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87)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87화
아직 아저씨로는 보이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다른 출연진들의 웃음 섞인 말 이후, 장면은 계속 이어졌다.
온라온의 바람대로 그가 카메라 한 대 한 대를 찾아내어 인사하는 컷 역시 허무하게 잘려 나가지 않고 잘 들어갔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아 왤케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
– 약간 그거 같다 로드뷰 카메라 쭉 따라오면서 얼굴 비추는 강아지
– 온랑구 순둥귀욤한거 온세상 사람들 다 알았으면 ㅜㅜㅜ
– 근데 소파 밑에 있는 카메라까지 기어코 다 찾아서 인사하는 거 좀 광기 같은뎈ㅋㅋㅋㅋㅋ
– 얼굴 불쑥 들이미는데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람ㅋㅋㅋㅋㅋ
– 아ㅋㅋㅋㅋ 저 짧은 사이 숙소에 있는 카메라 다 찾았다고 제작진이 참잘했어요 도장까지 넣어줌ㅋㅋㅋㅋㅋㅋ
– 아이돌은 저렇게 카메라 잘 찾아야 할 수 있는건가
– 아이돌들이 카메라 잘 찾는다는 게 모르긴 몰라도 저런 뜻은 아닐것같은데,,,,,
그러는 사이 화면 속 온라온은 카메라를 향해 잠자는 묵혜성 습격을 예고하고 있었다.
[(지금 시간이 9시 56분인데요. 텐 투 텐 시작인 10시까지 기다려 보고 그때까지 안 일어나시면 제가 직접 깨우러 가보겠습니다.)] [(제작진: 혜성 씨 요즘 10시에 알람 맞춰 놓고 계세요.)] [(아, 그럼 전 58분에 갈게요.)]물론 시청자들은 온라온이 여태껏 보지 못한 묵혜성의 색다른 모습을 들춰내 줄 것을 기대했다.
곧 58분이 되어 화면 속 온라온은 묵혜성이 자는 방으로 향했다.
일생일대의 임무를 앞둔 사람처럼 비장한 온라온의 표정과 심장을 뛰게 하는 배경음악이 영화처럼 맞물렸다.
스튜디오에 있는 패널들도 흥분해서 한마디씩 보탰다.
[어! 간다, 간다.] [푸하하! 라온 씨 지금 엄청 긴장했어요.] [아니, 대체 어떻게 깨울 생각을 했길래 지금 저렇게 떠는 거야?]이내 아직 잠에 빠져 있는 묵혜성의 모습이 나왔다.
눈 감은 묵혜성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온라온의 말대로 ‘아침부터 결점 없는 미모’라는 자막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자막이 들어갈 위치를 표시해 주는 온라온의 행동은 시청자들의 피식거리는 웃음을 유발했다.
가볍게 묵혜성의 외모에 감탄한 이후 온라온은 침대 앞에서 한동안 서성이기만 할 뿐이었다.
한 출연자가 가벼운 몰이를 시도했으나 온라온이 저지른 다수의 만행을 이미 몸소 겪어 아는 묵혜성은 영상이나 마저 보자는 듯 잔잔한 표정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화면 속 온라온은 돌연 정신을 차린 듯 스스로를 향한 혼잣말을 당차게 내뱉고 있었다.
[(아니야. 쫄지 말자, 데미안 라온 온.)]“쫄았네.”
“쫄았구만.”
“너 겁먹었지.”
“다 시끄러워!”
뒤이어 온라온의 인터뷰가 나왔다.
[온라온: 사실 제 본명이 데미안 라온 온이거든요. 본명이 온라온보다 한 2배 정도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혼자 좀 용기를 얻고 싶어서……. 그렇다고 제가 평소에도 저런 혼잣말을 자주 한다는 건 아니고요.]그에 패널들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 라온 씨 외국인이었어?] [나는 또. 한국말도 너무 잘해가지고. 그냥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았네.]‘매일매일 한국인으로 의심받지만 어엿한 뉴요커 출신’이라는 자막과 함께 온라온이 그동안 무수하게 쌓아온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같은 재미있는 한국인 모먼트가 주르륵 나열되었다.
끝에는 온라온이 외국인 팬들을 향해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와, 제작진분 중에 우리 팬 있는 거 아니야? 저런 걸 어떻게 다 알고 계시네.”
“그러게. 뭔가 감동이다.”
정성 어린 편집에 방송을 보던 멤버들은 가볍게 제작진 팬의 존재를 의심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화면 속에서는 드디어 온라온이 묵혜성의 침대에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온라온의 요청에 따라 화면 한구석에는 그가 욕실에서 사전에 깨끗이 발을 닦는 모습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침대에 양말 벗고 발 씻고 올라가는 게 어딜 봐서 미국인’이라는 실시간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자고 있는 묵혜성 주위를 조심스럽게 맴도는 모습이 꼭 사자나 호랑이 같은 포식자에게 오들오들 떨며 다가가는 소동물 같았다.
제작진이 묵혜성과 온라온에게 각각 넣은 동물 귀나 꼬리 CG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익살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아, 저 못 하겠어요…….)]그렇게 끙끙거리며 말하는 온라온에 그와 눈이 마주친 화면 속 카메라 감독이 피식 웃었다.
