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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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도대체 소제목은 왜 있어서 이렇게 고민하게 만드는지…~3~)y-~~
암할로브는 똑똑한데다가 용감하고 강직한 사람을 뽑아 평생 먹고 살 만큼의 재물을 상으로 내리고는 직접 작성하고 라스의 결재를 받은 다니엘 스토너의 반역으로 루벤 군대가 대패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건네주었다.
암할로브가 뽑은 전령은 큼직한 상을 받고 입이 크게 벌어졌고 이 편지를 본국에 전달하면 2배의 돈을 더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듣게 되니 더욱 크게 자신감을 다졌다. 곧 편지를 품은 전령은 요란할 것도 없이 은밀히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빠져나와 조용히 아르니스 협곡 쪽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전령이 조용히 성을 나선지 이틀째 되는 날 베르트군은 그 동안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남쪽에 있는 진채에서 나름대로 충분한 휴식과 준비를 끝마쳤음을 증명하듯 대군을 이끌고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남서쪽으로 성벽을 타고 넘기 위해 잔뜩 몰려 들어왔다.
“항복하라!! 모두 항복한다면 너희들의 목숨을 보장해 주도록 하겠다!!”
의례적인 일이지만 성내에 주둔하고 있는 루벤 군대에 대한 투항 권고가 이어졌다. 부하들이 이제 지휘권을 갖게 된 라스에게 베르트 군대의 투항 권고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라스는 일언지하에 베르트군의 투항 권고를 거부했다.
“웃기지 마라! 우리는 루벤 군인이다. 목이 잘릴 수는 있어도 이 성을 내줄 수는 없다!”
라스가 투항 권고를 거부한 것은 루벤 군인으로서의 의무감도 있었지만, 베르트 군의 총사령관이 바로 자신에게 두 아들을 잃어버린 드리프 발스토리아이기 때문에 투항 권고 자체가 별 의미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라스가 투항을 거부하자 스펜서가 직접 성벽 위로 올라가 베르트 군 진영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돌아가서 네 똥구녕이나 핥아라! 이 베르트 창녀들아!!”
스펜서가 고함을 지르니 항복을 권하러 성벽 아래까지 접근해 왔던 베르트 사자는 얼굴이 붉어져 비슷하게 성벽 위에다가 실컷 욕설을 퍼부은 다음 스펜서가 궁병을 성벽 위로 끌어내자 꼬리를 싸말고는 말 머리를 돌려 돌아갔다.
과격하고 짧았지만 형식적인 대화가 끝이 난 후 이내 남서쪽에서부터 베르트 군대의 공세가 시작 되었다. 적의 공격이 시작되자 라스는 직접 성벽 위로 올라가 새까맣게 기어 올라오는 베르트 군대를 향해 직접 나무토막이나 바위도 집어 던지고 활도 쏘며 병사들과 함께 분전했다.
라스와 병사들이 한 마음이 되어 싸운 끝에 생각 외로 쉽게 첫 날의 공격은 반나절도 안 되어 끝났다. 라스가 지휘하는 군대는 1만 5천 명이고 베르트 군대는 2만 명 수준으로 서로 군사력이 엇비슷한 것도 있고 루벤 쪽이 굳은 성곽에 의존하고 있으니 베르트의 공격이 너무 쉽게 저지된 탓도 있다.
결과적으로 라스는 대단찮은 손실만 입고 반나절 간의 싸움이 끝나자 내심 성을 지켜내는데 불안했던 마음을 말끔히 씻어 버렸다. 보통 거대한 성곽에 눌러앉아 지키고만 있는 군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공격자가 방어자의 최소한 5배에서 10배 이상의 병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현실에서의 베르트군은 공성에 투입할 대규모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니 제대로 된 공격을 퍼붓지 못하고 있는 듯 했고, 라스는 굳은 성곽에 의지하고 있으니 크게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았기에 한층 여유가 있었다.
“쳇! 별 것 아니잖아? 생각외로 공격에 가담하는 병력도 얼마 없고.”
