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71)
071화
“홍방이라고?”
“네. 회장님이라면 막을 방법이 있으실 겁니다.”
“몰랐으면 모를까? 해결해 봐야지 어쩌겠나. 그리고 자네 말이 맞으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네.”
“전 한국으로 가서 기다리죠.”
“좋을 대로 하게.”
내가 언급한 곽회문이란 사람은 양진천 회장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건설회사와 조선소를 가지고 있고, 엄청난 규모로 봉제 공장을 운영해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어서 돈 아쉬울 것 없는 양반인데 양진천 때문에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
정확하게는 양진천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고 곽회문 회장 아들이 깝치다가 사고로 죽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곽회문은 양진천 때문에 죽었다고 믿고 있어서 언제고 복수하겠다고 말하고 다니곤 했다.
두 사람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알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면 되는데 곽회문이 실제로 청부를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 ? * ? ? *
“방주! 나 양진천이요.”
―하하하! 어쩐 일로 전화를 다 주시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소. 날 죽이라는 청부를 받았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이미 자신이 선을 댈 수 있는 경로를 통해 곽회문이 청부를 넣었다는 건 확인했다.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긴 해도 홍방이 청부를 받아들였다면 시간이 촉박했다.
청부받은 이상 홍방은 절대 실수하지 않는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곽회문 회장을 죽여주시오. 10억 위안이면 되겠소?”
―…으음! 이해 상충이군요. 좋습니다. 48시간 동안 멈추겠습니다. 곽회문 회장과 합의 보시죠.
“결렬되면?”
―그럼 청부받은 대로 처리합니다. 물론 양 회장님 청부도 받아들입니다.
“다시 연락하리다.”
―부디 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양진천은 홍방 방주와의 통화에서 곽회문이 정말 청부를 넣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단숨에 채워버린 홍방 방주와의 통화를 끝내고 바로 곽회문을 찾아갔다.
“여긴 어쩐 일인가?”
“얘기 들었네.”
“그것참! 쓸데없이 귀만 밝은 모양이군.”
“자네 남은 가족 전부 죽여달라고 청부 넣기 전에 취소하게.”
“흥!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나도 내가 할 일 할 테니까.”
“자네 아들이 죽은 건 안타까운 일이나 그게 왜 나 때문인지 아직도 모르겠군.”
“그걸 말로 해야 알아?”
“아, 글쎄! 자네 아들이 혼자 설치다가 사고로 죽은 거라니까.”
“자네가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지만 않았어도 내 아들이 욕심내는 일은 없었을 거야.”
“그럼 다 같이 죽자는 건가?”
“그러던지.”
곽회문은 좀처럼 양보할 마음이 없어 보였다.
기어이 양진천을 죽여야 직성이 풀릴 것처럼 구는데 이쯤 되면 다 같이 죽자는 것과 다름없었다.
“여기 오기 전에 홍방에 전화해서 자넬 죽여달라고 했더니 48시간 안에 합의 보지 못하면 다 죽이겠다고 하더군. 정말 그렇게 하고 싶은가?”
“잘됐군. 이참에 다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정말 끝장을 보자는 건가?”
“당연하지. 그게 아니면 내가 이럴 이유가 뭐겠어.”
“자네 아들 시체 못 찾은 거 때문에 이러는 건가?”
“48시간 남았다고 했나? 그렇다면 내 아들 시체를 찾아와.”
곽회문의 아들은 황포강(=황푸)에 빠져 시체도 찾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그게 더 곽회문을 못 견디게 만드는 거였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바다와 연결된 강이라 물살이 센 강이다.
다리 위에서 떨어진 곽동금은 빠른 물살 때문에 찾을 수 없었고, 그 뒤로 곽회문과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져 버렸다.
“회장님!”
“지금 바쁜 거 안 보이나?”
“그게, 이무혁 대표 전화입니다.”
“뭐?”
“급한 일이라고 받으셔야 한답니다.”
“이리 주게.”
양진천은 방지록이 건네준 핸드폰을 받았다.
―회장님! 지금쯤 곽 회장님을 만났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난 이미 한국에 도착해 있었고, 양진천 회장이 이 시간에 곽회문 회장을 만난다는 걸 예측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두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양진천에게 전화한 이유는 곽회문의 아들이 살아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곽 회장님 아들 곽동금 씨, 살아 있습니다.
“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말 그대로입니다.
“말이 안 되잖나. 살아 있는데 왜 소식이 없어.”
―다리에서 떨어질 때 충격을 받아서 기억상실에 걸린 탓입니다. 제가 불러드리는 주소로 가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설마 이걸 다 예측하고 이제야 전화한 건가?”
―지금 중요한 건 곽동금 씨가 살아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선 급한 일부터 해결하시고 연락주세요. 주소는 문자로 드리죠.
내가 먼저 전화를 끊었고 양진천 귀에는 곧 띠링! 하는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곽 회장! 얼른 따라나서게.”
“내가 왜?”
“자네 아들 살아 있다는군.”
“무슨 소리야?”
“나도 궁금하니까 빨리 따라나서라니까.”
이렇게 말했는데 도저히 따라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떨결에 양 회장 차를 같이 타게 된 곽 회장은 얼렁뚱땅 자길 죽일 생각이라면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다.
“내 아들을 찾았다는 핑계로 날 끌고 가서 죽일 셈인가?”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내가 자넬 죽일 생각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아. 이미 수많은 목격자가 생긴 셈인데 공안이 가만있겠나?”
“그럼 뭘 어쩌자는 건데?”
“정말이야. 자네 아들이 살아는 있는데 다리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기억을 상실했다는 제보를 받았네.”
“그럼 지금 가는 곳이 그곳이라는 거야?”
