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5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55화
천막 안에서 아이돌들이 만든 음식들이 줄줄이 나와 바깥에 놓인 긴 테이블에 올라갔다.
“저렇게 해놓으니까 뷔페 같다.”
“그러게.”
“음식 냄새 맡으니까 배고파요…….”
“나도.”
아까 저녁으로 도시락을 먹었지만, 요리가 시작된 이후로 맛있는 냄새를 계속 맡고 있었더니 허기가 졌다.
“저거 우리도 먹을 수 있나?”
“한 입 정도는 주지 않을까?”
– 심사 시작하겠습니다.
이제 심사의 시간이었다.
심사위원 세 명이 나와 음식을 하나씩 맛보았다.
– 오, 보기와는 다르게 맛있어요. 요리하면서 좀 허둥지둥하는 게 눈에 보여서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수고하셨어요.
– 식감이 되게 부담스럽네요. 먹을 거에 치즈를 막 붓는다고 갑자기 맛있는 음식이 되지는 않아요.
아이돌들이 전문 요리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냉정히 심사하는 심사위원도 한 명 있었다.
– 고건민 셰프는 니케와 재민의 요리를 어떻게 보셨나요?
– 아까 라면 스프 한 봉지를 다 탈탈 털어서 넣으시는 걸 봤는데 양 조절을 좀 실패하신 것 같네요. 과하게 짭니다. 이렇게 고생하며 이걸 만들어 먹느니 그냥 라면을 끓여 먹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나중에 찾아보니 고건민 셰프는 원래 저렇게 냉철한 캐릭터로 예능에서 인기를 끈 스타 셰프였다.
– 그래도 이 두부 오코노미야끼는 맛있네요. 얇고 노릇노릇해서 부담스럽지 않게 계속 먹혀요.
다만 칭찬할 때는 확실히 해주는 덕분인지 이미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만든 음식을 심사위원들이 다 먹는 것도 일이었기 때문에 요리한 당사자의 멤버들과 그 근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먹을 수 있게 해줬다.
“음, 진짜 맛있어요.”
그리고 몇몇 방청객도 시식의 기회를 얻었다.
아이돌들은 자기가 만든 음식 일부를 덜어 자기 팬들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강지우와 이다인의 음식을 심사할 차례였다.
요리 과정부터가 남달랐다 보니 주위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게 느껴졌다.
– 이번에는 오르카의 지우와 체리스틴의 다인이 만든 음식 보시겠습니다.
카메라가 강지우와 이다인이 만든 음식들을 비추었다.
– 뭐가 굉장히 많군요.
남들이 많아봤자 두세 개를 겨우 완성하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강지우와 이다인이 만든 음식은 무려 다섯 가지였다.
한라봉 샐러드, 주꾸미 떡볶이, 감자 오믈렛, 그리고 과일 탕후루와 딸기주스.
비록 고기는 없었지만, 지영서와 내가 쓸어온 재료를 남김없이 써서 만든 음식들은 하나같이 윤기가 잘잘 흐르는 게 눈으로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우리 집 강쥬부는 한식만 잘하는 게 아니라 뭐든 잘했다.
매운 걸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맞을 것 같은 주꾸미 떡볶이와 기다리는 동안 시럽이 다 굳어 적당한 모양이 된 과일 탕후루가 특히 맛있어 보였다.
– 다인 씨도 그렇지만 지우 씨는 우선 요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처럼 보여서 기대가 커요.
– 이 조는 한 요리를 보면 일단 재료 손질만 해도 만만찮은 일이거든요. 씻고 자르고 다듬는 게요. 그런데 그 과정이 정말 깔끔했어요.
그렇게 호의적으로 말한 심사위원들이 저마다 음식을 조금씩 덜어 입에 넣었다.
– 다인 씨와 지우 씨, 일단 본인 요리에 대한 소감 한번 말씀해 주시죠.
“지우 씨가 요리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제가 하나 하는 동안 혼자서 막 두세 개를 동시에 하시고.”
“아닙니다. 다인 선배님이 워낙 잘하셔서 메뉴 결정도 빨랐고 저는 그냥 시키시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이다인이 겸손하게 말하고 강지우는 더더욱 겸양을 떨었다.
– 좋습니다. 그럼 심사 들어볼까요?
– 음식들이 이대로 세트 요리로 팔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성이 잘되어 있어요.
– 떡볶이에서 불맛이 제대로 나요. 한식당 집 아들이라 했는데 이건 본인이 한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평소에 자주 해봤다는 거거든요.
강지우가 불쇼까지 해 보이며 만든 주꾸미 떡볶이를 먹은 고건민 셰프도 악평 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강지우를 칭찬했다.
테이블 옆에 서서 나도 저거 참 먹고 싶은데, 라고 생각할 때.
“막내야, 아.”
“아.”
반사적으로 벌린 입 안으로 빨간 소스가 묻은 떡과 주꾸미가 한 번에 쏙 들어왔다.
피로에 잠겼던 정신이 확 드는, 뜻밖의 야식이었다.
하지만 난 먹어도 안 부으니까 괜찮다.
비활동기인 데다가 내일 스케줄도 없기 때문에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 다른 멤버들도 한 입 정도는 냉큼 받아먹었다.
“리액션 해줘. 리액션.”
저작 운동이 멈출 새가 없도록 다른 음식들도 한 입씩 알차게 먹인 강지우가 나를 재촉했다.