첫날 공격을 의외로 쉽게 저지해낸 라스는 문득 장시간에 걸친 베르트군의 포위에서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지켜낸 어네스트의 능력을 자신이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라스가 탄식하니 옆에 있던 암할로브가 라스의 말을 받았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마도 베르트 놈들이 애초에 계획했던 것은 이게 아니었을 듯싶습니다. 생각해 보건데 베르트 군은 전쟁 초반 3만 군대를 일으켜 단기간에 루벤 군대를 무너 뜨리고 항복을 받는 식으로 끝장을 보려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농성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요.”
암할로브의 짐작대로 베르트 군은 루벤 군을 되도록 야전으로 끌어내 단기 결전으로 끝을 내려 계획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베르트 군의 의도대로 조이 다비드 미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몰라도 지휘하고 있는 모든 군대를 야전으로 끌고 나왔다.
곧 베르트군에게 유리한 평지에서의 단기 결전이 벌어져 조이 다비드 미켈은 지휘하고 있는 병력의 반수 이상의 병력을 잃었지만 무너지지 않고 재빨리 성으로 돌아와 성문을 닫아걸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것에서부터 베르트 군대는 초반 계획이 틀어졌고, 이때를 즈음하여 적당한 선에서 전쟁을 포기했어야 옳았다. 분명 야전에서 루벤의 주력 부대를 궤멸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주력이 궤멸된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단시간에 함락시킬 계획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루벤 군대를 단숨에 무너뜨리겠다는 계획에 틀어 졌고 지금 두 번에 걸쳐 루벤이 대규모 증원까지 감행했으니 이쯤에서 전쟁을 포기하고 물러서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필립 쉘 성의 성주 드리프 발스토리아는 전쟁을 계속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분명 이것은 이번에 루벤을 상대로 발스토리아가 움직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배후에 있는 사람들, 여기에서는 베르트의 국왕이나 뭐 그런 사람들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 자들이 우리 루벤의 군사 동원 능력을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뭐 지금 당장은 아쉬움 때문이겠지요.”
어차피 베르트는 지금 루벤의 증원을 저지할 목적으로 대규모 병력을 아르니스 협곡 쪽으로 내보냈지만 주요 기사들이 모두 라스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제는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기회를 잃었는데 고집을 피우고 있으니 늦든 이르든 승리는 라스의 것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내가 승리를 하겠나? 너무 과찬이네. 지금으로도 앞날이 보이지 않는데 너무 나를 추켜세우지 말게!”
라스가 무안해 하니 암할로브는 그렇지 않다며 이제 조금만 더 버티게 되면 라스의 승리가 확실하다며 마음을 약하게 갖지 말고 승리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내버리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암할로브의 말대로 결국 루벤의 증원을 막을 요량으로 아르니스 협곡 봉쇄를 위해 병력을 나누었던 베르트군은 봉쇄도 실패하고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공격할 충분한 병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실질적으로 패배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도 물러서지도 않은 채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병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제대로 성을 공략해 보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변화만 기다리며 시간만 끌고 있었지만 이미 여기에서부터 베르트 군은 전략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베르트군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단 한 번에 전세를 역전시킬 무언가가 필요했고 에밀 경의 지원군이 도착할 동안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 군대를 철수시켜 아군의 방심을 유도했던 것 일겁니다. 그간 베르트군이 일부러 노출시킨 약점을 철썩같이 믿어버린 어네스트가 반드시 추격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음이 분명하지요.”
“그건 그래. 너무 보란 듯이 철수하니까 나도 의심이 들 정도였다니까?”
사실 라스의 맞장구대로 베르트군의 철수는 너무 노골적이었다. 적이 너무 눈에 보이는 행동을 했지만 공적에 초조해 했던 에밀과 어네스트는 성급함 때문에 베르트군의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들다.
에밀의 군대가 도착하는 시간 동안 은밀히 보병은 나탄 다시우스 쪽으로 향하는 평지로 보내 놓고 기병대와 소수의 보병들로만 필립 쉘 성 쪽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게 했던 베르트군은 그동안 성에서 움츠리고 있던 루벤군을 야전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때 어네스트가 굳이 베르트 군대를 추격하기로 고집을 부린 것은 베르트 군대가 산발적인 공세만 취하고 있을 뿐 제대로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의 성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베르트 군대의 작전 수행 능력이 바닥났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라스가 너무 눈에 띄는 공적을 세워 다시 그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라스에게 더 이상 전공을 나누어 주고 싶지 않아 라스를 뒤로 세우고 에밀과 심복들에게만 승리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었다.
