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20
1권
바다가 너무나 맑고 푸른 물로 가득 채워지자 마도사의 양손이 크게 원형으로 휘저었다.
가벼운 손놀림에 대기가 호응한다.
바람이 사방 100km의 마탑 내부를 순환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기가 바람의 정령신에게 광폭하게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허나 마도신의 몰려드는 정기를 거대하게 증폭된 바람의 신력이 튕겨내었다.
“치워라. 나는 대기이자 폭풍 자체이다-! 더 이상의 정기는 필요 없다.”
엄청난 바람의 압력으로 투명하던 모습이 걷혀지고 태양이 그을린 것 같은 건강한 갈색의 피부가 드러났다.
어깨를 드러내고 아담한 둥근 모양의 가슴을 윗부분의 절반 정도를 드러내는 눈처럼 하얀 원피스가 너무나 어울렸다.
둥근 가슴 밑으로 가는 허리가 부드러운 곡선을 보이다 마치 그 부위만 확대된 압도적인 크기의 원형의 엉덩이를 살짝 감싸고 그 밑으로 쫙 뻗은 갈색의 양다리를 드러냈다.
힘을 주자 일반적인 여성에 비해 배로 두꺼워진 오른쪽 다리가 가슴을 허벅지로 누르듯 머리 위로 높게 들려졌다.
당연히 짧은 치마가 크게 벌어지는 순간 광폭하게 마도사를 향하여 내려찍었다.
퍼어어어어억-!
발로 일으킨 바람은 바로 태풍이 되었다.
대기를 찢어발기는 거대한 폭풍이 마도사를 중심으로 작렬하고 폭 10km, 높이 20km이상의 초거대 회오리가 마탑조차 분쇄할 기세로 생겨났다.
“네가 원하던 바람의 속성력의 정화이다. 어디 마음껏 활용해 보아라.”
광호한 외침이 바람의 정령신이 흘러나왔다.
검은 머리카락을 10개씩 일일이 모으고 금실로 꼬아 보석으로 장식한 머리장식들이 그 폭풍 속에서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머리위에 수정과 금으로 만든 관이 기묘하게 빛나며 빛으로 뿔을 형성하는 듯 했다.
갈색의 피부위에 드러나는 검은 눈동자에서 드러나는 것은 광폭한 지배자의 분노였다.
아담한 가슴을 양팔로 팔짱을 낀 채 밤의 사막처럼 차가운 분노만을 보인다.
과거에 그녀는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타락한 1,000만이 넘던 신민들을 모두 처단했다.
신의 권능으로 일으킨 폭풍과 홍수로 남녀노소와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죽음으로 심판했던 신왕의 모습이었다.
이 과도한 조치 덕분에 정령계로 유폐되었지만 말이다.
화우우우우우우웅-!
회오리의 바람이 방금 만들어낸 측정불가의 무게를 가진 암반까지 들썩이며 날뛰었다.
빨려든 암반조차 산산이 분쇄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 속에서 살아남을 생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10서클의 마도신은 위대했다.
회오리의 규모가 갑자기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작아질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폭풍의 소리가 굉음이 되었으며 귀청을 찢을 것 같은 비명이 되었으나 마침내 마도신의 오른 손에 들려졌고 가두어졌다.
손바닥 안에 만든 정육면체의 투명한 결계 안에 10km의 초거대 회오리가 그대로 압축되어 버린 것이다.
“차원결계인가? 이 괴물 같은 차원의 마도신.”
최대출력 시 거대한 산맥조차 분쇄하는 자신의 회오리가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한 채 한낱 손에 들려진다.
자신의 최대 공격을 저렇게 쉽게 막는 이상 더 이상의 공격은 무의미하기에 시선을 돌려버리고 초고속의 바람의 막을 일으켜서 반투명한 상태로 돌아갔다.
‘오늘만 날이 아니다. 언젠가 반드시 갈기갈기 찢어 주리라.’
