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43)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43화
그 뒤로 14위부터 10위까지 한 번에 공개됐다.
공교롭게도 죄다 걸그룹 곡을 커버한 조였다. 득표수는 모두 두 자릿수 초반.
“다섯 팀에게는 무척 아쉬운 결과일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정말 속상하겠지만 다음에는 그만큼 더 잘할 수 있을 거예요.”
다시 9위부터 6위까지 빠르게 공개되었다. 6위는 플루토의 ‘Avatar’ 1조였는데 이 역시 단 32표를 확보하는 것에 그쳤다.
5위를 차지한 어폰의 ‘위로’ 1조부터는 인터뷰도 한 조에서 여러 명씩 하면서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었다.
4위는 김준우가 있는 ‘TOXIC’ 2조였다.
“저희 팀을 투표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리더 잘 따라준, 또 센터 믿고 맡겨준 조원들한테 고맙다고 하고 싶어요.”
“우리 리더 멋있다!”
3위는 ‘위로’ 2조가 차지했다. 서찬빈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나하나 순위가 공개될 때마다 뒤쪽에 서 있는 우리 조원들이 움찔움찔하는 게 맨 앞에 서 있는 내게도 느껴졌다.
“이제 남은 건 ‘TOXIC’ 1조와 ‘Call on me’ 1조뿐이네요. 두 팀은 우선 4천 표를 확보하셨습니다.”
누가 1위인지 모두가 뻔히 알고 있어서 그다지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제나는 너무 느슨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통제할 수 있을 만큼 노련했다.
“옥도윤 연습생, ‘TOXIC’ 1조 무대를 어떻게 보셨나요? ‘Call on me’ 1조 리더로서 한마디 해주세요.”
마이크를 든 옥도윤이 가장 앞에 서 있는 나를 흘긋 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크로니클 선배님 곡을 너무 잘 소화해 주셔서,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할 만큼 다 굉장히 멋있었던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벌써 세 번째 시즌이라 그런지 연습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말할 때 뭐든 적잖게 사리는 감이 있었다.
“그렇군요. 그럼 ‘TOXIC’ 1조 리더 김세종 연습생의 말도 한 번 들어봐야겠죠?”
미리 준비된 것 같은 말을 줄줄 내뱉은 옥도윤과 달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눈을 깜빡이던 김세종이 입을 열었다.
“어… 사실 이렇게까지 이름이 안 불릴 줄은 몰라서 좀 얼떨떨하네요. 지금도 얼굴 천재 조가 실력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저희보다 앞선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너무 편안하네요.”
그렇게 말하는 김세종의 표정이 정말 편안해 보여서 몇몇 연습생들이 슬쩍 웃었다.
오현진과 카시마 소라의 인터뷰까지 지나간 뒤에야 PD의 오케이 사인을 받은 제나가 피로를 감추며 말했다.
“그럼 과연 누가 1위를 차지했을지 그 결과를, 지금 공개하겠습니다.”
이렇게까지 긴장이 안 될 수가 있나.
[[Call on me> 1조: 438표] [[TOXIC> 1조: 297표]이변은 없었다.
결과를 확인한 송정환과 한다훈이 뒤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와아!”
“2등 했다!”
제나가 그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아하하, 왠지 1등보다 2등을 한 연습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당연하다. 저쪽 조원들은 1등 해서 받은 5천 표 정도로는 등수 변동도 잘 안 되겠지만, 이쪽은 오현진이나 반요한을 제외하고는 생존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라인업이니까.
4천 표도 소중하다.
“다시 한번 고생하셨습니다.”
녹화가 완전히 끝나자 아침에 받았던 퀘스트가 완료됐다는 알림이 왔다.
[메인 퀘스트 [멘토 곡 커버 평가> 완료!] [퀘스트 확정 보상으로 소정의 경험치가 지급됩니다.] [당신의 조는 전체 3위 안에 들었습니다. 퀘스트 추가 보상으로 스킬 《숨쉬기(초급)》를 습득했습니다.] [스킬 《숨쉬기(초급)》 – 숨을 잘 쉴 수 있습니다. 동정받아 마땅한 체력의 당신에게 허락된 유일한 운동은 숨쉬기 운동이 아닐까요? 무대 위에서 호흡조차 힘든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하나에 들이마시고, 둘에 내쉽니다. 하나, 둘, 하나, 둘.] [Tip! 스킬은 퀘스트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 이외에, 플레이어가 같은 행위를 의식적으로 반복했을 때 일정 확률로 생성됩니다.]“…….”
난 대체 이 개스템한테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첫 특성도 이상하더니 첫 스킬도 이 모양인 이유 누가 설명 좀.
