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44
밥만 먹고 레벨업 1345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버지는 제우스고, 어머니는 헤라이다.
헤파이스토스와 같았다.
아주 어린 시절의 아레스는 어떤 날.
너무 바쁜 데다 여색을 밝히시는 아버지의 관심을 받고 싶어, 헤파이스토스를 비롯한 어린 신들을 두들겨 팬 적이 있다.
그때 아레스는 흔하디흔한 인간들처럼 아비에게 혼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제우스는 말했다.
-넌 내 자식이다. 아레스. 겨우 그깟 일 가지고 널 혼낼 생각 따윈 없단다.
아레스는 의아했다. 보통의 아버지라면 자신을 혼내게 마련이다.
물론 아레스에게 맞은 아이들이 먼저 아레스에게 시비를 걸어오고 도발했다면, 제우스의 반응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나 실정은 아레스가 먼저 시작했다.
아레스가 폭력을 행사한 일에 대해서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또 어머니 헤라에게도 갔다.
분명 자신이 팬 이들 중엔 헤파이스토스도 있던바.
-제가 헤파이스토스를 때렸습니다. 동생을 때렸으니…….
-동생? 그딴 괴물은 너와 종자가 다르단다. 동생이라고 부르지도 말거라.
어머니 역시 보통의 부모와는 달랐다.
마치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리 말하는 것 같았다.
‘너의 아버지가 제우스이고 어머니가 헤라이기에 무엇을 해도 괜찮다.’
‘굴복할 필요 없다. 예의 있을 필요 없다.’
‘잔인해도 상관없으며 미치광이여도 괜찮다.’
‘넌 올림푸스 최고신들의 자식이니까.’
‘또 헤파이스토스처럼 모자라지도 않은 자이니까!’
그때부터였다.
아레스에게 모든 인간은 도구였고 자신보다 한참 덜 떨어진 신도 한낱 개처럼 기르려 했다.
왜?
내 아버지는 제우스이고 어머니는 헤라이며 나는 전쟁의 신이니까.
그가 헤파이스토스를 때릴 때 그 누구도 자신을 꾸짖지 않았다.
되레 당연하다며 크게 호응해 줬다.
헤파이스토스가 사랑하던 여인을 빼앗고 신들 사이에서 자랑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헤파이스토스에게 사랑이 어울리기나 합니까?
-그 여인은 행복하겠군요. 자그마치 전쟁의 신 아레스 님께서 안아주었으니.
아레스는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복종하는 군대를 만들고 싶어졌다.
세상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군대를!
수백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을 데려다가 육성하기 시작했다.
훈련 도중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왜? 나로부터 키워지는 영광스러움 속에서 죽어간 자들이고, 애초에 내가 그들의 목숨까지 신경 쓸 필욘 없으니까.
정말이지 많은 이들이 죽었다.
그 수백만 명 중에 1%만이 남았다.
그 1%를 세상이 찬사했다.
-역시 내 아들이 일군 군대답구나.
99%의 희생을 아버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역시 내 아들. 전쟁의 신 아레스.
어머니는 우아하게 웃으시며 그저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셨다.
난 정말 잘했구나.
난 정말 멋진 이구나.
X발 난 뭘 해도 되는구나!
아레스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자신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 어둡고 습한 감옥에 갇혀 백일을 넘게 있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비슷한 훈련을 한 적도 있었지?’
재밌는 기억이다.
아니, 자신에게만 재밌던 기억이다.
수백만 명을 작은 독방에 한 명씩 가두고 정신수양을 시킨다며 수백 일을 버티게 했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아우성쳤고 그 아우성 속에서 자신은 낄낄대며 웃었다.
‘나만 즐거웠다.’
자신이 겪어보니 불현듯 스쳤다.
하지만 애써 무시했다.
왜?
나는 그래도 되니까!
난 전쟁의 신이니까.
그런데 간수가 말했다.
내가 공들여 키운 자들이 민혁이란 새끼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단다.
지상으로 내려갔다.
은신해 그들을 쫓았다.
민혁은 자신과 전혀 다르게 그들을 이끌었다.
살이 파이는 채찍질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말 한마디, 믿음 몇 번으로 그들을 이끌었다.
그런데 어째서인가.
‘왜 나랑 있을 때보다 즐거워하는가?’
‘왜 나랑 있을 때보다 더 강해지는가!’
‘왜 나랑 있을 때보다 두려워하지 않는가!’
그들과 민혁이 티탄신의 대지에서 사선을 넘으며 하는 대화를 들었다.
