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82)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82화
상위권 연습생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무대를 시작할 때의 응원 소리는 여느 때보다 컸지만, 빗소리가 섞인 전주의 서글픈 분위기 때문인지 이내 빠르게 잦아들었다.
하늘이 파란 날마다
그날에 두고 온
너를 떠올리겠지만
시작은 눈 바로 위까지 내려올 만큼 기른 앞머리를 옆으로 살짝씩 넘겨 처음으로 이마를 드러낸 반요한이었다.
사람들 틈에서 곧잘 생긋이 웃던 그의 얼굴에 쓸쓸한 외로움이 파문처럼 번져갔다.
파트가 이어지며 곳곳의 농부들이 감격했다.
원래도 무척이나 짧은 연습 기간에 비해 잘했지만, 이제는 상위권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튀지 않을 만큼 실력이 확 늘어난 게 눈에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너를 아프게 그리는 건 아니야
천생 래퍼인 줄로만 알았던 서문결이 듣기 좋은 목소리로 노래하자 여기저기서 여러 의미를 담은 탄식이 터졌다.
대기실에 있던 연습생들이나 멘토석에 있던 멘토들 사이에서 “사기캐”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Rewind 다시 만나게 된다면
네게 뛰어들 거야
온라온이 물 흐르듯 센터로 나왔다.
섞인 것 없이 청량한 목소리는 어떤 결심이 선 것처럼 단단하게 뻗어 나갔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소리가 흩어지지 않을 만큼 호흡과 발성이 탄탄했다.
Oh, 우리의 엇갈림이
운명으로 정해져 있다 해도
메인 보컬 김준우가 시원시원한 고음을 내질렀다. 방청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에 따라 무용처럼 우아한 느낌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던 안무에 한순간 힘이 실렸다.
연습생들은 3:3으로 나뉘어 서로 반대되는 안무를 펼쳤다. 한쪽이 무릎 꿇어 앉으면 반대쪽은 무릎을 펴고 일어나는 식이었다.
눈이 마주친 순간
네게로 반드시 뛰어들겠지
내 발버둥은 의미 없는 것
Rewind to the beginning
옥도윤의 랩은 쉼 없이 창을 두드리는 여름날 소나기처럼 세찼다.
그동안 갈고 닦은 군무가 오차 없이 펼쳐졌다.
홀릴 듯이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2절이 지나는 동안, 직장인 농부와 그 친구는 틈날 때마다 셔터를 눌러 착착착착착 5연사를 갈겼다.
3차 경연 출근길 사진을 시작으로 뒤늦게 픽하트3 홈마 판에 뛰어든 것이니만큼 레전드 무대에서 레전드 샷을 건져야 했다.
그동안 주위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었다.
그들은 사진을 찍다가 경호원에게 걸리더라도 메모리 카드를 빼돌리거나 뒤로 슬쩍 빠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순간 속에 정체된 My life
하지만 영원한 꿈은 없으니
그날과 같은 마음으로 너에게
빗방울이 얕은 웅덩이에 떨어지는 것처럼 툭툭 튀는 나윤재의 랩과 함께 곡은 점점 하이라이트로 치닫고 있었다.
무대 가까이에서 연습생들을 바라보던 한 팬의 가슴이 먹먹해진 채로 둥둥 울렸다.
내 세상에 흘러넘치는 마음이
도무지 그칠 줄 몰라서
‘쟤 오늘 진짜 미쳤다….’
온라온은 서브 보컬이라는 포지션이 무색하게 저음부터 고음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곡의 분위기를 한결같이 리드했다.
온라온의 목소리에 녹아 있는 정서를 누군가는 켜켜이 쌓인 회한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누군가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라 생각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든, 듣는 이의 가슴을 아릿하게 하는 동시에 벅차게 두드리는 노랫소리임은 틀림없었다.
양옆으로 나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선 연습생들 사이로 서문결이 반요한과 함께 앞으로 나왔다.
너를 사랑하지 않길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잠시 안무를 쉬며 마지막으로 쏟아내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구간이었다.
