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33
밥만 먹고 레벨업 1234화
세상이 뒤집혔다.
전 세계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군신 계승식’이 차지했으며, 2위를 ‘군신 민혁’이 차지했다.
끊임없는 기사가 토해졌다.
[일화그룹 주가 상한가.] [금융 전문가들. 지금이 가장 쌀 때.]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인으로 민혁 채택될 것.] [군신 민혁. 보좌관으로 전대 군신을 임명.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대한민국. 축제 분위기.] [국민들 ‘민혁의 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정부 난처함 드러내어…….] [민혁 일침. 휴일 만들고 싶어서 나 팔지 마라.] [모든 학생, 직장인들 뜨끔.]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큰 한류의 중심 민혁. 과거의 한탄소년단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이라는 평가.] [천외제국으로 몰려드는 이주민들.]커뮤니티 게시판도 시끄럽다.
[군신 민혁의 영향력이 언제부터 드러나려나요? 바로 드러나려나? 민혁! 신들의 땅을 제패하다!] [오, 신들의 땅 오만한 신들 숙청하는 거 가능!?] [님들 생각해 보니 민혁이는 유저니까 군신 되면 우리한테 이득입니다. ‘불쌍한 유저들에게 아이템이라도 하나 더 뿌리거라’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걸요?] [가능해 보이는데……?] [엌ㅋㅋㅋㅋ, 민혁이가 군신 되면 우리한테도 좋은 거였어!] [와, 근데 궁금하네요. 과연 민혁이 군신 됨으로써 얼마나 대단한 걸 할 수 있을지! 신들한테 ‘지존검 만들 재료 가져오너라’라고 하는 거 가능?] [아, 쌉가능!] [가능가능!]* * *
“불가능.”
“……?”
“말했던 것들 전부 불가능하다.”
군신의 알현실.
계승식이 끝난 민혁은 자신의 보좌관이 된 벨슨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다.
신들의 땅에 널리고 널린 신등급 재료들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지.
신들의 땅을 궁금해하는 친구들을 초대해도 되는지.
경험치의 신의 힘을 빌릴 수 있는지 등 약 수십 가지를 떠들었다.
그에 따른 벨슨의 답이 모두 ‘불가능’이다.
“왜 안 돼요. 나 군신인데?”
“나는 보좌관인데?”
“……나 군신인데……?”
“나는 보좌관인데?”
“…….”
“…….”
우리 보좌관이 짱 강해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강행하면……?”
“해보든가.”
“…….”
민혁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다 픽 하고 웃었다. 보좌관 벨슨도 쓴웃음을 지었다.
공개적인 석상에선 벨슨이 민혁에게 예의를 갖추기로 했다.
하지만 민혁과 벨슨의 관계는 군신과 차세대 군신이었던 것을 빼고도 삼촌과 조카라는 이름으로 묶였던 바 있다.
벨슨이 현실적으로 말해줬다.
“군신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문제이다. 그 모든 것을 하게 되는 순간 불신이 싹트기 시작하고 네 스스로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될 거다. 그로 인해 다른 군신을 추앙하던 파벌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할 것이고.”
보좌관 벨슨은 오랜 시간 군신의 자리에 섰던 자다.
그랬기에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명확했다.
이는 민혁에게 이로운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아테네의 말처럼 민혁은 권력남용이나 잘못된 선택을 내릴 시 파면당할 확률이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보좌관 벨슨이 있는 한 민혁이 그런 길을 걷게 될 일은 없다.
문득 민혁은 군신이 되고 들은 알림창을 떠올려 열람했다.
[차세대 군신의 이름이 사라집니다.] [절대신 중 하나.] [모든 군대를 다스리는 신이 되셨습니다.] [칭호 절대신 군신을 획득합니다.] [명성 10,000을 획득합니다.] [카리스마 20,000을 획득합니다.] [신들의 땅의 군대의 통치권을 얻습니다.] [군신은 모든 신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신들이 당신의 명령을 듣지 않을 시 그들을 숙청할 수 있게 됩니다.] [수천만 천군을 이끌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됩니다.] [절대신들의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됩니다.] [당신의 의견이 어떠한 결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심판과 하사의 검을 획득합니다.] [신들의 땅의 신들과 천군은 명령으로도 지상에 내려보낼 수 없습니다.] [군신의 마지막 힘을 개방할 수 있습니다.] [단 군신이 되었음을 알리는 백만장군 선별을 무사히 끝내셔야만 합니다.](절대신 군신)
유일칭호
제한: 군신.
칭호효과
⦁카리스마 스텟 30% 증가.
⦁당신의 아군으로 판정된 모든 이들의 경험치 획득률 5%, 모든 스텟 5% 증가.
⦁당신의 명령에 커다란 힘이 실리게 됨.
⦁당신의 HP가 1% 미만으로 하락할 시, 10% 확률로 당신의 가신 중 하나가 랜덤으로 소환.
민혁은 천대장 선별이란 부분에서 의문을 느꼈다.
막 군신에게 질문하려던 때, 누군가 알현실의 문을 노크했다.
