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8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88화
지상파를 타고 적나라하게 공개된 제 만행에 방송을 보던 온라온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야, 너…….”
“이건…… 확실히 빌자.”
어디 흔히 볼 수 없는 깡에 잠시 당황했던 멤버들은 이내 온라온을 짓궂게 놀리기 시작했다.
“이제 보니까 차단도 나름 좋은 생각 같기는 해.”
“다시는 선배님 안 볼 생각하고 차단 고.”
화면 속에서는 온라온이 다시 정면을 향해 돌아앉고 있었다.
[온라온: 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건 꼭 꼭 비밀로 해주시고.] [제작진: (웃음 참음) 네.]–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따구로 익명 보장해준다고 하는 텐퉅 제작진이나 하란다고 하는 온라온이나 도른자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요즘[예능 강조하는거 뭔뎈ㅋㅋㅋㅋㅋ
– 지나치게 쫄지 않은 듯 자막 ㅈㄴ웃김ㅋㅋㅋㅋㅋㅋ
– 용기가 너무 과했다 다음부터는 그냥 쫄지말자온라온 정도로만 가자 용감한 랑구야
– 묵혜성 표정ㅋㅋㅋㅋㅋㅋㅋ
겁을 상실한 인터뷰가 마침내 끝나고 얼굴 옆에 느낌표를 무려 세 개나 띄운 묵혜성의 모습이 나왔다.
목이 타는지 화면 속 묵혜성이 물을 들이켰다.
[저 애가 정말 저를 무섭다고 생각한다면 저렇게는 안 하겠죠.]크게 기분 상한 기색 없이, 그저 어딘지 초연한 듯한 묵혜성의 말에 조금 전 그를 무서운 사람이라고 몰아가려 했던 출연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사과했다.
[아까 무서운 사람이라고 했던 거 혜성 씨께 사과드립니다.] [사과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서운 사람은 무슨. 아주 그냥 저 친구한테 만만한 사람으로 찍힌 것 같을 정도네요.] [맞아 혜성 씨, 애가 아무리 예뻐도 이렇게 버릇없는 행동까지 오냐오냐 받아주면 안 돼.]여태껏 볼 수 없었던 묵혜성의 신선한 면모에 방송을 보던 크로니클 팬들을 비롯한 시청자들도 유쾌하게 웃었다.
– 살면서 묵오빠가 만만하단 말 들을 날이 올줄이얔ㅋㅋㅋㅋㅋ
– 묵혜성이 안무섭다닠ㅋㅋㅋ 틈날때마다 까인 픽3연생들 들으면 개억울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여러모로 어메이징한 오촌관계
– 혈연이 진짜 대단한거군아
– 오냐오냐햐면 안 된다는 미리언니 말 왜 라온님이 혜성오빠 친아들이라도 되는것처럼 들리지ㅋㅋㅋㅋㅋㅋ
– 방송 시작한 지 10분도 안 지났는데 지금 킬포가 몇 개얔ㅋㅋㅋㅋㅋㅋㅋ
이후 온라온이 묵혜성에게 깜찍한 병아리 쿠션을 선물했지만, 편집의 힘으로 발칙한 인터뷰를 무마하기 위한 뇌물처럼 보일 뿐이었다.
어쨌거나 아침의 소동이 한바탕 지나간 이후.
화면 속 온라온과 묵혜성은 외출을 할 거냐 말 거냐를 두고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다.
[(저희 나가서 아점 먹어요.)] [(아점?)] [[아점이 뭔지 모름>] [(브런치요.)]스튜디오에 있던 박미리가 “혜성 씨 지금 약간 아저씨 같았어요.” 하고 웃음 섞인 말을 던졌고, 묵혜성은 “이제 무슨 뜻인지 아니까 아저씨 아닙니다”라 단호히 응수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진 신조어 테스트에서 장렬히 패배했다.
