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89)
김진우 월드 같은 건가.
출연자들은 대부분 템페스트 엔터 배우들이었다.
세미 씨랑 소채담이라든지, 몇 명만 빼고는 전부.
‘이래도 되나 싶네.’
한 명씩 차례대로 들어오는 주조연 연기자들.
조연급 이상의 배우는 전부 유명한 배우들로 채웠다.
사실, 가끔 그런 영화가 있기는 하다.
한국 영화 중에서 「도둑놈들」에도 탑스타만 10명쯤 나왔으니까.
근데 그 영화는 천만을 가뿐하게 넘겼잖아.
“작가님!”
“아, 쏘블리!”
소채담 배우는 공포물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내 작품에 출연했다.
“템페스트 사옥 엄청 좋네요.”
“저번에도 오지 않았어요?”
“그때랑 많이 바뀌어서요.”
근데 오늘은 대체 왜 눈깔 떨어진 곰인형을 들고 온 거야.
“혹시 맡은 역할이 뭔지는 알고 계신가요?”
“엘프!”
“다행이다, 알고 있구나.”
“아, 이거 곰인형은 마음의 안식!”
“….”
그때, 지성호가 갑자기 다가와서 대화에 참여했다.
“작가님, 저 너튜브 구독자 100만 찍었어요!”
“아, 그래요? 저는 곧 천만….”
“…. 저도 우주 갔다 왔으면 천만 찍었죠.”
“그럼 갔다 오셨어야죠.”
“….”
생각해 보면, 지성호도 나랑 정말 오래 일했다.
순정마초 데뷔작 때부터 같이 작품 활동을 했으니까.
“두 분, 오늘 연기 기대할게요.”
“넵!”
이어서, 강준과 임재준도 꾸벅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진짜 미쳤네.’
배우들 얼굴을 보니까 이제 와서 실감이 났다.
아무리 같은 소속사라 어느 정도 DC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대체 이 사람들 출연료를 감당하려면 얼마나 성공해야 할까.
‘이번 영화…. 천만 넘길 수 있겠지?’
디지니 플랫폼을 제외하고, 영화관에 걸린 영화 중 가장 성공한 「고양이 탐정 메로로」
그 당시에 800만을 넘겨서 최원준 배우님의 최고 흥행 영화를 갈아치웠었는데.
‘그래도 결국 천만은 못 찍었단 말이지.’
시스템 덕분에 어느 정도의 성공은 보장할 수 있었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촬영도 대본 만큼이나 중요하다.
일단은 변수를 제거해야만 해.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 거 아닌가.
톰 스미스, 그 미친놈은 촬영장에 불까지 지르려고 했잖아.
이번 작품, 시스템을 이용해서라도 반드시 지켜내야만 해.
“자, 그럼 배우분들! 다들 자리에 앉아주세요!”
“강준 배우님! 이쪽이에요.”
황효주와 나 조감독의 지시에 따라 탑스타들이 차례로 움직였다.
‘뭐지, 오늘 효주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네.’
슬쩍 다가가 효주에게 질문을 건넸다.
“왜 그렇게 땀을 흘려?”
“모르겠어요. 아까부터 메스껍고….”
“오늘은 그냥 쉬어.”
“아니에요. 헤헤.”
“….”
곧이어, 대본리딩의 시작을 알리고 봉진호 감독님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연출을 맡은 봉진호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앞으로 5개월간….”
평균적으로 영화 촬영 기간은 3개월로 잡았지만.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할 테니 최소 5개월은 필요했다.
“특히 김채은, 임재준 배우님은 3부에서 마법소녀 세계관이랑 연결되는 중요한 키 포인트 역할을 맡으셨으니까….”
감독님은 담백하게 소감을 밝히고, 배우 별로 가볍게 포인트를 짚어주셨다.
‘디테일이 남다른 이유가 있구나.’
무슨 개별 레슨이 시스템이랑 동급이야.
대본리딩 때도 이 정도면, 현장에서는 얼마나 연기를 세밀하게 잡아주실까.
“송진우 배우님은…. 그냥 열심히만 해주세요.”
“하하하.”
벌써 다섯 작품을 같이 함께해서 그런가.
두 사람만의 무한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님, 한 말씀 해주세요.”
“아, 네.”
나지수 조감독이 건네는 마이크를 전달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진우입니다. 음…. 캐스팅 정말 화려하네요.”
탑스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니 나오려던 말도 들어간 판이었다.
원래 있던 스케줄도 재끼고 나를 위해 출연해준 수많은 배우분들.
대부분은 본인이 원해서 출연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제가 원래 대본 안 바꾸는 걸로 유명하잖아요.”
