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2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28화
예전에 들은 설명에 따르면 시드는 기본적으로 반년에 한 번 정산해 주는 회사다.
우리가 작년 11월 말에 데뷔했으니 당연히 작년 하반기 수익은 나지 않았고.
2집 앨범 판매량이 10만 장을 훌쩍 넘어가며 올해 상반기에 드디어 약간의 수익이 발생했다.
미리 정산서를 보며 항목별로 설명을 들어둔 덕분에 어떤 이유로 얼마를 지급받을 건지도 들었다.
그나마 연습생 시절에 든 교육비 같은 것들은 시드가 우리에게 따로 청구하지 않아서 정산이 빨랐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원래 시드라는 회사 자체가 AJ나 CY 같은 4대 대형 기획사처럼 트레이닝 비용을 아예 청구하지 않는 회사인 건 아니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끝나고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 대부분의 소속사가 탐내는 인재였던 나와 강지우, 반요한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데뷔 전까지 연습생으로 있는 동안 발생하는 비용은 회사에서 전액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시드와 계약했고.
서문결이나 견성하는 전에 있던 왕따 사건의 피해 보상차 트레이닝 비용을 전액 면제해 준 것 같았다.
만약 우리 뒤에 연습생들이 또 들어온다면 그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트레이닝 비용을 정확하게 산정해서 받을 거라고 직원이 설명했다.
아무튼 멤버 중에 대표 조카가 있어서 그런지, 회사에서 처음으로 데뷔시킨 아이돌이라 신경을 많이 써준 건지, 이래저래 혜택을 받은 듯했다.
물론 저기 배짱 두둑한 대표 조카는 달마다 정산해 주는 소속사가 있다는 소식을 어디서 듣고 왔는지 힘없는 직장인 곽상현을 붙잡고 시위하고 있었다.
“저희도 달마다 줘요.”
“또 너냐? 그건 대표님한테 말해!”
“고모한테도 당연히 말했는데 내 말은 무시하더라고요.”
“근데 왜 나한테 그래! 내 월급 주는 분이 대표님이야! 형 잘리는 거 보고 싶어?”
“잘리다니. 무슨 그런 서운한 말을 해요. 형만 한 사람 없어요. 다른 사람으로 대체 불가능한 인재니까 그런 걱정하지 마요.”
“야… 나 그 말 직장에서 들으면 안 되는 말 탑 쓰리 안에 든다고 어디 단톡방에서 본 것 같은데…….”
“착각이겠죠.”
그때, ‘지잉’ 하고 강지우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휴대폰을 확인한 강지우가 쾌활하게 말했다.
“입금됐다!”
“어? 나도.”
“지금 차례로 다 입금해 주시나 보다.”
그 말대로 금세 우리 다섯 명 모두에게 정산금이 입금되었다.
아무래도 올해 상반기에는 시기상으로나 상황상으로나 아이돌의 주 수입원으로 여겨지는 해외 활동이나 콘서트, 행사 등의 규모 있는 스케줄은 얼마 하지 못했다 보니.
빵 뜬 다음에 첫 정산을 받은 아이돌이 흔히 “부모님께 집을 사드렸다”나 “억대 빚을 갚았다”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금액을 정산받은 것은 물론 아니었다.
아무래도 갑자기 수중에 들어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만큼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적당히 현실감이 들 만한 금액이다 보니 다들 편안히 기뻐하고 있었다.
“지우 형은 천목 때 더 많이 받지 않았어요?”
휴대폰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가가 촉촉해진 견성하의 물음에 강지우는 지금이 더 많다며 조금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나 그때는 상금이랑 방송 몇 개 나간 출연료만 받았고 행사는 따로 안 다녔거든. 음원은 나름 잘된 편이긴 했는데 음원 수익은 너희도 이번에 봐서 알겠지만 그렇게 크지 않고…. 그리고 이번에는 너네랑 같이 한 거라 더 좋다!”
“더 벌어서 사옥 세우자!”
