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7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79화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방은 어딜 보나 작업실이었다.
빠르게 둘러보니 있을 장비도 다 있었고, 컴퓨터에는 평소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잘 설치되어 있었다.
“네가 이쪽에 앉아.”
“알았어.”
서문결은 온라온이 컴퓨터를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줬다.
온라온의 카피 실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은 그도 반가을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이건 둘이서 같이 하면 오히려 꼬일 것 같고, 기본적으로 너 혼자 하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네가 더 잘하니까.”
잠시 서문결을 바라보던 온라온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일단 해볼 테니까, 형이 옆에서 보면서 뭔가 잘못되거나 고칠 부분 있으면 바로바로 말해 줘.”
“그래.”
짧은 상의를 마친 온라온은 노래를 다시 듣지도 않고 막힘없이 곡을 짜나갔다.
“…….”
‘얘는 뭐 기계처럼 찍네. 작곡하는 사람은 원래 다 이렇게 잘하나?’
촬영하는 것도 잊고 작업에만 집중하는 두 사람을 촬영하던 카메라 감독이 신기해했다.
‘정확하고 깔끔하게 잘하네.’
온라온이 카피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 서문결도 내심 감탄했다.
키보드와 마우스, 건반을 빠르게 오가는 손이 멈추지도 않았고 필요한 가상 악기를 찾지 못해 헤매는 일도 없었다.
옆에서 보다 보면 무서운 집중력이었다.
“…다 했다.”
그 결과 고작 삼십 분 만에 제출하기에는 모자람 없는 퀄리티를 갖춘 카피곡이 나왔다.
남은 삼십 분은 원곡과 비교하며 그것을 깎고 다듬는 시간이었다.
원곡의 구조가 원래부터 단순하기도 했지만, 뛰어난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곡 전에도 카피해 본 적 있어?”
“아니. 처음인데, 많이 들은 노래라.”
– 십 분 남았습니다.
문 너머에서 남은 시간을 알리는 제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십 분이 오 분이 되고, 오 분이 다시 일 분으로 줄어듦에 따라 다른 방에 있는 출연자들의 손은 더욱 급해졌지만, 이미 할 만큼 한 서문결과 온라온만큼은 평온하게 대화를 나누며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진짜 다됐다.”
“가자.”
제작진의 사전 안내에 따라 완성한 파일을 드라이브에 올린 온라온과 서문결은 여유롭게 방을 나섰다.
듣자 하니 작업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장면까지 촬영한 뒤 잠시 개별 인터뷰를 하면서 휴식할 모양이었다.
과연 출연진이 모두 앉고 제나가 무대 중앙에 선 다음, 제작진으로부터 오케이 신호가 떨어졌다.
표정이 안 좋은 마이아워 멤버들이 가장 먼저 불려갔다.
막내 축에 드는 오르카는 아까 미처 못 했던 인사를 정식으로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큐시트를 확인하는 제나에게 향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라온아, 결아, 오랜만이다. 어우, 두 사람 다 너무 잘생겨졌네.”
제나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 병아리 같던 애들이 이렇게 어엿하게 데뷔해서 같이 촬영하니까 내가 다 뿌듯하다. 좀 전에 과제는 어땠어?”
“카메라 없으니까 겸손하지 않게 말씀드리자면 이번에는 할 만했어요.”
온라온의 당찬 말에 솔직한 걸 좋아하는 제나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아하하, 자신감 좋다. 너희 신곡 ‘Action’도 잘 들었어. 너무 세련되고 좋던데.”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할게요.”
“아하하, 나중에 내 곡도 부탁해도 되지?”
“당연하죠.”
가벼운 제안을 넉살 좋게 받는 온라온과 몇 마디를 더 나눈 제나는 가서 쉬라며 두 사람을 기분 좋게 돌려보냈다.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우, 우리야말로 잘 부탁하지. 편하게 해요, 편하게.”
물론 말처럼 쉬지는 못하고, 온라온의 주도로 다른 출연자와도 차례로 인사를 나누어야 했다.
“와 진짜, 카피를 몇 년 만에 해본 건지 모르겠다.”
“막판에 너무 쫄리더라.”
눈치를 보아하니 다른 출연진들은 대체로 갑자기 떨어진 카피 과제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오르카 분들 인터뷰하겠습니다.”
“저희 가볼게요.”
“그래.”
서문결과 온라온이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 따로 마련된 인터뷰 공간으로 이동했다.
“아까 보니까 굉장히 자신 있게 작업하시는 모습이었는데, 라온 씨는 평소에도 곡 카피를 자주 하셨나요?”
“제가 잠이랑 밥 같은 걸 다 포기하고 카피만 연습했을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카피 하나는 저희 반가을 대표님한테 인정받을 만큼 자신 있습니다.”
“입장 순서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왜 우리지?”
“제작진분들 진짜 너무하다.”
“하하, 그럼 가장 견제되는 팀이 있다면?””