대부분은 익히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번 영화는 대사 하나, 묘사 하나라도 거슬리면 현장에서 수정할 생각이에요.”
그만큼 이번 영화에 진심이라는 뜻이었는데.
내 마음이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면서 송강우 배우님께 마이크를 넘겼다.
잠시 후, 나지수 조감독은 초호화 배우로 구성된 대본리딩의 시작을 알렸다.
* *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한창 대본리딩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그 시각.
정새롬 실장은 같은 건물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CP님은 오고 계신가요?”
-네. 지금 로비에 도착하셨습니다.
“알겠어요.”
사실 대본리딩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일단 변혁주 팀장에게 맡겼다.
당장 오늘 SBC 드라마국 인물과 미팅을 잡아서 미룰 수는 없었기에.
‘오늘따라 바쁘네.’
새롬은 SBC 드라마제작국의 CP를 기다리며 효주의 대본을 확인했다.
“효주 실력이 진짜 많이 늘었구나.”
황 작가의 새 작품, 「변호사이코패스」
흔하디흔한 법정물과는 차별화 된 작품이었다.
낮에는 멀쩡한 변호사지만, 밤에는 진성 사이코패스.
나쁜 녀석들을 혼내주러 다니는 다크 히어로물이었다.
전개도 시원시원하고, 캐릭터도 유니크했다.
똑, 똑─
그때, SBC 방송국에서 나온 손님이 실장실에 노크를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황 작가님은….”
정새롬 실장은 CP의 질문에 부드럽게 대답했다.
“지금 같은 건물에 있습니다. 김진우 작가님 작품 대본리딩 중이라서요.”
“아, 그러시구나.”
“어차피 대본 이야기를 하러 오신 건 아니니까요.”
“네, 그렇죠.”
드라마 메인 연출과 캐스팅, 편성을 확정 짓는 자리.
최근에 SBC는 그렇다 할 작품을 내지 못해 안달 난 상태였다.
“혹시 감독은 외주를 쓰시는 건가요?”
“네. SBC 방송국 감독님들 실력은 잘 알지만, 그래도 호흡이 맞는 분이 연출을 맡아주셨으면 해서요.”
“그럼 누구를….”
“송권수 감독님은 어떤가요?”
“어후, 너무 감사하죠.”
「별을 그리다」와 「천상의 멜로디 : 자강음천」의 연출자.
송권수 감독은 다시 한번 SBC 방송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하하, 제대로 된 법정물이 탄생할 것 같군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사실, 제가 저번에 황 작가님의 작품을 재밌게 봤거든요.”
“아, JTBS?”
“네!”
JTBS 드라마, 「세 남자」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송권수와 황효주 모두 몸값이 두세 배는 뛰었으니까.
“제작비를 회당 1억은 받았으면 합니다.”
“아…. 법정물에 그렇게 많이요?”
“네. 배우들 개런티는 생각하셔야죠.”
“배우는 누구로 생각을….?”
“신조훈 배우님이요.”
한국과 일본에서 악역 전문 배우로 이름을 높인 배우.
아마 신조훈 역시 김진우의 판타지 대작에 참여하긴 하겠지만.
‘3부에 마법소녀랑 함께 등장하겠지.’
최근, 효주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복근까지 만들었으니.
신조훈 배우로서는 첫 주연작이니만큼 기대감에 부풀었다.
“여자 주인공은 여민서로 가려고 합니다.”
“와아…. 가능한가요?”
“네. 민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요.”
“가, 감사합니다!”
마법소녀들 중에서가 가장 인기가 많은 탑급 여배우.
이 정도면 템페스트에서도 최선의 성의를 보인 셈이었다.
“제작비는 걱정하지 마십쇼! 본부장님께서도 이번 작품에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아, 그런가요.”
“넵! 편성 날짜는 확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상대는 마치 상급자를 대하듯 깍듯하게 인사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드라마국 CP가 제작사나 엔터 회사에 굽신거릴 위치는 절대 아닐 텐데.
‘공개연애를 밝히고 나서부터였나….’
현재 한국 연예계에서 김진우 작가의 위상은 독보적이었다.
소위 잘나가는 탑스타들도 그의 이름 앞에서는 위축될 만큼.
덕분에, 공개연애 중인 새롬에게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천성 그룹의 딸에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만.
스윽─
이내, 정새롬은 스마트폰을 꺼내 대본리딩 현장에 있는 변 팀장을 호출했다.
‘일단 오늘 스케줄만 끝나고….’
얼마 후면 해외 촬영 때문에 더욱 바빠질 터.
내일부터 당장 남친이랑 웨딩홀을 알아봐야겠다.
‘결혼 준비도 중요하니까….’
아무래도 촬영에 들어가면 바빠질 것은 자명했다.
