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39
밥만 먹고 레벨업 1340화
전쟁의 여신 아테나.
그녀 역시 서대륙으로 넘어와 천외제국 최정예들과 만났다.
아테나는 제우스와 다르게 교활하지 않다.
또 아레스와 다르게 오만하지도 않고 현명하며 자신이 맡은 바의 본부를 다할 생각이다.
그들이 타 대륙의 사람들이기에 미워하고 증오하며 그들을 얕잡아볼 생각 따위 조금도 없었다.
파크.
병사에서 기사까지.
또 기사에서 어느덧 수만 명을 통솔하는 지휘관으로 성장한 그가 아테나께 힘껏 경례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전쟁의 여신 아테나를 본 순간 매료되고야 말았다.
‘아름다워…….’
‘이것이 말로만 듣던 전쟁의 여신.’
‘단순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지휘관으로서 우리가 믿고 따를 수 있을 것만 같아.’
제우스가 아테나를 이곳에 보낸 이유는 하나다.
아테나는 무력적으로 아레스보다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그녀는 군사들의 환심을 사거나 그들을 키워내는 무수히 많은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믿음의 지휘관’이다.
[믿음의 지휘관.] [당신을 만난 자들이 당신에 대한 커다란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저 당신을 만난 것만으로도 당신에 대한 존경심과 믿음이 피어나게 됩니다.]믿음의 지휘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이래서 제우스 님께서 나를 보내신 거겠지.’
아테나는 제우스의 심통 때문에 자신이 나선 것이 못마땅했다.
하지만 그녀는, 많은 군을 훈련시켜 그들이 더 강하고 나은 삶을 살게 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여인이다.
제우스는 그들을 빼앗아와 가이아 대륙의 위상을 더 높이 알리라 했지만, ‘병사들이 원하고 믿는 지휘관을 따라갈 권리’를 그들에게 주었다는 건 매우 좋은 거라 여겼다.
그들도, 나와 같은 전쟁의 여신과 함께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러기 위해선 자신과 함께하는 당분간 그들은 크게 성장해야만 한다.
아테나는 아레스의 훈련서를 가져온바.
‘아레스. 그 사람은 미친 자가 분명해.’
아테나는 자애로 군대를 안아주는 반면, 아레스는 오로지 힘과 권력으로 그들을 키웠다.
아테나가 확인한 아레스의 훈련서는 너무 가혹했다.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만 재우고 10㎏의 배낭을 메게 한 후 산을 타게 하거나 3시간 동안 전력질주를 하게 한다?’
그뿐이면 말을 안 한다.
인간들은 행군이라는 훈련을 한다.
아레스는 이 행군의 기본 거리를 100㎞로 설정했고 총합 40㎏의 무게를 지게 한 채 전력질주하게 했다.
‘전력질주…….’
어지간한 군대는 이를 견디지 못할 거다.
‘아레스에게도 이를 보완할 굳건한 군대라는 힘이 있으니.’
그랬기에 아레스의 군대가 매일 이어지는 이 가혹한 훈련을 견뎌냈던 것은 아닐까.
아테나에게도 비슷한 일들이 많다.
그녀가 말했다.
“지금부터 군대는 도합 20㎏의 모래주머니를 양손과 양발에 차고 2시간 동안 천외제국 주변을 전력질주할 겁니다.”
“예?”
“그 무슨…….”
“허허…….”
모두가 납득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연한 일이다.
“천외제국 군대는 서대륙의 최고의 군대 아니었습니까? 설마 고작 이 정도도 하지 못한다는 건…….”
“그게 아닙니다. 무게가 너무 적습니다.”
“?”
아테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가장 앞에 선 파크가 갑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양쪽 손목의 모래주머니를 땅에 떨어트렸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이거 하나만 해도 20㎏인데요?”
“……?”
아테나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여, 역시 지휘관은 다르군요. 손목 하나에 20㎏. 그렇다면 총합 80㎏이라는 건데 지휘관이기에 다른 군사들보다 더 큰 무게를 견딤으로써 그들의 모…….”
“우리 막내는 100㎏ 메고 있습니다.”
“범이 되고 있……?”
아테나는 자신들 손목에 감긴 모래주머니를 흔드는 그들을 보며 눈을 끔뻑였다.
‘뭐지, 이 미친 새끼들은?’