거대한 문이 열리며 난세에 위용을 떨칠 만한 풍채를 가진 사내가 들어섰다.
군신 민혁은 무미건조하게 그를 맞이했으나, 실제론 그 기세가 대단함을 느꼈다.
[천군왕 제넬 Lv 842.]“군신의 자리에 오르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민혁은 그 이름을 보고 알았다.
천군왕 제넬.
군신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바 있다.
그는 모든 천대장, 천군들의 왕이다.
천대장들은 천 명의 수하를 이끈다는 이름에 붙여졌으나, 실제로는 만 명 이상의 천군을 이끄는 자들이다.
그리고 수만의 천대장을 부리는 제넬은 천군 내에서 실세의 존재다.
군신은 모든 군대의 신이나 그리 불리는 이유가 지상과 신들의 땅, 그리고 신들을 이끌 수 있는 것에 있다.
많은 군을 이끌 수 있는 그이나 모든 자들을 이끌기엔 몸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제넬 같은 자들이 있는 것.
한데 이렇게 될 시, 천군들은 실질적으로 제넬과 함께 생사를 넘나들게 된다.
그들의 지도자는 군신이나, 실제로 제넬에게 더 큰 애증을 품고 있는 셈.
이게 제일 큰 부작용이다.
‘그가 바로, 군신의 가장 강력한 반대세력.’
계속하여 군신의 자리를 위협했으나, 군신이 가진 막강한 힘과 다섯 장군의 힘에 의해 대항할 수 없던 자다.
또 벨슨은 눈엣가시 같은 제넬을 치울 수 없었다.
천군들을 이끄는 그의 입지가 너무 단단한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충신(忠臣) 제넬.’
그는 벨슨이 군신이던 시절, 그 누구보다 충신이었다.
그가 군신의 자리를 위협함은 사실이나, 만약 벨슨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는 전제하에 일어나는 일이다.
정확히는 충신 제넬이라 불리는 그는, 누구보다 신들의 땅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한 대장군이다.
대군주 군신과 대장군 제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신들의 땅은 평화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새로운 군신이 나타났고 군은 증명을 원했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백만장군을 선별하여 군이 가진 불신을 떨쳐내어 진정한 대군주의 위엄을 보여주십시오.”
민혁은 군신의 모든 힘을 개방하기 위한 조건임을 알았다.
알림이 들려왔다.
[직업 퀘스트: 백만장군 선별.]등급: 직업
제한: 군신.
보상: 군신의 모든 힘 개방.
실패 시 페널티: 대장군 제넬의 불신.
설명: 이는 군신들에게 오래전부터 내려져 오던 관례다. 당신의 가신에 포함되지 않은 자를 백만장군으로 선출하여라. 백만장군은 실제로 백만에서 천만까지의 천군을 이끌고 전장에 참여한다. 그들은 신들의 땅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신들의 땅에 긴급적인 상황이 일어났다 판단될 때에만 백만장군으로 임명되며, 영혼이 소멸되지 않은 백만장군의 선출을 허락한다면, 어디에 있든 선출 가능하며 그들은 신들의 땅에서 전투 시 사망해도 실제 죽음이 아니다.
민혁은 그 뜻을 알았다.
‘이거…….’
인맥 자랑이다. 신들의 땅을 이끌게 될 군신이 살아오면서 어떠한 인맥을 쌓았고 그들과 얼마큼 두터운지 알리는 거다.
그때 벨슨이 말했다.
“대장군님.”
“예.”
“군신께선 지상의 황제십니다. 그런 군신께 과거 군신들이 행하였던 의식이라 하여 강요할 필요 있습니까?”
벨슨의 말처럼 이것은 대대로 내려져 오던 전통에 불과하다.
백만장군은 이제껏 전부 신들의 땅에서 선출되어 왔고 대부분 신들이었다.
단지 군신과의 복종관계가 아니다뿐이지.
벨슨이 덧붙였다.
“신들의 땅에 기거하지 않으신 군신께선 많은 덕(悳)을 이곳에서 쌓지 못하셨습니다. 그 덕에 의한 자들은 군신의 실제 신하가 되었지요.”
그렇기에 문제다.
“백만장군은 ‘가신’은 선정 불가한데 그저 군신님의 위상을 떨어트리기 위한 행위라 보입니다.”
대장군 제넬은 부정했다.
“모든 군신들이 거치셨던 행사입니다. 군은 원하고 있습니다. 새로이 군신의 자리를 계승하신 민혁 님께서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그 길에서 어떠한 자들의 마음을 샀으며, 어떠한 자들을 이 신들의 땅에 인도할 수 있는지요. 전전대 군신께선 신들의 땅이 아닌 지상에서 기둥후보 ‘아란’을 회유해 왔던 바 있습니다.”
“……크흠.”
“아란은 우리 모두가 인정한 훌륭한 백만장군이 되었습니다. 역시 기둥후보란 이름이 어울렸고 신들과 겨뤄도 결코 부족하지 않아 모두의 경악을 샀죠. 그뿐만이 아니죠. 신들의 땅에 임명되어 들어온 기둥후보. 그 강함을 신들의 땅이 인식하고 끊임없는 경고가 울려 퍼짐으로써 신들의 땅 전체가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던 바 있습니다.”