[TMI가 뭔지 알아요?] [ATM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 [그럼 복세편살은요?] [복식호흡 세 달이면 편하게 살 수 있다?] [와~ 진짜 하나도 모르시네. 별다줄은요?] [별로다. 줄 서서 먹기에는.] [그게 아니고요. 별걸 다 줄인다는 뜻이에요.] [……그러면서 그 말은 왜 또 줄이는 거죠?]– 묵혜성에 마지막에 이번에는 맞춘 것 같아서 기대하는 거 개웃겨ㅋㅋㅋㅋㅋ 아니 왜 기대하시는데욬ㅋㅋㅋㅋ
– 진심으로 이해 안 된다는 표정아랑 말투가 킬포ㅋㅋㅋㅋㅋㅋㅋㅋ
– 묵저씨….
– 과연 20년 넘게 알고지낸 멤버들을 아직도 크로니클 ㅇㅇㅇ으로 저장한 사람
[(그러지 말고 집에 있자.)] [[극성 외향인 vs 강경 내향인>]말도 안 되는 자막에 꿀 버터 감자칩을 와삭거리던 온라온이 분노했다.
“아니, 피디님! 자막이 완전 틀렸잖아요. 누가 극성 외향인이야, 누가.”
“정확한데…….”
[(제가 준비한 게 있거든요. 쌤 팬 분들이 저한테 보낸 말들 제가 한번 읽어드릴게요.)]여전히 간이 부풀다 못해 펑 터져 버린 게 분명한 온라온의 입을 통해 예의 그 ‘잘생긴 곰팡이’ 발언이나 ‘혜성이 보아라’ 발언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 이터널들 단체 당황
– 아니.. 우리도 설마 저런 걸 묵오빠 앞에서 그대로 읽을만큼 대담한 사람이 세상에 주연호 말고 또 있을 줄은 몰랐죠
– 혜성아 예능 분량 우리가 채워줬다(코쓱) 고마우면 이번 단콘에서 츄츄츄 커버 한번만 제대로 해줘
– 묵혜성 츄츄츄 정식 커버 소취
– 묵혜성 결혼 생각 없다 한 거 공중파 탄 이상 꼭 지켜야 합니다
– 묵혜성 평생 독신 응원합니다
– 이터널은 아니지만 저도 응원합니다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나갑시다! 햇빛이 찬란하고 세상은 아름다워요!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날씨 아닙니까!)]묵혜성을 집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열띤 재촉 뒤로 다시 온라온 단독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온라온: 아까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저는 집에만 있기 아까운 날씨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니, 집 자체가 이미 완벽한데 밖에 날씨가 어떻든 무슨 상관입니까. 그래도 저는 이터널 분들한테 쌤을 제발 좀 데리고 나가 달라는 임무를 받고 왔기 때문에 눈 딱 감고 사감을 좀, 자제했죠.]– ㅈㄴ 맞말 울엄마 맨날 바깥공기 좋으니까 좀 쐬고 오라고 하는데 어차피 창문 열면 들어오는게 다 바깥공기 아니냐구요~~~
– 띵언에 내향인 공감 오백만번 하고 갑니다
– 그치.. 인싸여도 집돌이일 수 있는거지
– 따지고 보면 이터널은 자기 팬도 아니고 남의 팬인데 당숙 팬이라고 말 잘 듣는거 너무 귀엽다 ㅠㅠㅠ
그렇게 온라온의 인터뷰는 내향인들의 공감과 크로니클 팬들의 예쁨을 잔뜩 사며 끝나는 듯했으나…….
텐 투 텐 제작진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인터뷰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패널들도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치고 난리가 났다.
[아 맞네!] [이러면 라온 씨도 아까 그 발언 해명해야겠는데.]어디 뭐라 하는지 보겠다는 듯 화면 속 묵혜성이 긴 다리를 꼬고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던 온라온이 앞에 있는 제작진을 원망스럽게 보다가, 이내 특유의 뻔뻔스러운 침착함을 되찾고 요청했다.
[온라온: 저, 아까 그거 다시 한번만 더 해주세요.]좀 전처럼 화면 조정 중이라는 자막과 함께 검은 화면이 몇 초간 나왔다가, 다시금 돌아앉은 온라온의 뒷모습이 비쳤다.