“세워보자!”
“그 얘기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어요? 겨울 선배님이 세우는 게 더 빠를 거라니까요.”
어쨌든 다 같이 애처럼 히죽히죽 웃으며 좋아하는 걸 보고 있으니 원래 세계에서 유×브로 첫 수익 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아, 이런 날에는 술인데.
나는 왜 아직도 고작 열아홉 살인가 고뇌할 때, 강지우가 벌떡 일어났다.
“안 되겠다. 나가자.”
“나가서 뭐 하게?”
“뭐든 하자!”
“너 돈 모을 거라고 안 했냐? 얼마나 벌었다고 바로 쓰러 가재.”
반요한의 말에 강지우가 멋있는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돈은 원래 아끼든 말든 일단은 많이 벌어야 모이고 쌓이는 거라고 우리 엄마가 누누이 말했거든.”
표정도 포즈도 이상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실제로 겪어봤던 강지우가 하는 말이라 그런지 제법 신빙성이 느껴졌다.
아무튼 우리는 놀 땐 놀고 쓸 땐 써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강지우의 장황한 말에 따라 오랜만에 나가서 놀기로 했다.
무려 단체 연습 스케줄까지 빠지면서 말이다.
우리 중에 가장 엄격한 서문결도 강지우의 결정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연습 빠지는 건…….”
“결이 형도 같이 가서 놀자. 오늘 못한 연습은 나중에 새벽 연습으로 보충하면 되지.”
“……알았어.”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중에 빠진 만큼 추가로 연습한다는 말은 붙이지 말 걸 그랬다.
곽상현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도 정산받았다는 사실보다 나가서 논다는 사실에 더 들뜬 멤버들 표정을 보더니 피식피식 웃으며 휴가차 단체 외출을 허락해 주었다.
“이왕 나갈 거면 뭐라도 찍어와.”
연습을 빠진다는데도 별다른 말 없이 셀프캠을 하나씩 손에 들려주는 게 다였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 리얼리티를 촬영한 이후로 다 같이 마음 편하게 놀러 나간 적이 거의 없는 것 같기는 했다.
기세 좋게 나간 것에 비해 별다르게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해가 조금씩 기울어갈 때 나가서 2인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빌려 한강 공원을 훨훨 돌아다니다가.
“야, 천천히, 헉… 좀, 가!”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 좀 하라고 말했잖아!”
“이야, 저쪽 팀은 성하가 1.8인분 하고 라온이가 0.15인분 정도 하는데.”
“왜 합쳐도 2인분이 안 되냐.”
거리에서 하나에 팔천 원 하는 와플을 하나씩 사 먹은 다음 들어간 방탈출 카페에서 반요한과 내 활약으로 최단 기록을 경신해 보기도 하고.
“어떻게 이렇게 빨리 탈출하셨어요…?”
“그냥 알겠던데요.”
“시계가 수상해 보이더라고요.”
“크흑, 방탈출 카페 경력만 40년인 제 자존심을 이렇게 짓밟다니…….”
“……방탈출 카페라는 게 40년씩이나 된 문화였나?”
백화점에 가서 각자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르다가 견성하에게 그런 옷 또 살 거면 차라리 먹을 거나 사가라는 핀잔과 조언을 듣고.
“트레이닝복은 숙소에 많잖아요.”
“연습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그건 맞는 말인데… 꼭 그 색이어야겠어요?”
“응. 건강한 색이잖아!”
“난 이거.”
“온라온 넌 무지 티 좀 그만 사!”
돌아다니느라 배가 고파질 때쯤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이라는 고깃집에 들어가 한우를 원 없이 사서 구워 먹고 고깃집에 있는 탁구대에서 지칠 때까지 탁구를 했다.
“나 강지우, 걸음마를 할 때부터 탁구를 쳤지.”
“지금 초심자 상대로 그러니까 재밌어요?”
“응! 완전 재밌다… 악! 막내야!”
“미안, 미안. 실수야, 실수.”
