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66)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66화
– 형은 키즈 카페가 어떤 곳인지 아세요?
상당히 업신여기는 듯한 어조로 한 PD가 한도균에게 물었다.
“이 자식이…. 알거든? 애들 재미있게 노는 곳이잖아. 막 놀이방 있고.”
이 선배님 아무래도 감자탕집 놀이방 같은 거 생각하는 것 같은데.
– 두 분은 키즈 카페 가본 적 있으세요?
한 PD는 그나마 어린 나와 강지우에게 질문을 바꿔 물었다.
“아뇨. 저 어렸을 때는 그런 게 잘 없었어요.”
“저는 못 가봤고, 전에 제 동생이 가봤는데 진짜 신기한 거 많대요. 동생 말만 들어보면 거의 별세계 같던데요.”
자연스럽게 강해림의 얼굴이 떠올랐다.
걔 정도면 아직 키즈 카페 같은 데 다닐 나이긴 하지.
“동생이 몇 살인데?”
“저랑 열 살 차이예요.”
“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
“저도 지우 형 동생들 본 적 있는데 진짜 귀여워요.”
“궁금하다.”
“사진 보여드릴까요?”
“보여줘, 보여줘.”
“동생들 얼굴이 나와서 카메라엔 못 보여드리지만, 여기요.”
강지우가 핸드폰을 한도균 쪽으로 내밀었다. 우리를 찍는 카메라에는 담기지 않는 각도였다.
“제가 진짜 진짜 사랑하는 동생들.”
대신 강지우의 말간 웃음이 빠짐없이 담겼다.
강지우에게는 어려 보이는 얼굴, 뛰어난 가창력, 성실성, 경쟁의식 등 아이돌로서 여러 장점이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저 순수함과 순박함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다 네 동생이야? 진짜 귀엽다.”
“그죠.”
“근데 라온이는 왜 여깄어. 온라온이 아니라 강라온이었나?”
“거의 그렇게 될 뻔하긴 했어요.”
대놓고 아쉬워하는 강지우를 보며 한도균이 웃음을 터뜨렸다.
뭔가 해서 보니까 저번 설에 놀러 갔을 때 강지우 동생들이랑 박박이와 같이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한동안 강지우 핸드폰 배경 화면이었지.’
어쨌든 가벼운 잡담을 통해 강지우도 촬영장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데 성공했다.
“지우는 어린 동생들도 있으니까, 오늘 현장에서 기대해도 되겠지?”
“물론이죠. 맡겨만 주세요.”
“든든하다, 야.”
“그럼 가볼까요?”
우리는 전방에 보이는 3층짜리 키즈 카페 건물로 향했다.
“이 건물 전체가 키즈 카페야, 설마?”
“그런가 봐요. 대박이다.”
“채광이 진짜 좋네요.”
주위를 둘러보며 입구 근처에 있는 카운터로 가자, 키즈 카페 직원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잘생긴 사람을 봤을 때 저절로 피어나는 진실한 미소가 직원의 입가에 환하게 번졌다.
아무래도 나라의 보물 같은 미남이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이나 제 발로 굴러들어 왔으니 상당히 기쁘실 것이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혹시 저희 누군지 아세요?”
“오르카 온라온이랑 강지우…. 당연히 알죠.”
나에 이어 강지우가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럼 제일 좋아하는 오르카 노래는?”
“하나, 둘, 셋!”
“어게인!”
미리 짠 것도 아닌데 고민하지 않고 바로바로 답이 나오니 우리가 그래도 조금은 유명해진 것 같아서 뿌듯했다.
“그러면 제일 좋아하는 크로니클 노래는?”
“엇….”
한도균의 기습 질문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아무리 크로니클이 현역이라고는 해도, 평소에 아이돌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곡명을 정확히 알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저 아는데. 픽하트도 조금씩 봤는데.”
“거긴 묵혜성만 나갔는데…. 나 안 나왔는데…….”
“자, 잠시만요.”
슬금슬금 물러나 서운한 척하는 한도균의 눈에 닿지 않는 곳에 선 나는 입을 벙긋거려 제일 짧고 간단한 제목을 전달했다.
