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431)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431화
퓨전 한복 스타일의 의상으로 한 번 갈아입고 다시 한바탕 해방을 포함한 댄스곡과 함께 날뛴 대가로 땀에 푹 젖은 멤버들이 숨을 몰아쉬며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바깥의 에어리들이 온라온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을 테마로 한 VCR을 흡족한 마음으로 관람하는 동안, 대기하고 있던 스태프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얼굴과 목의 땀을 닦아주고, 흐트러진 머리와 메이크업을 고치고, 화려한 무대 의상 갈아입기를 도왔다.
“저 물 좀 주세요.”
“여기요.”
“감사합니다.”
“얘들아, 신나는 건 알겠지만 페이스 조절해. 한국 공연만 앞으로 5번 더 남았어.”
“네엡.”
페이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이렇게나 넓은 무대에 서서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환호성을 고스란히 맞다 보면 자제하는 게 쉽지 않았다.
오르카 멤버 중 가장 이성적인 반요한마저도 사방에 있는 에어리들이 발산하는 열기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뜨거워졌으니.
그러다가 옆에서 더 흥분한 서문결의 눈빛을 보고 퍼뜩 정신을 차린 온라온이 외쳤다.
“나한테 안마 받고 싶은 거 아니면 체력 아껴!”
“!”
이제 온라온의 신비로운 ‘안마’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된 멤버들이 흠칫하며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멤버들을 믿게 된 온라온이 소리 없이 웃었다.
* * *
캐주얼한 프레피룩 느낌의 세 번째 의상으로 갈아입은 뒤에는 비교적 잔잔한 곡들이 주로 이어졌다.
흔히 말하는 발라드 타임이 슬슬 끝나겠다 싶을 때쯤, ‘A to Z’의 뒤를 이어 낯선 전주가 바로 흘러나왔다.
‘처음 듣는 곡인데…….’
‘이런 노래가 있었나?’
에어리들이 모를 만도 한 게, 이번 곡은 이번 투어 콘서트에서 선공개하는 곡 ‘Alien friend’였다.
– 자, 이번 곡은 여기서 최초로 공개하는 곡인데요. 제목은 ‘Alien friend’입니다! 무려 전 멤버 작사, 작곡!
온하제가 맡긴 곡을 팬들에게 처음 공개한다는 사실에서 오는 떨림을 감추고 미소를 지은 온라온이 마이크를 들고 곡을 소개했다.
– 그거 다 말해도 돼?!
– 돼!
스페이스 레코드의 비공식적 허락을 받은 스포일러는 거침없었다.
곡의 주인공이 미국인이고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만큼 ‘Alien friend’는 영어 곡으로 작업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한국 콘서트이니만큼 멤버들은 한국어 버전을 준비해 왔다.
“와아아아아아!”
무대 위로 녹색 외계인 인형 탈을 쓴 댄서가 뒤뚱뒤뚱 올라왔다.
그 앙증맞은 모습에 에어리들이 즐거운 함성을 발사했다.
운명에 기적을 더해
우린 불시착처럼 만나
자타공인 도입부 장인 강지우가 산뜻한 목소리로 감미로이 노래를 시작하자 낯설고 기분 좋은 충격이 에어리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우주선을 다 고칠 때까지 만이야
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지
견성하가 쿡쿡 찌르자 녹색 외계인이 새침하게 빙글빙글 돌아버린다.
그를 제외한 다른 멤버도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았다.
어김없이 에어리들 틈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Alien alien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널 알지 못해도
픽하트 시절과 비교하면 가창력이 상당히 늘어난 반요한이 생글생글 웃으며 후렴구의 포인트 안무를 소화했다.
‘와씨, 노래 너무 좋은데?’
금규리가 열광적으로 응원봉을 흔들며 감탄했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도 후렴 파트가 귀에 훅 꽂혔다.
Alien alien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널 안을 수 있는걸
매력적인 음색을 충분히 발휘해 노래하며 옆에 있던 강지우와 서문결을 두 팔로 끌어당기는 온라온의 행복에 겨운 얼굴이 전광판에 크게 잡혔다.
에어리들은 비명 같은 탄성을 내질렀다.
열심히 춤추다 말고 잡혀간 두 사람이 어리둥절해 있다가 웃음을 터뜨리며 잡히지 않은 팔로 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꺄아아아아아악!”
청중은 이 마법 같은 곡에 금세 빠져들었다.
– 다 같이!
2절 후렴에서 온라온이 호응을 유도하자 바로 떼창이 나왔다.
“Alien alien!”
Alien alien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널 알지 못해도
“Alien alien!”
Alien alien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널 안을 수 있는걸
에어리들이 든 무수한 응원봉이 어두운 곳에서 새하얗게 깜빡이며 은하수처럼 물결쳤다.
온라온은 그 황홀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온전히 담기 위해 눈을 따가워질 때까지 뜨고 있었다.
“Alien alien!”
Alien alien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날 잊지 않는다고 약속해
3절에 와서, ‘Alien alien’ 하는 파트는 모든 멤버가 합창하듯 노래했고 이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따라 부르는 에어리들의 목소리가 그를 든든하게 받쳐주었다.
