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55
밥만 먹고 레벨업 1056화
헬레냐의 마법의 탑.
그를 통해 발현된 백화의 창의 마법은, 고작 한 자루로 천만이 넘는 연합군을 소멸시켰다.
하늘에서 여덟 자루의 백화의 창이 떨어질 때 모든 시청자들은 얼어붙었다.
그때, 세상에 또다시 울려 퍼진 시대를 아우르는 마법이 발동된다는 소리와 함께, 알리가 모든 창을 압축으로 끌어왔다.
그리고 여덟 개의 백화의 창을 쥔 알리는 일곱 자루를 마법의 탑에, 한 자루를 헬레냐에게 던졌다.
사람들은 직접 보았다.
마법의 탑의 내구도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것을.
그런데.
쿠콰콰콰콰콰콰쾅-!
일곱 자루의 백화의 창이 마법의 탑을 가격할 때마다 거대한 균열이 일어났다.
이윽고 날아간 마지막 일곱 번째의 창이 탑에 꽂힌 순간.
쿠르르르르르르-!
헬레냐의 마법의 탑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직접 목도한 헬레냐는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을 뛰어넘는 마법사는 세상에 없을 거라 확신했는데.
“뭐, 뭐……!”
그리고 자신에게 떨어지는 백화의 창을 보며 헬레냐는 경악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녀와 충돌하는 순간, 밝은 빛이 주변으로 번져 나갔다.
알리의 백색의 머리카락이 변화한다.
모두, 그가 ‘마법의 신’을 증명하던 것처럼, 황금빛 머리카락으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리의 머리카락 색은 검은색이었다.
동시에 세상에 알림이 울려 퍼졌다.
[마법의 신이 흑마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마법의 신이 금기를 어긴 대가로 마법의 신의 자리를 박탈당합니다.]세상 모두가 충격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알리는 작은 웃음을 지으며 민혁을 바라보고 있다.
당연하게도 민혁은 에이플과 연동시켜 자신의 시야로 생방송을 송출하고 있었다.
모든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알리의 웃음이 보인다.
‘물론, 알아.’
알리의 말처럼 우리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알리는 8기둥 클래스 대마도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있을 뿐, 가설에 불과하다.
심지어 현재로서 승리한다는 확신도 없다.
민혁은 알았다. 그것이 알리의 희생이었음을.
모두가 경악했다. 그 ‘희생’을 했다고 할지라도 마법의 탑을 부숴낼 줄은 몰랐으니까.
“나는 대마도사 될…….”
알리가 세상에 선포하려 했다.
그때.
푸우우우우우욱-
먼 곳에서 날아온 빛의 창이 알리의 심장을 꿰뚫었다.
“나를 죽이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 그래서 마법의 신 자리를 포기했니?”
헬레냐가 비웃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알리의 희생 끝에 새로운 꿈이 있음을 알았다.
“그런데 네깟 게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니? 네가, 나를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추락하는 알리의 몸에 수십 개의 디스가 박혔다.
초라하게 떨어져 내리는 알리의 육체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결국, 그녀를 막을 수는 없을 거라고.
하지만 알리는 그런 상황에서도 말한다.
“이길 수 있다.”
스르르르륵-
[천외제국의 알리가 전사하였습니다.]그가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그런데 헬레냐의 머리 위로 누군가 빛이 되어 나타났다.
그는, 처음 검은 마법사 알리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그때의 이름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그가.
“동료오오오오오오!!”
예정되어 있던 외침을 뱉어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이해할 수 없었다.
알리는 분명 강제 로그아웃 당했다.
그런데 빛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
연금술의 신 만다라가 만들어낸 희대의 포션에 있었다.
천외제국은 에이플과의 후원으로 세상에서 가장 값진 모든 것들을 사들였다.
그 재료 중 하나가 ‘반복되는 가지’다.
반복되는 가지의 효과는 바로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에서의 접속불가 시간을 ‘삭제’하는 것.
대신에 평소보다 두 배의 페널티를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연금술의 신 만다라의 놀라운 제조술에 의해 1.3배의 페널티를 받는 것으로 변화했으며, 중복해서 이 효과를 받을 때마다 1.6배, 1.9배 식으로 늘어난다.
때문에 민혁은 말했다.
-되도록 사용하지 마.
1.3배의 페널티를 받고, 갈수록 페널티가 높아지는 것.
심지어 다시 살아난 그는, 상대에게 표적이 되어 계속 죽을 확률이 높음을 민혁은 알았다.
그랬기에 되도록 모두에게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알리에게 이 게임은 세상의 전부였다.
알리의 마법의 신의 힘은 모두 소멸되었으나 흑마법 ‘검은 드레인’은 사라지지 않은바.