‘톡식! 톡식!’
나와 눈이 마주친 직원이 내 입 모양을 해석하려 애썼다.
“독…식?”
“네?”
“독식이요.”
어디선가 자신감을 얻은 직원이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아냐. 그거 아니야.
“디귿이에요 티읕이에요?”
만면에 미소를 띤 한도균이 친절하게 다시 물었다.
직원의 혼란스러운 눈동자가 다시 내게로 향했다.
나는 손가락 두 개를 슬쩍 펼쳐 보였다.
“티읕, 톡식이요!”
그래. 그거야!
통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주먹을 가슴 높이에서 불끈 쥐었다가, 한도균의 눈치를 보고 슬쩍 내렸다.
“카메라 돌려서 뒤에 있는 조카들이 어떤 신호를 준 게 아닐까 확인해 보고 싶기는 한데 일단 넘어가 드리겠습니다.”
“…참, 설명해 드릴 게 있는데요.”
“되게 자연스럽게 말씀을 돌리시네.”
직원이 민망함을 수습한 뒤, 설명이 이어졌다.
“어떤 건가요?”
“저희가 일할 때는 서로 영어 이름으로 부르거든요.”
과연 직원이 가슴에 단 명찰에는 ‘앨리슨’이라는 영어 이름이 한글과 영어로 적혀 있었다.
“앨리슨?”
“네. 그렇게 부르시면 돼요.”
“그러면 우리도 하나씩 정해볼까?”
“저는 제 본명 쓸게요. 데미안.”
“저는 크리스토퍼요.”
이 형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가스턴 좋아했지….
“도균이 형은요?”
“도미닉.”
설마 한‘도’균이라서 ‘도’미닉인 건가.
참 투명한 두 사람이었다.
“좋아요. 데미안, 크리스토퍼, 도미닉.”
우리는 키즈 카페에서 미리 준비해 둔 명찰에 영어 이름을 적어 임시 명찰을 만들었다.
“앨리슨, 저희가 키즈 카페는 처음인데 어떤 곳인지 간단히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저희 ‘플레이 월드’는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시설이 넓고 쾌적해서 고학년 친구들은 물론이고 보호자 분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키즈 카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일하기 힘들고 신경 쓸 게 두 배로 많은 곳입니다.
‘……라는 말로 들리는데.’
그래도 평일 오전이니까 손님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
“일단은 저희 오픈 시간 전이니까, 간단히 둘러보시겠어요?”
“그래도 돼요?”
“네. 편하게 둘러보세요!”
안내받으며 키즈 카페를 둘러보았다. 말을 들어보면 이 프로그램은 일종의 유료 광고, 즉 홍보도 겸하는 듯했다.
“우와. 신기하다. 저도 놀고 싶어요.”
“요즘 애들 재밌는 데서 노네.”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대체 어디까지 발전하는 걸까요.”
건물이 워낙 넓어 둘러보는 데만도 한참이었다.
세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넓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지 1층에는 미끄럼틀이나 트램펄린, 암벽 등반 시설 등 대형 놀이기구들이 포진했고, 2층에는 공연장과 오락실뿐만 아니라 식당과 카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3층에는 소꿉놀이나 비눗방울 놀이, 직업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들이 테마별로 마련되어 있었다.
“얘들아, 이거 음료수 걸고 점수 내기 한 판 할래?”
오락실에는 익히 아는 농구 게임기가 있었는데, 한도균이 흥미를 보였다. 정해진 시간 동안 슛해서 점수 쌓는 그거 맞다.
그때였다.
▶ 확정 보상: 소정의 경험치, 스탯 포인트 +10
▶ 실패 시 페널티: 없음] [Y/N]
이 자식은 여기 존재하지도 않는 슬×덩크 대사를 어떻게 아는 거야?
[Y]“좋아요. 근데 저는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형이라고 해서 살살 하는 그런 사람 아닌데 괜찮으시겠어요?”
노골적 아부를 들은 한도균의 입꼬리가 반사적으로 치솟는 와중에, 강지우가 배신감에 젖은 눈으로 날 봤다.
