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48
밥만 먹고 레벨업 1349화
신들의 땅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야기 들었나? 1주일 후에 요리의 신님과 의지의 신님의 자격 박탈에 대해 투표한다던데?”
“물론 들었네. 한데 두 분께선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키신 분들이지 않은가? 그런데 어째서지?”
그 말을 듣던 이가 말했다.
“솔직히 난 의지의 신과 요리의 신이 왜 절대신의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네. 두 분이 다른 신들처럼 뛰어난가? 하면 난 아닌 것 같단 말이지.”
“흐음, 자네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군.”
소문은 빠르게 번져 나갔다.
평범한 천민들 사이에서 퍼져 나간 이 이야기는 금세 신들 사이로 퍼졌다.
“당연한 일 아닐까? 내가 요리의 신이나 의지의 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그 두 신이 왜 절대신인지 나도 계속 의문이었거든.”
“자네는 두 신의 자격 박탈에 관하여 찬성할 건가, 반대할 건가?”
“난 찬성일세. 신들의 땅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나와 좀 뜻이 다르군. 난 반대일세. 그래도 이제까지 두 분은 훌륭히 절대신으로서 자리를 지키시지 않으셨나.”
“고작 자리를 지켰다는 걸로 그 자리에 있는 건 모순이 아닌가?”
“으음…….”
요리의 신과 의지의 신의 자격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었다.
처음 50:50 정도로 균형을 유지하는가 싶던 때, 레이커의 파벌들이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군신께선 모든 군대를 이끌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네.”
“심판의 신께선 이 신들의 땅 전체에 합법한 규율을 적용시켜 범죄율을 줄이고 계시지.”
“또 이젠 기둥이 되셨으나 죽음의 신께선 그 지옥 전체를 관장하는 역할을 하셨고.”
“그런데 두 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요리의 신의 요리가 우리의 배를 불리는 것도 아니고, 의지의 신님의 힘은 ‘노력과 의지’라는 것을 가진 자들에게만 힘을 발하게 마련일세. 반대로 지략의 신인 레이커 님이 절대신이 된다면 어떨 거 같나?”
“끊임없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시기 위해 노력하실 걸세.”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군. 어쩌면 자네 말처럼 새로운 개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빠른 속도로 찬성에 표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다.
그 중심에 레이커가 있었다.
* * *
박 팀장과 이민화의 시선이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다.
모니터 속엔 요리의 신, 의지의 신과 함께 있는 민혁이 있었다.
“민혁이 요리의 신을 돕는다라.”
민혁은 훌륭한 보조가 되어줄 거다. 탁월한 선택이다.
“요리의 신과 의지의 신이 해당 자리를 박탈당한다면 꽤 많은 일이 생기겠죠?”
“그러겠지.”
신들의 땅 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니, 스토리팀도 그에 걸맞게 움직여야 할 것이었다.
그만큼 절대신들은 아테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교롭게도, 민혁이 5년에 한 번 절대신들의 스킬을 받을 수 있는 때에 이런 일이 벌어지네.”
민혁은 절대신을 지정하여 한 가지 스킬을 요구할 수 있다.
“어떤 스킬을 주느냐는 순전히 절대신들의 마음대로인데.”
최하급을 줄 수도, 최상급의 스킬을 줄 수도 있었다.
“민혁이 얻기 가장 적합해 보이는 힘을 가진 자가 의지의 신이지.”
“맞습니다.”
물론 민혁이 의지의 신을 지목하고 의지의 신이 그것을 민혁에게 줬을 때의 이야기이긴 하다.
절대신들마다 자신을 대표하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이민화와 박 팀장의 주관적 의견으론 의지의 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 민혁에게 가장 적합해 보인다.
“물론 이것도 요리의 신이 기존의 요리를 넘었을 때의 이야기겠지.”
박 팀장과 이민화가 계속 모니터를 주시했다.
* * *
요리의 신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요리를 확인한 민혁이 두 신과 함께 신들의 땅의 중앙광장으로 향했다.
걷는 동안 민혁은 따가운 눈초리와 숙덕거림을 들었다.
‘벌써 소문났다고?’
레이커의 짓이 분명하다. 하지만 예상했던 일이다.
설령 레이커가 바람잡이를 이용해 빠르게 소문을 키웠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이렇게 될 일이었다.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두 신이 무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민혁은 자신이 발언했던 그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두 신은 꼭 필요한 존재다.