준비하고 있던 마법사들이 그에게로 모든 마력을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쿠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마법사들의 마력의 도움으로 시전시간이 엄청나게 감소한다. 더불어, 평소 발현할 수 없던 거대한 운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레이트 메테오.]일반적인 메테오보다 일곱 배는 거대한, 흡사 헬레냐의 메테오와 비견되는 그 거대한 운석들이 몬스터들 사이로 떨어져 내린다.
헬레냐가 펼친 어마어마한 숫자의 실드들이 붉은빛을 터뜨리며 몬스터들을 수호한다.
급기야, 이 상황을 보고 있던 바바리안도 서둘러 정체 모를 그물을 펼쳤다.
그 그물 안으로 빠르게 몬스터들이 대피하려 한다.
그러나 대피 되는 속도보다 메테오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랐다.
심지어 그물을 펼치느라 바바리안은 그 공격 영향력 안에 들어온바.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메테오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아테네 역사상 단 한 번도 펼쳐지지 못한 그레이트 메테오에 세상이 얼어붙었다.
그 얼어붙은 세상 속.
푸우우우욱, 푸푸푸푸푹-
알리는 다시 죽었고.
파아아아앗-
다시 빛이 되었다.
이미 대부분의 마법사가 마력을 빼앗겨 마법을 발현할 수 없게 된바.
“파이어윌, 파이어윌, 파이어윌, 파이어윌, 파이어윌.”
밑의 몬스터들을 향해 알리가 끊임없이 파이어윌을 시전했다.
쿠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불의 장벽이 몬스터들을 불태운다.
바바리안은 그레이트 메테오에 당해 땅에서 신음 흘릴 뿐, 다시 그물을 펼쳐 몬스터들을 대피시키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푸, 푸푸푸푸푸푸, 푸푸푹-!
알리는 계속 헬레냐의 공격에 당했다.
알리는 헬레냐를 죽일 수 없었다.
그녀를 지키는 배리어를 알리는 결코 뚫을 수 없는 것.
또다시 죽고, 빛이 된다.
다시 죽고 빛이 되며.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빛이 되어 내려선다.
“아, 알리 그만!!!”
민혁이 외쳤다.
그가 가지는 페널티는 이제 3배를 넘어섰을 것이다.
벌써 레벨 하락이 20 정도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알리는 민혁을 보며 외쳤다.
“동료오오오오오오오오!!”
그 처절한 외침을 연합군이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번 루브앙 제국의 사령관으로 참전한 라그만 공작.
그는 오랜 시간 카르딘 황좌를 보좌했고, 이전에 루브앙을 지켰던 공작들과 견주는 힘을 인정받아, 공작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저 마법사의 공격에 죽은 몬스터의 숫자는 실제로 1천만 정도.”
바바리안이 정체 모를 그물로 그들을 숨겼기 때문이다.
지금도 몬스터들은 대부분 없었다.
그랬기에 알리의 공격은 헬레냐에게 향하고 있었다.
알리는 공격 몇 번을 먹이고 반복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리석군요.”
“아니, 현명하며, 놀랍고,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예?”
라그만 공작은 이번 전쟁에 함께 참전해 준 전 네르바 황제를 돌아봤다.
네르바 전 황제는 아직 카르딘 황제가 전쟁에 직접 참전하기에 경험이 부족하다 판단한 것.
라그만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네르바를 보았다.
“알리라는 대마법사는 이방인이다. 그가 사용한 그 무언가에 의해 반복된 죽음은, 같은 이방인들의 의지를 불태우게 만든다. 알리와 같은 무언가를 받은 이들도 상당할 것이며, 또 그의 숭고한 희생에 그들도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 것이다.”
라그만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잃을 것이 없는 자’들이다.”
네르바는 주변을 둘러봤다.
“잃을 것이 없는 자들은, 어떠한 짓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잃을 것이 많은 자들은?
“많은 것을 잃기에 사리게 마련. 그런데 만약.”
네르바가 연합군 곳곳에서 올라오는 X의 표식이 그려진 왼팔을 보았다.
저 팔은, 대부분 이방인들의 팔이다.
“잃을 것이 많은 자들이 어떠한 짓이든 한다면?”
“……!”
곧 라그만은 보았다.
하나둘 올라오던 X표가 그려진 정체 모를 왼팔들.
그 왼팔들 일억여 개가 들어 올려졌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들어 올렸기에 들어 올린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중에는.
‘알리도 저렇게 아테네를 위하는데.’
‘이 전쟁에서 패한다면 아테네는 망한다!’
‘이 게임을 잃을 순 없어.’
정말로 모든 것을 걸고 싸워보기로 한 유저들도 태반이었다.
알리가 그들을 보며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민혁은 알 수 있었다.
[길드원 ‘알리’의 레벨이 600 미만으로 하락했습니다.]길드원들의 레벨에 갑작스러운 큰 변화가 생기면 길드장인 민혁에게 알림이 뜬다.