싸움에 패배해 강제 계약을 맺게 되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바람의 정령신의 다짐이었다.
압축한 거대 회오리를 바다 위의 섬에 던졌다.
극히 미세하게 차원결계의 윗부분을 해방하자 대기가 위로 치솟으며 모든 공기를 대류 시키며 순환하기 시작했다.
환경이 안정화될 때까지 공기 순환을 위한 대책이었다.
바람의 정령신에 의해 생성된 회오리는 이곳을 가장 순수한 대기로 순환시킬 것이다.
‘바다가 뜨겁게 데워져 자연스럽게 공기가 흐를 때까지라면 저 정도로 충분하겠지.’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을 처리할 때가 되었다.
이곳에 생명을 번성시킬 빛과 어둠을 생성해야 하는 것이다.
“호오. 참으로 흥미롭도다. 임시 거주지가 아닌 독립된 세계를 만들 생각인 것이냐?”
어느새 자신의 머리 위에 위치하고 자신의 머리를 밞듯이 떠있는 빛의 정령신을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았다.
치렁치렁한 치마를 밑에서 쳐다보면 흰 다리 사이로 비단이라 불리는 붉은 색의 속옷이 보일 듯 말듯하다.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환 할 때마다 항상 머리 위의 저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태양의 정령신답게 흑마도사 출신인 자신을 제일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
하지만 항상 가까이에 있으며 가족처럼 수시로 잔소리해대는 그나마 친근감 있는 정령신인 셈이다.
아까 부셔버린 부채대신에 새로운 황금부채를 꺼내어 입을 가리고 요염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이 작은 세계를 유지시킬 태양을 어이 할꼬? 짐을 항시 대기시킬 무례를 원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면 드디어 짐에게 종속될 결심을 했다면 못 들어줄 이유도 없노라. 물론 그 하찮은 신체와 마도신의 굴레를 벗고 태양신족에 귀의해야 하지만 말이다.”
“…….”
방금 가족 같다는 둥 친근하다는 말은 취소한다.
이건 빛의 정령신이 아니라 툭하면 영혼을 내놓으라는 마왕이다.
아직 중간계에 미련이 많아 신위조차 봉인한 나보고 육체를 버리고 죽으라고 항상 종용한다.
죽으면 자신의 종속신으로 삼아 빛의 하급 신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은 좋다.
그러나 정령신의 종속신으로 신족을 다시 시작하면 계약이 되지 않는 한 정령신계에서 나올 수 없다.
‘이 정령신들을 보면 대충 거기 분위기가 어쩐지 알 것 같지 않은가?’
말이 좋아 정령계이고 정령신이지 깡패나 꼴통, 혹은 소멸되기만 기다리는 노망든 신들의 집합소이자 감옥인 것이다.
진작 정령신들이 이런 존재인 줄 알았으면 그래도 말을 잘 들을 순종적인 하급 정령들을 키울 것이라는 후회도 해보았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암흑을 제외한 5대 기본 속성을 지배하는 정령왕들이 바로 하이엘프 퀸들의 정령왕이다.
이것들은 아예 접근을 못하게 하고 내가 다른 정령이라도 소환을 하려하자 아예 대공동 근처로 모든 정령들의 접근을 금지했다.
아무리 소환해도 안 되어 대공동 안에 살고 있던 암흑정령을 불러 사정을 알게 된 내가 열이 받쳐 정령왕보다 상급자인 정령신들과 계약해서 가만 안 두려고 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정령신들이란 것들이 마신들보다 성질이 더러워서 다짜고짜 공격하고 약간이라도 불리해지면 치사하게 정령신계로 도망을 쳤다.
그리고 그런 정령신 중에서 모든 신력을 소모하며 소멸되는 직전까지 도망치지 않고 싸워 극도로 약해진 사이에 강제 계약한 것이 이들이다.