“그, 그렇군요. 정말 대단한 군대입니다. 그, 그럼 기존의 무게를 유지하고 전력질주…….”
아테나가 말을 삼켰다.
‘80㎏짜리 모래주머니를 찬 상태에서 어떻게 전력질주해?’
하지만 곧 파크가 말했다.
“전력질주하겠습니다. 준비!”
파크의 외침에 모두가 달릴 준비를 끝냈다.
“뛰어갓!”
모든 군이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파크가 그들을 중심에서 인솔하려다가 멈칫했다.
“지휘관님은 안 가시나요?”
“예? 예? 아니, 제가 왜……?”
달리던 이들이 동시에 우뚝 멈췄다.
아테나 님은 함께 안 가요? 라며 모두가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민혁 폐하는 항상 같이 달리셨는데요?”
“……?”
아니, 그 사람 황제인데 왜 같이 달려?
“그분만 그런 거 아닐까요?”
“창신 밴도 항상 달리는데요?”
그들이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지휘관분들은 항상 같이 달려주시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도 아침 운동으로 함께 달려주는데요?”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가 뭔데요?”
“천외제국에서 키우는 개요.”
“크롸아아아아앙!”
“크아아아아앙!”
“크르르르르르르르!”
때마침 신나는 구보(?)를 하기 위해 켈베로스가 멀리서 달려왔다.
“저게 어떻게 개예욧!”
“아무튼 같이 안 달리십니까?”
수만 명의 군대가 ‘왜 너는 안 달려?’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테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도대체 어떤 제국의 사령관급과 황제가 병사와 함께 뛴단 말인가!? 이는 나를 놀리기 위한……?’
그때.
“허허, 나도 좀 달려볼까. 어? 근데 자네들 오늘은 좀 널널한데?”
“사령관님 오셨습니까!”
창신 밴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아테나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곤 세상 참 좋아졌다는 듯 말한다.
“원래 아침마다 50㎏짜리 타이어 매고 뛰지 않았나?”
“아, 오늘 지휘관님이 새로 오셔서 좀 약하게 하려나 봅니다.”
‘그거 아레스 군대가 하는 지옥의 훈련법인데…….’
“허허, 자네들. 지휘관님이 새로 오셨다고 농땡이 피우면 100㎏짜리 타이어 뒤에 매달아 버릴 걸세.”
진심이 엿보였다.
그리고 창신 밴도 아테나를 바라봤다.
자넨 같이 안 뛰어?
“……?”
그리고 또 누군가 왔다.
“코니르! 같이 뛴다!”
코니르도 함께 구보하는 걸 좋아했다.
그가 아테나를 바라본다.
넌 같이 안 뛰어?
“코니르! 헤라클도 같이 가자!”
헤라클이 아테나를 바라본다.
넌 같이 안 뛰냐?
하나둘 천외제국 가신들이 나타났다.
야, 우리도 뛰는데 넌 왜 안 뛰어?
모두가 노골적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어떻게든 안 뛰기 위해 안간힘 쓰던 아테나가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도 함께 뜁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군대와 함께 뛰는 지휘관급들이라니?
이건 군사들 체력훈련에 제우스와 하데스가 같이하는 격 아닌가!
그리고 친절하게도, 파크라는 자가 다가와 양 손목과 양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워줬다.
“아테나 님이 깜빡하신 거 같아서요!”
절대 깜빡한 적 없다.
그리고 아테나는 그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왔다고 나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이런 짓을 벌였나?’
평소에 이런 훈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들은 지금 하나 잊고 있는 게 있었다.
아테나는 결국 전쟁의 여신인바.
상식을 뛰어넘는 훈련을 진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스텟들과 다양한 스킬들이 그녀를 돕는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투다다다다다다닥-!
투다다다다다다닥-!
심지어 17살짜리 막내 병사도!
그들이 미친 듯이 뛰자 아테나도 그와 함께 미친 듯이 달릴 수밖에 없었다.
‘무, 무거워!’
손목과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가 그녀를 괴롭게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내달렸다.
아테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감히 나를 시험하려 하다니?
그들에게 전쟁의 여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뛰어난 체력을 가졌는지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뛰어난 정신력으로 아테나는 두 시간 동안 그들과 함께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끝까지 달렸다.
이들의 시험에 무너지지 않으리라.
