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6)
006화
“제가요?”
“그래. 아무튼 자네 말은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말로 들리는데 내 말이 맞는가?”
“이를테면 그런 셈이죠.”
“좋아. 다음에 준비되면 그때 물어보도록 하지.”
“그러시죠.”
“그럼 우리 애들은 언제 만나줄 수 있나?”
“내일이라도 이리 데려오시죠. 아, 이왕이면 한 명씩 데려오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1대1로 상담해야 하고 나머진 기다려야 하니까.”
“그렇게 하지.”
* ? ? * ? ? *
슈크라 매니저라면서 연락해온 백지훈과 멤버별 상담 일정을 정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에 한 명씩 상담하기로 했다.
“실장님! 오늘 어디 가는 거예요?”
“나도 잘 모르겠다. 대표님이 가서 대화만 나누면 된다는데…….”
“대화요?”
“그래. 근데 나도 잘 모르니까 일단 가보자.”
“얼마나 걸려요?”
“금방 도착해.”
“아니 그거 말고 그 대화란 거 얼마나 해야 하는 거냐구요.”
“하고 싶은 만큼 하라는데?”
“그게 뭐예요.”
“내 말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방배동에 도착한 백지훈과 멤버 중 리더인 보형은 코스모스 빌딩 7층으로 올라갔다.
“저~ 강홍철 대표님이 보내서 왔는데 이무혁 씨 계십니까?”
“아! 네. 제가 이무혁입니다.”
백지훈과 악수를 나누고 리더라는 보형과도 인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인생 1회차에서는 TV를 통해서만 보았던 보형과 마주 앉으니 기분이 묘했다.
“실장님은 여기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백지훈과 악수를 해본 결과 그는 엔터 업계에 환멸을 느끼고 일찍 도망가서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는 것이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백지훈은 매니저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다.
그에게 맞는 일은 매니저 직군이 아니라 바다로 나가는 거다.
중년이 된 이후 외항선을 타게 되는데 그 일을 하고선 은퇴할 때까지 쭈욱 적응하며 사는 것이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백지훈에게 그것을 말하진 않았다.
묻지도 않았는데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다.
“네. 그러죠.”
“보형 씨는 이쪽으로 오시죠.”
“네? 아 네.”
“커피나 녹차가 있는데 어떤 걸로 드릴까요?”
“우유는 없나요?”
“죄송합니다. 다음엔 준비해 놓죠.”
“그럼 커피로 주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믹스 커피를 머그 컵에 털어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그녀에게 한 잔, 내가 앉을 자리에 한 잔을 놓았다.
“여긴 뭐 하는 곳이에요?”
“그냥 하고 싶은 말 하는 곳입니다.”
“병원도 아닌데 그냥 대화만요?”
“네. 이를테면 데뷔를 앞둔 지금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뭐 그런 대화를 말하는 겁니다.”
“상담사세요?”
“굳이 따지자면 그런 셈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세요. 이를테면 데뷔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돈은 얼마나 버는지 뭐 그런 것도 괜찮습니다.”
“심리 상담가 맞으세요?”
“네.”
“그러기엔 너무 젊어 보이시는데…….”
보형은 내가 미덥지 않아 보이는 듯했다.
기껏해야 자기 또래로밖에 보이질 않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긴 했다.
“나이랑은 상관없는 일 아닐까요? 대표님이 절 신뢰하니까 보형 씨를 보냈겠죠.”
“하긴.”
“대표님 말씀을 들으니 멤버들이 요즘 많이 불안해하는 거 같던데…….”
“네. 맞아요. 방송에 나가야 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보형 씨는 성격이 대범해서 잘해 나갈 겁니다. 보형 씨가 씩씩하면 멤버들도 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도움은 되는데 오늘 처음 보는데 제가 대범한지는 어떻게 아세요?”
“대표님이 해주신 말씀도 있고, 제가 보형 씨를 보니까 알겠네요. 자꾸 절 의심하시면 상담 효과가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이에 속엣말을 하자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 거다.
