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38
밥만 먹고 레벨업 1339화
민혁이 선두로 산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와, 엄청 빠르넼ㅋㅋㅋ.] [근데 100바퀴는 좀 과장되지 않았냐?] [ㅇㅇ 쌉에밬ㅋㅋㅋㅋㅋ.] [민혁이도 허세 좀 있는 듯.]시청자들의 의견처럼, 그를 뒤따르는 런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능력으로 100바퀴가 가능할 순 있겠지.’
이 자리의 아레스의 군대는 최정예인 것을 떠나 신의 군대이기도 했다.
신의 군대는 인간군대와 완전히 달랐다.
육체적인 능력 자체가 훨씬 우월했으며, 인간이 50m를 10초에 뛴다면 그들은 5초면 뛸 수 있을 정도였다.
또 고작 달리기, 등반 따위에 지치지 않는다.
문제는 정신력에 있었다.
인간은 반복적인 행위를 끔찍이도 싫어한다.
아무리 육체가 뛰어나다 해도 산을 전속력으로 타는데 땀이 안 나고 숨이 안 차는 게 아니다.
최소 100번을 왕복하려면 족히 며칠이 걸린다는 건데.
‘그걸 할 수 있는 미친놈이 있을 리가 없지.’
약 스무 바퀴쯤. 그때쯤이면 민혁은 멈춰 설 거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또 그들은 감히 아레스 님을 해한 민혁 따위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런스가 다리에 힘을 주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건방진 새끼. 밥 먹듯이 산을 탄 우리에게 감히 지보다 늦게 들어오면 10바퀴를 추가하겠다고?’
다신 그딴 생각 절대 하지 못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런스는 생각했다.
아레스의 정예들에겐 전부 ‘육체적 한계’라는 힘이 존재하는바.
육체적 한계에 부딪히면 체력과 민첩, 힘 등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그로 인해 갈수록 자신들은 더 빨라질 것이고, 민혁과의 거리를 좁힐 터였다.
[육체적 한계.] [한계를 돌파하여 3대 스텟이 1%씩 상승합니다.]아레스의 군대의 정신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편이다.
숱한 고문과 말도 안 되는 훈련 강도를 이겨내 온 것이 바로 그들이었으니까.
[육체적 한계.] [육체적 한계.] [육체적…….] [육체적…….]본격적으로 런스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함께 달리는 대군들도 마찬가지였다.
‘자, 이제 슬슬 따라잡……?’
곧 펼쳐진 모습에 런스의 호흡이 흐트러질 뻔했다.
민혁이 빠르게 다시 하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 무슨…… 아직 우린 절반밖에 오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위쪽은 절벽이다.
단순히 등산을 하는 게 아니라 절벽을 타고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정상에 세모난 돌 하나를 놓고 왔다.”
그 말을 끝으로 민혁은 다시 빠르게 내려갔다.
이제 막 올라서는 다른 군사들도 빠르게 하산하는 민혁을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절벽을 오로지 손아귀 힘으로 타고 올라온 런스는 진짜로 절벽 위에 있는 세모난 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알겠다만,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런스는 빠르게 하산을 준비했다.
‘아무리 빠르게 왕복할 수 있다 해도 결국 그딴 나약한 정신력으로 우릴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그리 생각하며 그가 하산하기 시작했다.
* * *
민혁은 산을 오르며 인벤토리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수천 개의 간식 중 적당한 것을 먹었다.
그리고 빠르게 하산했다.
하산을 끝낸 민혁은 잠시 한 번의 숨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가이아 대륙인들은 한 가지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그건 바로 민혁이 서대륙에서도 알아주는 노력충이라는 사실이다.
더불어 그는, 노력뿐만 아니라 그를 뒷받침해 줄 정신력과 다양한 힘도 보유하고 있다.
[와 민혁이 빠른 거 봐라…….] [야, 근데 사람이 저걸 100번 왕복하는 건 좀……ㅋㅋ] [알지 알지, 민혁이 노력충인 건 잘 알지. 그래도 저게 어떻게 가능하냐.]하지만 민혁은 달렸다.
정상을 찍는다.
다시 하산한다.
정상에 오른다.
