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02
밥만 먹고 레벨업 1003화
[칭호 8기둥의 재목이 변화합니다.] [칭호 8기둥의 후보를 획득합니다.]민혁이 들은 알림이었다. 그는 다소 놀란 눈빛으로 로카더를 보았다.
로카더는 어떠한 말 없이 작은 웃음만을 지었다.
대게를 찌면서 그는 슬쩍, 수정구를 확인한 바 있다.
수정구를 통해 통제의 동굴의 마지막 시련인 좌절의 통제를 확인했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의 일부와 결과만을 보았지만, 로카더는 솔직히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신이라 하여 다른 사람에 비해 정신력이 더 뛰어나고 고통을 인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신이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없다는 것에 더욱 좌절감을 느껴, 더 빠르게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는 놀라운 인내로 마지막 과정을 헤쳐 나갔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후임은, 오로지 이자이다.’
솔직히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는 군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카더에게 이자를 자신의 후임으로 확신하게 한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좌절의 통제에서 나를 이길 줄이야.’
물론 인내한 그에게 좌절의 통제는 일시적으로 뛰어난 힘을 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그 어떠한 자가 와도 자신의 점수를 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애초에 그것부터가 ‘합격’이다.
‘식신이 8기둥이 된다, 나쁘지 않은 일이다.’
헬레냐는 마법의 기둥이며, 아테네는 모든 이들을 지탱하는 기둥.
로카더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의 기둥이다.
또 크로나드는 성스러운 자들을 위한 기둥이었고, 오블렌은 악한 자들 혹은 지식의 기둥이다.
그 틈에 먹는 것의 기둥이 생기는 것.
‘물론 앞으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의 이야기겠지.’
로카더는 그에 아주 작은 도움을 주고 싶을 뿐.
민혁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8기둥의 재목’에서 ‘8기둥의 후보’로 변화한 칭호 내용을 확인해 봤다.
(8기둥의 후보)
유일칭호.
칭호효과:
⦁모든 스텟 9%
⦁8기둥의 보호막.
⦁굴복하지 않는 자.
⦁더블 스킬.
⦁로카더가 인정한 후임.
모든 스텟 2%가 추가 상승했다. 그를 제외하고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한다면, ‘로카더가 인정한 후임’이라는 부분이 추가되었다는 거다.
민혁은 상세설명을 통해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700레벨 달성 시 로카더의 힘들을 찾을 수 있는 1차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이는 8기둥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민혁은 경악했다.
로카더가 민혁이 8기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또,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식신의 성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상 식신의 직업 퀘스트는 최근에 모두 종료되었다.
그러나 로카더의 퀘스트들을 살펴보면, 이 퀘스트들로 성장이 멈춘 식신의 힘을 더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는 손재주의 아버지.’
결국 식신도 손재주와 연관성이 있는 직업군이었으니까.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 민혁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1강화된 영겁의 검을 보았다.
‘강화의 확률이 낮아질수록, 강화 시 상승하는 힘은 훨씬 커진다’.
이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흔한 상식이다.
애초에 +1강화 자체도 불가능한 영겁의 검이 강화되었으니 기대해 볼 법하다.
(영겁의 검+1)
등급: 신
제한: 신, 2차 조건을 충족시킨 자.
내구도: ∞/∞
공격력: 2,654
특수능력:
⦁모든 스텟 40% 상승.
⦁모든 스킬 쿨타임 35% 감소.
⦁패시브 스킬 평타 데미지 2.5배.
⦁패시브 스킬 가장 위대한 검.
⦁액티브 스킬 굴복하라.
⦁액티브 스킬 신의 쌍검술.
설명: 영원. 그 시간을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봉인되어 있던 검이다. 2차 봉인밖에 풀리지 않았기에 온전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것들이 대폭 상승했는데?’
기존보다 공격력은 300 가까이 상승했다.
또 모든 스텟 상승률은 총 3% 상승했고, 패시브 스킬 평타 데미지는 2배에서 2.5배로 상향되었다.
이 정도면 민혁의 평타 데미지가 약 10%가량 상승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미 영겁의 검과 사기적인 스텟량을 보유한 그였기에 10%의 상승은 더 많은 적을 평타로 녹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흡족한 미소를 지을 때, 로카더가 찜기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수증기가 확 하고 퍼져 나온다.
그 안에서 붉게 변한 킹크랩만큼이나 크고 실한 대게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짜 킹크랩만 하잖아?’
민혁은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게살이 차오르는 킹크랩을 좋아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맛 자체는 대게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짭짤함과 단맛의 조화가 훨씬 좋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 대게는 크기 자체가 킹크랩만 했기에 그 풍족함도 채울 수 있을 터.