[???: 가짜 방송. 물론 지양해야 합니다.]– 미치겠다 첫마디부터 웃기다
– 와 지양 지향 구분 못하는 한국인도 많은데.. 이런 고급(?) 어휘를 자연스럽게 구사하시다니 진짜 외국인 맞는지
– 나 이제 얘 뭐라고 말만 해도 자연스럽게 웃게됨 안그래도 진짜 너무 잘생겨서 보고 있으면 은은하게 웃음나오는데 말하면 그냥 잇몸만개하는거임
[???: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방송에는 약간의 조미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금이나 설탕. 이런 것들이 몸에 안 좋다는 건 알지만 다 요리에 쓰지 않습니까. 저희 건강에 엄청 신경 쓰는 리더 형이 요리를 진짜 잘하는데 설탕이랑 소금을 몸에 나쁘다고 안 쓰지 않는단 말이죠. 뭐든 적당한 게 중요한…….] [[대충 자기 잘못 아니라는 말>]한동안 음성 변조된 온라온이 2배속으로 조잘거리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온라온이 하는 말은 자막으로 화면 하단에 들어가 빠르게 지나갔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희 건강에 엄청 신경 쓰는 리더 형 뭔뎈ㅋㅋㅋㅋ 얘 익명이든 말든 1도 신경 안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온라온 너무 잘생겨서 좀 딴세계 사람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렇게 보니까 진짜 하찮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시간 댓글은 ‘ㅋㅋㅋㅋㅋ’로 도배되었다.
반요한과 강지우 역시 숨넘어가도록 웃었다.
그 상황에서 익명의 탈을 벗고 도로 정면을 보인 온라온이 이마를 멋스럽게 쓸어넘기며 산뜻하게 말했다.
[온라온: 어휴, 방송 정말 쉽지 않네요!]아무튼 온라온의 열정적인 어필에 힘입어 묵혜성과 온라온은 마침내 집을 나설 수 있었다.
패널들은 “드디어 우리 잘생긴 곰팡이 혜성 씨가 밖으로 나가네요.”, “와, 차 좋은 거 봐.”, “날씨 너무 좋다.” 등 추임새를 넣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울숲 곳곳을 활보했다.
[혜성 씨랑 라온 씨는 왜 걸어 다니면서 화보를 찍고 계세요.] [에이이, 영민아. 이런 건 질투 하는 거 아니야. 두 사람 사이좋게 다니는 거 너무 보기 좋잖아~] [아니이, 질투가 아니라~]바닥 분수 근처에서 물장난을 치거나, ‘뾱뾱’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다가온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거나, 그들을 향해 잘생겼다고 외치는 시민에게 아이돌답게 하트를 발사하기도 했다.
– 온라온 상대쪽에서 먼저 k하트 시키지 않는한 하트는 무조건 두손하트부터 시작하는 거 쩨쩨하게 쪼마난 하트는 취급 안 하겠다는 것 같아서 제법 웃김
– 와 예쁘다 서울 살면서도 여기 한번도 안가봤는데 주말에 가봐야겠네
– 눈치 보다가 묵혜성한테 물 제대로 튀기고 냅다 도망치는 온라온 ㄱㅇㄱ
– 묵혜성이 천방지축 개냥이를 내내 봐주고 있다는게 ㅈㄴ치임포인트.. 왜 나는 저런 당숙 없냐ㅠ퓨ㅠㅠㅠㅠ
– 둘이 케미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같이 하는 방송이 오늘이 끝이라니.. 한 오백번만 더 만나서 촬영해줘.. 자컨으로 당숙당질 브이로그 찍어버려 븨로그 제목은 ‘온늘은 묵사발이 날까 안 날까’
그리고 마침내, 모두가 기다리던 대망의 피아노가 등장했다.
[(이런 곳에 피아노가 다 있네요.)] [(그러게.)]– 와 드디어
– 예고에서 뚝 잘라놔서 너무 서러웠는데 드디어 본다
– 근데 진짜 분위기 너무 환상적이다..
[(한번 쳐볼래?)]묵혜성의 물음에 온라온은 어딘지 생각에 잠긴 낯을 하다가 피아노 의자에 조심스레 앉았다.
– 좀전까지 천상 예능캐였는데 갑자기 아련촉촉해지기 있기 없기..?
– 나 방금.. 사랑에 빠진 것 같아….
– 손톱 깎는 게 뭐라고 이렇게 발리지
– 이해해줘 라온아 우리가 진지온은 아직 좀 낯설어,,,,
오후의 햇살을 비스듬히 받은 눈동자에 투명한 빛이 말갛게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