……저거 예능용 리액션이겠지? 그렇겠지?
– 형, 입이 귀까지 걸리셨어요. 잘생겼단 말 처음 듣는 사람처럼.
“아니, 진짜 이렇게 잘생긴 애한테 잘생겼다는 말 들으니까 진짜 내가 잘생긴 것 같다니까.”
– 형 잘생기셨어요.
“어, 그래.”
– 야이.
내가 강지우의 표정을 분석하는 동안 한도균과 한 PD는 만담으로 분량을 쭉쭉 뽑고 있었다.
그런 대화 뒤에 우리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투입한 농구대 앞에 나란히 섰다.
“지는 사람이 음료수 사는 거다.”
“네.”
가벼운 긴장감이 흘렀다.
– 준비…… 땅!
한동안 농구공이 퉁 튕겨 나오는 소리와 데구루루 굴러 내려오는 소리, 그리고 골이 들어갔다고 기계가 알려주는 소리만 들렸다.
결과는.
“예에!”
몇 번 던져 보고 영점을 잡은 뒤 열 개 던져서 여덟아홉 개를 넣은 내 승리였다.
[돌발 퀘스트 [농구… 좋아하세요?> 완료!] [퀘스트 확정 보상으로 소정의 경험치 및 스탯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내가 엄청나게 잘했다기보다는, 나는 평범하게 잘했는데 한도균은 평범하게 했고 강지우는 심하게 못했다고나 할까…….
“아니. 난 맞게 던졌는데 골대가 내 공을 거부했다니까?”
“여기 탁구 게임 없어요?”
“응. 없어. 돌아가.”
그 뒤로도 약 한 시간 동안 여러 시설을 직접 체험해 봤고.
“헉, 헉.”
한도균의 체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 형, 지금 진짜 조카들 데리고 놀러 온 삼촌 같아요. 오르카 분들은 다 멀쩡한데….
나랑 강지우는 이런 데를 언제 또 와보겠냐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즐겼거든. 물론 촬영도 열심히 했다.
“괜찮으세요?”
“아니, 헉…. 안 괜찮아. 흐억, 내가 10년만 더 젊었어도.”
– 10년으로 되시겠어요?
“뭐가 어째?”
푹신한 버섯 모양 의자에 아무렇게나 앉아 강지우가 산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쉬고 있자니 우리를 안내해 준 직원, 앨리슨이 물었다.
“어떠세요?”
“진짜 재밌어요.”
“즐겁게 노셨으니까 오늘 하루 일도 즐겁게 하실 수 있겠죠?”
“네…….”
“저희는 텐션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대답 크게 다시~”
“네에에!”
“좋습니다. 유니폼 드릴 테니까 갈아입으시고 오세요.”
우리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연갈색 유니폼을 받아 직원 전용 탈의실로 향했다.
“저기요.”
나는 옷을 빠르게 갈아입고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확인하는 강지우를 불렀다.
내 과장된 말투에 이 틈을 타 메이크업을 고쳐주던 누나가 ‘얘네 또 시작이네’ 하는 표정을 짓는 게 보였다.
“네?”
“여기서 일하세요?”
“그런데요?”
“너무 잘생기셔서 그런데 번호 좀 주세요.”
“제가, 크흠, 얼마나 잘생겼는데요?”
“어휴.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요….”
[당신의 얄팍한 아첨에 0.001g 남아 있던 강지우의 앙금이 사르르 녹습니다. 강지우 호감도 +10 현재 호감도 +100]쉬운 인간 같으니….
나중에 연하의 이성이 좀만 잘해준다고 홀라당 넘어가는 거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된다. 곽상현한테 잘 지켜보라고 해야지.
우리 상황극을 지켜보던 한도균이 말했다.
“너네 재밌게 노는구나?”
“형들만큼은 아니죠.”
“에이. 혜성이는 그런 말 죽었다 살아나도 안 해주거든.”
“저희 막내가 좀 최곱니다.”
강지우가 뿌듯해했다.
부끄러움은 내 몫이니까 이런 걸로 좋아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