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4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49화
사건 아닌 사건의 발단은 바로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굵직한 커리어와 창작자다운 완고함으로 업계에서 알아주는 프로듀서인 반가을 대표였다.
그런 반가을 대표는 ‘Again’ 음원 마스터링까지 완전히 마친 얼마 전부터, 잘난 조카 둔 고모의 마음으로 동종업계 지인들에게 호언장담해놓았다.
이왕이면 모르는게 좋았을 인연 (8)
나 [얘들아]
나 [나 제대로 된 루키 하나 찾았다!?]
나 [기대 Let’s GO (주먹 이모티콘)]
산세baby [?]
베엇쓰 [???]
헛소리하는애 [선배님 술드셨어요?]
오렌지코기 [기대레츠고ㅋㅋㅋㅋㅋ]
뽀너스 [누가 뭐래도 저한텐 누님이 원앤온리최고존엄이십니다]
뽀너스 [(하트 발사하는 캐릭터 이모티콘)]
헛소리하는애 [저 기회주의자쉑 숟가락얹으려고 가증스럽게 저러는거봐;]
이상한듯 [가을아]
이상한듯 [오빠가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새벽에 이러지 말고 빨리 자라..]
오렌지코기 [근데 이 시간에 한 명도 안 자고 있는 저희 인생도 레전드 아닙니까]
오렌지코기 [아 못자는건가^^]
단풍도라이 [언니ㅠㅠㅠㅠㅠㅠㅠ]
단풍도라이 [또 실력있는어린애 나왔다고 겨울씨랑 리와인드때철머 저 버리시는거예요???]
헛소리하는애 [저건 술안먹고도 저러네..]
단풍도라이 [대답좀해줘요ㅠㅠㅠ]
베엇쓰 [징하다]
단풍도라이 [언ㄴ니ㅠㅠㅠㅜㅜㅜㅜ]
나 [하.. 두렵다]
나 [우리애의 재능이…]
나 [(자아도취에 빠진 오리 캐릭터 이모티콘)]
이상한듯 [나도 두렵다]
이상한듯 [니가..]
단풍도라이 [ㅗㅇㅅㅇㅗ]
나 [ㅗ^^ㅗ]
단풍도라이 [언니 우리 통했어요>[]
이상한듯 [쟬 멀쩡한 대표로 알고있을 시드가 나 다음으로 불쌍해]
헛소리하는애 [? 형이 왜 불쌍해요?]
산세baby [이거 비밀인데 이상님이 가을님한테 대학때 술먹고 고백공격했다가 못생겼다고 차였음]
┗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이상한듯 [ㅅㅂ]
헛소리하는애 [아ㅎ]
이상한듯 [산새끼야 뒤질래?]
베엇쓰 [저게 왜 비밀이에여 내친구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ㅋㅋ]
헛소리하는애 [이상형 아무래도 자기 주제를ㅎ 모르시는듯ㅎㅋ]
이상한듯 [ㅋㅋㅋㅋ나 지금 신사동 간다]
산세baby [올때 맥주]
베엇쓰 [제생각엔.. 이방 기운이 좀 이상한것같아여]
베엇쓰 [있다 보면 저까지 정신 이상해지는 기분?ㅋㅋㅋ]
산세baby [ㄴㄴ]
산세baby [끼리끼리라는 말이 왜있겠음]
산세baby [여기있는 님들 다 태생부터 똑같음]
오렌지코기 [ㅎㅎ…]
오렌지코기 [산베님 새벽 4시에 뼈를 심하게 때리시네……]
나 [아무튼 하반기차트 우리가 싸먹을거니까 미리 수고*^^*]
산세baby [반대표 허세 재수탱ㅡㅡ]
뽀너스 [넵 누님도 수고하셔용ㅎㅎ]
자타가 공인하길 젊고 털털한 작곡계의 인싸 반가을 대표는 본업에서 ‘잘한다’의 기준점이 상당히 높게 설정된 실력자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루키가 대체 어느 정도일지 동종업계인으로서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권겨울 차트 줄세우기 했을 때랑 서문결 리와인드 반응 터졌을 때도 염장질이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저 누나가 좀 이상하기는 해도 이런 감은 쩌는데 대체 뭐 얼마나 좋길래.’