스튜디오에서 그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패널들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침대에서 내려온 온라온이 아무 말도 없는 카메라 감독을 향해 해명했다.
[(이건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입니다. 반대가 맞는다는 건 저도 아는데 어쨌든 전진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죠…….)] [이 친구 지금 뭐라는 거예요?] [(여러분도 살다 보면 자기가 뭔가 후퇴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때가 있을 텐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모두 두 걸음보다 큰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멋있는 존재입니다.)] [잘 모르겠는데 약간 허당 기질이 있네요.]– ㅈㄴ 뜬금없는 유사명언파팈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분명 아무말인데 왠지 일리있는 좋은 말로 들린다면 제가 이상한 건가요
– 좀 웃길 뿐이지 들어보면 좋은 말 맞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카메라 감독님 웃음참기 극한직업ㅋㅋㅋㅋㅋㅋㅋ
1차 시도가 실패한 이후.
마음을 다잡은 온라온은 대담하게 블루투스 스피커에 핸드폰을 연결하고, 오르카의 신곡 ‘Dream’을 큰 소리로 재생했다.
[이거 오르카 분들 신곡이죠? 노래 좋더라~] [이야, 춤 진짜 잘 추네.]실시간 반응도 노래 좋다, 춤 잘 춘다 등 호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 근데 온라온 갑자기 왜 이러는지 설명해 주실 분
그 댓글에 대신 답하기라도 하듯, 묵혜성이 게슴츠레하게 눈을 떴다.
– 아 온라온 말 진짜 많고 정신없엌ㅋㅋㅋㅋㅋㅋ
– 사기치는게 너무 자연스러운데 ㅋㅋㅋㅋㅋㅋ
– 조금전까지 못 하겠다면서 떨던 사람 맞냐구요
– 온라온: 중간이 없는 편
결국 묵혜성은 온라온과 함께 온갖 춤을 따라 춰야 했다.
그중에는 최근 아기자기하고 앙증맞고 귀여운 컨셉으로 컴백한 한 여자 아이돌의 신곡이 포함되어 있어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 아낰ㅋㅋㅋㅋ 츄츄츄ㅋㅋㅋㅋㅋㅋㅋㅋ
– 온라온이 묵혜성한테 안무 하나하나 굳이 알려주는거 존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 귀염뽀짝한 남정네들을 어쩌면 좋앜ㅋㅋㅋㅋㅋㅋㅋ
– 온라온: 막 데뷔해서 생기발랄하고 의욕 넘치는 신인 아이돌
묵혜성: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일단 할 건 각 맞춰서 다 하는 프로 아이돌
– 잘해서 더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서로 오르카랑 크로니클 안무 다 알고 있는거 뭔가 감동..
– 저희 애야 뭐 항상 하는 일이지만 이터널 분들은 지금 살아계신가욬ㅋㅋㅋㅋ
– ㅎㅏ…. 묵혜성 왜 안하던짓을해서 사람 미치게 만들어……
[[이분들은 40분 동안 시키지도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다고 합니다……>] [혜성 씨는 저 때 라온 씨 말이 진짜인 줄 알았어요, 몰랐어요?] [저 때는 솔직히 잠도 덜 깨고 졸려서 몰랐는데, 나중에 좀 시간 지나고 혼자 생각해 보니까 애가 지어낸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이후 온라온이 정신 차린 묵혜성에게 싱싱한 샐러리로 강력히 응징당했다.
[(크로니클 팬 여러분,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묵 쌤을 공략하고 싶으시다면 지금처럼 이른… 이르지는 않지만, 아무튼 이른 시간이나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를 노리세요. 허술하고, 느리고, 귀여우신 모습을 새롭게 많이 볼 수 있답니다.)] [(……혼난다.)]넌지시 들려오는 묵혜성의 말소리에 이어, 온라온의 단독 인터뷰가 나왔다.
[온라온: 제가 얼마 전에 방송한 걸 봤는데, 쌤이 10시에 딱 일어나시고, 막 일어나자마자 다 씻으시고, 아침까지 챙겨 드셨더라고요. 근데 묵 쌤이 스케줄이 없는 날에 12시 전에 일어나신다?]화면 속 온라온이 연극적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이어갔다.
[온라온: 제 생각에는…… 그거 무조건 카메라 의식한 연출이에요. 이제 데뷔한 지 겨우 반년 되어가는 주제에 이번에 데뷔 20주년 되신 대선배님께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제작진: 하세요 하세요. 저희가 익명 보장해 드릴게요.] [온라온: 아, 진짜요?] [[화면 조정 중입니다>]자막과 함께 검은 화면이 나오고 잠시 뒤, 화면 속 온라온이 뒤로 돌아앉은 채로 인터뷰가 재개되었다.
음성 역시 원주인을 몰라보도록 있는 대로 변조됐다.
사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름없는 짓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 묵혜성 선배님이 이 방송을 좀 거짓으로 하고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요즘’ 예능은 리얼로 해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지나치게 쫄지 않은 듯……>] [[해당 발언은 제작진의 뜻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