어네스트의 부하들 중에서 경험 많은 지휘관들도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영주를 막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코 컨퓨즈 성 병력들이 당당하게 승리를 거둬 국왕의 명령으로 이번 전쟁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 부은 대가를 원했을 것임이 자명했다.
“이번 전쟁에 가장 많은 비용과 물자를 단기간에 쏟아 부은 것은 자신들이지만······정작 국왕이 알고 있는 것은 라스님이 사이먼을 죽이고, 적의 자금을 탈취하고, 막시밀리엄과 타라스, 그리고 올리버를 전사케 한 승리들뿐이니 얼마나 속이 탔겠습니까?”
‘······그런 것이었나?’
그제야 라스는 어렴풋이나마 머릿속을 맴돌았던 것, 즉 어네스트가 자신의 몫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해 베르트 추격전에서 이미 많은 공을 세운 라스를 철저하게 배제하려 했고, 다니엘 스토너 같은 사람들도 뜻하지 않게 지휘권을 얻지 못하게 되자 급하게 반역을 일으킨 이유가 이것에 있음을 깨달았다.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라스는 등골이 오싹해져 모골이 송연해 졌다. 비록 암할로브의 설명과 자신이 유추해낸 것이지만 나름대로 한참을 고심 끝에 전체가 눈에 보이게 되었다. 전체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 전쟁을 통한 자신의 미래가 보였다.
이날 저녁을 먹은 라스는 다시 암할로브와 발레리아를 불러 아직 완전히 확신을 가지지 못했지만 베르트군이 산발적인 공격만 거듭할 뿐 제대로 성벽을 넘지 못하고 있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3,000기의 기병들을 동원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 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안됩니다!”
“무슨 말이야! 절대로 성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마!”
자신의 생각을 암할로브와 발레리아에게 털어 놓으니 두 사람은 깜짝 놀라 당장 반대했다. 물론 이들이 반대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병의 숫자상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베르트 기병대는 조이 다비드 미켈을 단숨에 패배케 하고 에밀과 어네스트를 짧은 시간에 차례대로 전사케 한 흑기사 가르반 베르그 같은 가공할 인물이 중심이 되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도 알고 있듯 가르반 베르그는 엠마뉴엘 볼크 국왕의 8천 기병대를 마슬란 메르다산과 더불어 1천여 기병대로 격파해낸 기병 전술의 대가로, 같은 숫자를 가졌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가르반을 중심으로 5천 기병대가 일치단결하고 있는데 비해 라스가 보유하고 있는 기병대는 숫자가 3천이나 되기는 했지만 이미 여러 차례 패전도 했고 이런저런 곳에서 대충 긁어모은 군대였기 때문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자칫 실질적인 주력인 3천 기병대가 가르반 베르그에게 패하게 된다면 라스는 기병 전력을 상실하게 되어 완전히 성내에 갇히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말 그대로 적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어 결정적인 순간 베르트 군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된다.
“성급하게 굴지 마라! 만약에 진다면 지금보다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기병대가 상실되면 베르트군의 공세에 쉽게 대응할 수 없게 되니 피해만 더 커질 뿐이야.”
발레리아가 조목조목 라스가 나서서는 안 되는 이유를 들며 거듭 만류하니 라스는 성급하게 기병대를 이끌고 나가려던 자신의 생각을 거두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지는 못해 입을 삐죽였다.
“하긴 그렇겠지?”
라스가 슬그머니 한 걸음 물러서자 발레리아는 옆에 암할로브가 있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다소 흥분되면서도 거친 어조로 지금 기병대를 이끌고 나갔다가는 아군의 유리함을 모두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은 성을 중심으로 방어에만 치중하기를 권했다.