민혁의 입가에 가득 침이 고인다.
로카더가 그것을 먹기 좋게 손질해 준다.
민혁의 기대감이 최고조로 차오른다.
대게는 무척 비싼 요리다.
때문에 가족끼리 외식을 할 때 ‘이번엔 대게를 먹자!’라는 말을 며칠 전에 듣는다면, 그 며칠 전부터 벌써 작은 설렘을 가지게 된다.
어느덧 로카더는 대게 손질을 끝내고 민혁의 앞에 요리를 놔줬다.
딱 떼어진 대게 등껍질 안으로 먹음직스러운 대게 내장이 가득 차 있으며, 가지런히 놓인 대게 다리들은 먹기 좋아 보인다.
“흠흠, 맛있게 먹게, 난 바빠서.”
그리고 로카더가 구석으로 가서 에이린을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헤, 헤라클…… 눈 뜨고 볼 수 없다…….”
헤라클이 눈을 양손으로 가린다.
손가락을 살짝 벌린 헤라클의 두 눈이, 찐한 스킨쉽을 나누는 두 사람을 볼 때마다 조금씩 커다래진다.
물론 민혁은 그에 관심도 없다.
로카더는 민혁이 먹기 편하게끔 대게 다리 관절 곳곳에 가위질을 내줬다.
민혁은 관절에 힘을 가해 뚝 하고 대게 다리를 부러뜨린 후, 아주 살살살 다리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 안에 숨어 있던 아주 꽉 차고 실한 대게살이 뽑혀 나왔다.
김을 모락모락 피우는 대게살은 정말 킹크랩만큼이나 도톰했다.
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녀석을 입안에 가득 넣어본다.
우물우물 씹는 순간, 부드러운 대게가 입안을 가득 채워 나간다.
절로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대게 다리 하나를 순식간에 먹어치운 민혁이 이번엔 집게발을 집었다.
이번에도 살살 빼내자, 놀랍게도 대게살이 집게발 모양 그대로 빠져나왔다.
‘집게발은 더 쫀쫀한 맛이 있다.’
그 집게발을 이번에는 칠리소스에 푹 찍어서 한입 먹어본다.
“크…….
아주 기가 막히는 맛이다.
8기둥의 재료들이 육해공의 중심이라더니.
바다의 황제의 맛이 민혁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그리고 이번엔 도톰한 대게살을 내장에 찍어 먹어준다.
입안 가득 고소함이 차오른다.
순식간에 대게들을 쏙쏙 빼먹던 민혁이 이번엔 대게장 볶음밥을 가득 펐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를 자극한다.
단숨에 크게 한입 밀어 넣는다.
‘아주 훌륭하게 볶아졌군.’
기가 막히는 맛이다.
그러다 목이 조금 멜 땐, 얼큰한 대게라면 국물을 후루룹 들이켠다.
“허어, 시원하다.”
싸악 하고 내려가는 기분이다. 그러다 양은냄비에 끓여진 대게라면을 냄비째로 크게 한입 들이켠다.
“후루루루루룹!”
그렇게 민혁의 만족스러운 식사가 끝이 나자, 알림이 울려왔다.
[기둥의 대게를 드셨습니다.] [만능손 로카더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조리해 냈습니다.] [기존 기둥의 대게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합니다.] [모든 스텟 3.7%가 상승합니다.] [손재주 13%가 상승합니다.] [손재주와 관련한 어떤 것을 하든 6% 특수효과가 추가 상승합니다.] [물속성 저항력 32%가 상승합니다.] [물속성 몬스터에 대한 공격력 및 방어력이 19% 상승합니다.]역시 민혁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로카더가 요리한 재료는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 때문에 민혁이 위험을 무릅쓰고 죽음의 신을 데리러 간 것이다.
물론, 그랬기 때문에 맛도 더 훌륭했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민혁은 로카더와 에이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쪽, 쪽쪽쪽, 쪼오오옥, 쭈우우우웁-
“……?”
사운드가 바뀌었다.
헤라클이 양손으로 눈을 가린 척 보고 있다.
그리고…….
“왜 아직 안 갔어요?”
“조금 더 있다가.”
죽음의 신도 그들의 찐한 스킨쉽을 구경하고 있었다.
* * *
TTBC의 고은아 기자가 천외제국에 방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오늘 군신의 신전 건립식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군신의 신전 건립식은 세간의 화제였다.
곧 군신의 신전 근처에 당도한 이민화는 무수히 많은 기자들을 볼 수 있었다.
ATV의 김대국 PD 또한 와 있었다.
고은아 기자는 김대국 PD와 연이 있었다.
“어떨 것 같아요, 오늘?”
