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32
532화 변칙(3)
프리드리히 2세가 드워프 총수를 어느 정도 소환하는 듯하자, 이신도 석궁병을 계속 추가했다.
좀 더 압박해서 드워프 총수를 더 소환하는 데 마력을 쓰게 할 참이었다.
이신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나중에 그리핀 편대를 운용하기 위하여 석궁병을 소환해야 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2세의 입장에서는 드워프 총수에 마력을 쓰는 게 다량의 대포 확보에 차질을 빚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프리드리히 2세는 드워프 총수를 꾸준히 1명씩 소환해서 벌써 8명이었다.
‘아까처럼 완전히 시야 장악을 당하지 않겠다는 뜻이군.’
1차전의 승리는 1승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바로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할 수 있는 놈인지 프리드리히 2세에게 각인시킨 것.
이신은 이런 구도를 좋아했다.
이러면 상대는 안전하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으니까.
안전한 운영을 택하는 상대는 그만큼 예상외의 변수를 일으키지 않아, 이신이 요리하기 쉬워진다.
e스포츠 사상 가장 공격적인 인류 플레이어인 이신의 성향은 그런 부가적인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1차전에서 크게 데인 탓일까?
프리드리히 2세는 정말 안전하게 운영을 했다.
드워프 총수를 8명까지 소환하여 본진 인근을 철통 수비해 정찰도 못 들어오게 했다.
드워프 총수가 많이 포진한 탓에 콜럼버스도 감히 정찰을 시도할 수가 없었다.
빠른 발도 블링크도 원거리 공격 수단인 총 앞에서는 빛이 바랬다.
거기다가 드워프 관측병도 출현했다.
정찰 및 시야 장악에서 밀리지 않기 위하여 신경 쓴 기색이 보였다.
그만큼 이신이 어떤 수단으로 공격해올지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앞마당 앞에도 방어시설이 건설된 프리드리히 2세의 태도를 보며 이신은 만족감이 들었다.
‘좀 더 부유하게 운영해도 되겠군.’
상대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 틈을 타서 이신은 과감하게 확장을 하기로 했다.
앞마당에 이어 6시 지역에도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한 이신.
6시가 구축되면 총 3곳에서 마력을 채집하며 이신을 부유하게 만들어줄 터였다.
그러면서 그리핀 목장을 건설하고 그리핀 소환도 시작했다.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가나 싶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프리드리히 2세가 갑자기 병력을 모두 이끌고 뛰쳐나왔다.
안전 지향적이었던 지금까지의 태도를 싹 바꾸고 갑자기 총공세를 취한 것이다.
그런데 병력의 규모를 보니 그럴 만했다.
드워프 총수가 무려 12명.
대포 1기.
앞장서서 적을 살피는 드워프 관측병 1명까지.
석궁병과 방패병밖에 없는 이신이 막을 수 없는 전력이었다.
‘뭐?’
이신은 본색을 드러낸 프리드리히 2세의 병력 규모를 보자마자 깨달았다.
‘앞마당을 안 가져갔구나.’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는 척하면서 병력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정찰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드워프 총수들을 세워 삼엄하게 방어한 이유가 드러났다.
앞마당 앞에 방어시설까지 건설하면서 이신을 속인 것이다.
‘드워프 총수를 쉬지 않고 1명씩 꾸준히 모아주면서 대포 제작을 위한 테크 트리를 올렸다. 앞마당 확장을 안 하고 병력에 집중했구나.’
병력 규모를 보니, 드워프 광부도 일정 숫자 이상 소환하지 않고 마력을 쥐어짜 병력을 만든 듯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것은 바로 페이크 더블 전략이었다.
SC에서 인류가 신족을 상대하는 기본 정석인 페이크 더블과 거의 일치하는 빌드 오더를 프리드리히 2세가 펼쳐보였다.
적을 밀어내면서 앞마당을 안전하게 가져가는 것과 앞마당을 가져가는 척하면서 병력을 더 모아 타이밍을 잡고 승부를 보는 두 가지 전략이 있는데, 그중 후자였다.