“지금은 절대로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단 말이야. 단지 성벽을 중심으로 지키고만 있게 되면 반드시 적에게 변화가 있을 꺼야. 그때 기병대를 이끌고 쳐 나가면 승리할 수 있어. 지금은 절대로 기병대를 밖으로 내보내면 아군의 유리함을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거라고!”
라스 또한 기병대가 상실되면 자신이 얼마나 불리한 상황에 빠지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발레리아와 암할로브가 번갈아 가면서 여러 가지 말로 기병대를 이끌고 성을 나서면 안 된다고 거듭 만류하자 쓸데없는 자신의 고집을 꺾고 상황의 변화를 보아가며 대응하기로 마음먹었다..
라스 또한 막연하게 전령을 보내고 루벤 본국으로 부터의 답신을 기다리는 동안 한 차례 강하게 성을 들이쳤던 베르트군도 별다른 움직임 없어 자연스럽게 서로 대치를 계속하며 지루한 농성전에 들어갔다.
라스는 베르트군이 공격에 나서지 않자 가죽 갑옷 위에 미늘 갑옷만 걸치고 허리에는 페룬 소드와 막시밀리엄 소드만 차고 성내를 돌아 다녔다. 성벽에 올라 적을 주시하고 있는 병사들을 다독여 주고 있을 때 성을 포위하고 있는 베르트 군 정찰병들이 공격 방향을 찾는지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생각 같아서는 병사들을 이끌고 당장이라도 쳐나가 적들을 조각내 버리고 싶었지만 자신들을 유인하려고 저러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니 겨우 참았다. 성벽 위에서 내려와 성내를 둘러보니 자신이 눈여겨보아야 할 점들이 느껴졌다.
성내에서는 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의 노력으로 많은 부분이 장기전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밭이 일구어져 있었고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우물이 여러 군데 보존되어 있다.
창고에는 식량도 충분한 양이 비축되어 있고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도구가 준비되어 있는 것은 물론 지속적으로 육류를 공급받기 위해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장소도 마련되어 있고 실제로도 성내의 가축 농장에서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 중이다.
‘쩝······. 꽤 괜찮은 성 같은데······’
라스는 어네스트 라이드 프라하와 조이 다비드 미켈이 애써 구축해 놓은 길버트 프리즈마크 성을 뒤늦게 이곳에 도착한 자신이 그냥 주워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은 아무 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나름대로 여유를 갖고 혼자서 성의 내부를 일일이 돌아다니며 확인해 보게 되니 이 성이 이 상태로 몇 년이고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 한쪽에 자리 잡고 있던 불안함을 털어냈다.
3일후 베르트 군의 공격이 남서쪽으로 개시되었다. 이번에는 제법 격렬하게 전투가 벌어졌지만 워낙 지키는 쪽의 숫자가 많으니 베르트 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손실이 증가되니 반나절도 못되어 서둘러 공격에 가담하고 있던 전력을 뒤로 빼냈다.
여러 지휘관들이 공격을 멈추고 도망치는 적을 향해 추격하자는 의견을 내었지만 라스는 자신을 억누르며 적을 섣부르게 추격하지 않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군대를 풀어 전장을 정리한 라스는 두 번에 걸쳐 베르트 군의 공성에서부터 성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수고들 했다!”
채 반나절도 안 된 전투지만 라스가 전투에서 승리한 병사들을 치하해 주고 그들을 배불리 먹였다. 라스도 병사들과 음식을 먹고 다시 성내의 주요 지점을 돌아본 후 영주관으로 돌아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상하게 이날따라 마음이 불편한 것이 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고 촛불을 켜 놓고 책을 읽어도 불안함이 가시지 않아 가죽 갑옷을 걸치고 미늘 갑옷과 막시밀리엄 소드, 페룬 소드만 차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 순간부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쳇! 갑자기 웬 비람?”
제법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근처 처마 밑으로 비를 피해 들어간 라스가 짧게 투덜거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쏟아지는 빗방울의 연주에 취했다.