이전처럼 조감독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연출팀에 속했기에.
똑, 똑─
곧이어, 변 팀장이 실장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새롬은 변 팀장을 보자마자 대본리딩 상황부터 확인했다.
“지금 어떻게 되고 있나요?”
“그동안 대본리딩을 수없이 봤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입니다!”
“어떻길래?”
“배우 분들이 실제 촬영처럼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
하긴, 템페스트에서 잘나가는 배우들을 죄다 모아놨으니.
언론에서도 김진우 사단 총출동이라고 떠들어대지 않았던가.
“잠시 후에 같이 가시죠.”
“네, 실장님.”
정새롬은 변 팀장에게 다른 스케줄에 대해 질문을 건넸다.
“주말에 마법소녀 네 명 전부 광고 출연하는 거 맞죠?”
“네. 에바 배우님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마법소녀 열풍이 다시 불고 있습니다.”
“맨 대 스페이스 효과겠죠.”
“맞습니다!”
“마법소녀 배우들은….”
판타지 대작 3부 대본이 나오기 전에 본전을 뽑아야지.
“이제 스케줄을 전부 제가 직접 관리할게요.”
“네, 실장님!”
판타지 작품에서도 마법소녀들은 3부에서만 출연하니까.
그전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서 인기를 유지할 생각이었다.
“저기, 실장님.”
“네?”
“안젤라 지부장님께서 조만간 승진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요?”
“네. 이제 본사에 들어가신다고….”
젊은 나이에 아시아 지부장 자리에 앉았는데.
이제는 그보다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겠다니.
“올 한 해 동안 디지니 시총이 37조 원이나 올랐습니다.”
“네. 뉴스로 봤어요.”
“그중에서 24조 원은 최근 3주 사이에 올랐다고 합니다.”
“…. 그건 몰랐네.”
물어볼 것도 없이, 「맨 vs 스페이스」 덕분이었다.
멜론 머스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SNS에서 스페이스 EX를 홍보했다.
‘역시 믿고 보는 김진우인가.’
당연히 할리우드에서도 김진우 작가 개인에 대한 평가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서, 동시에 개봉한 영화와 드라마를 연달아 성공시켰으니까.
“너튜브에서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는데.”
“아, 네.”
“계속 언플하면서 화제를 이어가는 게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김진우 작가를 주목하고 있었다.
디지니 플레이라는 울타리가 없어도 계속 성공할 수 있을지.
“그래서 이번 작품이 중요한 거예요.”
“네. 더 신경 쓰겠습니다.”
* * *
짝짝짝짝─
대본리딩을 마치고, 스탭들은 모두 일어나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배우들은 한 명씩 챙기며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효주야….?”
오늘따라 컨디션이 나빠 보이더니, 이제는 눈에 띄게 핼쑥해 졌다.
“네. 오빠.”
“안 되겠다. 너 병원 가자.”
“괜찮….”
털썩─
급기야, 바닥에 쓰러지는 효주를 가까스로 받아냈다.
“효주야!”
“꺄아악!”
현장에 남아있는 스탭들을 뒤로한 채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 산부인과라니.”
잠시 후, 뒤늦게 달려온 새롬이와 변 팀장에게 의사 소견을 전달했다.
“임신 4주차라고 하네요.”
“….”
변 팀장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전혀 몰랐어요?”
“네. 그냥 요즘 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을 자주 하더라니….”
“작업실에서 커피 엄청 먹던데.”
“앗, 아….”
황효주는 언제나 나보다 빠르구나.
연애도 그렇고, 사고도 먼저 치고.
“SBC 드라마 제작은 일단 보류하고….”
“안 돼요!”
그때, 뒤쪽에서 효주가 다가와 말을 꺼냈다.
“임신 중반까지 일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요.”
“괜찮겠어?”
“네! 앞으로 3개월이에요. 그 안에 대본 다 쓸게요.”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그건 상관없어요.”
“…. 내가 종종 도와줄게.”
“감사해요.”
보조 작가 이전에, 오랫동안 봐온 동생이기도 하니까.
갑자기 임산부가 되어버렸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쟤가 엄마라니….’
왜 아이가 김희정 닮았을 것 같지.
제발 변 팀장님 닮았으면 좋겠다.
“음, 일단 두 분이서 충분한 대화를….”
“…. 네.”
나는 새롬이 손을 붙잡고 그대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변 팀장님이 책임감 없는 사람도 아니고, 알아서 잘 하시겠지.
“….”
“….”
새롬이 집에 가는 동안 수많은 상념이 스쳐 지나간다.
“삼촌됐네요.”
“…. 이모됐네요.”
“효주, 결혼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이 낳고 하겠죠.”
