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79
밥만 먹고 레벨업 1080화
타오르는 천오백 자루의 검이 만들어낸 날개는 아름다웠다.
민혁이 압도에 묶여 있는 벤더에게 그 검을 휘두른 순간, 다섯 자루의 검이 벤더의 몸 곳곳에 적중했다.
한 자루의 검당 4,000%의 추가 데미지.
또 무조건 적중.
더불어 1초 스턴.
5초 간격으로 초에 한 번씩 박혀대는 그 검을 뒤로하고, 민혁이 쥐고 있는 1,495자루의 검이 벤더를 베었다.
쿠콰콰콰콰콰콱!
쉴 새 없이 꽂히는 폭발하는 검에 벤더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필멸이 꽂히는 순간, 압도에 대한 스턴은 벗어났으나 또다시 필멸이 만들어낸 스턴에 진퇴양난이었다.
‘어쩌면, 정말.’
오만했던 것은 내가 아닐까.
벤더는 생각했다. 자그마치 수천 번이다.
민혁은 벤더에게 3천 번을 죽었다.
이방인은 지킴이들과 다른 특혜를 가지고 있었고, 그 특혜가 민혁에게 날개를 달아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르게는.
‘이 아이가 가진 재능이.’
그 3천 번의 반복 동안 자신을 꿰뚫게 했다.
벤더가 이제까지 가리켰던 초월자들 중 이 정도 재능을 가졌던 이가 있었을까?
없었다.
그렇다면 3천 번을 반복하여 죽을 정도의 정신력을 가진 자가 있었을까?
없었다.
모두 없었기에, 그도 그럴 거라는 오만이 만들어낸 잘못된 승부.
그 결과는 처참했다.
콰아아아아앙-!
뒤로 퉁겨져 날아가 벽에 처박힌 벤더가 주르륵 쓰러져 내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목숨의 위협이 벤더의 세포 하나하나를 깨운다.
헬레냐와의 치열한 전투 이후 수천 년 몽환의 요새에 살았던 벤더가, 루바에게도 느껴본 적 없는 위협을 느끼고 있는 거다.
그렇기에 깨우친다.
사람들이 불렀던 천살의 시작은, 살기 위함이었다.
“쿨럭!”
벤더가 작은 웃음을 지으며 검을 움켜쥐었다.
첫 번째 천살의 힘은, 인간 세상에서 특별한 힘을 가진 소년이 제국의 기사들에게 죽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힘.
두 번째는 첫 번째 천살로 적을 쓰러트린 소년이 한층 더 성장하여 만들어낸 힘인 천살연. 수백 개의 검기를 동시에 터뜨린다.
세 번째는 수만 명의 적군을 홀로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낸 진짜 ‘천살.’
하늘을 죽이는 힘.
그것들을 상기한다.
되새겨진다.
고작 한 제국의 인간황제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청년에 의해.
그는 분명한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그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벤더는 알았다.
‘졌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민혁에게 들려오는 알림.
띠링!
[퀘스트: 벤더의 HP량 50% 미만으로 하락시키기 완료.]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띠링!
[돌발 퀘스트: 벤더의 HP량 28% 미만으로 하락시키기가 생성됩니다.]“……!?”
민혁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벤더를 보았다.
치이이이익-
몸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어 가는 그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작은 미소를 짓고 있다.
[돌발 퀘스트: 벤더의 HP량 28% 미만으로 하락시키기.]등급: SSS
제한: 벤더의 제안을 받은 자.
보상: 경험치 10,000,000,000
실패 시 페널티: -3레벨
설명: 벤더는 헬레냐와의 전투 이후 오랜 시간 몽환의 요새에서 살아왔다.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벤더는 목숨의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당신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은 그가, 과거의 잃었던 힘 일부분을 되찾았다. 그런 그의 HP량을 28% 이하로 하락시켜라. 총 세 번의 죽음 내로 그의 HP를 28% 이하로만 만들면 된다.
민혁은 경악했다.
‘경험치 100억!?’
미친 경험치량이다. 이제 민혁의 레벨은 699. 꿈의 레벨이 코앞이다.
그런데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 총량을 본 민혁이 말문을 잃었다.
‘……?’
650레벨에서 699를 만들기까지의 경험치다.
그럼 혹시 베라든이 하였던 것처럼 1레벨업을 무조건 상승시켜 주는 퀘스트를 받으면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떡하니 옆에 이렇게 적혀 있다.