이해는 하지만 오늘 대화의 목적이 고민 상담이니까.
“하긴 그렇겠네요. 좋아요. 대표님이 믿고 맡긴 사람이니까 저도 의심하지 않을게요.”
“보형 씨와 멤버들이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제가 성공하는 방법을 대표님께 말씀드렸으니까 기대해 보세요.”
“정말요?”
“네. 보형 씨와 슈크라는 그냥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면 대중이 좋아할 타입이니까 생각이 많아지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대중이 보형을 좋아하고 그녀가 슈크라가 해체된 뒤에도 방송계에서 살아남았던 건 그녀들이 주는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었다.
이건 그녀의 미래를 볼 필요도 없이 내가 TV를 통해 봤던 그 모습을 경험치로 말해준 거니까 믿어도 되는 부분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전 거짓말이나 꾸며내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본 것처럼 말하니까 하는 말이에요.”
“저한테 약간의 재주가 있어서 보형 씨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겁니다. 대표님께도 제가 본 것을 말씀드린 거고요.”
“어머! 여기 점집이에요?”
“하하하! 점집은 아니고 지금처럼 상담만 해주는 곳입니다.”
“점집이라 해도 괜찮아요. 엄마가 저 데리고 가끔 그런 곳에 가시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아직 정체성이 모호하긴 하지만 점집은 아닙니다. 대충 이해해주세요.”
모현권이 뭐라고 하면서 강홍철을 소개했는지 모르겠으나 정체성이 모호하긴 해도 확실히 점집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젠장! 내가 생각해도 애매하네.’
철학관도 아니고 이 사무실을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뭐 어때요. 근데 제가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냥 무혁 씨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실례지만 나이가?”
“스물다섯입니다.”
“어머! 저도 스물다섯인데… 그럼 우리 친구 해요.”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죠. 그럼 나 말 놓는다?”
“그러지 뭐!”
미래의 스타와 친구가 되다니 인생 두 번 살고 볼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장 미래가 어쩌니 하는 것보다는 그냥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막 도착했을 때와는 달리 보형의 표정도 많이 풀려 있는 것이 느껴져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 상담이 별거겠어? 이런 게 상담이지.’
그리 생각하니 나도 마음이 편하다.
“여기 상담하러 오는 사람 많아?”
“아직은 몇 명 안돼.”
“대표님이 왜 가보라고 했는지 이제 좀 알겠어.”
“데뷔 날짜는 정해졌고?”
“4월 2일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틀림없이 성공할 거니까 자신감을 가져.”
“고마워.”
이날 상담은 이런 식으로 끝이 났다.
다음 날엔 배우로 성공하는 리안이 찾아왔고, 불안해하고 여린 성격이라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나보다 두 살이 어린 리안은 내게 오빠라면서 다음에 또 보자면서 돌아갔다.
“애들 이쁘디?”
“연예인 될 애들인데 그럼 이쁘지. 안 이쁘겠냐?”
“크으~ 나도 봤어야 하는 건데.”
“차는?”
“내가 누구냐. 당연히 구했지.”
“뭔데?”
“1999년형 소타나! 5만 Km밖에 안 탄 거라 쌩쌩하고 좋더라.”
“사기당한 건 아니고?”
“전문가 데리고 가서 점검해보고 샀으니까 걱정 마.”
“잘했다.”
동재는 사업 머리가 없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탁월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인건비 줄이려고 일과 경영을 같이 하다 보니 한계가 있기는 했다.
“근데 강 대표님이 아무것도 안 주디?”
“내가 주지 말라고 했어.”
“뭔 소리야?”
며칠 차 구한다고 돌아다니는 통에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
“한 달에 한 번 상담해주고 2백만 원을 주겠다고 해서 차라리 그냥 하겠다고 했어.”
“한 번에 2백이면 적은 돈이 아닌데 왜 그랬어.”
“생각해봤는데 모 사장님이나 김 사장님에게 받은 돈이 2억 5천이잖아.”
“그래서?”