몸을 빙글 돌려 서문결을 등진 반요한이 가슴에 한 손을 얹으며 파트를 소화했다.
이 강한 마음을 지켜
Rewind to the beginning
반대편에서 울 듯이 웃는 표정을 지은 온라온이 애원하듯 노래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사랑하게 해줘
온라온이 일전 자신했듯 세 사람의 음색은 허공에서 찰나에 녹아내리는 무지개처럼 탁월하게 어우러졌다.
Rewind
Rewind to the beginning
김준우가 한쪽에서 고음을 내지르는 것과 동시에 ‘펑’ 하고 터진 꽃가루가 반짝거리며 떨어졌다.
몸을 낮추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동선 변화.
한 번 피어났던 꽃이 도로 망울로 되돌아가듯, 반쯤 뒤로 누운 몸들이 고음을 쭉 내지르는 김준우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휘돌았다.
돌아가더라도 네게 돌아갈게
반드시 정말로 약속해
온라온의 보컬이 장맛비처럼 시원한 김준우의 고음이 끌어 올린 분위기를 그대로 타고 올라갔다.
이윽고.
이번에는 조금 더…
빗소리에 섞여드는 나윤재의 속삭임을 끝으로 무대가 완전히 끝났다.
장대비에 젖어 식은 몸을 소중한 사람이 안아준 것처럼 차갑고도 따스한 감각이 경연장을 일순 지배했다.
연습생들이 가쁜 숨을 몰아쉴 때.
“와아아아악!”
“앵콜! 앵콜!”
3차 경연, 첫 번째 앵콜이었다.
무대 뒤 이어진 개인 어필까지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메모리 카드를 분리한 카메라를 미련 없이 갈무리해 넣은 직장인 농부와 그 친구가 시선을 주고받았다.
‘비주얼합 미쳤지?’
‘음색합 돌았지?’
그리고 논리와 이성 따위 통하지 않는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반요한·서문결·온라온 세 사람의 트리플 홈을 열게 된다.
* * *
[리와인드 방청 후기(라온 위주)]온랑둥 원픽이라 라온이 위주로 봐서 다른 멤 후기는 좀 짧아ㅠ
주관적이고 다 호감픽이라 되도록 좋은 점만 보려고 했어
0. 전체
팀명: 그때 그 소년
앞에서 세 번째 순서였고 인사말로 잔잔하게 그때 그 소년[하는데 청춘영화 예고편 마지막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 미쳤어ㅠㅠㅠㅠㅠ
센터 윤재, 메보 준우
노래가 진짜 좋았고 어울리는 애들이 간 것 같았어 무대 끝나고 작곡가 인터뷰하는데 스카이정 진짜 기분 좋아보여서 분위기 훈훈했고 애들 다 멘토들한테 칭찬 많이 받았다ㅠㅠㅠ
안무도 좋았는데 노래가 진짜진짜 좋아서 음원 얼른 풀렸으면 좋겠어ㅠㅠㅠㅠㅠㅠㅠ
1. 온라온
아련갑 청량갑 실물갑
원래 앞줄에 있는 자기 팬들한테 웃어주고 입모양으로 말도 잘 걸어주는 애였는데 오늘은 약간 무대하기 전부터 정신 딴 데 가있는 사람같았어 누가 봐도 분위기 착 가라앉아 있어서ㅠㅠㅠ 흥뿜뿜 그자체였던 2차 방청 간 사람이면 다 느꼈을 거야 약간 기운없어보이는거
사실 애 2차 경연 뒤부터 악플 같은 거 엄청 늘어서 그거땜에 멘탈 터진 거 아닌지 좀 걱정됐어ㅠ 예쁜것만 봐 라온아ㅠㅠ
근데 무대는 진짜 잘한다는 생각 들 수밖에 없을 만큼 잘해서 안심했어 자기 파트 아닐 때도 눈이 계속 가는데 진짜 컨셉소화력 늘 좋다고 얘기 나오지만 오늘은 진짜 대박이었어 거의 얘를 위한 곡이었다고 생각해(주관적)