의지의 신은 인간들과 가장 가까운 신이고, 요리의 신은 영구적 요리를 만들어낸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그것이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함께 중앙광장 앞에 도착했다.
천민들이 절대신들의 등장에 예의를 차린다.
그런 그들을 물리며 알레네가 말했다.
“가지고 있는 신등급 재료는 총 7,685개야.”
“……와.”
순간 말문을 잃었다. 그러나 그녀가 ‘요리의 신’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일 거다.
“의지의 신께선 어떻게 도와주실 수 있나요?”
의지의 신은 평범하게 생긴, 흔하디흔한 인상의 사내다.
하지만 민혁이 노력할 때, 슬쩍 얼굴을 비치며 스킬 ‘신의 의지’를 각성시킨 의지의 신의 첫인상은 아주 강렬하다.
신이 나의 노력에 응했다는 것은 그만큼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
“특별한 힘은 아닌데…….”
의지의 신이 자신 없는 목소리를 뱉어냈다.
“어떤 힘인데요?”
“무한한 의지와 노력, 용기라는 스킬이 있다.”
“공유 가능할까요?”
의지의 신이 수락했다.
(무한한 의지와 노력, 용기)
등급: 절대신.
액티브 스킬
레벨: 없음.
사용 시 페널티: 없음
효과:
⦁무한한 의지와 노력을 발할 수 있는 힘에 빠져듭니다.
⦁육체는 이곳에 남아 있으나 꿈속에서 무한한 의지와 노력의 힘을 빌려 무언가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꿈속에서 7일, 150일, 300일, 1,000일이 지났다 한들 현실에선 7일만 지났을 것입니다.
⦁반복적인 행동이 10분 이상 중단될 시 스킬이 해지됩니다.
⦁계속 무한한 의지와 노력을 발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됩니다.
⦁의지의 신이 지정한 자들은 지치지 않으며 어떠한 반복적인 행동을 한 피해량이 100%로 회복됩니다.
⦁의지의 신이 지정한 자들은 반복되는 행동에 따른 정신적 피해가 계속 회복됩니다.
⦁가장 중요한 대상자 한 명을 선정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대상자. 조력자, 스킬을 발동한 장본인의 무한에 가까운 의지와 노력이 마지막에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얼마만큼 노력과 의지를 보이는가에 따라 그 결실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당신들을 보호하는 보호막이 처져 있습니다.
⦁외부에선 당신들의 머리 위로 반복한 날짜가 보일 것입니다.
두루뭉술한 편이다.
노력과 의지를 보이면 얼만큼의 힘을 주겠다란 것도 아니고,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되어 있다.
민혁이 이에 대해 물으려 했지만 의지의 신이 고개를 저었다.
“난 의지의 신이야. 의지와 노력 없이 보상부터 보는 자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
“요리의 신이 주력이니, 우리는 그 곁에서 함께 노력과 의지를 보이라는 건가요?”
“맞아.”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
“이거 사용해 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 없어.”
민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굳이 그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이걸 적용해 볼 대상이 없던 거다.’
의지의 신은 노력과 의지를 관장하는 신이다.
그 신은 그저 그것의 상징체일까?
아니다. 그는 민혁을 뛰어넘는 노력 천재일 확률이 매우 높다.
민혁도 유저들이 인정하는 노력꾼이다.
의지의 신도 최소 민혁만큼은 해낼 거라는 것.
그렇기에 이걸 발동해 본 게 처음임이 당연하다.
함께할 대상이 있을 리 없었을 테니.
[무한한 의지와 노력, 용기가 발동됩니다.] [의지의 신이 지정한 자들이 함께 꿈속에 빠져듭니다. 지정한 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힘을 발할 것입니다.]꿈속 공간으로 바로 넘어왔다.
놀랍게도 꿈속 공간 안엔 멋들어진 주방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각자 할 것을 반복하면 된다.”
그 말을 끝낸 의지의 신이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어떠한 것을 반복하는 절정에 이른 신!
그가 반복하는 것이 무엇일지 민혁과 요리의 신은 궁금했다.
탁, 탁, 탁, 탁-
“……아니, 그건 도대체 어디서 난 거예요?”
이윽고 의지의 신이 꺼낸 건 목탁이었다.
“이방인들이 들고 다니던데? 반복하기 좋아 보이더라고.”
108배를 10,800배로 하실 수 있을 것 같은 발언이었다.
요리의 신이 요리를 시작한다.
민혁도 그 옆에서 함께 요리한다.
굳이 같이 요리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민혁은 한 가지 걱정되었다.
