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98
밥만 먹고 레벨업 1099화
고요했다.
대천사장 가브리엘은 다른 대천사들과 함께 새하얀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보던 가장 선한 빛을 흩뿌리는 갑옷을 입은 그들이, 신성력을 터뜨리는 검으로 오로지 단 한 명의 사내 민혁을 겨눈다.
그런 그들을 향해 민혁이 에밀라를 등진 채로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세상에 울려 퍼지는 군신의 업적에 따른 소리가 지금 이 전장을 표현한다.
[군신은 단 한 명의 백성을 위해.] [검을 들었다.]차가운 시선으로 ‘선’이라 불리는 천사들을 바라보는 민혁은 악일까?
[그는 백성의 가여움을 들었다.] [죄를 짓지 아니했음에도 어항 같은 공간 안에서 수천 년을 감금되어 온 단 한 명의 백성의 이야기를.] [수백만 대군이 경고했고, 그는 제약과 규율 안에서도 자신이 보았던 진실이 있기에 홀로 나아가고 있다.] [그의 백성은 물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냐고.] [그리고 가장 위대한 군주는 대답했다.] [나의 백성이기에.]민혁의 시야에 수호재앙이 거칠게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길이 15m에 물고기의 얼굴을 한 녀석은 용과 물고기의 반반을 닮아 있었다.
놈은 수호재앙이라 불리며 천계를 망가뜨렸지만, 이젠 대천사의 고귀한 힘에 따라 그들의 수족이 되었다.
키헤에에에에에에엑!
거대한 놈 앞에서의 민혁은 작디작았지만, 그는 녀석을 향해 내달렸다.
“너희는 해선 안 될 짓을 했다.”
[그는 단 한 명의 백성을 망가트린 그들의 추악함과 진짜 ‘진실’을 향해 달렸다.]“너희들의 그 욕심이 그녀가 저 작은 원 안에서 살게 하였다.”
거대한 수호재앙이 거대한 입을 쩍 벌렸다. 자그마치 70㎝에 이르는 거대한 이빨들이 민혁을 단숨에 짓이길 것 같았다.
놈의 레벨은 800.
과연 천계의 수호재앙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그러나, 두 개의 검을 쥔 민혁이 쩍 벌려진 입을 피해내며 놈의 몸통을 찢고 지나간다.
허공을 헤엄치던 거대한 수호재앙의 몸체에서 피가 솟구치며 땅에 처박혔다.
놈을 베고 지나치는 그가, 미친 듯이 내달렸다.
에밀라가 울고 있었고, 베락은 고작 한 명의 백성을 위해 내달리는 민혁을 경의롭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수호재앙이 터뜨리는 비명이 전쟁의 서막을 알린다.
대천사의 검 끝을 따라 수백만에 이르는 천사들이 민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저 우리의 대천사들은 선이었고, 지금 감옥을 부수려는 저자는 악이었기 때문이다.
우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 군신이 그 속을 비집고 달리며 군대와 충돌을 일으켰다.
고작 한 명이 해일과 같은 군단을 바다의 격랑이 되어 밀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천사의 군대들은 그의 상대가 되지 아니했다.
하늘이 쩌억, 찢어지며 대천사들이 가둬놓은 수십만 마리의 몬스터들이 목에 족쇄가 채워져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한 명의 천사를 발판 삼아 날아오르는 군신이 더 높은 하늘로 수백 자루의 검을 만들어냈다.
쏟아지는 검의 폭우가 놈들을 꿰뚫어댔으며, 비명을 지르는 흉포한 놈들을 추락했던 검들이 공중에서 또다시 쉴 새 없이 꿰뚫어댔다.
그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놈들이 우수수수,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대천사장 가브리엘이 분노했다.
“차세대 군신이여, 심판을 받으라.”
맑고 고운 목소리다.
‘성스럽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 목소리가, 이 순간 민혁에겐 역겹기 그지없게 들려왔다.
꼭두각시 인형 빌과 자아의 쇠사슬이 여전히 쏟아지는 몬스터들을 조각조각 내어 땅에 떨어트렸다.
지면에 내려선 민혁이 신성력을 흩뿌리는 천사로 이루어진 군대를 끊임없이 베고, 베고, 또 베고 계속 베어낸다.
끊임없이 많은 천사들이 죽어 나갔다.
급기야 대천사 가브리엘은 동, 서, 남, 북을 지키는 수호재앙 중, 동과 서, 북의 세 수호재앙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크허허허헝!
거대한 백호를 닮은 놈이 민혁을 덮쳤다.
쓰러진 그를 물어뜯기 위해 이빨을 들이댔고, 민혁은 한 손의 검으로 막아내다가 녀석의 입속 깊숙이 검을 쑤셔 넣었다.
