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44
밥만 먹고 레벨업 1145화
민혁은 NPC와 유저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가장 위대했던 군신 바랄은 물었다.
계승 받지 않은, 자체적으로 만든 군신의 능력을 가졌냐고.
애초에 NPC들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자들이다.
그들의 ‘강함’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누구보다 뛰어난 힘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또 NPC들은 날 때부터 검을 쥔 자들이 많았기에, 유저에 비해 실력도 출중했다.
유저는 그들에 비해 실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전투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달랐으며, 그들처럼 자체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도 없다.
그러나 유저는, 그들의 강함과 실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무기가 있었다.
퀘스트, 보상, 레벨업 시스템, 이벤트.
그리고.
‘클래스.’
유저들은 그들보다 클래스 선택에 훨씬 더 자유롭다.
또 그들과 다른 굉장히 큰 이점은 바로 이것에 있다.
‘듀얼 클래스다.’
그들은 두 개의 직업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유저는 가질 수 있다.
그들은 두 직업의 스킬을 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유저는 두 개 직업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듀얼 클래스의 성장 난이도는 극악이다.
그러나 민혁은 그 누구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자다.
즉, 바랄은 단면만 보고 판단한 거다.
쿠화아아아아아앙-!
하늘에서 떨어진 수십 개의 거대한 메테오가 반복의 몬스터 수십 마리를 휩쓸었다.
일순 그는, 민혁이 ‘대마법사’인가 싶었다.
그가 보여준 마법의 위력은 그가 만나본 어떠한 마법사보다 강했다.
그럴 수밖에.
헬레냐의 마법 사용서.
그녀가 사용했던 어떠한 마법이든 MP소모조건 없이 발동 가능하다.
제한은 오로지 ‘해당 클래스’를 사용할 수 있는 레벨뿐.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는 아니다.’
하지만 알았다.
수감자들을 절반 가까이 죽였던 첫 번째 몬스터들 대부분이 죽거나 전투불능 상태에 빠졌다.
사내는,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열 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배고픈 자의 요리.”
그와 함께, 순식간에 만들어진 요리 위로 새하얀 기둥이 내리쳤다.
그제야 바랄은 깨닫는다.
자신의 오판을.
자체적으로 만든 군신의 힘이 없음을 비웃었으면 안 되었다.
지금 그가 보여준다.
그는 ‘요리사’다.
자신들 앞에 나타난 요리.
라멘이었다. 가장 뛰어난 10인이 그 요리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찰나에 신등급 요리를 만들었다고?’
민혁이 그 요리를 보며 말한다.
“나비의 날갯짓이 세상을 바꾼다.”
똑같이 반복되던 것에 큰 변화가 생겼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10인의 수감자들이 라멘을 내려다봤다.
꿀꺽-
피비린내 가득한 전쟁터. 수감자들은 최소 수백 년 만에 음식이란 것을 보게 되었다.
“드십시오.”
민혁은 이 반복에 오래 있을 생각이 없었다.
이번의 실패가 민혁의 로그아웃 페널티로 다가올 것이다.
그들 중 누군가 허겁지겁 면을 들이켰다. 쫄깃한 면발이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허겁지겁 먹던 그들이 급기야 그릇을 들어 그 뽀얀 국물을 들이켜본다.
구수하고 깊은 맛에 ‘후하’라는 숨을 뱉어내게 만든다.
그 안에 든 부드러운 차슈와 삶은계란 반숙이 그들을 전율하게 만든다.
그 전율이.
[라멘을 드셨습니다.] [신등급입니다.] [모든 스텟 27%가 상승합니다.]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이 21% 상승합니다.]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이 15% 상승합니다.] [HP 및 MP총량 15%가 상승합니다.] [선택된 스킬을 +2레벨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그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을 용기를 얻습니다.]경이적인 요리다. 그 경이적인 요리가 고작해야 불과 5분 남짓 만에 만들어졌다.