다시 제넬이 말한다.
“또 초대 군신께선 어땠습니까?”
벨슨은 결코 호락호락지 않음을 느꼈다.
“먼 훗날. 헬레냐와 대항했던 초월자들의 마을의 한 초월자와 인연을 쌓았습니다. 물론 해당 초월자는 초월자 중 덧없이 약했으나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을 발하여 역시 신들의 땅의 천지가 격동하며 모든 군의 존경심을 얻게 되었던 바 있죠.”
제넬이 쐐기를 박았다.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판단합니다. 이미 5천7백만에 이르는 천군과 수천 명을 넘어서는 천대장들이 군신이 임명할 백만장군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벨슨은 알았다. 여기서 민혁이 부정한다면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되는 셈이다.
“군신께서 백만장군을 통해 모든 천군들의 마음을 사시고, 그로 인한 ‘덕(悳)’이 넓음을 증명하신다면, 요리의 신께서 준비하신 이 재료 또한 드리려 합니다.”
제넬이 준비해 왔던 황금상자를 열었다.
그 안엔 돼지의 내장들이 가득했다.
“힘에 좋은 내장들이라 들었습니다. 군신께서 좋아하실 거라 말하였고 얼마큼 증명하시느냐에 따라 그 효과와 맛이 변하는 특별한 힘을 품었다더군요.”
민혁은 알게 되었다.
‘군신이 되어서 못하는 것도 많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군신이 되었기에 이런 보상도 앞에 둘 수 있는 거다.
증명에 따라 효과와 능력이 변화하는 특별한 재료라니?
민혁은 이것을 훌륭하게 이행하고 싶었다.
사실 민혁은 이끄는 자들의 땅, 그리고 초월자들의 마을과 큰 연을 맺었다.
실제로 가장 뛰어난 초월자들과 두터운 인연을 자랑하기도 한다.
‘백만대장’은 일시적으로나마 민혁의 수하가 되는 셈.
그런 그들이 민혁의 백만대장을 수긍해 줄까 싶었다.
그러다 의문이 들었다.
“선정을 위해 그들과 어떻게 대화를 나누지?”
제넬이 손가락을 퉁긴 순간, 하늘 위로 수십 마리의 새가 떠올랐다.
“이 새들 중 한 마리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선택한 새들이 군신께서 연을 쌓았던 자들에게 날아가 백만장군이 어떤 건지 알릴 것입니다.”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제넬이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런, 제가 실수했군요. 새 중에 있어선 안 될 녀석이 포함되어 있었군요.”
곧바로 제넬이 손을 뻗자 그 새가 팔에 내려앉았다.
민혁은 볼 수 있었다.
그의 팔 위에 앉은 매가 ‘새 주제에’ 비열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응?’
더 재밌는 사실은 민혁에게 녀석이 익숙하다는 거였다.
“골칫덩이 새입니다. 신화 속의 새이면서 가장 뛰어나지만, 다루기 쉽지 않은 녀석이죠.”
민혁은 저 녀석을 아주 잘 알았다.
왜냐면.
‘슬피 우는 신화 속의 새?’
과거 뱀의 아이 리오나 사냥 당시, 민혁은 그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지원요청을 보냈다.
확실한 건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5명만 와도 고맙다고 여길 수 있었을 일에, 수십 명이 오게 했었다.’
그만큼 슬피 우는 신화 속의 새가 유능하다는 것.
물론 당시 무슨 방법으로 그가 다른 이들을 회유했는지는 모른다.
새가 날개로 자신을 가리키며 히죽 웃었다.
‘야, 믿고 써봐.’
“……?”
“죄송합니다. 이 무례한…….”
“나는 그 새로 선택하겠다.”
“예? 이 녀석은…….”
“나는 꼭 그 녀석이어야만 해.”
민혁은 확고했다. 과거 녀석이 지원요청을 하고 데려온 수십 명의 원군을 기억했으니까.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새가 민혁의 팔 위에 앉았다.
민혁이 말했다.
“새야, 과거에 어떤 방법으로 많은 이들을 불러왔는지는 모른단다. 하지만 네가 날 만족시킬 만큼 많은 이들을 회유해 준다면.”
민혁이 녀석의 귀에 속삭였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모이를 만들어주마.”
새의 입가가 찢어졌다.
놈이 날개로 자신의 가슴을 탁 치며 나만 믿으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네가 가슴 치니까 닭가슴살 먹고 싶잖아.”
“……?”
소름 끼친다는 표정으로 민혁을 보던 새가 날아올랐다.
‘슬피 우는 새는 과거에 수십 명을 데려와 줬다. 어쩌면 이번에도 열 명은 채워줄지도 몰라.’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백만대장은 결국 민혁의 수하로 임명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땐 몰랐다.
슬피 우는 새로 인해 일어날 엄청난 파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