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25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259화
자정이 다 되어가는 어느 밤.
고만고만한 조회 수가 찍힌 채 묻히는 글들 사이에 순식간에 조회 수가 백 단위를 찍고 천 단위를 향해 빠르게 솟구치는 글 하나가 있었다.
[유명 아이돌 정신과 진단서 유출됨]이목을 끌고도 남을 제목을 달고 나온 글은 제대로 된 내용 없이 사진 하나만 달랑 첨부되어 있었다.
바로 몇 년 전 진단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었다.
진단서 상부에 이름과 생년월일이 분명하게 나와 있어 진단서의 주인이 온라온임을 알아채기는 어렵지 않았다.
댓글창에는 이게 뭐냐고 웅성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 ?
– 이게 뭐야?;
– ????
– ㄷㄷ사생이 턴 건가
– 그냥 조작인듯
– 사생이든 뭐든 의료정보 이렇게 공개하는거 찐불법 아님?
– 진짜든 아니든 글 내리자;;;
– 얘들아ㅠㅠ 이글 신고 좀ㅠㅠㅠㅠㅠ
– 연예관 규정 대놓고 어긴 글인데 왜 삭제 안됨?
– 와 이거 만약에 진짜면 온라온 상태 알려진 것보다도 더 심각했던거 아닌가..? 진단서 내용보면 그냥 사는 데 필요한 정신력이란 정신력은 다 갉아먹혔다는 건데
– 트루 십새들아….
– (삭제된 댓글입니다)
– 아이고 라온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재판 앞두고 언플하는 것 같음
┗ 누가?
┗ 누가 언플을 하냐고ㅋㅋㅋㅋ
┗ ㅋㅋㅋㅋ아니 왜 말을 못해??ㅋ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온라온 과거글 이런 식으로 계속 올라오니까 이젠 뭔가 노이즈마케팅 같음
┗ ?
┗ 뭔..ㅋㅋ
┗ 그 사건 덕분에 온라온 인지도 떡상한 건 팩트잖아. 그리고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데 왜 물음표야?
┗ 그럼 너도 말도 안통하는 외국 나가서 사내따돌림 당하고 서바나가서 주작당하고 계단에서 떠밀려서 죽을 뻔하든가ㅋㅋㅋㅋㅋ
┗ 계단에서 한 번 떨어졌다고 그만큼 돈벌고 유명해질 수 있으면 당연히 떨어질 수 있음.. 다치지도 않았는데
┗ 완전체네ㅋㅋㅋㅋㅋ
– ——먹금——
– 얘네는 팬질하기 힘들어보인다 조용한 날이 없넹
물론 대부분의 에어리로서는 실로 쓸데없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기우였다.
– 에어리들아 타팬인데 이런거 뜰 때마다 안 힘들어..?
┗ 웅 애들이 너무 예뻐서 하나도! 안 힘들어!!
┗ 그냥 같이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들어서 뿌듯해
┗ 애가 한처먹인것도 아니고 힘들다는 생각 한번도 안해봄
┗ 절대 ㄴㄴ
┗ 항상 열심히하는 애들한테 배울점 많다고 느껴 위로도 받고
┗ 솔직히 힘들었던 적도 있는데 그게 애들 잘못도 아니잖아,,, 물론 못 버티고 탈덕하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나는 내가 힘들었던 만큼 더더 마음주게 되더라
┗ 22
┗ 333 힘든만큼 코어된다
심약한 이는 진작에 다 떨어져 나가고, 단련될 만큼 단련된 팬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팬덤에 새로 유입된 것은 그 난장을 보고도 모든 것을 기꺼이 끌어안을 각오를 마친 팬들이었다.
혹은 바로 그 마이너스적인 위태로움이나 불안정함 자체에 매료된 부류의 이들이거나.
또한 아예 새로운 사건이 터져서 뒤통수를 거하게 때려버린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사건에 살을 붙이는 것이었기에 새삼 지치고 뭐고 할 것도 없었다.
다만 온실 속 화초처럼 애지중지 키워내도 모자란 내 새끼에게 왜 이런 비극이 닥쳤나, 하고 보기만 해도 예뻐 죽을 것 같은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것들을 보며 가슴 아파하다가.
