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Spoon Life White Paper RAW novel - Chapter 95
95. 줍줍 (2)
바닥까지 떨어진 유망 기업들의 주식을 줍는 일은 데이비드한테 맡긴 재성은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뉴욕 정반대편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 와 있었다.
기왕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니 나름대로 관광 명소 하나 정도는 들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재성은 금문교가 보이는 언덕 위를 향했다.
말이 언덕이지 사실 보기만 해도 목이 아파오는 급경사 길이었다.
이곳의 관광 코스는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을 한 바퀴 도는 코스인지 느릿하게 움직이는 차량들마다 관광객들로 한가득이었다.
재성은 때마침 우르르 쏟아져 내리는 단체 관광객들을 피해 비어 있는 노천카페의 테이블에 앉았다.
아이스 라테를 주문한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보였다.
햇빛을 받아 붉게 빛나는 교각을 바라보면서 재성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기분 좋게 맞았다.
“화려하고 고층 빌딩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뉴욕하고 또 다른 멋이 있네.”
혼잣말을 중얼거린 재성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했다.
그렇게 얼마쯤 있었을까.
그림자를 드리우며 가까이 다가온 권혁재 과장이 크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부사장님. 이제 그만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군요.”
재성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몸을 일으켜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 뒷좌석에 올라탔다.
그렇게 시내를 벗어나 1시간가량 남쪽으로 달려간 일행은 써니베일(Sunnyvale)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다 왔습니다.”
리무진에서 내리자 낮은 현대식 건물들 사이로 넓고 고르게 펼쳐진 잔디밭에 세워져 있는 야후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야후 본사 안에 있는 한 사무실.
넓은 유리창과 간결한 느낌의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실내였으나 정작 사무실을 차지하고 앉은 두 사람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한 명은 바퀴 달린 큰 의자에 앉아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동양계의 피가 진하게 드러나는 그는 야후 창업자 중 하나인 제리 첸으로, IT 계열에 종사하는 사람이 으레 그렇듯 편한 체크무늬 셔츠와 베이지색 팬츠 차림을 하고 있었다.
제리 첸은 까만 뿔테 안경 너머로 피곤한 듯 몇 번 눈을 깜박이다 이내 아까부터 계속 방 안을 서성이고 있는 공동 창업자이자 친구인 데이비드 로셀 향해 불평을 내뱉었다.
“정신 사나우니까 그만하고 그냥 앉아.”
“뭐?”
무언가를 입속으로 끊임없이 중얼거리던 로셀이 우뚝 멈춰 서서 첸을 쳐다보았다.
“옆에서 계속 왔다 갔다 거리니까 신경에 거슬린다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 저도 모르게 뾰족하니 날카로운 말투가 되었다.
로셀은 울컥하여 반박하려다 이내 어깨를 크게 한번 들썩이고는 털썩 소리를 내며 소파에 반쯤 드러누웠다.
“제기랄.”
첸처럼 로셀 역시 한껏 지쳐 있는 상태였다.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곤 다시 한번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너무 뭐라고 하지 마, 첸. 나도 이것저것 생각하는 게 많다고.”
“뭐가 그렇게 복잡한 거야.”
그러자 로센이 살짝 인상을 쓰며 천하태평한 친구를 쳐다봤다.
“이게 다 첸 너 때문이잖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475억 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걸 단번에 걷어차 버리는 바람에 이사회와 주주들이 난리가 난 걸 몰라!?”
손가락으로 안경을 추켜 올린 첸은 특유의 고집스런 표정을 짓고는 지지 않고 말을 받았다.
“오, 그럼 우리 두 사람이 바닥부터 키워온 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통째로 넘겨야 했다?”
친구인 첸이 회사에 얼마나 애정이 큰지 잘 알고 있던 로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그럼 뭔데?”
“인수 제안을 거부하더라도 협상을 벌이는 척이라도 하고 끝냈다면 반발이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았을 거 아니야.”
“흥. 내가 연기자도 아니고 그런 쇼를 뭐 하러 해.”
“예전에 대학 기숙사에서 단둘이 검색 사이트를 만들던 때와는 다르다고 누누이 이야기했잖아. 거기다가 몇 년째 점유율과 실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몰라! 새로 만들고 있는 검색엔진 개발에만 성공한다면 그딴 점유율은 금방 다시 되찾아올 수 있어.”
“끄으응. 그때까지 시간이 있을지 모르니까 문제지.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
첸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에 로셀은 이제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절레 흔들었다.
그때 노크를 하며 여비서가 안으로 들어왔다.
“골드원에서 손님들이 오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았어요.”
여비서가 나가자 로셀이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뭐 하고 있어? 같이 가야지.”