비주얼 이번에 난리난 건 다 아니까 짧게 말할게 아련촉촉해서 정말정말정말 예뻤어 진짜 그냥 미모포텐이었고 라온이는 평생 젖은 흑발로 살았으면 좋겠다ㅎㅎ
노래 진짜 나도 팬이기는 한데 이렇게 잘 부르는 줄 몰랐어 음정 박자 흔들린거 한번도 없었고 고음도 부담없어보여서 듣기 편했어
픽하트하면서 키도 컸는지 원래 요한이보다 훨 작았는데 이제 많이 따라잡은 듯 춤선도 전보다 훨 예쁘게 살아났고 완전 지켜보는게 뿌듯한 성장캐야 ㅠㅠㅠ
제나이사님 피셜 리와인드조가 연습 젤 많이 했다 그랬는데 그중에서 라온이가 맨날 끝까지 남았다고ㅜ 준우가 라온이 밥 안 먹고 잠도 안자고 연습했다는데 쓰러질까 걱정돼서 억지로 먹이고 재울 정도였대
지희쌤이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잘하고 싶어서 그랬대 이런 무대 욕심있어서 좋은데 안쓰러웠어ㅠㅠㅠㅠㅠ 그래도 밥은 먹고 하자ㅠㅠㅠ
무대 잘 마치고 뭔가 정신 돌아온 것 같았어 첨에는 연습한 만큼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더 많이 긴장했던 거 아닐까?ㅜㅜ
나 앞쪽이라 눈 마주쳤을 때 잘했다고 쌍엄지 들어줬는데 고마워요 하고 그뒤로 눈마주칠 때도 살짝씩 웃어주더라ㅠㅠ
근데 진짜 왜 그렇게 슬퍼보였는지 모르겠어서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웃으면서 고개 끄덕여줬어 근데 그게 더 맴찢…
개인어필 때는 이번에는 좀 사리라는 얘기 들었는지 이제까지 했던 것 중에 제일 차분했어 근데 나는 애가 눈이 너무 촉촉?해서 마지막에 어필할 때 울 줄 알았고 우는 줄 알았는데 안 울더라 멘탈짱짱이야
멘트는 한 번뿐인 저와 형, 동생, 친구들의 지금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대표님의 지금을 응원할게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하고 다른 무대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뭐 이런 식으로 했는데 말도 진짜 넘 예쁘게 했다 애 멘트 듣고 옆에 있던 준우가 울었어 일부러 우는 거 아니고 진짜 울컥한 것 같아서 맘아프더라 그냥 이대로 데뷔하면 안돼??ㅠㅠ
(후략)
* * *
[현장갔다가 리와인드 보고 품은 연생]온라온..
원래 시드애들이랑 친해서 호감이었는데 오늘 가서 보고 걍 품었음,,
온프들 이제 청량무새돼도 인정해줘야 함 왜냐면 쟤가 내 첫사랑이거든요
– 대체 3분동안 몇명이나 온라온한테 첫사랑을 조작당한거야
– 농부야 그래도 투표는 요한문결한테 할거지?
┗ 당연하지 요한이한테 했어
┗ 잘해써 겨리는 원래 아이돌하려던 애니까 그렇다쳐도 하니는 떨어지면 그냥 갓생살러 갈지도 몰라ㅜㅜ
┗ ㄹㅇ 반요한은 이대로 법적 계약으로 돌판에 묶어버려야돼
┗ 얘 대학 근처로 못 오게 하겠다고 홈마들 연합해서 설대입구역이랑 근처 버스정류장에 광고 쫙 깐 거 생각날 때마다 웃김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라도 학교근처 역에 내얼굴 그렇게 도배돼 있으면 도망친다
┗ 개너무하다 복학하지 말라고 위협하는 수준 아니냐ㅠㅠㅠㅠ
* * *
그리고 그 시각.
온라온이 야심 차게 노렸으나 답 없는 분량으로 인해 언제부터인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기해 버렸던 반요한과의 관계성은 바야흐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