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4)
024화
“디디라고 합니다. 차이나?”
“한국인입니다.”
“오! 반가워요.”
손을 내밀길래 나도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그의 손을 잡고 살짝 흔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 사람 하는 일이 꽤 다양하다.
그리고 지금 왜 나를 아는 체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날 감시하려고 부른 사람이겠군.’
그의 과거와 가까운 미래를 봤으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다.
“이무혁이라고 하는데 발음이 어려울 겁니다. 그냥 ‘리’라고 부르세요.”
“리! 게임을 잘 돼 갑니까?”
“네. 아주 즐겁네요.”
일주일 정도 해보니 딜러를 읽어내는 것도 익숙해졌고, 몇 시간 정도는 거뜬하게 버텨낼 수 있었다.
디디는 처음엔 아는 체하고 가끔 말을 걸기는 했으나 꽤나 열심히 게임에 임했다.
다만 한 번씩 나를 슬쩍슬쩍 쳐다보기는 했는데 나를 감시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게임에 열중했는데 베팅 액수가 커지다 보니 카일 매니저가 와서 나를 VIP룸에 가서 게임 하기를 권했다.
“이쪽입니다.”
“여긴 포커 게임을 하는 겁니까?”
“노 리밋 홀덤입니다.”
“홀덤이란 게임은 처음인데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군요.”
“포커는 할 줄 아십니까?”
“물론입니다.”
“기본적인 룰은 포커와 같습니다. 다른 건…….”
카일은 홀덤 테이블에서 어떤 식으로 베팅이 이루어지는지 내게 설명했고,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 어렵진 않군요.”
“참여해 보시겠습니까?”
“좋습니다.”
생소한 건 내 카드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장은 내 카드고 나머진 바닥에 깔리는 다섯 장의 카드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한 테이블에 열 명까지 앉아서 게임 할 수 있는데 VIP룸에선 쾌적한 환경을 위해 한 테이블에 8명까지만 플레이한다고 했다.
한편 내가 카일에게 홀덤 게임을 설명 듣는 동안 디디는 에릭 로저스를 만났다.
“어떻든가?”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
“정말인가?”
“절 못 믿으십니까?”
“자네야 믿지. 하지만 상대가 신종 사기 수법을 고안했을 수도 있잖나.”
“다른 건 의심할 부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딜러는 조사해보셨습니까?”
디디가 의심하는 건 딜러와 짜고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거였다.
그만큼 의심할 부분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이지. 딜러 쪽은 아니야. 그 친구, 미국은 처음이고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우리 딜러들 태반은 한국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고.”
“…으음!”
“그러니까 타짜는 아니란 말이지?”
“네.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군요. 전혀 이상한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다만… 뭔가?”
“딜러를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을 보기는 했습니다.”
“딜러라고 해서 다음 카드를 알고 빼내는 건 아닌데 그게 의미가 있다는 건가?”
“큭큭! 앞을 내다보는 건 줄도 모르죠.”
“장난하나?”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제가 의심할 수 있는 건 딱 하나가 남았습니다.”
“그게 뭔가?”
“말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초능력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로저스가 볼 때는 디디가 진심으로 말하는 거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이 자리를 면피하고자 괜한 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웃기지도 않는군. 자넨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렇죠. 말이 안 되는 건데 그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아서 해본 말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말만 많지, 실제 초능력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네.”
“카일이 홀덤 VIP룸으로 안내하는 거 같던데 제가 며칠 더 지켜보고 다시 말씀 나누시죠.”
“그렇게 하지.”
초능력자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며칠 더 디디에게 맡겨보기로 하고 로저스는 홀덤 VIP룸에 설치된 CCTV 모니터를 뚫어져라 하고 바라보았다.
‘타짜가 틀림없어.’
로저스는 반드시 밝혀내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카지노가 잃은 돈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홀덤 테이블에 앉기 시작한 나는 첫날에만 일부러 백만 달러쯤 잃어주고 둘째 날부터는 가차 없었다.
라스베이거스 호텔 VIP룸이라 그런지 가장 낮은 금액 칩이 천 달러였고, 최소 참여 금액이 백만 달러였다.
이틀째 되는 날 가장 큰돈이 걸린 판 주인공 역시 나였는데 상대가 킹 두 장이었고, 나는 잭 두 장이었다.
압권은 바닥에 깔린 카드인데 다섯 장 중 잭이 두 장이 깔려서 나는 한방 잭 포카드를 완성했고, 남은 카드는 K, 8, 8로 상대는 킹 풀 하우스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올인 대 올인으로 승부를 걸었고, 8백만 달러가 넘게 걸린 큰 판의 주인공은 내가 되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상대가 여자였다는 점이다.
“오늘은 제가 운이 다했나 보네요. 축하합니다. 미스터 리!”
“감사합니다. 리벤지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제인!”
그녀의 이름은 제인 토마스라고 했다.
천만 달러 이상을 잃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걸 보면 억만장자쯤 되는 듯했다.
“기대할게요.”
제인이 떠나고도 게임은 계속 이어졌는데 내가 자리에 앉았을 때만 해도 여덟 명이었던 플레이어가 반으로 줄었다.
그리고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처였는데 남은 네 명은 각자가 가진 칩이 최소 2천만 달러 이상이었다.
남은 네 명을 셧다운 시킬 경우 1억 달러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문득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플레이어들 얼굴을 보고는 싹 지워 버렸다.
‘오히려 재밌어하는 표정들이야.’
돈이 많은 부자들이라 그런지 표정이 밝고 오히려 누가 위너가 될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장하는 것 같았다.
‘관점이 다르다 이건가?’
나는 아진그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악착같이 돈 불릴 생각만 하는데 이들은 돈에는 관심이 없고, 게임의 승자가 되고 싶어 했다.