그중에서도 반가을 대표와 같은 단체 채팅방에 들어와 있다는 이유로 그 자랑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 했던 이들은 곡이 발매되자마자 반가을 대표가 보낸 뮤직비디오 링크를 타고 들어가 곡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리고…….
“와, 이거 뭐야?”
곡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작곡가 중에서도 듣는 귀가 특히 예민한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무엇보다도 같은 것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였다.
홀린 듯이 노래를 한 번 더 들어본 작곡가 리상이 다시금 감탄했다.
“히야… 진짜 이건……. 타고났네.”
허탈하게까지 들리는 리상의 말에 옆에서 그에게 작곡을 배우던 학생이 물었다.
“이게 왜요? 좋긴 한데… 그렇게 놀랄 정도예요?”
나름대로 소질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 학생도 ‘Again’을 듣자마자 이게 무척 매력적이고 대중성 있는 좋은 노래라는 감상 정도는 들었다.
하지만 작곡 과외를 하면서도 칭찬에 도통 인색했던 리상이 저렇게 희열이 묻어나는 얼굴을 할 정도인지까지는 잘 와닿지 않았다.
음원 사이트 연간 차트에 오른 히트곡들도 가차 없이 혹평하던 리상이 저렇게 극적으로 반응하는 게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
“아, 이게… 설명이 좀 어려운데.”
“?”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던 이상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들어봐. 내가 비유를 하나 해줄게.”
“네.”
“어떤 사람이 거대한 그림을 그렸어. 이 그림이 어마무시하게 크다? 멀리서 한눈에 보기에도 되게 잘 그렸어. 근데 저렇게 그리는 건 나도 잘만 하면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막 들어. 너 지금 딱 그런 생각 하고 있지?”
“네에….”
“머릿속에 이건 이렇게 그리고, 또 여긴 노란색으로 칠하면 되고, 뭐 이런 그럴싸한 계획 같은 게 머릿속에 파바박 떠올라. 야, 이제 나도 저거랑 똑같이 그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막 생겨.”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요.”
“그냥 들어 자식아.”
“네.”
“그런데 이걸 가까이, 코앞까지 가서 봐. 그랬더니 비로소 보이는 거야.”
“뭐가요?”
“와, 이 사람이 내 생각이랑은 전혀 다른 색을 사용했구나. 나는 여기가 노란색인 줄 알았는데 웬걸, 보라색이네? 그리고 한두 군데가 아니라 전체가 그런 식인 거지. 전혀 다른 색으로 조화를 훌륭하게 이뤄서 내가 본 그 색, 그 전체를 만들어낸 거라고.”
“그게…… 말이 돼요? 아니, 어떻게 노란색이 어떻게 보라색이 돼요? 주황색도 아니고.”
“그걸 모르니까 네가 아직 하수고 안 되는 거지 인마. 처음 네가 생각했던 색대로 그림을 따라 그려보면 멀리서 봤을 때 언뜻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어도, 전체 그림의 가치는 현저히 달라져 버린단 말이야.”
“그 정도예요?”
“그렇게 특별하고 유일했던 예술 작품이 내가 따라 하는 순간 아주 평범하고 엔간하고 흔해 빠진 졸작밖에 안 되는 거라고. 보통 사람은 알아보지도 못할 미세한 차이 때문에!”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다음 곡도 그놈의 ‘례술’ 강조하다가 대중들한테 안 먹히는 곡 쓸 거라는 건 잘 알겠어요.”
“아오, 뒤진다 너. 내가 꼬박꼬박 기어오르는 거 봐주니까 아주 물로 보이지?”
“불로…. 죄송합니다. 근데 따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중요한 거죠?”
“그래. 네가 그동안 헛배운 건 아니구나.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는 것도 엄청 중요해. 쉬워 보이는 건 대중들한테 먹힐 가능성이 높거든.”
“그럼 이게 보기보다 대단한 거네요. 어렵지 않은데 흔하지도 않고 특별한 거.”
“그래. 이건 배워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진짜 배 아프다. 아직 신인인지 지금은 마감이 좀 거칠고 허술한 부분도 보이는데 그 정도야 경험으로 차차 해결할 수 있을 거고.”
“그럼 저 지금 이분 부러워해야 해요?”
“당연한 말을. 나도 부럽다, 야. 내가 그 정도니까 너는 선망해야지.”
“자라나는 새싹 기 죽이지 마세요.”