나라도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 혹시라도 한창 달려야 할 때 팬덤 분위기가 침체하지 않도록 열심히 떠들었다.
– 백번 말해도 안 부족한 오르카 좋은 점: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팬들한테 자기가 먼저 힘들다고 안 함. 자기 혼자 힘든 거 알아서 다 이겨내고 아 저 그때 쫌 힘들었는데 이젠 괜찮아요 그러니까 외쳐 어게인해버림!!
– 근데 나는 사실 애들이 힘들다고 얘기해줬으면 졓겠어.. 그러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ㅠㅠㅠㅠㅠ 그만큼 조아한다구 ㅜ
– 아 팬들은 원래 가수 닮아가는 거지~~ 공기들아 기죽지말자
– 어떡해 내일 음방에서 애들 또 볼 생각하니까 벌써 설렘 활동기 짱
– 새벽스밍 잘 돌아가는지 확인해주세요~~! 숨스밍열스밍
– (움짤) 오늘 뮤팡에서 오프닝이랑 엔딩 다 랑구 잡아준 거 보고 우리애가 어디서든 사랑받는 사람인거 또한번 알아버리기ㅎㅎ
게다가 오르카 홈마 중 탑시드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윤선우가 평소에 벼르던 홈마를 비롯한 네임드 사생들을 공개적으로 저격함으로써 팬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할 공공의 적을 만들어주었다.
– 아 온세너 사생 저격 존× 사이다
– !!사생 리스트 올라간 사생홈 소비하지 맙시다 온세너님 말대로 사생홈 계속 소비하면 애들만 더 힘들어져요!!
– 사생홈 정도는 솔직히 필요악 아닌가.. 그래야 유입 늘고 판도 순환되는데 ㅠㅠ 사생홈마 없는 판은 망한 판이라고요 님드라
┗ 아 이 트윗 올리고 팔로 순식간에 50명 사라짐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우리 순덕 에어리들은 어디한번 깨끗하고 맑고 자신있는 소비만 하는지 지켜볼게요^^
┗ 말하는거 웃겨서 팔로했는데 언팔합니당 보니까 웃긴게 아니라 그냥 개념이 없는 거였네여
– 사생홈 없어도 볼 사진 많아요 나중에 사진 너무 예쁜데 사생홈마가 찍은 거라 눈물 좔좔 흘리는 사람되지 말고 지금 썰어서 클린홈 비중 늘려요ㅠㅠㅠ
– 사생 머리깨버리고싳당 흑흑 이런말하면 안되는대,,,
– 사생에 관대해지지 말자
도움되는 사생이란 말이 어딨음 아이돌 입장에서는 다 힘들텐데
팬덤 내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잡히니 비교적 좋아하는 감정이 가벼웠던 팬들도 이제 와서 튕겨 나가기보다는.
너와 내가 손잡고 하나 되어 우리에게 닥친 이 불합리한 고난과 시련과 역경을 함께 이겨내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혔다.
한편, 온라온을 비롯한 오르카 멤버들과 곽상현, 그리고 반가을은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까맣게 모른 채 숙소를 비운 시간 동안의 아파트 CCTV를 경찰과 함께 확인하고 있었다.
* * *
“아, 여기 멈춰 주세요.”
화면을 노려보던 곽상현의 요청에 관리소장이 재깍 CCTV 영상을 멈췄다.
“얘네 같은데요?”
“시간대나 옷차림만 봐도 이 4명이 숙소 침입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근데 마스크랑 모자 때문에 얼굴이 하나도 안 보이네. 흰색 점퍼 입은 얘가 그나마 보일까 말까…….”
“허어, 평소엔 경찰 부르고 잡아가 보라며 소리 뻥뻥 치더니 이건 진짜 잡힐까 봐 무서웠나. 날도 더운데 꽁꽁도 싸맸다.”
경찰도 난감해했다.
“이러면 어렵겠는데요.”