“실수 아닌 것 같은데… 온라온 지금 일부러 머리 노려서 맞춘 것 같은데…….”
“잘했어.”
“결아, 뭘 잘했다는 거냐? 설마 내 머리 맞춘 걸 잘했다고 한 건 아니지?”
“처음 하는 건데 잘한다.”
“서문겨어어얼…….”
‘친해져요, 오르카’를 촬영할 때처럼 놀이공원에 간 것도 아니고,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일들인데 어쩐지 오늘 하루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아, 재밌었다.”
“근데 우리 돈 쓰려고 나간 건데, 정작 돈 쓸 줄을 모르는 것 같아…….”
늘 입을 옷이 없다고 말하는 견성하를 제외하고는 다들 옷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스타일리스트가 알아서 입혀주는 걸로 충분하다고 보는 편이라 백화점에서 쓴 돈도 거의 없었다.
결국 따지고 보면 고깃값이 제일 많이 나왔다.
“시간은 잘 쓰는 것 같은데.”
“인정.”
“있잖아, 너네랑 있을 때면…….”
“하지 마.”
“내 시간이 평소보다 빨리 가는 것 같다.”
“강지우 너 제발 그런 거 하지 말라니까?”
물론 내 소비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게임 캐릭터 장비를 강화하고 예쁜 옷을 입혀주기 위해 일단 캐시샵에서 랜덤 박스 아이템을 50만 원 정도 질렀다.
그동안에는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게임에 돈을 못 썼는데, 정산금이 들어왔으니 거리낄 게 없었다.
“라온아, 이게 뭐야.”
게임에 돈 쓰는 걸 낭비라고 생각하는 강지우에게 마지막 소비를 들키지만 않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다.
“형, 50 써서 25만 원 회수했으면 본전이야.”
“50 써서 25 회수한 게 본전이라고…. 우리 애가 수포자라니…….”
“아무튼 본전 맞고, 쟤도 30만 원 질렀어.”
조마조마하게 이쪽을 지켜보던 견성하가 내 말을 듣더니 와락 화를 냈다.
“그걸 왜 말해 바보야!”
“그리고 쟤는 아예 망했어. 잡다한 템만 잔뜩 나와서 10도 회수 못 했거든. 더 산다는 거 내가 말렸으니까 봐줘.”
“야! 너 좋은 거 내가 뽑아줬잖아!”
“둘 다 이리 와…….”
번 돈을 막 쓰지 말고 건전하고 계획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강지우의 잔소리를 귀 아프도록 들은 나와 견성하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게임 할 시간에 나가서 운동이나 하고 오라는 가슴 아픈 벌을 받아야 했다.
“오늘부터?”
“오늘부터! 공원이라도 뛰고 와.”
“힘든데…….”
물론 한창 게임 할 시간에 숙소 밖으로 쫓겨난 나와 견성하는 강지우의 바람대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 대신 근처 산책로를 느릿느릿 돌았다.
“저기 앉자.”
중간에 발견한 벤치에 나란히 앉아 이번에는 모바일 게임에 새로 나온 캐릭터를 얻기 위해 뽑기를 돌렸다.
“지우 형한테는 무조건 비밀이다.”
“당연하지.”
잠시 뒤, 사이좋게 10만 원씩을 허공에 날린 우리는 근처 자판기에서 뽑은 캔 음료를 술처럼 들이켜야 했다.
“어, 요한이 형도 이 게임 시작했나 보다.”
“뭐?”
내 눈치를 살피는 견성하의 말을 듣고 보니 SNS와 연동된 친구 목록에 반요한의 이름이 새롭게 올라 있었다.
나는 내 닉네임을 확인했다.
[하제]눈살이 얕게 찌푸려졌다.
“…….”
닉네임 중복이 가능한 게임이라서 처음 시작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설정했던 건데.
‘뭐, 상관없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벌써? 일찍 들어가면 지우 형이 다시 쫓아낼 것 같은데.”
“가서 할 얘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