어느덧 성벽 난간에 선 민혁이 또다시 쏟아지기 시작한 반복의 몬스터들을 보았다.
[반복의 몬스터 Lv 646.]가지각색 반복의 몬스터의 평균 레벨대는 650 정도였다.
평균 레벨대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 번에 수십만의 몬스터들이 죽었어.”
“미쳤군.”
수감자들도 현 상황을 실감할 수 없는 듯했다.
매번 큰 사상자를 냈던 첫 번째 스테이지의 몬스터들이 한 번에 쓸려 나갔으니까.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됩니다.] [석방률 19%를 달성합니다.]민혁은 눈치챘다.
석방률 100%를 달성해야만 이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번은 다를 것이다. 모두 돌격하라!”
모든 지휘권을 넘겨받은 민혁의 명령을 좇아, 그들이 나아간다.
곧바로 민혁이 뒤를 돌아봤다.
“석방률을 몇 퍼센트까지 달성해 보셨습니까?”
“47%이네.”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반복의 오우거까지가 딱 절반밖에 되지 않음을 알았다.
극악의 난이도다. 백만 번을 더 넘는 도전 동안 고작 40%대의 난이도만을 달성했다는 게 말이다.
“가죠.”
민혁이 선두로 달려 나갔다. 수감자들을 발판 삼아 번쩍 뛰어오른 민혁의 주변으로 꼭두각시 인형 빌과 자아의 쇠사슬, 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군신 바랄은 ‘군신의 자리’를 반납했다. 그로 인해 군신의 소환스킬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다.
꼭두각시 인형 빌이 빠른 속도로 적들을 베어나간다.
절대 끊어지지 않는 자아의 쇠사슬이 휘둘러질 때마다 몬스터들이 빠르게 죽어 나간다.
“어떤 힘도 사용해선 안 될 것이다!”
민혁이 십 인에게 내린 명령이다.
본래 그들은 이쯤에서 많은 힘을 소모했을 것이다.
하지만 50%를 넘는 석방률에 대응하기 위해 힘의 비축이 분명히 필요하다.
민혁의 검에 새겨지는 폭의 낙인.
빠르게 휘둘러지는 그의 번쩍이는 검에 의해 몬스터들이 휩쓸려 나간다.
‘도대체 저 꼭두각시 인형은 뭐지?’
바랄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고작 ‘소환수’로 추정되건만 어지간한 신들보다 강했다.
그뿐인가? 끊어지지 않는 쇠사슬의 딜량은 상상을 초월했고.
“꾸우우울!”
손가락으로 몬스터의 눈을 찌른 뒤, 괴성을 지르는 놈을 베고 지나치는 아기 돼지는 뱃살이 귀여웠다.
특히나 기존에 힘을 소진하며 싸워대던 10인의 변화가 컸다.
1.5배 정도 강해진 그들은 스킬을 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반복의 몬스터들을 줄여 나갈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드디어 반복의 오우거가 등장했다.
본래 반복의 오우거가 등장했을 시 생존자는 약 30%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90% 가까이가 살아 있었다.
그 십 인을 비롯해 민혁, 콩이, 꼭두각시 인형 빌, 자아의 쇠사슬, 바랄이 합공하자 반복의 오우거가 죽음을 맞이했다.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세 번째 공격이 시작됩니다.] [석방률 50.1%를 달성합니다.]두 배 많아진 반복의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그와 함께 곳곳에서 반복의 오우거들이 다섯 마리가량 대거 등장했다.
반복되는 땅에서 생소하게 맞이하는 세 번째 공격.
그리고 생소한 지휘관.
“우리는 반복의 오우거 사냥에 집중합니다!”
[반복의 오우거 Lv 844.]결코 낮은 레벨이 아니다. 그러나 바랄이 상대하기 힘든 놈도 아니다.