이렇게 앉아 있다 보니 고향에서는 겨울 동안 춥고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밖에 나가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너무 눈이 많이 내려 돼지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와 추위를 막기 위해 끌어안고 자기도 하고 따뜻한 고기 스프 한 접시에 마음의 즐거움을 찾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
‘지금쯤이면······’
세상일이라는 것이 다 이런 것일까? 문득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냥 고향에 남아 있었다면 자신은 이런 곳에 와 본 기억을 하나의 추억만으로 다른 어른들처럼 씁쓸히 웃게 만드는 지루한 영웅담처럼 떠들고 다녔을지 모른다.
스스로 씁쓸해 진 기분에 나직이 한숨을 내쉬니 바로 이때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무엇인가 비를 맞으며 자신을 바라보며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하얀 옷을 입고 얼굴도 하얀 소녀의 모습이다.
“허엇!!”
-차앙~!-
깜짝 놀란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차고 있는 페룬 소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정신을 집중해 보니 자신이 잘못 본 것인지 아무것도 없었다. 헛것을 본 것에 본인 스스로도 놀라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다시 페룬 소드를 허리에 찬 라스는 문득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되면서 어떤 길을 돌아왔는지를 깨달았다.
‘······아마도 저 비만큼이나 많은 피를 뿌렸겠지······’
긴 한숨과 더불어 문득 고개를 떨어뜨리며 지난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하니, 주변으로 보이는 것은 온통 어둠 속에서 아련하게 보이는 지난 추억들일 뿐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너무 많은 남의 집 자식들을 죽여 버렸는데 자신은 자신의 욕심만을 위해 살고 있다는 것이 왠지 무척 죄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것······. 때문에 기도를 하는 것인가?’
스스로 지고신께 자신의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예전에는 반복해서 들어 몇 개는 외워 두었던 간단한 기도문 같은 것 하나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카비 마을의 사제님은 기도문 같은 것을 외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기도문을 하나 정신없이 외는 것 보다 사람들 스스로 지고신이 늘 마음속에 있으니 기도문의 구절이나 경전의 문구 해석에 쓸데없이 시간을 내어 매달리지 말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지고신께 자신을 도와 달라고 간절히 빌면 지고신께서는 반드시 기도에 호응해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말씀해 주시곤 했다.
‘······죄송합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제님의 말씀을 떠올린 라스는 양손을 모아 지고신께 자신의 잘못을 빌며, 문득 모니크를 비롯해 테사와 키라니 같이 자신이 마음을 둔 사람들이 차례대로 불행하게 죽게 된 것은 바로 자신의 죄악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고신의 축복인지 그렇지 않으면 이제껏 라스에게 죽은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비는 제법 거세게 쏟아지고 있었고, 라스는 더욱 괴로운 마음에 지고신께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다.
‘······지고신이시여······. 부디 죄 많은 저를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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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종교랑은 별로 친하지 않은데…
뭐, 이 소설은 종교색이 거의 없다시피 할 것이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_^;
….그나저나구름한점없는것이날씨한번우라지게좋구만요젠장!!!!!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0…
이제 10월도 다 갔군요…2006년도 2달 남네요…~3~)y-~~ 후욱…썅…