다시 하산한다.
숨이 터질 듯 폐가 크게 팽창했다 쪼그라들기를 반복한다.
종아리 근육과 허벅지 근육이 터질 듯 아려온다.
끊임없이 오르는 절벽에 의해 양쪽 손바닥은 완전히 까져 있었다.
그러나 계속 오른다.
‘초반이 가장 중요하다.’
초반에 가장 큰 인상을 심어놓아야 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각인시켜 그들이 감히 기어오를 수 없게 해야 한다.
‘단순히 명령에 의한 복종은 그때뿐이다.’
명령에 의한 복종은 군사들이 진심으로 민혁을 믿고 따라오게 만들게 하는 힘이 부족하다.
밤이 되었다.
“허억허억허억!”
그 대단한 아레스 군대가 하루종일 등산과 하산을 반복했다.
그로 인해 그들의 숨소리만이 산에 감돌았다.
아침이 되었다.
물로 목을 축이는 민혁이 지치지 않고 다시 오르고 있었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손재주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30% 일시적 상승합니다.] [모든 스텟 8%, 공격력과 방어력이 6% 상승합니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스킬 신의 의지는 손재주에 관련한 일을 할 때만 발동되는 게 아니다.
이처럼 정신적 한계를 넘어서 반복적인 어떠한 행동을 해낼 때도 발동된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스킬 신의 의지가 발동됩니다.] [체력 1을 획득합니다.] [민첩 1을 획득합니다.] [힘 1을 획득합니다.]또 끊임없이 스텟들이 상승하기까지 한다.
산을 빠르게 탄다는 건 체력, 민첩, 힘이 많은 기여를 한다.
어떤 유저도 며칠 동안 산만 타면 꽤 넉넉한 스텟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못한다.
[뭐여, 나 자고 왔는데 민혁이 아직도 하고 있음?] [저거 사람이냐?] [갓민혁. 찬양해!] [저걸 어떻게 하냐…….]왜?
간단한 이유다.
사람들은 알고서도 못 하는 것이 존재했다.
공부를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알면서도 하기 힘들어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예쁘고 멋진 몸을 가진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못한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자가 바로 민혁이다.
또다시 밤이 되고 아침이 밝는다.
“사, 살려줘…….”
“제바알!”
“이 미친 짓 좀 그만하게 해줘!”
그 대단하다던 아레스의 군대.
다리에 거대한 쇠를 매달고 물속에 들어가 그 밧줄을 자르고 탈출하는 훈련을 하는 자들이다.
영하 18도 속의 추위 속에서도 견뎌낸 자들이다.
칼날을 찢는 고통 속에서도 이겨냈던 그들이다.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군대.
그것이 바로 아레스의 군대다.
그런 아레스의 군대의 이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난 못 해, 제발. 그만해!”
결국 첫 번째 낙오자가 생겼다. 하산하다 이를 발견한 민혁이 차갑게 말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라니. 아까 말했지? 낙오자 생기면 전부 두 바퀴씩 추가다!”
“으아아아아아!”
“이런 젠장할!”
“빌어먹을 지휘관님!”
그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전우를 번갈아가면서 등 뒤에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포기하고 싶다.’
‘그만하고 싶어’
‘이런 젠장할. 집에 가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 중엔 당연히 런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까졌던 손에서 흐른 피가 굳어서 흉측한 모양새다.
그러나 그는 멈출 수 없었다.
‘지휘관이 달리고 있다.’
가장 높은 상관이 멈추지 않았다.
감히 그 상황 속에서 누가 멈출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멈춘다면 저 상관보다 우리가 못하다는 방증이요, 우리가 나약하다는 증거밖에 되지 않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런스가 기합을 내지르며 젖먹던 힘을 끌어올렸다.
* * *
[실화……?] [며칠 걸렸지?] [민혁이 형 존경해! 민혁이 형 존경해! 민혁이 형 존경해! 민혁이 형 존경해!] [와, 레알 미친새낀갘ㅋㅋㅋㅋㅋ.] [괜히 지존이 아니여…….]왕복 100바퀴.
민혁은 그를 해냈다.
그 시간 동안 네 번의 밤낮이 바뀌었다.