‘앞마당까지 밀리겠구나.’
위기였다.
하지만 이신은 그럴수록 냉정하게 계산했다.
어찌어찌 시간을 벌며 막더라도 앞마당까지는 밀릴 것이다.
간신히 본진을 지키는 게 고작.
6시에 구축 중인 마력석 채집장도 지키지 못한다.
‘병력을 돌려 빈집 털이도 안 되겠다.’
2파로 대포 2기와 소수의 드워프 총수가 더 온다.
병력을 돌려서 프리드리히 2세의 진영을 친다 해도, 2파로 나타나는 대포 2기에 막힐 것이다.
이신은 프리드리히 2세의 병력 구성만 보고도 건물이 몇 개이고 어떤 식의 빌드 오더를 취하고 있는지를 계산해냈다.
타이밍 러시에 나선 프리드리히 2세는 가난하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막히면 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것만 막으면 완승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못 막는다.
어떻게든 앞마당까지만 지키면 이기는데, 아마도 못 지킬 것 같았다.
이신도 그리핀 1마리가 소환되었지만, 저쪽은 드워프 총수가 무려 12명이었다.
그리핀에 석궁병을 태워서 대포만 처치하면 막을 수 있는데, 드워프 총수 12명이 지키고 있는 한 불가능했다.
‘꼼짝없이 진 건가?’
상황도 안 좋고, 빌드 오더조차 이신이 완전히 저격당한 셈이 되었다.
1차전에서 허를 찌르는 일격에 패배한 프리드리히 2세였다.
그런데 그것을 거꾸로 역이용한 심리전으로 이신을 속였다.
1차전 패배 때문에 겁먹은 척 방어적인 척하며 심리전을 펼쳤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은 1할 정도인가…….’
이 위기 속에서도 이신은 역전할 수 있는 작전을 생각해냈다.
도박수이긴 하지만, 잘만 하면 가능할 듯도 했다.
이신은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일단 6시 마력석 채집장 구축을 취소했다.
어차피 지키기도 못할 텐데 마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적이 당도하기 전에 미리 노예 6명을 따로 빼냈다.
노예들은 전장을 크게 우회하며 9시 지역으로 향했다.
그런 노예들의 움직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석궁병들이 나서서 싸웠다.
시간 벌기였다.
로흐샨이 지휘 사격으로 소소한 이득을 보았지만, 저쪽에서 대포가 포격 준비를 하면 재빨리 도망쳐야 했다.
드워프 총수들은 방패막이.
중요한 핵심 전력은 1기의 대포라는 것을 프리드리히 2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석궁병 부대가 싸우며 시간을 버는 동안, 소수의 노예들은 9시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이신은 거기다가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몰래 확장!
이신은 역전을 위하여 9시에 몰래 마력석 채집장을 만들어둘 생각이었던 것이다.
곧 있으면 앞마당까지 적에게 장악 당한다.
프리드리히 2세는 이신을 본진에서 못 나오게 가둬놓고, 자신은 앞마당에 확장을 할 것이다.
본진과 앞마당 2곳에서 마력석을 캐며 병력을 충원할 프리드리히 2세를, 본진 1곳에서만 먹은 마력석으로 맞서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심지어 노예 여럿을 함께 갖다놓았다.
몰래 지은 마력석 채집장이 완성되자마자 재빨리 투입해 마력석을 채집케 하려는 안배였다.
퍼어엉!
마침내 프리드리히 2세가 앞마당까지 당도했다.
이신은 저항을 포기했다.
‘싸워봤자 병력 낭비다.’
앞마당을 일찌감치 포기해버리고, 대신 본진 수비를 강화했다.
석궁병 부대는 본진과 바깥에 나눠서 배치했다.
적을 물리칠 힘이 생길 때까지 참고 기다릴 생각이었다.
퍼엉!
콰르릉!
계속되는 대포의 포격으로 앞마당의 건물이 하나둘 부서졌다.