그리고 내가 계약한 정령신들이 제일 악명 높은 최고위 정령신이라며 이들을 무시하고 나와 계약할 정령신은 없을 것이라고 내 가슴에 못을 박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와 강제 계약하고 얻은 정기로 제일 먼저 한 것이 나와 싸우다 도망간 다른 정령신들을 죽일 듯이 패면서 정령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정령신왕들도 계약으로 늘어난 권능으로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고 3명밖에 없는 정령신황까지 나서서 필사적으로 달래서 겨우 정령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았단다.
그 다음부터 정령신황들이 나에 대해 이를 갈며 노리고 있다고 한다.
‘아아. 허탈한 일이였지. 하필이면 이계의 정령신들이냐? 무서운 카르마의 부작용이었어.’
정령신과 계약이 가능할 정도의 흑마도사는 내가 최초이니 당연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고 자위했지만 정말 그 당시만 해도 카르마의 부정적 작용에 미칠 지경이었다.
이러다 환수계의 환수와 계약하면 환수계의 지배자와 원수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절망했다.
대공동에서 인간처럼 살아보겠다고 ‘나의 세계를 여기 구현하니 따를지어다.’를 몇 번을 시도했는데 나오자마자 나를 공격하거나 서로 자기들끼리 죽일 듯이 싸워대었다
만약 대공동의 차원방벽이 아니면 대수림이 통째로 날아갔을 것이다.
자신의 정령신에게 도움을 받기는커녕 방해를 받는 악조건 속에서 내가 원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대량의 재료가 필요했고 그것이 이번 외유의 주원인이 되었다.
‘과거가 그런데 육체를 버리고 태양신족으로 전직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모든 신족에게 경계 받는 마도신을 할 리가 없지.’
사악한 흑마도사라는 부정적 인식에 의한 카르마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에 나도 빛의 신이 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마법으로 몇 번 공격했다고 나를 소멸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저 그랑조아가 빛의 여신들의 대표 격이다.
이제 빛의 신이 되었으니 잘 부탁합니다하고 하면 잘 보아줄 리가 없다.
인간출신의 흑마도사가 전직한 빛의 신이라고 주변에서 해코지 당해 쥐도 새도 모르게 정령계에 유폐되거나 소멸 될 것이 뻔하다.
죄가 없으면 당연히 무죄라는 상식이 통할만큼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어릴 때 이미 알고 있다.
‘사악한 흑마도사라고 말도 없이 공격하는 하이엘프들을 보고 깨달은 지 오래다. 신이라고 다를까? 혼자서 마도 연구나 하면 살고 싶은데 그 놈의 사기계약 때문에 미치겠네.’
자신은 가장 강대한 흑마도사로서 모든 흑마법사의 종주로 되어있다.
문제는 흑마법사들이 중간계에서 쌓아가고 있는 악명이다.
그 악명이 종주인 자신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수준이 바닥인 흑마도사라면 모를까 10서클의 신적인 존재가 되니 우리 세계의 법칙인 카르마가 부정적인 영향을 적용하여 무엇을 해도 목숨이 수시로 위험하다.
‘용병신으로 거의 무보수로 죽어라 세상이 기여를 해야 선의 속성이 유지될 정도지. 쳐 죽일 흑마법사 놈들. 작작 좀 저지를 것이지.’
흑마법사가 악이 아니라고 절대로 못한다.
마족 소환과 마왕까지 소환하여 대량학살을 수시로 벌인 것을 생각하면 할 말이 없다.
유일하게 존경하는 스승님조차 전쟁터에서 잔혹하게 죽인 적이 수십만이 넘는 것을 기억전이로 알고 있다.
물론 나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전 흑마도사지만 나쁜 짓을 한적 없고 착하다고 해보았자 미친 놈 취급받을 게 뻔하다.
자신이 가장 강대한 흑마도사라는 점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도 사기계약의 일부였으니 결국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나중에 이것들을 철저히 조져주마. 제대로 걸리기만 하면 흑마법의 종주로서 정말 모범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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