“Alien alien!!”
Alien alien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내 친구야
하나만 더 부탁할게
서문결의 뒤를 이어.
행복해야 해
온라온이 진심을 담아 말하듯 노래하고 외계인을 중앙에 낀 멤버들이 어깨동무하며 가슴 찡한 무대는 엔딩을 맞이했다.
“……꺄아아아아아악!”
“흐아아아아악!!”
“와, 천재가 천재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압도적인 환호성 속에서 조명이 꺼졌다.
* * *
곡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어쩐지 감동을 주는 ‘Alien friend’ 무대 이후 빠르게 의상을 갈아입은 온라온과 서문결이 튀어나와 헥사곤 스테이지 최대 아웃풋 ‘My Zenith’로 무대를 뒤집어 놓으며 촉촉해졌던 분위기에 다시 불을 지폈다.
“I’m in my zenith!”
I’m in my zenith
우린 그저 헤매고 달리는 청춘
“I’m in my zenith!”
I’m in my zenith
푸른 봄 여름을 가로지르는 바람
온라온과 서문결은 이제까지 겪은 그 어느 무대보다 더 넓은 무대를 바람처럼 누볐다.
Millennial Z가 하나래
알파벳 두 개에 갇힌 청춘
셋 세면 뛰쳐나가 미지로
궁금하지 않아 네 편견
곡을 처음 공개해 단순한 호응만 받았던 헥사곤 스테이지 때와는 달리, 가사에 맞추어 에어리들이 하나, 둘, 셋. 그리고 넷을 함께 외쳐주는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짜릿했다.
팬들의 기를 받은 두 명의 천재가 속된 말로 무대를 찢은 이후, 모든 멤버가 함께하는 ‘From’ 무대가 이어졌다.
Hey, you fancy?
“아아아아악!”
“와악! 아아아악!”
의미 없는 토큰
홀린 인파 더는
맴돌지 말고 발을 빼
평범한 교실처럼 꾸며놓은 무대 위에서 멤버들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뽐냈다.
달아나 now-hoo
Away from home
we got all night
수많은 댄서와 함께 꾸민 무대에는 연기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뮤지컬 넘버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때쯤 콘서트를 시작한 지 벌써 2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지난 콘서트에서 반응이 좋았던 곡과 그 이후 발매했던 앨범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My Zenith’와 같은 경연곡, 그리고 미공개 곡인 ‘Alien friend’까지 알차게 채워 넣은 세트리스트 덕분에 에어리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무대를 즐겼다.
개인과 유닛 무대까지 모두 마치고 무대 중앙에 멈춰선 멤버들의 손에는 1년 전에 맞춘 커스텀 마이크가 들려 있었다.
– 여러분!
“네에에!”
– 행복하신가요!!
“네에에에에에엑!!”
체조경기장 뚜껑이 들썩거릴 만큼 쩌렁쩌렁하게 돌아오는 대답에 멤버들이 깜짝 놀랐다가 환하게 웃었다.
– 저희도요!
– 그러면 각자 오늘 첫 번째 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말해 보죠.
– 지우 형부터.
– 어, 저는 정말 가만히 있으면 죽는 사람이거든요.
나름대로 진지했던 강지우의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빵 터졌다.
– 그런 의미에서 오늘 무브 콘서트는 저라는 사람 그 자체인 것 같아요.
– 아… 이 콘서트 하나를 이렇게 날름 드시겠다?
반요한을 가볍게 무시한 강지우가 상쾌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 ‘ORCA EFFECT: MOVE’라는 이름처럼 오늘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써야 하고, 또 그 행위로부터 다시 에너지를 얻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자랑스러운 오르카의 리더로서 남은 공연도, 또 앞으로의 활동도 항상 최선을 다해서 하겠습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항상 그룹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를 향해 진심 어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자유롭게 하자. On and on!
다음 순서인 서문결이 기습적으로 구호를 외쳤다.
“O, ORCA!”
“ORCA!”
에어리들이 반사적으로 답하자 소리 없이 웃은 서문결이 엄지를 들었다.
– 오늘 이렇게 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뭐든 응원해 주는 멤버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있으면 제가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뭐지? 고백인가?’
– 제가 원래 표현 같은 걸 잘 못 하는데, 여러분을 보면 제 마음을 더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한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앞으로 더 열심히 표현하겠습니다.
‘이건 고백이지?’
– 여러분은 제게 항상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시지만, 사실은 제가 더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평생 잘 부탁드릴게요.
‘틀림없이 고백이군!’
– …저 지금 한 명의 에어리로서 설렜어요.
– 저도요.
– 책임지세요!
– 아.
팬들뿐만 아니라 강지우를 비롯한 멤버들마저 설레게 한 유죄 인간 서문결 다음에는 견성하가 마이크를 들었다.
– 성하 씨, 첫 번째 콘서트부터 우는 거 아니죠?
– 아, 안 울거든요!
– 그렇게 놀리다가 애 진짜 울겠다.
– 안 운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