그리고 드디어 그 훈련이 끝났다.
보았느냐, 이 내가 이깟 훈련쯤 너무 가뿐히…….
“삼십 분 추가!”
“예!”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닥-
투다다다다다다다닥-
“……?”
파크란 자의 외침에 그 군대가 다시 지치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아테네에게 파크가 다가왔다.
“안 가세요?”
“……아, 아니. 난.”
먼 곳에서 달리던 병사들이 돌아본다.
우린 뛰는데 당신은 안 뛸 거야?
아테나는 다시 함께 뛰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끝…….
“한 시간 추가!”
투다다다다다다닥-
아냐, 이젠 진짜 끝…….
“30분 추가!”
투다다다다다다닥-!
와, 이제 정말 끝났…….
“보너스! 20분 추가!”
“미친 새끼들아, 그만해!”
“……?”
“……?”
“……?”
모든 병사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테나가 눈물을 글썽였다.
그들이 ‘그래서 안 뛸 거야?’란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아테네가 결국 함께 달렸다.
달리기를 끝마친 후.
“하! 오늘은 많이 안 뛰었네.”
“그러게. 민혁 폐하랑 뛰었으면 여섯 시간은 뛰었는데.”
“오늘은 몸이 좀 덜 풀렸어.”
“너도? 나도 오늘은 몸이 좀 덜 풀린 느낌인데.”
아름답고 고운 전쟁의 여신의 머리카락은 그녀의 상징과 같았다.
델라스틴 한 것처럼 찰랑이는 머릿결은 많은 병사들을 유혹하곤 했다.
그러나 현재는 평소와 다르게, 떡 지고 땀에 흠뻑 젖어 땅에 주저앉은 그녀가 숨을 할딱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모든 병사들이 아테나를 바라봤다.
다음 훈련 안 할 거야?
그 눈빛에 아테나는 손을 발발 떨며 아레스의 훈련서를 꺼내었다.
“다, 다음 훈련은 수직낙하 훈련이다. 익룡을 타고 하늘 끝까지 올라갈 거다. 그곳에서 어떤 장비도 없이 하강한다. 그리고 지상에 이르기 전에 마법사들이 그대들을 멈춰줄…….”
아테나는 보았다.
모두가 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같이 안 할 거야?
“…….”
10분 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테네가 하늘 위에서 어떠한 ‘안전장비’ 없이 뛰어내렸다.
“다음 훈련은 팔굽혀펴기다. 등 뒤에 무게 90㎏을 얹은 상태에서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같이 안 할 거야?
아테나는 팔굽혀펴기를 했다.
“다, 다음 훈련은…….”
같이 안 할 거야?
같이 안 할 거야?
같이 안 해?
왜 우린 하는데 넌 안 해?
결국 지옥 같은 훈련을 진행하던 아테나가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나 안 해! 흐아앙! 뭐 이런 훈련에 미친 놈들이 다 있어! 무슨 훈련을 이런 식으로 해!”
아테나는 살면서 이런 미친놈들을 본 적이 없었다.
할 거면 지들만 하든가 자신은 왜 데리고 한단 말인가?
아니, 더 이해 안 되는 건 이런 걸 당연스럽게 확립시킨 천외제국이다.
“난 지휘관인데 내가 왜 뛰냐고오. 나 이제 못 해에에.”
아테나는 살면서 이렇게 서러웠던 적이 없었다.
우는 그녀를 보며 병사들이 당황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파크도 마찬가지다.
당황한 그가 서둘러 아테나를 어르고 달랬다.
“아테나 님, 이러시면 곤란하십니다. 옳지, 옳지. 그만 우시고 일어나세요.”
파크가 친절하게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천외제국 병사들이 말했다.
“아테나 님, 울지 마십시오!”
“지휘관님이 우시니까 저희 가슴도 아픕니다.”
그래도 천외제국 병사들 중에 나쁜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방금 전 자신은 지휘관으로서 무능함을 입증한 셈과 다름없었다.
서둘러 정신을 차린 아테나가 다시 근엄한 표정을 짓자 파크가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
“다 우셨나요?”
덕분에 마음을 좀 추슬렀다. 그들은 자신의 이런 추태에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듯 보였다.
몸을 완전히 추스른 것 같자 파크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다음 훈련하셔야죠?”
“……?”
이 새끼들은 훈련에 미친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