이내,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왔다.
“… 부럽다.”
“네?”
“아니에요.”
생각해 보니까, 새롬이랑 분위기를 잡을 만 하면 김희정이랑 시스템이 방해했다.
“진우 씨, 우리는 계획적으로 아이 낳아요.”
“…. 계획적으로?”
“네.”
계획적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이럴 수가….!’
결국 결혼할 때까지 순결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건가.
황효주, 이 자식이 결국 내 앞길을 가로막는구나.
“혹시나 싶어서 묻는 건데, 계획적이라는 게….”
“5월에 배부른 상태로 결혼할 순 없죠.”
“음….”
사실, 맞는 말이다.
아마, 내 결혼식 때 할리우드 배우나 재계 거물들도 방한할 텐데.
전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K-속도위반을 널리 알릴 수는 없잖아.
“컨덤이라는 위대한 발명품도 있는데….”
“네?”
“아니에요.”
“???”
* * *
디지니 플레이 본사.
안젤라는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직급을 수여받았다.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총괄 안젤라 로페즈]
든든한 뒷배도 없이 초고속 승진길을 걸어왔으니.
고작 30대 나이에 이런 위치에 오른 사람은 전무했다.
‘앞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어.’
아시아지부도 그녀의 관리 대상에 포함되었으니, 크게 달라질 건 없었다.
될성부른 떡잎에 투자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본사 결정이 불만이었는데.
‘그나저나….’
요즘 유니버스 스튜디오 측에서 언플을 자주 했다.
《한국에서 제작하는 영화가 할리우드의 물을 더럽히고 있다. 특히, 랜덤 스튜디오는….》
대놓고 김진우를 저격하는 기사.
처음에는 간을 슬쩍 보더니, 무시로 일관하니까 수위가 점점 올라갔다.
지금은 신경 쓰는 사람이 적다지만, 가랑비에도 옷이 젖는 법이 아닌가.
‘적당히 견제해야겠어.’
아무리 유니버스가 할리우드에서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제작사라고 하지만.
“랜덤 스튜디오는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일개 스튜디오라고 하기에는 이미 수차례 디지니와 협업을 한 제작사가 아닌가.
그 사실을 알고도 선빵을 쳤으니까, 양심이 있다면 본인이 맞을 각오도 해야겠지.
똑, 똑─
잠시 후, 안젤라의 부름을 받고 비서가 문을 두드렸다.
“이사님, 부르셨습니까?”
“유니버스 스튜디오에 대한 정보를 구해줘요.”
“네?”
“톰 스미스 감독이나 베히모스에 대한 내용도 전부.”
“아, 네. 알겠습니다.”
* * *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세트장.
대본리딩 이후로 연일 바쁜 일정이 이어졌다.
영화 촬영과 결혼식 준비를 동시에 해야 했으니.
특히, 현장에서 봉 감독님은 토씨 하나까지 세세하게 해석하기를 원하셨다.
‘어휴, 조감독 경험이 없었으면….’
각종 베네핏 능력이 아니었으면 힘들어서 내가 먼저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봉 감독님은 디테일한 부분도 절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으니까.
“그럼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정해진 시간에 촬영을 마치려면 배우들의 협조가 필수였다.
봉진호 감독의 말을 듣고, 배우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영화 찍는 기계구나.’
약간은 야만스러운 느낌의 동물 가죽이 걸려 있는 대회의장.
인간 부족의 주요 인물들이 모여서 회의를 진행하는 씬이었다.
“송 배우님, 준비되셨으면 바로 가겠습니다..”
“네. 감독님.”
곰 가죽으로 만든 옷을 뒤집어쓴 송강우 배우.
잔뜩 굳어진 표정을 보면 몰입은 충분한 듯 보였다.
“레디…. 액션!”
순간, 촬영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무거워졌다.
배우들의 연기에 압도되는 기분이 이런 게 아닐까.
“피의 복수를 해야지.”
“그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야.”
“그럼 이대로 당하고만 있자는 게요!”
“그런 말이 아니잖소!”
거친 말을 주고받는 사내들의 말을 끊고, 송강우 배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북쪽의 바이킹, 내가 그들을 설득해보겠소.”
“…. 불가하오.”
“국가를 세워야 하지 않겠소!”
“국가란 무엇이오?”
무거운 침묵 끝에, 송 배우가 입을 열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북쪽, 바이킹의 땅으로 향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
판타지 대작의 서막을 알리는 첫 번째 장면이었다.
지이잉─
한창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에 진동이 울렸다.
[오늘 웨딩홀이랑 드레스 보러 가는 날인 거 아시죠?]
‘아, 맞다.’
까먹고 있었다.
[설마 까먹은 건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