녀석은 나한테 자기 요리를 먹여놓고 그 평가를 듣는 걸 즐겼다.
당연하다. 내가 듣기 좋은 말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원대로 말해주었더니 강지우의 호감도가 올랐다.
[잘 먹는 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강지우는 당신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릅니다. 강지우 호감도 +10 현재 호감도 +100]강지우의 호감도에는 한계란 게 없는 걸까.
그리고 누가 매일매일 나를 더 많이 좋아하는 정말 가능한 일인 건가?
그런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데 옆에서 내 얘기를 듣던 슬아가 푸하핫 웃더니 손들어 근처에 있던 유하나를 불렀다.
“저희 소감은 라온 씨가 이야기할게요.”
어쩌다 보니 내게 마이크가 넘어왔다.
– 라온 씨, 맛이 어떤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강지우한테 개인적으로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공개적인 발언인데 좀 담백하게 말해야지.
“우선 다인 선배님이 만드신 상큼한 한라봉 샐러드가 식욕이랑 입맛을 살짝 돋워줘요. 그리고 이 주꾸미 떡볶이가 정말… 장난이 아닌데요. 일반 떡볶이가 3천 원짜리라면 이 주꾸미 떡볶이는 3만 원짜리 떡볶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콤하면서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불맛이 싹 나는 게 제 입맛에 딱인 것 같아요.”
“그건 바로 제가 라온 씨 입맛에 맞춰 요리했기 때문이죠.”
그런 비밀이?
“형….”
“막내야…!”
막내 편애 최고였다.
“아무튼 이거 먹다가 좀 맵다 싶으면 약간 짭짤한 감자 오믈렛 한 입씩 먹어주면 환상적인 맵짠맵짠 완성이고요. 마지막에 바삭하면서도 달달한 과일 탕후루로 마무리하는 구성이 그야말로 완벽한데……. 더 말하면 지우 형이 감동해서 울 것 같으니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아롱아롱한 눈을 했던 강지우가 얼른 표정 관리를 했지만, 이미 늦었다.
– 라온 씨가 지금 거의 랩을 하셨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감동을 좀 받았다고 말을 길고 느리게 하면 여기 계신 모두의 퇴근 시간이 더 늦어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말이 빨라졌는데 혹시 알아듣기 어려우셨다면 밑에 따로 자막 부탁드립니다.”
자막이 들어갈 법한 위치에 손 모양을 해 보였다.
– 아, 저희 퇴근 시간까지 고려해 주시는 그런 깊은 배려가.
–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귀에 쏙쏙 박혔어요.
– 그러면 여기까지 오르카와 체리스틴이었습니다.
그 이후 다른 조의 음식들까지 모두 심사를 마치고, 2차 예선의 결과가 나왔다.
[1위. 오르카&체리스틴 (297점)]당연히도, 본선 진출이었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아이돌 예능 대전 본선 촬영 날.
이번에는 완전히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데다가 방청객도 따로 없어서 그런지 주어진 자리에 앉아 있는데 예선 촬영 때보다 눈에 띄게 적적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부터는 예선을 함께 치렀던 체리스틴과도 찢어져 적으로서 경쟁해야 한다.
본선 1차전은 함께 예선을 치렀던 팀과 1:1로 붙는다.
우리와 체리스틴이 경쟁해 이긴 팀이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이다.
여자 아이돌과 한 팀이 되어 예선을 치러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대세를 못 읽는 방송국 욕을 그렇게 했었는데.
하루 사이 전우와도 같았던 체리스틴과도 정이 들었는지 약간 아쉬웠다.
“마음 약해지지 마.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다.”
“보통 그 반대로 쓰는 말 아니야?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맵시 있는 조리복을 차려입고 다른 연예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온 우리는 스튜디오에서 대기하며 오늘 촬영에 대해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이건 예능인데 저번에 지우 형은 너무 다큐였어.”
“맞아. 아예대는 아이돌 ‘예능’ 대전이라고. 아이돌 요리 대전 아니라고.”
“너희 내 요리 맛있게 먹어놓고!”
늘 그랬듯 몰이 당한 강지우는 억울해했지만, 저번 촬영 때 요리 과정이 재미없었다는 사실은 침착하게 인정했다.
너무 요리사로서 프로페셔널했다고나 할까.
“웃겨야 한다. 여기서는 웃기는 게 일류다.”
“옳소.”
[얘들아… 그만 웃겨도 돼……. 곽상현 호감도 +0 현재 호감도 +46]착잡한 표정의 곽상현이 멀리서 우리를 눈으로 만류했다.
거리가 멀고 우리가 목소리도 낮춰서 저기서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안 들렸을 텐데, 이제 표정만 보고도 우리 생각을 알 수 있는 모양이었다. 후후, 감동인걸.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본선 1차전에서는 지난번과 같이 요리를 하는데, 규칙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재료는 그룹별로 미니게임을 통해 획득한다.
2. 상대편이 지정한 한 사람만 요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다른 멤버들은 조리대에서 떨어진 곳에서 말로만 도울 수 있다.
3. 지난 2차 예선 때 요리에 참여했던 사람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4. 하지만 단 한 번, 요리하는 사람이 어떤 주문을 외우면 3분 동안 직접 요리를 도와줄 수 있다.
5. 이렇게 만든 요리를 심사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팀이 결승 진출!
만능 쿠킹 머신 강지우를 못 쓰다니, 우리로서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체리스틴이 요리할 사람으로 지목한 건…….
“저희는 서문결 씨 선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