“일단 수거한 카메라에서 지문 나오는 거 없나 보고, 해 뜨는 대로 근방 CCTV 영상도 수배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경찰이 우리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평소 자주 봤던 사생 중에 비슷한 인상 없어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자기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며 따라온 멤버들도 곽상현 못지않게 집중해서 CCTV 영상을 봤지만,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었다.
화질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데다가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꼼꼼히 가려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강지우가 대표로 말했다.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는 길에 사 온 건지 달달하면서도 따뜻한 초콜릿 캔 음료를 우리 손에 하나씩 들려줬던 반가을 대표가 분통이 터진다는 듯 이를 갈았다.
“진짜 누군지만 알면 바로 고소하는 건데!”
누군지 알 방법…….
“!”
나는 한동안 완전히 잊고 살았던 어떤 설정에 생각이 미쳤다.
게임처럼 사람 머리 위에 이름 뜨는 그거.
‘인명 표시 설정!’
주위 눈치를 한번 살핀 나는 손을 꼼지락거려 Y를 살짝 눌렀다.
[앞으로 인명이 표시됩니다.]그러자 1년 전처럼 당장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이름이 떠올랐다.
‘이것도 오랜만에 보니까 새삼 신기하다.’
이제 CCTV 영상을 확인할 차례였다.
“저 영상 좀 봐도 될까요?”
“뭐 좀 알겠어?”
“약간 걸리는 게 있어서요.”
내 말에 관리소장이 고맙게도 귀찮아하는 기색 하나 없이 다시 영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없다.’
영상 속 사생들의 머리 위에는 이름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실제로 보는 게 아니면 이름을 안 보여줬던가……?’
인명 표시 설정을 켜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 생각했기에 더 실망하려는 찰나에.
“!”
아무것도 없던 영상 속 사생들의 머리 위에 이름 석 자가 반짝 생겨났다.
[저쪽 자동화 시스템이 보낸 특별 서비스입니다.]“…….”
어안이 벙벙하여 마치 윙크라도 하듯 익살스럽게 점멸하다가 사라진 시스템창이 있던 자리를 바라봤다.
사실 래리 놈이 자기 영혼을 자동화 시스템에 반쯤 떼어놓고 간 게 아닐까.
‘어쨌든 네가 래리보다 일 잘한다.’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런 말씀 하시면 저는 성질 더러운 관리자님 복귀하시는 순간 폐기 처분되니 주의해 주세요.]그, 미안하게 됐다.
래리 이 새끼는 상사 욕 엄청나게 하더니 자기도 쓰레기 같은 상사였잖아?
어쨌든 사생들 이름을 알아내기는 했는데.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방법으로 알아낸 사실을 어떻게 수상하지 않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지가 문제다.
잠시 고민하던 나는 경찰에게 이런저런 것을 캐묻는 반가을 대표를 불렀다.
“저, 대표님.”
갈고닦은 연기력 스탯을 한번 발휘해 보기로 했다.
“저 이 사람 누군지 알 것 같아요.”
“어디? 누구?”
“이 사람이요.”
나는 그나마 얼굴이 가장 드러난 사생을 지목했다.
“전에 한번 단지 편의점에서 마주친 적 있는데 그때 이 점퍼 입고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러니?”
“네. 키도 대충 비슷한 것 같고요.”
“혹시 자세한 인상착의나 이름 같은 건 모르십니까?”
“확실한 건 아닌데…….”
나는 알아낸 이름을 조심스레 말했다.
“아, 그 사람?”
다행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름을 알고 나니 그 사람이 맞는 것 같다며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저 사생만 이름이 안 뜨는 거지?
사생은 총 4명이었는데, 그중 방금 내가 지목한 사람을 포함한 3명은 이름이 떴지만, 나머지 1명은 여전히 머리 위에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시스템 오류인가?’
[관리국 인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인물의 경우 인명 표기가 불가합니다!]‘허?’
미심쩍은 구석이 있는 안내에 인상을 살짝 찡그릴 때, 톡 여러 개가 연달아 도착했다.
고경윤이었다.
[가] 자요? [가] (사진) [가] 이거 알고 있나 하고.고경윤이 보낸 것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이게 뭐길래 이 시간에…….’
한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 뚝,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