‘젠장! 씁쓸하네.’
애초에 게임에 임하는 목적이 달랐다.
“흥미롭군요. 홀덤은 어제가 처음이라고 하지 않았소?”
“네.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인을 끝장내다니 정말 놀랍소.”
“하하하!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홀덤에서는 운도 실력이죠. 미스터 리! 오늘 승자가 누군지 끝장을 내 봅시다.”
“제가 원하는 겁니다.”
홀덤은 게임에 참여하는 것보다 폴드하는 것이 훨씬 더 많아서 가끔 오는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리는지가 중요했다.
네 명이 세 명 되고 세 명이 두 명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이었다.
사람 수가 많을 때는 눈치를 보던 플레이어들이 점점 과감해진 탓이다.
“론 테일러요.”
“이무혁입니다. ‘리’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둘만 남은 테이블에 쌓인 칩을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8천만 달러 정도인데 여기서 내 본전은 백만 달러에 불과했다.
자기 이름을 론 테일러로 밝힌 상대가 3천만 달러 정도를 쌓아두고 있었고, 내가 5천만 달러 정도를 가지고 있었다.
홀덤에서는 1대 1 승부가 훨씬 더 격렬한 법이다.
두 장의 카드만 보고도 승부를 보기 위해 전부 털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론 테일러와 나도 10분 만에 모든 칩을 밀어 넣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나한테는 K, J이 상대에겐 에어라인이라고 하는 A, A가 들려 있었다.
핸드 카드로는 절대적으로 내가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이런 상황이 될 것을 알고 있었고, 상대가 절대 피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나도 승부를 걸었다.
핸드 카드로 두 장을 받고, 게임이 계속되면 바닥에 다섯 장이 깔리는데 처음 세 장을 플롭 네 번째 카드를 턴, 다섯 번째 카드는 리버라고 부른다.
[A♠ 10♣, 9♥, Q♣, 2?]처음 세 장이 깔리자 에이스 트리플이 된 론 테일러가 자기 칩을 모두 밀어 넣으면서 올인을 외쳤고, 나는 한 호흡 정도 타이밍에 리올을 외쳤다.
턴 카드로 Q클로버가 깔리자 나는 스트레이트가 완성되었고, 사실상 승부는 이미 갈렸다.
“오 마이 갓!”
이미 두 사람 다 모든 칩을 밀어 넣었기 때문에 핸드 카드를 까는 쇼다운이 이루어진 상태라 턴 카드가 깔렸을 때 상대는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런! 제가 운이 좋았네요. 즐거웠습니다.”
“초심자에겐 행운이 따른다고 하더니 당신을 보니 정말 그런 모양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한테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하하하! 아무튼 축하합니다.”
“제가 오늘 게임에 참여한 분들을 초대하고 싶은데 도와주시겠습니까?”
“좋은 생각입니다. 마침 내가 여기 스위트룸에 묵고 있으니 거기서 파티를 여는 건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비용은 제가 대겠습니다.”
* ? ? * ? ? *
내가 홀덤 테이블로 빠지는 바람에 총지배인은 한숨 돌리나 싶었다.
“리가 판을 휩쓸었다고?”
“네. 총지배인님! 테이블 머니 전부를 독식했습니다.”
“얼마나 되지?”
“8천만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미쳤군. 그게 말이 되나? 홀덤은 처음이라며?”
“여러모로 신비한 인물입니다.”
“환장하겠군. 얼마나 머물 수 있는 거지?”
“여행 비자로 왔으니 90일입니다.”
“미치겠군. 왜 하필 우리 호텔이지?”
에릭 로저스는 울화가 치밀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하고 많은 호텔 중 왜 하필 NGN으로 왔는지 원망스러웠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그게 뭔데?”
“조용히 불러서 나가 달라고 하는 겁니다.”
“누가 그걸 몰라서 가만있는 줄 알아?”
“천만 달러 정도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어제 판을 휩쓸어서 딴 돈만 8천만 달러가 넘는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카지노에서 딴 돈이랑 합치면 1억 달러가 훌쩍 넘는데 겨우 천만 달러에 나가려고 하겠어?”
“그럼 나갈 때까지 두고만 보실 겁니까?”
“그러니까 미칠 노릇이지.”
카지노 명성이 달려 있는 일이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카일은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퍼뜩 떠올랐다.
“총지배인님!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시원찮은 방법이면 말도 꺼내지 마!”
“아닙니다. 분명 통할 겁니다.”
“뭔데?”
“토니 맥클레인을 끌어들이는 겁니다.”
“뭐?”
“미스터 리를 토니 맥클레인에게 소개하면 분명 자식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도 리에게 접근할 겁니다.”
“그러니까 토니 맥클레인 씨에게 소개해서 메이슨 호텔로 유인하자는 말이지?”
“하하하! 제 생각이 어떻습니까?”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토니 맥클레인에겐 에드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카지노 사업을 하다 의문사를 당했다.
그 아들이 죽기 직전에 메이슨 호텔 카지노와 연관돼 있었던 것인데 의문사를 당한 후에 클락 메이슨이 바로 호텔을 차지하고 카지노 사업까지 먹어 치운 것이다.
정황상 누가 봐도 클락 메이슨이 아들을 죽인 범인인데 증거가 없었다.
그래서 토니 맥클레인은 난다긴다하는 플레이어를 섭외해서 메이슨 호텔 카지노를 박살 내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성공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잘하면 통하겠어. 당장 제인을 부르게.”
“알겠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제인 토마스는 로비스트이자 부자들의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돈을 버는 변호사이기도 했다.
이 바닥에서는 타짜를 구분하려면 디디를 부르고,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하려면 제인을 부르란 말까지 소문이 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