바랄이 놈을 상대할 때 힘겨워했던 건, 대부분의 힘을 소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바랄을 비롯한 강자들은, 대부분의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불멸의 기사단.”
이십여 명에 이르는 허름한 투구, 허름한 무기를 든 병사들이 소환되었다.
그를 본 순간, 바랄은 과거 자신의 기사단이 떠올랐다.
소환하는 순간 반신에서 신에 가까운 자들이 나타나곤 했다.
그런데 그에 반해, 그들은 기껏해야 평범한 병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콰자자자자작-
콰자아아악-!
콰콰콰콰콰콱-!
휩쓸린다. 고작 병사로 보였던 자들의 검에 의해 몬스터들이 썰려 나간다.
그뿐인가. 고작 넷이서 팀을 이룬 그들이 단숨에 반복의 오우거를 베어 넘겼다.
십 인의 스킬들이 발동되며 반복의 오우거와 평소보다 두 배가량 많은 몬스터들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삐이이이이이이-!
프라이팬을 등 뒤에서 꺼낸 사내가 휘파람을 불자 모든 어그로가 그에게 끌렸다.
자신에게 돌진하는 모든 몬스터를 사내가 막아낸다.
물론 우리의 피해도 만만찮다.
이제 남은 건 약 40%의 아군뿐.
하지만 들려오는 알림이 바랄을 희열시킨다.
[석방률 89%를 달성합니다.]세 번째 공격이 정리되자 바랄은 희망을 보았다.
이 땅이 아닌 바깥의 땅을 밟을 수 있다는 희망.
혁명을 일으켜 혼돈의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
하지만 그 희망이 일순 흐릿해진다.
“많은 이들이 말하지. 반복의 감옥은 가장 끔찍한 고문이라고.”
백만 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자가 등장했다.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다.
거대한 오우거의 모습에 사람의 얼굴을 한 그는, 한 손에는 검을, 한 손에는 도끼를 쥐고 있었다.
“그 이유는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보이는 희망 때문이다. 그리고 그 희망이 가까워졌을 때, 또다시 절망이 반복되지.”
[반복자의 왕 아가만의 출현!] [반복자의 왕의 첫 번째 권능이 발동됩니다.] [공격의 반복.] [이번 반복에서 발동시킨 스킬 중 가장 뛰어났던 힘이 스스로를 공격합니다.] [스스로를 공격하는 힘을 방어할 수 없습니다.]바랄은 그 알림을 듣고 경악하고야 말았다.
자신이 발동했던 가장 뛰어난 힘이 반복된다.
그 힘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자신을 공격한다.
바랄은 떠올렸다. 자신이 반복의 오우거를 상대할 때 사용했던 가장 강했던 공격은 단일공격기였다.
그는 폭격의 군주라 불린 자.
끼디디딕-!
땅을 비집고 튀어나온 거대한 대포.
적에게 25,000%의 데미지를 입혀 단숨에 적을 쓰러트리는 그 대포가 자신을 겨눴다.
콰아아아아아앙-!
“크하아아아아아아악!”
이 대포는 25,000%의 데미지를 입힐 뿐만 아니라 몸에 거대한 충격을 주어 자그마치 5초라는 시간 동안 스턴을 입힌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바랄이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가 자신들이 사용했던 최고의 공격에 당했다.
40% 가까이 남았던 수감자들 중 30%가 단숨에 죽어 나갔다.
그리고 민혁이 입은 공격은 바로 ‘광’이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고작 1회 공격된다는 점.
‘크흡, 엄청 아프잖아?’
패시브 스킬임에도 데미지가 상상을 초월했다.
자신의 공격을 맞고 망연한 표정을 짓던 이들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반복자의 왕 아가만은 혼돈의 신에 의해 특별한 힘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 감옥에서만큼은 그 어떠한 존재도 초월하는 절대적인 존재일 것입니다.] [반복자의 왕 아가만 Lv 1031.]높은 레벨이다. 그러나 이제껏 민혁이 만났던 강자들을 생각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 생각될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가 가진 반복의 권능이 어떤 힘을 일으키는지 알 수 없는 게 문제다.’