* * *
그 시각, 핸드폰을 돌려받고 집으로 돌아간 대표들에 의해 1차 경연 방청 후기가 조금씩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방청 인증 사진)
본진(=조녜존멋제나) 보러 간 건데 의외로 건질 애들 보여서 나중에 내가 보려고 간단간단하게 후기 씀. 기억력 좋은 편 아니라 대강 본 건 생략 많고 관심 있는 조 위주로 썼음. 당연히 주관적이고 스포주의.
– 로제타 [HUNTER>
1조: 제발 남하트 1차 경연에서 여돌 노래를 빼주세요. 시즌1에서 암전났던 아이스크림조랑 똑같았다고 보면 됨. 실력도 심각한데 하필 킹제타.. 하필 갓터…
2조: 제발 남하트 1차경연에서 여돌 노래를 빼주세요2 아니 원곡자, 연습생, 방청객 삼위일체로 빡치는데 대체 누구를 위한 선곡임?????? 너무 보고 있기 힘든 수준이었고 이하생략 다음엔 좋은 곡을 만나길
– 플루토 [Avatar>
1조: 플루토 곡 중에는 그나마 대중성 있는 건데 역시 경연용은 아님. 처음부터 불안불안하더니 고음에서 삑사리 제대로 냄. 삑사리밖에 기억 안 난다. 픽하트 이런 쪽으로는 자비X라서 안쓰럽
2조: 평타. 의외로 일본인 연습생 리츠가 눈에 띄었음. 발음 크게 거슬리지 않고 개인멘트할 때도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연습 많이 한 듯.
(중략)
– 크로니클 [TOXIC>
1조: (주절거림주의) 픽하트판을 뒤집어놓은 얼천조랑 비빌 수 있는 유일한 조=톡식1조.
일단 인지도 있는 멤은 반요한, 오현진, 온라온 이렇게 있었고 실제로 이 셋이 제일 비주얼로나 실력으로나 눈에 띄기도 함. 나머지도 무난한 수준이었는데 메보 지연우 적당히 잘하다가 고음에서 좀 흔들려서 깸. 그래도 볼 만했다.
반요한 비주얼 미쳤고 돌았음. 이런 게 귀티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하는 외모. 대체 왜 아이돌을 하려는지 의심스러운 스펙이지만 이제라도 아이돌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 그리고 연습생 기간 2개월이란 말이 있던데 도저히 2개월 차로는 안 보이는 실력이랑 무대매너였음. 다른 연생들은 얘 보고 좀 경각심 가져야 할 것 같다.
오현진도 트루답게 깔끔했음. 대형값한 듯. 근데 비주얼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온라온 센터였고 왜 트루에서 나왔는지 알 것 같음. 그냥 느낌이 그쪽 스타일이 전혀 아님. 음색 지문 수준으로 독보적. 끝나고 집 가면서 하트어택 들었는데 누가 봐도 얘 목소리인 부분 바로 찾음ㅋㅋㅋㅋ
노래할 때는 미성인데 여리여리하다기에는 속에 힘이 있어서 고음 시켜보고 싶음. 덕질하면서 유구하게 메보만 잡아서 그런가. 근데 와중에 아련함 은은하게 깔려있어서 발라드 부르는거 궁금함 +그냥 말할 땐 노래할 때보다 살짝 낮은 목소리
무대하면서 힘 딸려서 뒤로 갈수록 힘들어하는 게 눈에 확 보이기는 하던데 박자랑 음정은 끝까지 절대 안 놓쳐서 신기. 끝나고 주연호가 얘 보고 맹목적으로 사랑을 하는 저돌적 연하 어쩌구 했는데 진짜 완벽한 표현이었음
와중에 숨만쉬어도아련함 어디 안 가서 눈 마주친 순간 ‘아, 내가 이 연하를 평생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이 생각밖에 안 들었음.
애 버리는 순간 난 천하의 몹쓸년 되는 거임. 오늘부터 내 원픽ㅅㄱ
(중략)
2조: 열심히 하고 전체적으로도 괜찮았는데 1조 무대 보고 기죽은 게 눈에 보여서 좀 맘 아팠음. 김준우가 센터였고 에너지 특히 좋았던 기억. 컨셉이랑 어울리기도 해서 방송 나가면 반응 괜찮을 듯.
(중략)
– 유피테르 [Call on me>
1조: 두말할 것 없는 얼천조. 곡도 의상도 비주얼도 갓벽. 쭉 일렬로 서 있는데 좀 개안한 느낌이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비주얼들.
서문결 얼굴이랑 실력 압도적이었음. 진하고 날카로운데 곱상하게 섬세함. 전체적으로 세기말 감성 돋게 비현실적인 외모였고 대체 왜 아직 데뷔를 안 했는지 모르겠다. 소속사가 그를 품기에는 너무 작은 건가 싶음. 근데 반요한까지 데리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있나 싶기도 하고.