“하…. 반가을이가 똥배짱으로 허세 부린 게 아니었네……. 이거 찐이야 찐. 아주 배 아파 죽겠어.”
온라온의 곡이 그러한 차별성을 띠게 된 까닭은 바로 그가 다른 세계에서 무려 23년 동안 살았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온라온과 온하제의 두 세계가 쌍둥이처럼 닮았다고 한들, 현대의 대중문화에서 완전히 같은 창작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그 내용물은 상이했다.
그리고 온라온은 이 세계의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저편의 문화예술을 직접 보고 들으며 자랐다.
대중음악이 발달한 전체적인 흐름은 유사하지만, 세세한 알맹이가 다르니 이 세계의 기준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는 않으면서도 참신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 것이다.
거기에 이곳과 5년가량 앞선 세계에서 살다 온 경험이 트렌디함을 만들어내고, 대중적인 감각이 포착해낸 익숙함이 편안함을 주니 안 될 게 없었다.
‘헤이즈랬나?’
단체 메신저 방에 들어가 보니 벌써 신원미상의 신인 작곡가가 가진 가능성을 알아본 동료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었다.
산세baby [@하프가을 님 헤이즈님 연락처 좀]
나 [헤이즈(x) 하제(o)]
산세baby [ㅈㅅ 걔 몇 살임? 미자라고만 하지 마]
반가을 [TOP SECRET]
이상한듯 [외국애야? 예명이 오리엔탈리즘에 제대로 빠진 외국인 감성인데ㅋ]
나 [이하다 추상아]
뽀너스 [곡 언제부터 썼대요?? 뭐 먹고 산대요? 어디서 뭐하고 있어요 지금????]
오렌지코기 [저 아직 안들어봤는데 그렇게 좋아요?]
베엇쓰 [ㅇㅇ지림]
헛소리하는애 [선배가 얼마나 봐준거예요? 걔가 멜로디만 짠거 아니죠? 전반적으로 다 손댄거죠?]
나 [^^]
그들에게 ‘허세 ㄴㄴ’ 같은 무시를 받았던 수모를 잊지 않고 있던 반가을은 쏟아지는 관심을 보고 대표실에서 홀로 파안대소했다.
* * *
몇 시간 전.
‘Again’이 좋은 곡이라는 것과 별개로 음원 차트가 갱신되기 직전까지 에어리들은 성적이 잘 안 나오는 게 아닌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저번 ‘Dream’ 활동 때와 이번 ‘Again’ 활동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 그룹인 리프틴이 지난 컴백 때 공중파 음악방송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고, 얼마 전 가장 규모가 큰 음원 사이트인 피치에서도 눈에 띄는 정책 변경이 있었다.
특히 집단으로 움직이며 그룹의 음원 성적을 책임지는 음원 총공 팀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와해한 것이 현재 가장 큰 불안 요소였다.
– 이공기들ㅠㅠ 저희 이번에 총공팀 없으니까 스밍 더 열심히 해요ㅠㅠㅠ 애들 진짜 좋은 곡으로 컴백했는데 이번에는 꼭 1위 시켜줘야죠ㅠㅠㅠㅠㅠㅠㅠㅠ
– 오르카 총공팀 해체했다고? 왜?? 신인 남돌치고 음원 성적 좋았잖아
┗ 해체까지는 아님
┗ 무슨일 있었오?
┗ 멤버 학폭루머 때 스탭들이 비계에서 탈퇴하라고 배척하던거 루머 해명된 이후에 터져서 우수수 잘렸는데 그 이후로 충원 안됨.. 이번 활동에는 모금도 못받고 스밍리스트랑 다운로드 타이밍 정도만 공지하는중
– 그래도 피치 탈다 막혀서 이제 총공 별 의미도 없을 듯
┗ ㅈㄴㄱㄷ) 탈다가 뭐야?
┗ 계정 탈퇴 재가입 바로바로 반복하면서 음원 다운로드하는거
┗ ㅇㅇ 탈다 막힌 다음에 컴백한 돌들 봐도 총공 별 효과없더라..
┗ 그래도 아직 알라딘 같은 타싸에서는 되니까.. 그리고 없는것보다는 있는게 성적면에서 훨씬! 나음
마침내 7시.
갱신된 차트를 아래에서부터 떨리는 손으로 확인하던 에어리가 마침내 ‘Again’을 발견하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