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11
밥만 먹고 레벨업 외전 21화
민혁은 회장님들과 신들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었다.
듣다 보니 회장님들께서 해주신 말이 떠올랐다.
-민혁아, 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느냐?
-뭔데요?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거란다.
민혁은 회장님들에 대해서 잘 안다.
‘지금 밑밥까신거지?’
어떠한 이들이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민혁에게 말해, 자신들이 민혁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판을 짰다.
실제로 알림이 성가셨을 수도 있었으나 그들은 이용한 거다.
‘노인들은 아무것도 모르기에 목소리만 높인다.’
이렇게 보이게 유도한 거다.
‘서대륙의 주인’임을 알았어도 ‘서대륙의 주인 장’이라 부름으로써 이 판을 만들었다.
결과는 어떤가?
그들은 ‘전직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
[전직 퀘스트: 궁신의 길이 완료됩니다.] [신 클래스. 궁신의 후예로 전직하셨습니다.] [전직 퀘스트: 사기꾼의 신의 길이 완료됩니다.] [신 클래스. 사기꾼의 신의 후예로 전직하셨습니다.]회장들이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억울해 죽겠군……’
‘어찌 이런……’
‘우리가 저 노인들에게 놀아나다니.’
신들도 자신들이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보이스피싱이라 부른 것도,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오라고 말한 것도 모두 의도된 거다.
민혁은 중요한 사실을 간파했다.
‘후예는 결국 신에게 의존해야 한다.’
신과 사이가 틀어져서 좋을 건 없다.
지금은 회장들에게 이득이라 할지 몰라도 나중이 되면 모른다.
적당한 조율선을 찾아야 한다.
“회장님들께서 연세가 있으셔서 알림에 미숙해서 벌어진 일이다.”
신들은 그들이 이미 미숙하지 않았음을 눈치채고 있다.
“회장님들, 죄송한 말이지만 신들이 제시하는 어 떤 것 하나를 해내시는 게 어떨까요.”
민혁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들과 사이가 나빠서 좋을 건 없으니까요.”
민혁이 신들을 봤다.
“그대들이 임무를 하나 내리지, 그 임무를 만약 완수해 내면 진정한 후예로 인정해 주는 거야.”
“흠, 나쁘지 않군요.”
궁신이 납득했다.
전직 퀘스트는 과연 그들에게 신이 될 자격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이 생략되었으니 진짜 궁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할 자가 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회장님들이 아테네 시스템에 고분고분 임하도록 만들 방편도 필요해.’
“그 조건으로 뭐 하나씩 걸도록 해.”
신들이 웃었다.
가장 어려운 시험을 준비할 거다.
“해내면 그대들이 쓰기 적합한 무기를 주지. 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무기도 함께 강해지는. 신 등급 활 이랄까.”
궁신은 자신이 착용한 활과 버금가는 라에스타의 활을 걸었다.
다른 신들도 이와 같은 뛰어난 무기들을 걸었다.
‘그들이 해내지 못할 임무를 주는 거다.’
이미 신들은 마음이 완전히 상해 버렸다.
“그 임무에서 실패하면 자격이 박탈된다는 점도 고분고분 인정해 주시게들.”
“허허, 그러지.”
“뭐, 그러도록 하지.”
[직업 퀘스트: 자격인정이 생성됩니다.]모든 회장들에게 알림이 울렸다.
임무를 진행하기 위해 회장들이 신들과 함께 뿔뿔이 흩어졌다.
모두가 흩어지고 그 자리에 국회의원 만득과 헤이즈만이 남았다.
“자넨, 내게 임무 안 주나?”
“예, 딱히 드릴 임무는 없어요. 그냥 할아버지 곁에서 졸졸 따라다니겠습니다.”
“그러든가.”
사기꾼의 신의 진짜 이름은 ‘헌신의 신’이다.
사기꾼이기만 하다면 결국 국회의원 만득은 후예 자리를 박탈당할 거다.
* * *
(주)즐거움.
회의실이 시끄럽다.
“신들이 내건 보상이 너무 뛰어납니다. 라에스타의 활이라니. 레벨에 따라 성장하는 아티팩트라고는 하지만, 저 활은 3대 궁신이 들었던 활이지 않습니 까.”
“신의 사수도 빛의 소총을 보상으로 제안받았군 요. 저 소총도 너무 뛰어나요.”
“밸런스 붕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 팀장이 쓴웃음을 지었다.
“문제는 저들이 스스로 이루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밸런스 붕괴를 막을 방도가 없다는 거군요.”
저들은 현질을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무언가를 이용하지도 않았다.
그저 회장들이 너무 뛰어난 거다.
“천외제국이 엄청난 인재들을 얻었습니다.”
물론 지켜봐야 한다.
한 팀장은 이리 말했다.
“신들이 저렇게 좋은 보상을 제시한 이유는 회장들의 자격을 박탈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리턴.”
난이도가 높을수록 보상은 높아진다.
“회장들이 해내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보상받지 못할 것 같은데, 크게 신경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많은 이들이 동감한다.