“가보면 알겠지. 나도 몹시 궁금하구만.”
“거짓말이 아니어야 할 거야. 청부를 취소할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까.”
“일단 가보자고.”
차로 한 시간을 달려서 상하이 외곽으로 빠져들었다.
문자로 온 주소에 도착해봤더니 그곳은 황포강 하류로 다리에서 떨어져서 떠내려왔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
“이럴 수가…….”
곽회문은 강가에 어슬렁거리는 젊은 남자를 발견하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지금까지 다리 위에서 떨어진 뒤 죽었다고 믿고 있었던 아들이 버젓이 살아 있었다.
“동금아!”
휙!
“지금 절 부르신 겁니까?”
“동금아! 날 못 알아보겠느냐?”
“죄송합니다. 제가 기억을 잃어서…….”
기억을 잃어서 그런지 성격도 분위기도 바뀌어서 아예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내가 니 애비다.”
“정말이십니까?”
“맞네. 이 친구가 자네 아버지야.”
양진천도 나서서 곽회문이 기억을 잃어버린 곽동금의 아버지라고 증명해 주었다.
그러나 기억을 잃은 곽동금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제 이름이 무엇입니까?”
“자네 이름은 곽동금이네. 곽회문 회장의 유일한 아들이지.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일단 집으로 돌아가세.”
“그래. 집으로 가자. 동금아!”
“곽 회장! 뭐 잊어버린 거 없나?”
“무슨 말인지 알았네. 근데 자네 우리 동금이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나?”
“제보받았다고 했잖나. 사실은 나도 궁금하네. 그 친구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말이야.”
“오늘은 해결해야 할 것이 많으니 일간 연락하겠네.”
곽회문은 그동안 억울했던 감정과 아들의 죽음을 복수하겠다는 증오까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물
한국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역시 국세청이었다.
허성찬 과장을 만나서 상하이에서 얻은 돈의 22%를 세금으로 내기로 합의하고 나서 김정희 기자를 만나서 모자란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무혁아!”
“왜 또?”
“너 정말 신내림 받은 거 아니냐?”
“아니라고 했잖아. 나 못 믿냐?”
“이젠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야 그러려니 했는데 어떻게 상하이에서 실종된 사람까지 찾을 수 있는지 정말 모르겠거든.”
“사람 사는 곳이라면 다 비슷하지 않을까?”
동재도 내가 곽회문 회장 아들을 찾아낸 사실을 듣고 무척 놀란 눈치다.
라스베이거스 호텔을 먹어 치웠을 때도 이만큼 놀라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떤 포인트가 동재를 놀라게 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내 대답도 시원찮았을 것이다.
“차라리 네가 신빨 좋은 박수무당이라면 쉽게 이해하겠다.”
“그게 편하면 그렇게 이해해도 상관없어.”
“농담하지 말고.”
“농담 아니야. 누가 뭐라고 부르든 무슨 상관이겠냐? 안 그래?”
“하여간… 누가 널 말리겠냐,”
나도 나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데 동재는 오죽할까 싶다.
언젠간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자. 너까지 그러면 나도 골치 아프다.”
“그래야지 뭐 어쩌겠냐?”
“나중에 다 말해줄게. 그때까지만 참아.”
“그건 그렇고, 챙겨야 할 일이 많은데 너도 수행 비서 하나쯤 둬야 하는 거 아니냐?”
“수행 비서?”
“그래. 미국 일도 있고, 문득문득 떠오르는 일을 처리하려면 그게 편할 거야. 정 이사님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니까 그런 일 처리하기엔 적합하지 않아.”
“그건 그러네.”
“모집 공고라도 낼까?”
“아니야. 내가 구해볼게.”
“그래. 알았어.”
일머리도 중요한데 나를 수행하려면 앞으로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연봉은 얼마가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서 대표님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대기업 임원 출신이니 서득영 대표라면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 ? ? * ? ? *
“오랜만이죠?”
“어떻게 지냈어?”
“저야 뭐, 반도체 사업 때문에 정신이 좀 없었어요.”
“나도 깜짝 놀랐어. 이 대표가 대연반도체를 인수할 정도로 자금이 넉넉할 줄은 몰랐거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경영은 세화 쪽에서 할 거니까 같이 노력해봐야죠.”
“이젠 이 대표가 아니라 회장님이라 불러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전 지금처럼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 회장이 되더라도 딱딱해질 필요는 없어요.”
아직 서른도 안 돼서 회장이란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순위를 매겼을 때 10위 안에 들어가는 재벌 그룹이 된다면 그때나 생각해 볼 문제다.
“여전하네. 그냥 만나자고 할 사람은 아니고 무슨 일인지나 말해봐.”
“제가 수행 비서를 뽑을 생각인데 5개 국어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제가 엉뚱한 지시를 많이 내릴 것 같은데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그런 일이라면 전문적으로 해주는 헤드헌팅 사무실이 있으니까 도움이 될 거야.”
“신입이 아니라 스카웃 해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지. 언어는 타고나야겠지만 비즈니스 감각은 이제 막 졸업하는 친구들이 가질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렇긴 하겠네요.”
“내가 알아보고 리스트 정해서 줄게.”
“감사합니다.”
* ? ? * ? ? *
상하이에서 연락이 왔다.
양진천 회장이 곽회문 회장과 함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나를 꼭 봐야겠다는 거다.
그래서 의전 차량을 인천 공항으로 보냈고, 대연호텔에 스위트룸까지 잡아서 예우했다.
“먼 길 오셨습니다.”
상하이에서 보고 보름밖에 지나지 않아서 별로 달라 보이진 않았는데 곽회문 회장이 날 보는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