-아레스는 악마였습니다.
-죽어가는 훈련병들을 보며 하품을 했습니다.
-아레스는 말했습니다. 너희는 내가 키운 자들이기에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 살인, 강도. 그 무엇을 해도 괜찮을 거다 라고 말했습니다.
깨달았다.
나는 내 아비와 다르지 않구나.
나는 내 어미와 다르지 않구나.
근데 그게 뭐?
그 아비, 어미에 그 자식이 나온 건데 뭐?
그렇게 생각하며 넘겼다.
그런데 일그러진 티탄신이란 놈이 내가 키운 내 도구, 내 X새끼들을 죽이려 했다.
그는 기분이 이상했다.
말 그대로 더러웠다. 자신들을 죽일 거라며 두려워하는 군대를 보면서도 그랬고, 그 군대를 죽이려는 일그러진 티탄신을 보면서도 그랬다.
난 미친놈이다.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미친 짓을 한다.
푸우우우우우우욱-!
“누가 내 허락도 없이 내 군대 손대래.”
사실 그들의 이야기를 외면했지만 은연중에 이런 생각을 했다.
‘굳이 내 손으로 그들을 죽여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감옥에서 힘들었던 것. 그것의 수만 배나 더 고통스러웠을 그들을.’
‘놔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감췄던 본심이 그들의 위기 속에서 꿈틀거린다.
푸우욱-
일그러진 티탄신을 관통한 창을 뽑아낸다.
그다음 미친 듯이 찔러댔다.
푹푹푹푹푹푹푹-!
“누가! 내 허락도 없이 내 군대를 죽이려 하라 했나!!!”
그것은 광기(狂氣)다.
“저들은 나의 군대. 내가 키운 군대로다! 저들을 죽일 수 있는 건 나뿐이요! 저들을 살릴 수 있는 것도 나뿐이다!”
푸푸푸푸푸푸푸푹-
“크하아아아아아아아악!”
일그러진 티탄신의 하락하지 않을 것 같은 HP가 크게 하락한다.
나는 미친 새끼다.
무엇을 할지 종잡을 수 없는 그런 새끼다.
그렇기에 오늘도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할 뿐이다.
“뭐 해, 이 새끼야! 공격해!”
민혁을 향해 소리쳤다.
전쟁의 신 아레스라 불리는 자신조차 이놈을 혼자 상대하긴 버겁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민혁이 합류한다.
그리고 놀란 표정을 짓는 군사들을 바라본다.
그때.
[뭐 하는 짓이냐, 감옥을 마음대로 탈옥한 것도 모자라 일그러진 티탄신을 죽이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아레스. 당장 멈추지 않으면 더 큰 중형에 처하겠다.]아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레스는 눈치채고 있었다.
자신이 탈옥했어도 자신이 아이들을 이유 없이 두들겨 팬 것처럼 아비 제우스는 알면서도 넘어가 줄 것이란 것을.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금 이 행위는 그의 뜻에 반한다.
정말 감옥에 영원히 갇힐 수도 있다.
근데 뭐?
[싫습니다. 모르셨습니까?] [저 미친 새끼입니다만?]“뭣들 하느냐!”
민혁이 합류하고 있음에도 쉽지 않다.
놈의 눈이 떠지게 둬선 안 된다.
HP를 최대한 빠르게 하락시켜 모든 눈을 뜨기 전에 죽여야 했다.
아레스의 시선에 군사들이 움찔했다.
그러나 아레스와 그들은 민혁보다 더 오랜 시간 합을 맞춰왔던바.
[보십쇼. 이것이 제가 일군 군대입니다.]“첫 번째 장을 펼쳐라!”
아레스와 함께 수만 번을 더 펼쳤던 그 힘.
거침없는 훈련 속에서 만들어진 그 힘들.
“예!”
“예!”
[전쟁의 신이 전쟁터를 지배합니다.] [그의 군대가 평소보다 더 뛰어난 힘을 발휘합니다.]그의 지배, 그의 힘 아래.
모든 무기를 땅에 내려놓고 그들이 하늘로 손을 뻗었다.
아레스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빛의 창이 그들의 손에 한 자루씩 쥐어진다.
그 창을 있는 힘을 다해 뒤로 끌었다.
아레스의 군대가 몇 배는 더 강한 적을 만났을 때, 그 적을 해치우기 위해 만들어낸 힘.
그들이 힘껏 창을 내던졌다.
하늘로 쏘아진 그 창들이 중심의 창으로 모이고 모여 합쳐진다.