“기분이 별로인데 혼자 가면 안 돼?”
“정신 차려, 친구. 회사 CEO는 내가 아니고 자네라고.”
“끄으응.”
첸은 귀찮은 티를 팍팍 내면서 마지못해 로셀을 따라 일어났다.
요란한 장식 없이 심플하게 꾸며진 회의실 안.
조용히 기다리던 재성은 야후의 공동 창업자 두 명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들어오는 걸 보고 일어나 인사를 나눴다.
“반갑습니다. 골드원 공동 대표인 박재성입니다.”
“데이비드 로셀입니다. 이쪽은 저희 회사 CEO인 제리 첸입니다.”
제리 첸은 친구의 부추김에 못 이겨 억지로 손을 내밀었다.
가뜩이나 머릿속이 복잡한데 뜻하지 않게 찾아온 손님이라 썩 내키진 않았으나 어쨌든 사람을 앞에 두고 싫은 티를 낼 순 없었다.
“제리 첸이고 합니다.”
“인터넷의 황제라고 불리는 두 분을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기쁘군요.”
야후를 만들어서 인터넷을 선도했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제리 첸은 빈말이라도 자신을 추켜세워 주는 말에 표정을 풀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통성명과 함께 악수를 나눈 그들은 회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저희 쪽에 제안하실 것이 있으시다고요?”
로셀의 물음에 그가 작게 머리를 끄덕이고는 미소 띤 얼굴로 찾아온 용건을 꺼냈다.
“야후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어서 그걸 매각할 의향이 없으신지 알아보려고 직접 찾아왔습니다.”
“그게 뭡니까?”
“알라딘 지분입니다.”
뜻밖의 말에 로셀과 제리 첸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알라딘 지분에는 왜 관심을 가지시는 겁니까?”
눈을 가늘게 뜨며 제리 첸이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미리 준비해 둔 대답을 했다.
“전자 상거래와 아시아 쪽 시장에 관심이 있어 투자하려는 겁니다.”
“그런 거라면 굳이 알라딘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들이 많을 텐데요.”
“물론 유망한 기업들은 많습니다만 중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나가는 곳은 알라딘이 유일하지요. 제리 첸 씨도 십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의 잠재력을 알고 일찍 알라딘에 투자한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알라딘 지분을 팔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아시겠군요.”
여지를 두지 않고 상대가 딱 잘라 거절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는 법이지요. 서로 이해관계만 잘 맞는다면 무엇이든 거래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재성의 말에 제리 첸은 몸을 뒤로 기대면서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그쪽하고 이해관계가 맞을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가지고 계신 알라딘 지분 40%를 모두 넘기는 조건으로 20억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
2005년 알라딘 지분을 취득할 때 쓴 돈이 10억 달러 남짓이었으니 3년 만에 두 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두는 거였다.
상당한 액수였지만 제리 첸은 오히려 콧방귀를 뀌었다.
“알라딘의 가치를 안다고 하면서 고작 20억 달러라니. 그 두 배를 준다고 해도 팔 생각이 없으니까 이만 돌아가시죠.”
퉁명스레 내뱉은 제리 첸은 재성의 대답도 듣지 않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회의실을 나가려는데, 등 뒤에서 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그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평생 후회하실 겁니다.”
제리 첸은 심통이 난 표정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협박이라도 할 거냐는 얼굴이었다.
“말하신 대로 알라딘의 가치는 갈수록 더 높아질 겁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데 그때까지 야후, 아니, 공동 창업자인 두 분께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지금 시비를 거시는 겁니까!”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로셀이 정색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회의실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재성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발주자인 구글과 페이스북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고 다시 압도적인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광고 매출 하락과 출혈 경쟁으로 야후의 곳간이 거의 텅 비어 있어 그게 쉽지가 않겠지요.”
“…….”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던 대출과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갑작스러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꽉 막혀 아주 답답한 상황일 겁니다.”
마치 속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내부 상황을 훤히 다 알고 있자 제리 첸을 비롯한 야후 측 인사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거기다가 475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인해 주주들의 반발도 클 것이고요.”
다시 돌아와서 의자에 앉은 제리 첸은 딱딱하게 굳은 시선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그쪽 말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거하고 알라딘 지분 매각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한국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콧잔등을 찡그린 제리 첸을 마주 보면서 그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알라딘이 유망한 기업인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언제 주저앉아 버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벤처일 뿐이지요. 당장 본진이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위태위태한데 아직 보석이 되지 못한 알라딘을 움켜쥐고 있느라 야후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도약할 마지막 기회를 놓쳐 버린다면 정말 어리석은 결정이 아니겠습니까?”
