을 선사하는 여우계의 여의주라고 할 수 있죠.”
“묵언검객에게는 본래부터 용의 기운이 있었을 텐데. 저것을 온전한 여우구슬이라고 할 수 있겠나?”
“여의주든 여우구슬이든 뭐가 다릅니까. 소원을 물리력으로 이루는 미친 요괴가 탄생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민담으로 전해지는 구미호 전승에 맞으면 죽는 여우구슬은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