푸우우우욱-
“크허허허허헝!”
거칠게 포효하는 백호를 닮은 수호재앙의 비명을 무시하며,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삼십 번.
순차적으로 베어댔다.
몸부림치는 놈의 앞발이 민혁을 사정없이 내려쳤으나, 그는 놈을 베어냈다. 그리고 곧장 용을 닮은 놈의 헤엄을, 하늘에서 하강해 발로 짓밟아 막아냈다.
콰아아아아아앙-!
놈의 머리통을 짓밟는 순간, 독수리를 닮은 수호재앙이 민혁을 들이받았다.
쑤우우우웅-
먼 곳으로 날아가는 민혁이 땅에 착지해 중심을 잡고 다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수호재앙들이 끊임없이 그를 압박하며 물어뜯고, 할퀴고, 특성을 발휘해 공격했다.
승산이 보였다.
아무리 차세대 군신이라 할지라도 수호재앙 넷을 동시에 상대하긴 힘들다.
천사라고 믿기 힘든 오만한 미소가 대천사 가브리엘의 입가에 지어질 때.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보였다.
그의 검에서 피어오르는 거대한 화마가 순식간에 네 수호재앙을 휩쓸었다.
숨이 턱 막힌 가브리엘이 뜨겁게 타오르는 검은 화염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푸화아아악-!
그 화염을 비집고 나온 민혁을 보며, 또 한 번 가브리엘이 물었다.
“어째서인가요.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처절하게 우리를 공격합니까.”
신들의 땅과 지옥, 천계는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지금 저 앞의 군신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있었다. 병사들을 베어내며 자신들에게 내달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에밀라는, 죄가 있는가?”
“……!”
가브리엘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아니면 그녀와 만나, 그녀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들었는가?
그럴 순 없다.
그녀는 원인조차 모르고 그 안에서 당연한 것처럼 살아갔으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대천사 가브리엘은 해선 안 될 대답을 했다.
“무슨 소리죠?”
민혁의 치아가 뿌드득 갈렸다. 대천사들의 군대가 더 빠른 속도로 휩쓸려 나갔다.
시치미를 떼는 그녀를 바라보는 민혁의 입술이 비틀렸다.
“에밀라!!!”
민혁이 말했다.
“너는 죄가 없다!”
가브리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말을 쏟아내는 그의 입에서 그녀가 시선을 떼지 못한다.
“오래전 대천사 가브리엘은 무수히도 많은 대천사들에게 압박을 받았다!”
가브리엘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의 말을 들음으로써 알았다.
저자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
“죽이세요.”
대천사 가브리엘을 선두로, 다른 대천사들이 새하얀 날개를 활짝 펼쳤다.
다섯 자루의 검이 민혁을 겨누며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
한 대천사의 검이 민혁을 신성력으로 억압했고.
또 다른 자의 힘이 그를 하늘로 끌어 올렸으며.
또 다른 자는 찬란한 빛을 흩뿌리는 아름다운 쇠사슬로 그의 몸 곳곳을 묶었다.
민혁을 중심으로 오각형의 모양으로 아름답게 내려서는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선’이다.
그러나 몸부림치는 민혁이 외쳤다.
“실제로 그는 무수히 많은 천사들의 공격을 받았고 두려움에 떨었다.”
천계의 반란.
오래전에 있었던 그날의 일.
“많은 자들이 그들을 노렸고 그는 끊임없이 그들을 베어냈다. 주변의 모두를 의심했고, 그중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를 섬기는 충직한 자들이었다.
한 천사는 하늘을 떠받쳤던 이였고, 한 천사는 땅을 풍요롭게 하는 이였다.
“그런데 가브리엘은 그들마저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닥치세요!”
오각형으로 선 날개를 펼친 천사들의 다섯 자루의 검.
한 자루는 균형을 상징했고.
한 자루는 정의를 상징했으며.
또 한 자루는 진실을 상징하였으며.
또 다른 검 한 자루는 말 그대로 선을 상징했다.
그리고 지금 민혁을 비집으려는 그 검은 어처구니없게도 ‘진실’을 상징했다.
푸푸푸푸푹-!
다섯 자루의 검이 민혁의 몸 곳곳을 꿰뚫으려 했다.
그 순간.
“절대방어.”
민혁이 그 모든 공격을 방어하며 눈을 번뜩였다.
다섯 개의 가장 찬란한 빛의 중심으로, 악처럼 보이는 거대한 흑빛 기류가 폭사했다.
“초월.”
까르르륵-!
쇠사슬을 풀어낸 민혁은 검은 기류와 함께 찬란한 다섯 개의 빛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그 와중에 민혁은 말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가브리엘은 그들의 뒤를 캐라 명령하였고, 그들이 역모의 주범이었다 판단하였다.”