“한 번 조언해준 대가로 받은 돈이 그 정돈데 2백만 원에 상담을 해준다는 건 좀 이상하더라. 형평성이 안 맞는 것 같아서 내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때 다시 평가하자고 했다.”
“오~ 그렇게 심오한 뜻이 있었어?”
“장난하지 말고.”
“장난이 아니라 듣고 보니 잘한 거 같아서 그런 거야. 강 대표님이 나중에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정도 돈 없다고 어떻게 되는 거 아니니까 스스로 몸값을 낮출 필요는 없는 거 같다.”
척하면 척이다.
오랜 친구라 그런지 내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이해하니 다행이네.”
“원래 점쟁이들이 받은 만큼만 말해주잖아. 너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 너무 따질 필요도 없지만, 너무 후할 필요도 없으니까.”
“오케이!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근데 무혁아.”
“왜 또?”
“지금까지는 현권 아저씨가 소개해줘서 시작은 했는데 앞으로 홍보는 어떻게 하지?”
“이런 일은 급하면 안 돼.”
“그럼 알음알음 알게 내비두라고?”
“당장은 그게 좋겠다. 우리가 가만있어도 오래지 않아서 현권 아저씨라 재준 아저씨가 또 사람을 데리고 올 거야. 그리고 돈에 대한 갈증이 마르지 않을 사람들이라 또 다른 종목을 찍어달라고 요청할 때가 올 거니까 우린 느긋하게 기다리면 돼.”
아진그룹을 생각하면 이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듯이 성급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내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겼다고 해서 어중이떠중이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좋아. 그럼 경호원이라도 구하자.”
“경호원이라… 그거 좋은 생각이다.”
“내가 최고로 알아볼게.”
“그래. 그건 그거고 우리 이사부터 하자.”
“이사?”
“그래. 우리 엄마나 너희 엄마나 나이가 있는데 그렇게 높은 언덕을 매일 오르내리는 거 마음 아파서 못 보겠다.”
“같이 살기는 그렇고 월세를 내더라도 적당한 오피스텔 알아볼까?”
“뭐든 우리가 가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면 무조건이야.”
“알았어. 여기랑 가까운 곳으로 알아볼게.”
“그래.”
“그럼 집 구하고 남은 돈은 투자하자.”
“투자?”
“그래. 재준 아저씨가 투자하는 종목에 투자하면 우리도 이익을 볼 수 있잖아.”
김재준이라고 매번 투자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이익을 보는 투자자에 속했다.
그래서 호산토건도 추천할 수 있었고.
생각해 보니 동재 말대로 남은 돈을 투자하면 아무나 상담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뭐든 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우리에겐 아직 필요한 것들이 많았다.
내가 사무실을 지키는 사이 내 매니저역을 자처한 동재는 방배동에 보증금 5천만에 월세 100만 원짜리 투룸 두 채를 계약했다.
* ? ? * ? ? *
“어딜 가는데 엄마 일도 못 나가게 하는 거야?”
“엄마! 이제 일 그만해도 될 것 같아요. 저 취직했거든요.”
“취직? 어디에?”
“제가 아는 분이 상담소를 차렸는데 거기 취직했어요. 개인 사무실이긴 해도 월급도 많고 보너스도 있으니까 엄마는 이제 좀 쉬어도 괜찮아요.”
“우리 아들 취직했다니 정말 다행이다. 이제 한시름 덜어도 되겠어.”
“죄송해요. 제 걱정 많이 하셨죠?”
“아니야. 엄마가 잘못한 거지.”
이런 대화를 하다 보면 늘 엄마의 눈물로 마무리되곤 했다.
오늘은 이사 갈 집을 보러 가는 길이라 엄마 눈물을 보긴 싫었다.
“에이~ 엄마! 오늘은 그런 얘기 그만 해요.”
“그래. 그러자.”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5분 정도 걸어서 이사 갈 집에 도착했다.
“엄마! 여기야.”
“여기가 어딘데?”
“우리 이사할 집!”
“뭐?”
“우리가 이사할 집이라니까.”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열심히 일하라면서 사장님이 지원해 주신 거예요.”
“사장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