징샤오 과연 충격적인 뚝딱이지만 얼굴이 참 잘했고 수납도 똑똑하게 잘됐다. 안무 다 외우고 열심히 하는 거 보여서 밉진 않았음.
(중략)
2조: 미안합니다.. 님들이 뭘 한 것 같기는 한데 그전 순서가 하필..
– 요약
1) 빛제나갓제나황제나 진행 갓벽
2) 잘하는 애는 잘하는 애들끼리 하고, 못하는 애는 못하는 애들끼리 해서 조마다 실력 편차 심함
3) 콜온미1조가 진짜 아무도 반박 못 할 역대급 레전드인데 나갈 때 보니까 톡식1조에 감긴 사람도 많아 보였음 취향 빼고 봐도 둘이 1,2위 확실
– 정성스러운 후기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
┗ 선택적 정성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선택과 집중 오졌음
┗ 아니 진짜 너무하잖아ㅠㅠ 콜온미2조: 님들이 뭘 한 것 같기는 한데 [[돌았냐고ㅜㅜ 내 픽 후기 다른 글에서도 다 똑같은이유로 썰렸다고ㅠㅠ
– 생각보다 실력 괜찮은 애 꽤 있는 것 같아서 데뷔조 걱정이 덜 된다. 후기 ㄱㅅㄱㅅ
– 주관 ㄹㅇ 확실해서 그 부분 편하게 거르고 잘 읽음
┗ 온라온 다른 후기에서도 괜찮다는 말 많던데?
┗ ㅇㅇ 잘했다 못했다는 후기글끼리 거의 일치함. 잘한 건 맞는 듯.
* * *
1차 경연 녹화를 마친 우리는 밤늦게 시드 연습생 숙소로 돌아왔다.
무사히 마쳤다고 생각한 게 무색하게 다음 날 아침, 나는 거하게 몸살이 났다.
[체력 수준에 맞지 않는 강도의 스케줄을 소화한 페널티로 상태이상: 감기몸살에 걸렸습니다. 잘 먹고 잘 자며 휴식을 취하세요.] [상태이상: 감기몸살로 인해 모든 능력치 40% 감소]진심이냐?
[진심이다.]개자식.
열은 기본에 근육통, 두통, 구토감까지 고루고루 나를 괴롭히는 와중에 벽에 붙은 거울을 통해 ‘온라온’의 과거까지 보여서 더욱 머리가 아팠다.
내 상태가 얼마나 심각해 보였는지 나만 보면 호감도를 떨어뜨리기 바쁘던 견성하는 자기가 쓰는 2층 침대의 1층 자리를 순순히 내주었다.
“좀 어때?”
한 손으로 쟁반을 받쳐 든 강지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가 이 거짓된 세상을… 부숴줬으면 좋겠어…….”
“그래. 많이 안 좋구나.”
“그건 체력이 25라서…….”
다행히 강지우는 내 헛소리를 잘 무시했다.
“일어나서 죽 먹어.”
강지우가 누워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직접 끓인 야채죽 한 숟갈에 손맛이 느껴지는 장조림을 올려 입에 넣어주었다.
밥이고 뭐고 다시 눕고 싶은데 죽이랑 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거기에 체력 회복 특수 효과까지 붙어 있어서, 꾸역꾸역 입에 넣었다.
역시 집밥 강 선생.
조만간 여기 나가야 할 텐데, 이 손맛 그리워서 어떻게 살지.
“아플 때 혼자 있으면 특히 서럽지 않냐?”
딱히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옆에 누가 있다고 해서 덜 아픈 것도 아니고.
그러나 하필 벽에 붙어 있는 거울을 통해 본 ‘온라온’의 과거가 아플 때 숙소에서 혼자 끙끙대고 있는 모습이었기에 대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옆에 누가 있다고 해서 덜 아픈 건 아니지만, 아플 때 혼자 있으면 더 아프다고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럼 평생 남보다 더 아팠던 건가?
‘와… 친구 없는 호구가 이제 이런 것도 손해를 보네…….’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얼핏 맞는 생각 같기도 하고…. 이걸 지금 소리 내서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아, 몰라. 머리 아파.
강지우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난 그래서 솔로로 데뷔하자는 다른 회사 제안 거절했어. 힘들 때 혼자 견딜 게 무서워서.”
침대 옆에 쭈그려 앉은 강지우는 자기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때도 매 순간 혼자인 것 같고 실제로 혼자여서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꼭 좋은 사람들이랑 그룹 활동을 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했다.
수면 설정을 피로도 회복 모드로 돌리는 걸 잊은 내가 혼곤하게 잠들기 전까지.
어쩌면 그 이후로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