“저희를 경쟁자로 봐 주시는 모든 팀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It’s competition.”
질문 몇 가지를 더 건넨 작가가 만족한 얼굴로 인터뷰의 끝을 알렸다.
“오르카 인터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가는 길.
“형, 경연 순서 어떻게 하고 싶어?”
“뒷순서가 낫지 않아?”
“지우 형이 그러는데 생방은 투표 때문에 오히려 앞순서가 괜찮대. 근데 1차 경연은 생방송 아니니까 형 말대로 최대한 뒷순서로 가보자.”
“그래.”
한동안 두 사람의 차분한 말소리가 복도를 조용히 울렸다.
* *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휴식 시간이 끝나고 촬영이 재개됐다.
“몸풀기 과제는 출연자 자체 평가 점수 500점과 전문 심사위원 점수 500점, 도합 1000점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전문 심사위원?”
처음 듣는 소리에 출연자들이 웅성거렸다.
예의 ‘전문가 평가’에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온라온은 이어지는 제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전문 심사위원분들의 정체는 1차 경연 날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슈× 스타 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는 식인가.’
적어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낸 건지 모를 점수를 주는 시스템이 아닌 것에 안심한 온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시면서 나눠드린 평가표에 백 점 만점으로 점수를 적어 주시면 됩니다. 또한 몇 번째 곡을 어느 팀이 카피했는지는 순위와 함께 공개됩니다. 여기다 다 알 만한 분들이니까 공정한 평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첫 번째 곡, 들려주세요.”
각자 받은 평가표에 팀 이름을 적은 출연자들이 긴장된 얼굴로 첫 번째 곡이 흘러나오기를 기다렸다.
– ♪♩♬
무대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음악만 흘러나올 뿐이라, 얼굴도 목소리도 나오지 않아 어떤 곡이 어느 팀이 만든 건지 알기 어려운 묘미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완벽한 블라인드 평가네.’
첫 번째 곡은 무난했다.
“괜찮다.”
“깔끔하게 잘하셨네.”
서문결이 온라온과 짧게 상의한 후 90점을 적었다.
그 뒤로 카피했다고 말하기 민망한 것도 하나 있었고, 어떻게든 해냈다는 느낌으로 완성된 것도, 제법 괜찮은 솜씨로 마무리한 것도 있었다.
“아….”
“약간 급하게 마무리하신 느낌이 있긴 있다.”
“솔직히 한 시간은 너무 짧았어.”
“우리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다행이다.”
곡을 하나씩 들을 때마다 출연자들은 제각각 반응을 보였다.
“우리 거 아직 안 나온 거 맞지?”
“응.”
다섯 번째 곡까지 들은 뒤, 온라온과 서문결이 다른 팀에게 들리지 않게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현황을 파악했다.
“마지막 6번 곡 들어보겠습니다.”
나온다.
온라온과 서문결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다른 출연자들의 평가를 기다렸다.
– ♪♩♬
“우와… 이 정도면 그냥 원곡 아니에요?”
“원곡 느낌이랑 똑같으면서 뭔가 좀 더 풍성한 느낌인데. 좋다.”
“진짜 잘한다. 누구시지?”
“이걸 한 시간 만에 했다고? 그냥 천재 아니셔?”
다른 사람한테 들킬세라 고개를 평가표에 박다시피 한 온라온이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내리누르며 서문결을 돌아보는데, 그는 이미 엷게 웃고 있었다.
[서문결이 당신의 능력을 자랑스러워합니다. 서문결 호감도 +3 현재 호감도 +85]상당히 옅긴 하지만 분명 미소였다!
보통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로 표정 변화가 적은 서문결치고는 드물게 누가 봐도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서 놀란 온라온이 입을 떡 벌렸다.
그러는 동안 제작진이 점수표를 수거해갔다.
얼마 뒤.
“그럼 지금부터 다른 곳에서 여러분의 카피 곡을 감상한 전문 심사위원의 점수를 합산한 총점수와 순위, 그리고 어떤 팀이 카피한 곡인지를 공개하겠습니다.”
“떨린다….”
“아, 제발 꼴찌만 하지 말자.”
“5위, 공개해 주세요!”
제나의 진행에 따라 대형 스크린에 5위부터 차례로 순위와 점수가 공개되었다.
[5위: 체이서 – 802점]“아.”
“부끄럽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
[4위: 리프틴 – 840점]“바인 형, 미안해요.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아냐.”
[3위: 다이나식스 – 895점]“3위면 나쁘지 않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위: 플루토 – 931점]“와, 900점 넘을 줄은 몰랐는데.”
“믿습니다, 주멘.”
순위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희비가 교차했다.
이제 오르카와 마이아워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1위: 오르카 – 975점] [6위: 마이아워 – 778점]“아….”
“!”
마이아워의 예헌과 제리는 결과는 예상한 듯 해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르카는 2위 플루토와도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윽고 몇 번 음악을 누가 카피했는지가 별도로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