이신의 예상대로 2파로 대포 2기가 추가로 증원되었다.
총 대포 3기가 이신의 앞마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드워프 총수들도 많아서 그리핀 1마리로 뭘 어찌할 수도 없었다.
승기가 일방적으로 프리드리히 2세에게로 기울었다.
하지만 이신은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역전의 실마리가 9시에서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다행히 성공했군. 이걸로 1차전의 빚은 갚았다.’
프리드리히 2세는 득의양양했다.
1차전의 패배가 쓰라렸던 것은 심리전에서 속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프리드리히 2세가 심리전으로 이신을 속였다.
그 결과는?
지금 보듯이 완승 일보 직전이었다.
퍼퍼퍼펑!
와르르르!
대포들이 이신의 앞마당 건물들을 모조리 부숴버렸다.
폐허가 된 앞마당에 프리드리히 2세의 드워프 군대가 자리 잡았다.
이신은 본진에 틀어박혀서 수비에 전념했다.
본진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좁기 때문에 프리드리히 2세도 더 이상은 함부로 진입할 수가 없었다.
‘이걸로 충분하니까.’
거꾸로 이신도 출입구가 좁은 탓에 앞마당에 자리 잡고 있는 드워프 군대를 밀어낼 수 없었다.
저 좁은 출입구에서 병력이 줄지어 나오는 족족 대포로 쏴 잡을 테니까.
이제 이신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였다.
‘그리핀 편대로 일발역전을 노리고 있겠군.’
프리드리히 2세는 이신이 본진에 틀어박혀서 그리핀을 모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핀 편대로 단숨에 날아가 프리드리히 2세의 본진을 마비시키면 전세를 만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2세는 이미 이를 경계하고 있었다.
드워프 총수를 쉬지 않고 계속 1명씩 소환해서 본진 방어를 강화하고 있었다.
‘폭격기도 1기 뽑아서 지대공 방어를 강화하면 질 수가 없게 되겠군.’
프리드리히 2세는 차근차근 변수를 없애나갔다.
이제 이신의 마지막 발악을 받아준 다음 항복을 받아내면 된다.
…라고 생각했다.
[적이 습격했습니다!]‘마지막 발악인가?’
습격 받은 곳은 이신의 앞마당이었다.
이신이 뚫기에 나선 모양이었다.
그런데…….
“돌격!”
기사단이 나타나 일제히 돌격을 감행했다.
그것도 정면이 아닌 후방에서.
‘아니?!’
프리드리히 2세는 기겁을 했다.
이신이 그리핀, 혹은 투석기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단을 택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본진이 아닌 다른 곳에서 출현할 줄은 더더욱!
‘저 기사들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기사단의 돌격에 드워프 총수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드워프 총수도 대포도 근접 전투에 능한 병과가 아닌 탓에 기사단의 돌격에 약했다.
연이어 본진과 바깥에 있던 석궁병 부대도 함께 달려들며 협공을 펼쳤다. 본진에 틀어박혀서 가난해진 상태였을 텐데, 이상하게 이신의 병력이 많았다.
기사단의 활약에 힘입어, 프리드리히 2세의 군대는 눈 깜짝할 사이에 괴멸 당했다.
‘어딘가에 몰래 근거지를 만들어놓았구나!’
프리드리히 2세는 어찌 된 영문인지 금방 파악했다.
이신은 9시에서 마력석을 캐면서, 동시에 특수 병영도 건설해 기사를 소환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거리에 특화된 프리드리히 2세의 병력 구성을 저격하는 기사단이 아니면 대승을 거둘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그 짧은 시간에 이런 판단을 내리고 준비했던 것이냐?’
프리드리히 2세의 완승으로 향하고 있던 국면이 갑자기 뒤집어졌다.
이신은 단숨에 앞마당을 수복했고, 6시에도 다시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는 등 부유하게 운영을 펼쳤다.
반면, 한 번 대패를 당해 병력을 잃은 프리드리히 2세로서는 이신처럼 과감하게 확장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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