요리의 신은 민혁, 의지의 신과 다르다.
자신들처럼 미친 듯이 반복하는 일을 하는 신이 아니란 것.
이 반복이란 셋 중 누군가라도 먼저 깨지면 꿈이 종료된다.
탁, 탁, 탁-
하지만 민혁은 기우임을 깨달았다.
꿈속에서 10일이 지났다.
[반복적 행동에 따른 정신적 피로감과 육체적 피로감이 모두 회복됩니다.]20일이 지났다.
[반복적 행동에 따른 정신적 피로감과 육체적 피로감이 모두 회복됩니다.]50일이 지났다.
[반복적 행동에 따른 정신적 피로감과 육체적 피로감이 모두 회복됩니다.]탁, 탁, 탁-
목탁은 계속 두들겨졌고.
탁탁탁탁-
식칼은 계속 멈추지 않았으며.
치이이이이익-
프라이팬은 계속 요리를 볶아내고 있었다.
민혁은 알레네가 자신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것에 놀랐다.
‘이곳에서 가장 증명하고 싶은 사람은 어쩌면 그녀가 아닐까.’
또 목탁을 두들기는 의지의 신도 보았다.
‘그가 먼저 중앙광장에 오자고 제안했지? 그도 증명하고 싶은 걸 거야.’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흘러갔다.
* * *
신들의 땅의 중앙광장.
천민 론스는 증명하겠다며 꿈속에 빠져든 요리의 신과 의지의 신, 군신을 바라봤다.
그들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세상의 모든 건 타고나는 거다.’
부자는 날 때부터 부자인 경우가 많았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자들도 마찬가지다.
론스는 남들보다 더 노력해 왔다 자부한다.
현재 병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기사가 되길 꿈꾸며 남들보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이에게 패해 얼마 전 기사 승급에서 떨어졌다.
세상이 원망스럽다.
‘의지의 신?’
그딴 신은 이 세상에 없어야 하는 것이 맞다.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듯했다.
“쯧, 남들보다 다섯 배 노력하면 뭐 해? 물고 태어난 놈들을 따라갈 수 없는데.”
“차라리 유전의 신이셨다면 달랐을 텐데? 하하!”
그런 수만 명의 사람들이 중앙광장을 보며 비웃는다.
‘요리의 신님도 그래.’
지금 아무리 노력해 봤자 물고 태어난 절대신들을 이길 수 없다.
한계를 뛰어넘는 요리? 모든 생명체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론스는 곧 있을 투표에서 무조건 자격 박탈을 찬성하는 표에 던질 생각이다.
그때.
“크흐흐흐흐, 미치겠군. 절대신들이나 되어서 사람들 보란 듯이 이러고 있다고?”
레이커가 그들을 비웃었다.
그도 자신과 같은 생각이었던 거다.
“애초에 될 거였다면 진작 되었겠지.”
명백한 사실이다. 론스는 더 이상 볼 가치도 없었기에 가차 없이 몸을 돌렸다.
* * *
론스는 그날 이후로 며칠간 병사들과 외지로 훈련을 다녀왔다.
훈련을 다녀왔다가 중앙광장 근처에 이른 론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미쳤어…….”
“이게 가능한 거야?”
“아니, 어떻게 이런…….”
수십만의 천민들과 신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 앞엔 레이커도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이건 불가능해! 조작한 거다. 신과 인간의 지성은 결국 같을진대 어떻게…… 허업!”
레이커가 자신도 모르게 뱉어낸 말에 입을 틀어막았다.
론스가 사람들 틈을 헤치며 그 앞에 섰다.
그들의 머리 위엔 지나갈 그들이 10분 이상 쉬지 않고 반복한 날짜만이 보인다.
[114일째 반복 중입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진다.
그들이 말한다.
“난 의지의 신님을 박탈시키는 걸 반대하겠어.”
“나도.”
“나 역시.”
“그는 지금 몸소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세상엔 불가능이라는 게 없는 걸지도 모른다며.”
그를 보는 론스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노력과 의지만으로 되지 않던 것이 아니었다.
남들보다 4배 더 노력해서 안 된다면.
‘10배를 노력해야 했던 거다.’
‘10배 노력해도 안 된다면 30배를 노력해야 했던 거다.’
어쩌면 우린 ‘할 수 없다’라 스스로 정해놓고 비난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론스의 온몸을 뜨거운 전율이 휘감는다.
‘우리가 노력할 때 의지의 신께서 응답하지 않으셨던 건 그 의지와 노력이 부족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