[경험치를 채우는 방법 외 다른 방법으로 레벨업 불가.]그 현실을 마주한 민혁은 저 100억의 경험치가 절실하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저걸 얻어도 700레벨에 닿을 순 없었다.
‘벤더를 더 몰아붙이고 싶다.’
민혁의 호승심이 불타오른다.
하지만, 들려오는 알림이 그를 놀라게 했다.
[초월자 벤더가 각성합니다.] [초월자 벤더는 수천 년 동안 목숨을 위협하는 전투를 벌여본 적이 없습니다.] [그에 의해 무뎌졌던 힘 중 일부를 되찾아 모든 스텟 5%가 상승하며, 모든 스킬이 10% 더 뛰어나집니다.] [초월자의 회복.] [벤더의 모든 스킬 쿨타임이 사라집니다.]벤더의 HP량은 다행히 변함없었다.
어쩌면, 벤더는 일부러 자신의 체력을 회복하지 않는 걸 수도 있다.
그러나 그사이에 총 44%까지 떨어졌던 HP량이 48%까지 차올랐다.
검을 쥔 벤더에게서 믿기지 않는 살기가 흘러나와 민혁의 숨통을 조였다.
진짜 절대자의 그 위압감이 민혁을 감쌌다.
양손으로 검을 쥔 벤더가 말했다.
“가르치고 싶었다.”
“…….”
알 수 없는 그 중얼거림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민혁을 보는 벤더가 빠르게 접근했다.
그러나 이미 민혁은 벤더의 습관, 검술, 펼쳐지는 동작의 크기를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살아남고자 했던 소년이, 만들어낸 이 절대적인 힘을.”
그 모든 것이 무시되었다. 전혀 다른 움직임.
이것은 스킬인가?
아니다.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벤더의 모든 감각이 깨어난 것이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그 감각이.
쿠콰콰콰콰코콰콱-!
민혁이 그 어떤 수도 읽을 수 없게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격이 민혁의 HP량을 떨어트린다.
“이 힘으로, 나는 12살 때 제국의 기사를 이겼다.”
천살의 시작.
거대하게 소용돌이치는 초월자의 힘이 민혁의 복부에 꽂히는 순간.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고작 몇 초에 백 회 이상의 타격이 들어갔다.
“크으으으윽!”
민혁이 서둘러 입에 초코파이를 욱여넣으며 ‘흡수전환’을 사용하려 했으나, 이미 벤더는 그를 베었고. 그는 다시 빛이 되어 부활했다.
그 순간.
[초월자의 족쇄.] [3초 동안 절대적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이 힘으로, 나는 수십의 기사를 베었다.”
움직임이 통제된 민혁에게, 수백 개의 검기가 쏘아졌다.
브로드의 죽음의 늑대보다 훨씬 강하고 거대한 검기였다.
촤촤촤촤촤촤촤촥-!
부활하자마자 다시 로그아웃을 맞이한 민혁을 바라본 벤더가 하늘을 쳐다봤다.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 누구에게라도.”
벤더는 초월자들에게 이 검술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검술을 익히지 못했다.
어려워서인가?
그럴 수도 있다.
일반적인 이들은 행하지 못할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본질적인 이유는, 그들의 재능이다.
그 재능이, 이 검술을 가질 수 없게 했다.
그래서 펼쳐본다.
초월자들을 이끌었던 자.
헬레냐의 광물을 감추었던 자.
그리고 하늘을 벤다는 자.
그가 루바에게 펼쳤던 ‘천살’을 사용하려 한다.
그 하늘을 죽이는 힘을 펼치기 위해 벤더의 기운이 높이 끌어올려진다.
“보거라.”
벤더가 날카로운 눈을 지었다.
그는 더 이상 그에게 져줄 생각도, 만만히 볼 생각도 없다.
그는 승부를 펼치자고 했고, 세 번의 기회를 준바.
이제 이게 끝나면 벤더는 수련의 방을 나갈 것이다.
“이것이 천살…….”
그 순간.
“……?”
벤더는 어느덧 자신의 눈앞에 이동한 민혁을 확인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민혁의 검에서 회오리치는, 오로지 자신만이, 이제껏 자신만이, 나만이 발휘할 수 있던 천살의 힘이.
다른 힘과 합쳐져 전혀 다른 힘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
눈을 부릅뜬 벤더의 가슴을 그의 힘이 노린다.
“식신의 검술 1장.”