고은아 기자의 질문에 김대국 PD가 쓰게 웃었다.
“알면서 뭘 물어.”
“하긴.”
이미 군신의 신전 건립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바.
그 기대감이 군신의 신전 당일에 몰린 것일 뿐에 불과했다.
때문에 오늘이 지나면 이슈가 빠르게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다.
다른 기자들도 그 상황을 아는 듯했다.
“언제 시작하지? 다른 스케줄 가야 하는데.”
“확실히 유저가 만든 신전치곤 대단하긴 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고. 생각보다 유저들도 많이 안 모였고. 음…….”
확실히 구경하러 온 유저들도 예상처럼 득실거리는 편은 아니었다.
“이미 민혁 유저가 군신이 된 것을 아는 상황에서 신전이 건립된다고 크게 이슈가 될 건 없지.”
“그렇긴 하죠.”
고은아 기자는 씁쓸하게 고개를 주억였다.
그 또한 물론 천외제국과 민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확실히 이건 파장을 일으키긴 힘들어 보였다.
‘아, 커다란 이슈 하나 팍 터지면 맛깔나게 기사 하나 써줄 자신 있는데.’
물론 이 자리의 모두가 그런 입장이긴 했다.
그때, 천외제국의 신전 건립의 핵심이었던 알베르가 보였다.
알베르는 유저나 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어지간한 신들은 모두 그에게 신전 건립을 의뢰할 정도였으니까.
기자들이 서둘러 달려가 물었다.
“이번 신전 건립은 어땠습니까?”
“특이한 점은 없었어요?”
“군신의 신전이었던 만큼 더 잘 지어진 것입니까?”
알베르는 NPC였다. 또 그들의 물음에 친절히 대답해 줄 입장은 아니다.
단지. 그는 지금 민혁의 신전을 건립하게 된 것을 저번의 일 이후로 무척 영광스레 생각하는바.
“신전이 인정하는 신. 그곳이 바로 군신의 신전입니다.”
짧은 말로 답변한 알베르가 바쁜 듯 걸음을 옮겼다.
기자들은 자극적인 제목을 누구보다 잘 적는다.
[신전이 인정한 신, 민혁.] [신 위의 신에서 신전 위의 신까지. 민혁의 질주. 어디까지?]그런 기사들을 써내려가면서도 그들은 다소 부족함을 느꼈다.
그때 헤이즈가 나타났다.
“아직 폐하께서 도착하시지 않아, 건립식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아…….”
“에잉. 대충 하고 끝내지.”
기자들이 아우성을 터뜨렸다. 고은아 기자는 그들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저러니까, 다른 기자들도 욕먹지.’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틱틱댄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8기둥 중 하나. 로카더의 출현!]경악스러운 알림이 울려 퍼졌다.
그 알림을 듣는 순간 기자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에게는 8기둥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는 헬레냐의 영향이 무척 컸다.
또한 그들 대부분은 로카더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뭐, 뭐야!?”
“이거 로그아웃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이 근방에 나타났나 본데?”
“왜 하필 천외제국에……? 허억! 혹시 군신이 된 민혁 유저를 견제하려고!?”
그 말은 충분히 신빙성 있었다.
군신의 신전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가 오는 건가?
기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도 천외제국 병사들은 차분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때, 고은아 기자와 김대국 PD의 시선이 마주쳤다.
“뭔가 이상해.”
“맞아요. 경고 알림이 뜨지 않았어요.”
헬레냐와 마주했던 자들은 출현 알림과 함께 붉게 점멸하는 경고 알림을 끊임없이 보았던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알림에는 경고 알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때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안타깝게도 건립식은 조금 미뤄질 예정입니다.”
모여 있는 기자들 등 뒤로 민혁이 나타났다.
그의 말에 기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금 우리 다 죽게 생겼는데, 늦게 와놓고 무슨…….’
‘건립식을 미룬다고? 이런 미친……!’
‘우리가 한가한 줄 아나.’
그들의 얼굴이 일그러질 때였다.
“……!”
“……!”
“……!”
그리고 기자들은 알 수 있었다.
새로운 8기둥. 그와 관련된 것은 손재주.
바로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라는 걸.
그리고 고은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설마 건립식을 미루는 이유가……?’
민혁이 작게 웃음 지으며 양해를 구했다.
“죄송합니다. 아직 군신의 신전에 저의 조각상과 초상화, 아티팩트 견본품이 전시되지 않아서요.”
고은아가 재빠르게 물었다.
“전시되지 않았다는 건, 만들기 전이라는 겁니까, 후라는 겁니까!”
그 질문에 민혁이 답했다.
“이제 만들 겁니다.”
“……!”
“……!”
기자들이 술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