아직 70바퀴째를 돌고 있는 그들이 민혁을 보며 이를 악물고 있었고, 그들 중 크고 작은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특히나 런스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이제 편하게 쉬면서 우릴 하찮다는 듯 쳐다보겠군! 응!? 개 같은!’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민혁이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부상잔가? 부상자는 내가 챙겨서 함께 하산하도록 하겠다.”
민혁은 발목이 삐끗하거나 다친 이들에게 손수 붕대를 감아주었다.
또 생각보다 몸이 안 좋아 보일 땐 포션을 마시게 했다.
단지 정신력이 부족해 뒤처진 자들은 직접 그들의 등을 밀어주었다.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하면 쉴 수 있다. 뛰고 있는 동료들이 안 보이는가!”
“예, 알겠습니다!”
런스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고도 민혁은 뒤처지는 자들을 이끌어주고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뭐지? 왜 몸이 좀 더 가볍지?’
‘처음 뛸 때보다 덜 힘들어진 느낌이다.’
아테네의 모든 인간은 현실과 다르게 스텟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본래 근육이란 것은 극한까지 몰아붙인 상태에서 더 극한까지 올라서야 비로소 찢어진다.
그리고 그 찢어진 근육에 ‘휴식’을 더하면 근성장을 이루어낸다.
그러나 그를 철저히 무시하는 아테네의 스텟상승.
그들은 힘, 민첩, 체력 등이 사흘 동안 자그마치 20 가까이씩 상승했다.
그들은 가이아 대륙에서 제일가는 군대다.
그런 그들은 더 이상 스텟을 올리기 힘들어졌다.
고레벨 유저가 더 이상 반복 행동으로 스텟을 올리기 힘들어진 경우와 같다.
그러나 정신적 한계를 극한까지 몰아붙이고 근육이 끊임없이 찢어지며 일어난 현상이다.
런스가 가장 먼저 백 바퀴를 채워냈다.
그다음으로 하나둘 군사들이 들어왔다.
수만 명의 군사들이 오자마자 널브러져 숨을 헐떡였다.
거대한 성취감을 그들은 만끽했다.
그러나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민혁은 계속 보이지 않았다.
“지휘관님은 어디 가셨지?”
그들은 한참 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약 두 시간이 흘렀을까.
민혁이 한 군사를 부축하며 함께 하산했다.
“이 녀석이 마지막이군.”
분명 민혁도 쉬고 싶을 텐데, 마지막 한 명의 병사까지 챙겨 데려온 거다.
그들은 작게 긴장했다.
자신보다 늦거나, 누군가 뒤처지거나, 낙오되거나 하면 몇 바퀴 추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혁은 딱히 그러진 않았다.
“고생했다.”
자신들은 충분히 쉬었다. 반대로 민혁은 쉴 법한데 자신들을 둘러봤다.
“기립.”
척-!
척-!
척-!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기립’이란 말에 번쩍 일어섰다.
왜인지는 모른다. 그저 몸이 반응했다.
“아직도 내가 만만해 보이나?”
“…….”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그저 아까와 전혀 다르게,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령관을 보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들은 깨달았다.
“이제 내 훈련에 진심으로 임할 수 있겠나?”
아레스에게 길러져 왔던 자신들.
거침없는 들개 같았던 자신들이 ‘아레스’ 말고 또 다른 한 사내를 존경하게 되었음을 말이다.
“예!!”
그때, 런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쉬고 싶지 않으셨습니까? 왜 쉬지 않으신 겁니까?”
너무도 간단한 질문에 민혁은 황당하단 웃음을 지었다.
“내가 이끄는 군대에 낙오자가 발생했는데 방관하는 지휘관이 어딨단 말이냐.”
민혁의 말엔 모순이 있었다.
지휘관은 100명 중 한 명의 낙오자가 있으면, 버리거나 방관한다.
함께 왕복 100바퀴를 뛰어주지 않는다.
그랬기에 런스가 말했다.
“앞으로 민혁 지휘관님의 명을 어기는 자는 제가 직접 벌하겠습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훈련이라면 지옥불 속에라도 들어가겠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위해 목숨마저 바쳐 훈련에 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