벤더의 신살과 폭주하는 검의 힘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힘.
그에 따라 민혁이 들은 알림.
[벤더의 진정한 천살을 목도하셨습니다.] [벤더의 천살 이해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벤더의 천살 이해도가 49%를 돌파합니다.] [천살의 이해도가 높음에 따라 스킬을 조합하실 수 있습니다.] [완벽한 천살의 동작을 따라 해야만 스킬 조합이 완료됩니다!]벤더는 모르는 게 있었다. 민혁은 노력하는 천재라는 걸.
그가 벤더가 펼쳤던 동작을, 팔의 움직임의 1㎝의 오차 범위 없이, 펼치며 정확하게 만들어낸다.
비로소 완성된다.
[폭주하는 칼날이 완성됩니다.]그 힘이 벤더의 가슴을 꿰뚫는 순간 발동된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콱-!
60회에 이르는 소용돌이 치는 칼날이 벤더의 가슴 정중앙을 5초 동안 미친 듯이 찢어발겼다.
“쿨럭……!?”
피를 토하는 벤더의 HP 39%.
벤더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누구도 만들어내지 못한 힘을, 자신의 힘에 조합하여 새롭게 발동하고 있다.
‘그가…… 이방인이어서……?’
특혜를 받는 자이기에?
아니다, 비로소 벤더도 온전히 깨닫는다.
그가 이방인인 사실도 있으나, 그가 자신과 견주는 천재이기에.
발검의 자세를 취하는 민혁의 동작이 벤더와 닮았다.
그것은 어린 소년이 수백의 기사들을 난도질했던 그 힘의 초식이었다.
[벤더의 천살을 조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이해도가 54%를 돌파합니다.]이젠 그 두 번째의 힘.
민혁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폭풍 같은 검은, 고작해야 수백 개의 칼날을 보유한 검 한 자루가 적들을 베어내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이젠.
[완벽한 천살의 동작을 따라 해야만 스킬 조합이 완료됩니다!]새로운 힘이 된다.
한 자루의 검이 수백 개의 칼날을 휘둘렀던 폭풍 같은 검과는 다른 힘을 가지게 된다.
민혁의 검에서 솟구쳐나간 수백 개의 검기가 하늘로 쏘아졌다가 떨어져 내린다.
그 힘이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우와 흡사하다.
[천우검이 완성됩니다.]그 검기 수백여 개가 벤더를 베고 지나갔다.
갈가리 찢기는 벤더는 전율하고 있었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강자의 검기.
그 검기가 자신을 베고 지나쳤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리고 또 한 번 쏟아지기 시작했다.
“……!?”
그렇다. 이 검 역시 기존의 폭풍 같은 검의 힘을 보유하고 있다.
즉, 자아를 가진 것이다.
벤더가 경악을 금치 못할 때.
마지막.
민혁이 들려오는 알림을 들었다.
[벤더의 천살은 ‘초월’ 상태에서만 발동 가능합니다.] [조합할 수 있는 스킬이 없습니다.] [벤더의 천살을 본따 새로운 스킬을 창조합니다.] [10초 내로 창조 가능한 스킬이어야 하며 그것은 천살과 닮아 있어야만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반복된 죽음에 의해 초월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상태.
“초월.”
검은 기류를 터뜨리는 그의 그 기류가 한곳에 모여들었다.
그 기류가 마치 하늘을 뚫을 듯한 창이 된다.
그렇다. 벤더의 천살이, 하늘을 찢어버리는 검이었다면 민혁은 어떤 것이든 뚫는 창이었다.
그 흑빛에 일렁거리는, 하늘조차 꿰뚫을 법한 창이 벤더의 가슴에 박혔다.
그 순간.
“……?”
벤더가 믿기지 않는 데미지에 놀라 민혁을 쳐다보았다.
[초월자의 창이 완성됩니다.]그리고 이 초월자의 창은.
[지정한 대상에게 100%로 적중하며 3초간 스턴 상태에 빠트립니다.] [33,00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 [무기가 없어도 사용 가능합니다.] [식신의 검술이 진화합니다.]자그마치 33,000%의 데미지를 가졌다.
놀란 눈의 벤더를 보던, 민혁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맺어졌다.
그 이유.
[돌발 퀘스트: 벤더의 HP 28% 미만으로 하락시키기 완료.] [보상으로 경험치 10,000,000,000을 획득합니다.]벤더의 총 HP가 14%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