“그에 모든 대천사와 천인, 군대가 보는 앞에서 그들을 숙청하였고 그날 천계의 하늘과 땅이 사라졌다.”
“역적의 죄는 그 자식의 죄이기도 하다, 는 말로 그는 해선 안 될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바.”
“죽음을 맞이한 하늘을 갈라, 그 안에 자리 잡은 생명을 꺼내어 명했다.”
“이 더러운 피를, 가장 끔찍한 감옥에 영원히 가두어, 본보기로 삼으라!”
그것은 천계의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들 모두가 ‘그것이 왜?’라는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본다.
“닥쳐라!”
대천사 가브리엘은 더욱더 빠르게 민혁을 압박했다.
그러나 다섯 개의 빛조차도 초월을 펼친 민혁을 상대하기 쉽지 아니했다.
“그래, 역적이었다면 당연하겠지. 그런데!”
콰아아아아앙-!
한 명의 대천사를 쳐낸 민혁이 바람같은을 발동하여 대천사 가브리엘의 멱살을 단번에 움켜쥐었다.
“2주일 후, 가브리엘은 보고를 받았다.”
“알고 보니 그 모든 것은 대천사 가브리엘의 충신인 그 둘을 제거하기 위한, 역적을 도모하는 이들의 거짓된 일이었다고.”
“그는 분명히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가 끔찍이 살해했던 이들은 알고 보니 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으며, 마지막까지 그를 지키려다 음모에 빠져들었음을.”
“그리고 그는 보고를 올린 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시 가브리엘의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래? 그랬군. 꽤 아까운 자들을 잃었어.”
그를 흉내 내는 민혁의 목소리에 가브리엘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되지 않았다.
진실을 알게 된 에밀라의 슬픔이 더 강하게 민혁에게 느껴졌고.
천사의 군대와 대천사들의 웅성거림이 번져 나갔다.
민혁은 말을 덧붙였다.
“보고를 올린 자가 물었다.”
“하늘과 땅이었던 그들은 죄가 없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그것은 그들의 누명을 풀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이었다.
당시 가브리엘은 책장의 페이지를 넘기다 태연하게 말했다.
“뭘 어떻게 하나. 지난 일인데, 그 정도 일로 내 명예를 실추시킬 순 없지. 그 누구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말게.”
“……!”
“……!”
경악하는 많은 이들 사이.
가브리엘이 신성력을 폭주시켰다.
그의 검이 초월이 해제된 민혁을 미친 듯이 난도질했다.
대천사들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으나, 네 천사는 동시에 민혁의 몸 곳곳을 꿰뚫었다.
“쿨럭…….”
다섯 개의 검에 관통당한 민혁의 모습은 선에게 응징당하는 악과 같았다.
피를 한 움큼 토하는 민혁은 피가 진득한 치아 사이로 말했다.
“니가 천사냐, 이 X새끼야.”
민혁의 HP가 6% 미만으로 하락했다.
천사가 아닌, 악마 같은 얼굴을 한 가브리엘의 검이 크게 젖혀졌다.
모든 진실은 밝혀졌다.
이미 민혁은 베락에게 귓속말을 보내놓았다.
[민혁: 내가 강제 로그아웃 당하면 곧바로 에밀라와 함께 지옥을 향해 뛰어라.]‘정의’를 상징하는 가브리엘의 검이 가장 찬란한 빛을 흩뿌리며 민혁에게 휘둘러졌다.
그런데.
“……?”
가브리엘은 자신의 검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볼 수 있었다. 거대한 힘이 움직이지 못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그 순간, 검은 기류가 휘몰아치며 그 안에서 지옥의 군주, 죽음의 신이 등장했다.
지옥을 넘어 끊임없이 지옥의 군대가 이곳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가브리엘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과 죽음의 신은 마음대로 선악의 경계를 넘나들 수 없다.
천계의 이들의 경우, 민혁이 대천사의 감옥을 부수려 시도하였기에 잠시나마 그 규율이 풀린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녀가 아차 했다.
극소수의 몇 개의 방법이 있긴 했지만 이럴 경우 단 하나였다.
‘하지만 말도 안 된다.’
예로부터 군신과 죽음의 신은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했다.
특히나 죽음의 신은 천계와 신들의 땅 자체를 경멸했고 그 누군가와도 섞이지 않는 기름과 같은 자다.
그런 그가 말했다.
“그는 내 친구다.”
“……!”
생각지 못한 변수에 가브리엘의 눈이 부릅떠졌다.
민혁도 놀라 죽음의 신을 보았다.
죽음의 신이, 민혁을 너무도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