산마저 꿰뚫을 크기의 거대한 창.
수만 명의 힘이 아레스의 힘의 지배에 따라 하나로 합쳐져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공격기가 된다.
[추가 공격력 53,316%의 힘으로 적을 관통합니다.]쿠화아아아아아아악!
솟구치는 창이 일그러진 티탄신을 관통한다.
HP가 25% 가까이 남았던 일그러진 티탄신.
몸에 있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던 놈의 몸이 관통당했다.
[HP가 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그러나 놈이 죽지 않았다.
관통하고 쏘아진 창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번쩍-
그때 일그러진 티탄신의 모든 눈이 번쩍 뜨였다.
[티탄신의 격……!]하지만 아레스의 명령이 더 빨랐다.
“역수!”
역수.
창을 던지는 자세를 취했던 아레스의 군대 전원이 0.1초의 간격 없이 동시에 팔을 끌어내렸다.
파아아아앗-!
솟구쳤던 빛의 창이 궤도를 바꿔 역수로 떨어지며 이번엔 일그러진 티탄신의 머리통을 관통했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악-!
머리통이 관통당한 일그러진 티탄신.
일그러진 티탄신은 민혁조차 생채기를 내기 힘든 존재다.
그 대신에 녀석은 재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머리가 터져 나간 일그러진 티탄신의 몸에 균열이 일어난다.
그 균열이 유리창처럼 깨져 나가며 흩어져나갔다.
[일그러진 티탄신을 사냥하셨습니다.]민혁이 그 알림에 넋이 나가 버렸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란 생각이 든다.
아레스가 민혁을 보며 말했다.
“난 저딴 놈한테서 나온 거 필요 없다. 너 가져라.”
아레스는 황홀경에 차올랐다.
그가 우아하게 양팔을 펼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우스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보셨습니까? 이게 내가 키운 군대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아레스.]제우스의 목소리가 사납다.
그러나 아레스는 웃었다.
“캬, 캬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미친놈이다. 다음엔 또 어떤 미친 짓을 벌일지 모른다.
아레스가 땅에 내려섰다.
그의 시선과 마주한 군대가 모두 움츠러들었다.
“키햐하하하하하!”
그런 그들을 보면서도 아레스는 미친 듯이 웃었다.
그렇게 웃으며 아레스는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을 예상하고 있던바.
[전쟁의 신 아레스가 당신께 자신의 보물창고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군사들의 숫자에 맞춘 만큼의 방어구를 비롯한 무기, 아티팩트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민혁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야, 키킥, 거기 가면 갑옷이랑 검이랑 많거든? 쟤네 줘.”
그때.
[올림푸스 신들이 회의 끝에, 아레스의 올림푸스 신으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박탈시킵니다.]“킥?”
[제우스가 아레스를 이감시키기로 결정합니다.] [아레스는 올림푸스의 감옥 중 가장 끔찍한 형벌을 받는 죄수들만이 가는 통곡의 감옥으로 이감될 것입니다.]하늘에서 떨어진 황금색 족쇄가 아레스의 양손을 속박한다.
[아레스의 형량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통곡의 감옥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거대한 문이 열렸다.
블랙홀처럼 검은 기운이 휘몰아치는 그 안에서 죄수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꺄아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아아악!”
“그마아아아안!”
미친 듯이 웃던 아레스가 자신을 바라보는 군대와 시선을 맞춘다.
누군가는 여전히 경멸하는 눈빛이었고.
누군가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아레스는 그런 그들을 보다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전쟁의 신의 축복.] [모든 군에게 전쟁의 신의 힘이 깃듭니다.] [모든 스텟 6%가 상승합니다.] [모든 공격력과 방어력이 2%씩 상승합니다.]뚜벅뚜벅-
“크하하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는 아레스가 계속 걸어갔다.
그 웃음소리와 전혀 다른 알림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전쟁의 신의 자애.] [모든 군에 신의 자애가 깃듭니다.] [그들의 나빴던 기억이 흐릿해지며 끔찍했던 기억도 사라집니다.]“크흐흐흐흐흐!”
뚜벅뚜벅
마침내 전쟁의 신 아레스가 통곡의 감옥 앞에 섰다.
감옥에 막 한 걸음을 내딛으려던 그가, 문득 자신의 군대였던 자들을 돌아봤다.
여전히 복잡한 표정을 짓는 그들을 바라보며, 아레스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피식-
“미안했다.”
아레스가 통곡의 감옥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