650레벨을 최근 넘었던 알리가, 말도 안 되는 레벨 하락을 겪었다.
600레벨 밑으로 내려간 알리의 마법은 이젠 헬레냐에게 닿지조차 못하고 소멸되었다.
이미 모든 유저들의 의지를 불태우게 한 알리는, 더 이상 모든 것이 의미 없음을 깨닫고 완전히 로그아웃했다.
이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이놈들이, 정말…….”
그레이트 메테오에 가격당했던 노인 바바리안이 일그러진 얼굴로 연합군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바바리안은 아직 뚜렷한 활약상을 펼치지 않았다.
일부러 모든 상황을 방관하고 지켜보고 있기만 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보다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구나.’
오랜 시간을 살아왔기에, 바바리안은 알았다.
그 의지를 꺾을 필요가 있음을 말이다.
또한 아무리 헬레냐가 뛰어난 마법사라고는 하나, 그녀의 마법의 탑은 파괴당했다.
‘마법의 탑은 그녀가 가진 마력의 70%를 쏟아부어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
또, 그녀의 상처 회복이 가능한 것도 마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헬레냐가 마력을 회복하지 않고 전투에 임한다면.
‘그녀가 위험해진다.’
아테네를 죽이기 위해선 그녀가 꼭 필요하다.
헬레냐도 그 사실을 모르진 않는 듯 배리어를 펼쳐 그 안에서 마나 회복에 전념하고 있었다.
민혁이 눈치챘다.
헬레냐를 잡을 몇 안 되는 기회일 것이다.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속속들이 앞으로 나서는 알렉산더와 650레벨 달성자들. 그리고 천외제국의 간부급 유저들.
그들이 손에 포션병들을 쥐고 있었다.
“에효.”
“한숨 쉬면서 왜 포션병 들고 있어?”
“마시려고.”
애초부터 민혁은 알리가 복용했던 포션을 마실 생각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이 포션을 마시는 것 외에는 헬레냐를 이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유저들은 포션 복용을 피해주길 바랐다.
물론.
‘아칸의 회귀는 우리 쪽에선 페널티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아칸의 태초의 권능 회귀는 NPC들 중심으로 사용돼야만 했다.
민혁이 포션과 유저들이 막 포션을 복용하려던 때.
[몬스터 그물이 펼쳐집니다.] [모든 이들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나, 바바리안과 그 몬스터들의 시간은 본래대로 흐릅니다.] [유지시간은 5초입니다.]민혁은 주변을 바라봤다.
입가에 포션을 가져가는 랭커들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렸다. 자신도 마찬가지다.
그와 다르게, 바바리안은 본래의 속도를 유지했기에 무척 빨랐다.
민혁의 시야에 어부처럼 그물을 펼치기 전 팔을 뒤로 젖히는 바바리안이 들어왔다.
곧바로 하늘 높이 바바리안의 그물이 펼쳐졌다.
그와 동시에, 그 그물 속으로 피해 있던 수천만 마리의 몬스터들이 연합군 사이로 쏟아져 내렸다.
콰지지이이이익-
옆에 있던 로크가 몬스터에게 짓뭉개지는 소리다.
또 그곳과 멀지 않은 곳.
알렉산더와 함께 있던 유저들이 포션을 마시지 못하고 몬스터의 이빨에 씹어 삼켜졌다.
[2초.]유저는 느렸고, 몬스터들은 빨랐다. 삽시간에 엄청난 숫자의 유저들이 죽어 나갔다.
그리고 시간이 다시 본래로 돌아왔을 때.
“으, 으아아아악!”
“끄아아악!”
“빠, 빨리 포션 마셔!”
“아직 안 마셔서 지금 죽으면, 바로 부활 못 해!”
아비규환의 세상이 눈에 들어왔다.
한꺼번에 수천만 마리의 몬스터가, 연합군 사이에 떨어진 것.
그것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민혁도 서둘러 포션을 입에 가져가려 했다.
그런데, 있어서는 안 될, 또 어쩌면 당연한 알림이 민혁에게 들려왔다.
그러나 민혁은 이를 악물었다.
민혁은, 베라든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부터 이미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오랜 시간 잠을 줄여가며 게임에 임했으니까.
그러나 베라든 어르신의 죽음과 함께 증오라는 감정에 그는 그것을 무시해 왔다.
또 며칠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헬레냐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했다.
‘아, 안 돼……!’
민혁의 눈앞이 빙그르르 돌았다.
게임에서 정신계 공격을 당한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머리를 흔들어보며 애써 버텨보려 했지만.
풀썩-
결국 민혁이 정신을 놓고 말았다.
[강제 로그아웃됩니다.] [캡슐 사용자의 위험을 인지하여 비상벨이 울립니다.]삐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흐릿해지는 민혁의 정신 속,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