●‘메리마을’님…^_^; 국왕 녀석 라스의 이런 보고에 의해 중요한 일을 좀 한답니다…뭐…라스 녀석 의심 받을 만한 녀석이기는 해도…아직은 그 이용가치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쉽게 라스를 제거하지 못할 것입니다…^_^;
●‘slimeball’님…무슨 꿍꿍이라니요…@3@; 아! 별 다른 꿍꿍이라고 하기 보다는 라스 녀석 이제 비자금을 획득 했다는 것이랍니다…더욱이 이번에 얻게 된 수많은 금화와 은화들 모두 라스 녀석이 임으로 처분할 수도 있지요…^_^;; 라스 넘 부자가 되었답니다…물론 살아남아야 하겠지만요…
●‘탐관오리’님…^0^; 라스 녀석에 대한 국왕의 의심이 오히려 라스 녀석에게는 더 좋은 기회로 찾아올 것이랍니다…그 이유는…간단합니다…라스가 쥔공이기 때문이지요…^0^;; 그나저나 크라우프의 실패라…헐헐…저 작가넘도 크라우프의 교훈으로 쥔공 중심으로 이야기 전개를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다른 곳 내용은 최대한 간략히 진행 중에 있답니다…^_^;
●‘i우천i’님…뭐…전투 장면이 다소 빈약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1부에서의 문제를 교훈삼아 2부에서는 상당히 자세한 공성전이 나올 것입니다…뭐…그렇다는 것이지요…^_^;; 어쨌든 간에 라스 녀석…이제 초반의 얼빵함은 거의 던져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박의정령’님…으헤헤헤헤…햇볕이 아주 좋습니다…그나저나 새로 구입한 자동차…잘 나가더군요…^_^; 약간 힘이 모자란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저 작가넘이 타고 다니기에 부족함이 없답니다…그럭저럭…기분이 좋네요…^ㅠ^;
●‘블래스터’님…그…그런 것인가요? 저 작가넘은 자동차만 타고 다니다 보니…~3~; 그러고 보면 전에 아침 일찍 출근하는데 한 분이 스쿠터를 타고 시속 80km/h 이상으로 2차선을 마구 달리실 때…놀라기는 무척이나 놀랐었죠…그때는 제 차가 Tico였는데…속도를 따라잡기 힘들었거든요…@_@;
●‘타에’님…재…재미라니요…저 작가넘은 너무 허접해서…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ㅠ0ㅠ; 어쨌든 타에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 보겠습니다…^_^; 그리고 저 작가넘도 글쓰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취미가 없는 관계로 글 쓰는 시간이 젤루 재미있답니다…^_^;
●‘여송’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은 라스 녀석이 너무 변한 것 같이 느껴져서 많은 독자분들이 비난을 퍼부으실 줄 알았는데…다행이 없으니…물론 예전에도 라스 녀석 대수롭지 않은 계략으로 몇 사람을 죽여 버리기도 했는데…뭐…이정도 쯤이야…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알리’님…에헤헷…아침저녁으로는 온도가 뚝 떨어져서 많이 추운데…낮에는 엄청나게 따뜻하네요…^_^; 그나저나 이제 한국의 계절이 겨울과 여름 이 두 가지 밖에는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_^;;
●‘어쩔시구’님…^0^; 아! 버티기…라스 녀석이 단순히 전쟁터에서 적을 향해 뛰어들고 적만 죽이는데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다면 단순히 싸움꾼 밖에는 되지 않겠지요…^_^; 라스는 쥔공이고 더욱이 영웅이니…싸움도 싸움이지만 화끈하게 버틸 때도 알고 참을 때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스는 제목에도 이름을 걸고 있는 쥔공이니 말이죠…^_^;
●‘福달이’님…^_^; 간만입니다…(슥슥) (부비부비)…라스 녀석…지금의 경험으로 나중에 크게 성장을 하게 되지요…^_^; 뭐…그렇다는 겁니다…글쿠…라스 녀석 겨우 이런 정도의 금화에다가 보석을 갖게 되었다고 만족한 놈이 아니랍니다…라스가 바라는 것은 더욱 큰 것이지요…^_^;
●‘underworld’님…라스가 지금 얻고 있는 성공은 모두 지난 번 라스의 실수나 잘못으로 사라져 간 사람들에 대한 반대급부 맞답니다…라스 녀석…뭐…솔직히 이제까지는 인간적으로 많이 부족한 면을 보이는데…이제 슬슬 인간적으로 상당히 성장하고 있답니다…언제까지나 잡병 A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으헷헷…^_^;
●‘우유동자’님…똑똑하긴요…-ㅅ-;; 하긴 조금 똑똑해지기는 했군요…오늘 편에 나와 있습니다만…나름대로 ‘오? 이건 아닌데?’ 라고 판단할 정도는 되었으니 말이지요…말 그대로 괄목상대…약간 비꼬자면 ‘이야~ 거 글 좀 읽더니 무식은 면했구만~’ 이정도? 웃흥~
아아…가을은 가을인게벼요…왠지 쎈치해지는디요…-3-)y-*~~~~
(4차수정함-우유동자님 말씀을 듣고 오타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