민혁이 긴장했다. 살아남은 10%.
고작 육천여 명 남짓 중 중상자가 70% 가까이가 되었다.
바랄도 마찬가지다.
그때,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알림이 강타했다.
[반복자의 왕의 두 번째 권능이 발동됩니다.] [타격의 반복.] [당신의 무기가 이제껏 휘둘러졌던 것만큼 휘둘러져, 보이지 않는 벽을 가격합니다.] [휘둘러졌던 무기는 다시 반복될 시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아옵니다.]“……?”
민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휘둘렀던 무기가 다시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이번 반복이 끝나야만?
그 순간, 민혁은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감자들이 쥔 모든 무기.
그 모든 무기가 허공에 스스로 움직였다.
그리고 수만 배로 빨리 감기 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게 벽에 휘둘러졌다.
민혁은 볼 수 있었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강-!
쩌, 쩌저저적-!
“……이런 미친!”
한 수감자가 쥔 검이 엄청난 잔상을 남기며 보이지 않는 벽을 가격한다.
그리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렇다. 모든 무기는 내구도가 존재하고, 허공에 휘두를 시 내구도가 손상되지 않으나, 어떠한 것에 가격 되면 내구도가 손상된다.
특히나 그 내구도 손상은 벽이나 철과 같은 단단한 것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무기들이 이제껏 휘둘러져 온 숫자만큼 휘둘러진다.
고작 3초 사이에, 십만 번 이상 휘둘러진 무기들에 금이 간다.
그리고 결국.
탱그랑-!
탱그랑-!
우지지직-
검은 두 동강이 났으며, 스태프는 두 개로 분리되어 부러졌고, 활은 시위가 끊어졌으며, 창끝은 뭉툭해졌다.
말 그대로 모든 무기의 제약.
바랄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기도 없이 싸우라고? 저 괴물을?’
바랄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반복자의 왕 아가만이 웃음 지었다.
“평균적으로.”
“1초에 6만 번이 휘둘러진다.”
“2초엔 13만 번.”
“3초엔 18만 번.”
그 어떤 무기의 내구도도 이를 견딜 순 없다.
“그리고 그 휘두른 횟수는, 이 감옥이 아닌 너희들이 바깥에서 휘두른 횟수가 적용되지.”
악랄한 미소를 짓는 아가만은 모든 무기가 부서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까가가가가가가가강-!
어디선가 여전히 벽을 무기로 두들기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란 아가만이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혼자만 무기가 부서지지 않은 민혁.
이 벽의 타격 횟수는 이제껏 자신이 휘둘렀던 만큼이다.
그리고 사내 민혁은 5초가 지났으나 휘두르고 있다.
평균적으로 20만 번에서 끝난다.
그러나 5초라면.
‘35만 번!?’
이제껏 살아오면서 35만 번을 휘둘렀다?
아니, 끝이 아니다.
6초.
‘43만 번!?’
7초.
‘50만 번.’
8초.
‘58만 번.’
9초.
‘65만 번.’
일반적인 인간이 평생을 살아오면서 20만 번을 휘두를까 말까이다.
그러나 오로지 민혁의 검만큼은 여전히 부서지지 아니했다.
그리고 10초.
‘100만 번……?’
그는 일반적인 사람보다 ‘다섯 배’더 검을 휘둘렀다는 증거다.
아가만이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손을 본다.
그립에 감춰져 보이지 않는 저 손은 찢어졌을 것이고 굳은살이 찼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찢어지고 굳은살이 찼을 것이다.
그를 놀란 표정으로 볼 때, 10초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휘둘러지는 그의 검이 있었다.
그가 아가만을 보았다.
“내 건 안 부서지는데?”
“…….”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몸에서 소름이 돋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