창업자로서 누구보다 야후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제리 첸이었기에 재성의 이야기를 듣고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것 역시 야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알라딘 지분을 매각해 필요한 자금이 들어온다면 제리 첸 씨가 원하는 대로 야후는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구글과 페이스북, 두 후발주자들이 워낙 강력해 경쟁에서 버텨낼지 미지수였으나 그건 자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그쪽 말대로 자금을 마련한다면 골드원이 아니라 더 비싼 값을 쳐주는 곳에 매각하는 것이 더 낮지 않겠습니까.”
역시나 야후라는 큰 배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인물답게 제리 첸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럴 걸 예상한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여유롭게 말했다.
“마이크로뱅크 손의설 회장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재일 교포이자 일본 최고의 IT 재벌인 손의설 회장과 제리 첸의 친분은 아주 유명했다.
지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알라딘 지분도 손의설 회장의 주선으로 야후가 매입했던 것이었다.
“글쎄요.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미간을 찡그리는 제리 첸을 보며 느긋한 목소리로 이유를 말했다.
“일본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해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손의설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게 되면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게 되니 알라딘 쪽에서 반대할 겁니다.”
“으음.”
자신 역시 경영권을 침해당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기에 제리 첸은 낮게 침음성을 흘렸다.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현금뿐만 아니라 이득이 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재성이 손짓을 하자 함께 온 고문 변호사가 가방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 제리 첸 앞에 내려놨다.
“이게 뭡니까?”
“저희 쪽에서 야후 지분 3천만 주를 매입했다는 확인 서류입니다.”
“……!”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회의실 안이 크게 술렁였다.
황급히 서류를 집어 들어서 확인한 로셀이 낮게 앓는 소리를 내뱉는 걸 보며 제리 첸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우리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야?”
“끄으응. 맞아. 정확하게 3천만 주를 매입했다고 적혀 있어.”
“아니, 그걸 왜 여태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3천만 주면 야후의 대주주가 됐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걸 CEO인 제리 첸이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계속된 적자와 얼마 전에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 거절로 주주들과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표정이 상기된 제리 첸이 날을 세우며 그를 봤다.
“주식을 가졌으니 그걸로 날 협박이라도 하겠다는 거요!”
“그럴 리가요.”
머리를 흔든 재성이 제리 첸에게 다시 말했다.
“우호지분이 되어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드릴 생각입니다.”
눈을 크게 뜨며 제리 첸이 되물었다.
“지금 우호지분이 되어준다고 했습니까?”
“맞습니다. 물론 제리 첸 씨께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관계도 바뀌겠지요.”
거부하기 힘든 당근을 내미는 것과 동시에 은근히 압박을 가하는 걸 잊지 않았다.
“흔들리는 입지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과 동시에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원하는 일을 힘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으니 결코 손해인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리 첸은 얼굴을 굳힌 채 금방 무어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득인가, 아닌가.
재빨리 머리를 굴려도 금방 해답이 튀어나오질 않았다.
그때 옆에 나란히 앉은 로셀이 제리 첸을 슬쩍 찌르며 소곤거렸다.
“이봐, 제리. 내 생각엔 나쁘지 않은 제안인 것 같아.”
“하지만…….”
망설이는 모습을 본 로셀이 사뭇 심각한 얼굴로 친구를 설득했다.
“아까 사무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주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애플의 스티븐 렌처럼 회사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고.”
“…….”
로셀의 이야기에 제리 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경영권에 엄청난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만든 회사가 타인의 손에 망가지는 것이 싫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제리 첸은 결정을 내렸는지 고개를 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
“조건이 있습니다.”
“말해 보십시오.”
“매각 액수를 25억 달러로 올리고 나중에라도 가지고 있는 야후 주식을 팔 때 우리 두 사람한테 먼저 매수 권한을 준다는 확약서를 써줬으면 합니다. 그러면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죠.”
몇 년 뒤면 가치가 수십 배로 뛰고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 총액 1667억 달러를 기록하는 주식이 바로 알라딘이였기에 재성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요구를 바로 수용했다.
“좋습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아예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경영진에 맡기도록 하지요.”
파격적일 정도로 유리한 제안이었다.
다른 누가 와도 이 이상 더 좋은 조건은 없을 터였다.
제리 첸 또한 재성이 이 정도면 크게 배려를 해준 것임을 알았다.
그제야 그는 딱딱하게 굳어 있던 어깨의 힘을 빼고 머리를 끄덕였다.
“알라딘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지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원하는 대답을 들은 그는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며칠 뒤. 재성은 제리 첸과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야후로부터 알라딘 지분 40%를 25억 달러에 전부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