김대일 부장이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국회의원 만득은 특별한 임무를 받지도 보상을 제안받지도 않았군요. 헌신의 신의 자리는 어렵죠. 사기꾼의 신이 된다고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헌신의 신이 될 방법은 하나다.
헤이즈의 승인이다.
사기꾼의 신은 사실 몇 명이나 존재해 왔다.
하지만 헤이즈처럼 헌신의 신의 이름을 걸지 못하고 박탈당했다.
“헤이즈는 헌신하지 않고 스스로의 배만 채우는 사기꾼들을 용납하지 못했으니까.”
또 다른 임원 한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이셨던 만득 님은 거짓된 공약만 내세우셨던 분이니 헌신의 신이 될 수 없겠네 요. 정치인들이란……”
임원이 말을 마치지 못하고 놀란 얼굴을 했다.
그러고 보면 강태훈 대표와 만득은 친분이 두터웠다.
“뭐,괜찮네. 그리 생각할수 있지.”
피식.
강태훈은 웃음 지었다.
“그거 아는가? 난 친구를 굉장히 가려서 사귄다네.”
회의실 모두가 동의했다.
강태훈이 어울리는 모든 이들은 그 어떤 구설수에도 오른적 없다.
“만득이 형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일세.”
강태훈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 * *
헤이즈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득은 이 영지를 꼼꼼히 살펴봤다.
“다 점검했구만.”
무엇을 점검했단 걸까?
만득은 영주성 쪽으로 걸음 했다.
병사들은 만득을 알아봤다. 만득은 한 사내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영지 관리인이었다.
“다, 당신은……?”
관리인은 만득을 알아봤다. 악덕 영주를 끌어내린 노인 중 한 명!
“자, 이거 받으시게.”
만득은 자신이 아테네를 하면서 얻었던 모든 재화를 관리인에게 건넸다.
“이게 뭡니까?”
관리인은 당혹스러웠다.
“서쪽 커다란 소나무 밑에 고아들이 모여 사는 판자촌이 있더군. 먹을 것을 사서 그들에게 나눠주게.”
“동쪽의 성벽이 낡아 곧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더군. 거기도 보수하고.”
“……?”
관리인과 헤이즈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내 민혁 황제와 친하니 빼돌리면 자네 목을 칠 거야.”
엄포를 놓은 국회의원 만득이 뒷짐을 지고 걸어갔다.
“다시 개털이 되었군.”
헤이즈는 미간을 찌푸렸다.
“좀 이해되지 않네요. 그 정도 돈이면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요.”
“껄껄, 다 죽어가는 노인네. 욕심부려서 뭐 혀~ 다 뿌리고 가는 거지.”
헤이즈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다.
“자네 말대로 내 성장에 큰 도움이 되겠지. 나를 위해 사용하면 분명 행복할 거야. 그런데 저 돈이면 천 명이 웃을 걸세.”
“ 예?”
“나 혼자 즐거울 돈으로 천 명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 무슨……?”
상식을 벗어나는 생각이다.
그래도 인간은 자기 혼자 즐거우면 그뿐 아닌가.
“내가 정치를 했는데, 이야기 좀 들어 볼란가?”
만득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선거에 출마했다.
“그건 내 첫 번째 공약이었어. 배가 고파 소나무 껍질을 뜯어먹는 국민들을 보며 내건 공약이었지.”
“어떤 공약이었죠?”
“모든 자가 배불리 먹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만득은 딱 거기까지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쉽지 않았다.
다른 국회의원들은 자신들 배를 채우기 바빴다. 국민들을 위해 법을 개정하려는 만득은 왕따가 되었다.
만득의 별명은 국회의원 홍길동이었다.
자신이 얻어낸 것을 다시 베풀었다.
하지만 결국 정치판을 떠났다.
그 썩은 판에서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기업을 운영하고, 회장이 되었고, 많은 돈을 거머 쥐었다.
그 돈으로 국가를 살렸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대한민국은 더 이상 배를 고파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지킨 유일한 공약이었지.”
모든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중 첫 번째로 내건 공약만이 지켜진 거다.
[헤이즈와의 친밀도가 MAX가 됩니다.]의아한 표정을 짓는 만득을 보며 헤이즈는 웃음 지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다.
아직 그의 레벨이 부족했고 그를 봐온 시간이 부족했으니까.
‘당신을 내 후예로 선택한 것.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헤이즈는 고작 하나의 공약만 지켜낸 노인과 앉아 하늘을 바라봤다.
* * *
아테네가 수만 명의 유저들을 토대로 조사했다.
‘당신은 어떠한 신 클래스를 가지고 싶나?’
당연 1 위로 군신이 뽑혔다.
모든 군대를 이끌며 신들의 땅에서 선봉에 서는 절대신
놀랍게도 2위는 신의 사수였다.
신의 사수는 지상에서 몇 번 힘을 보인 적 있다.
수백 미터 거리에서 소총을 당겨 단숨에 적의 머리통을 터뜨리는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괴물을 무서워하는 여인도, 아이들도. 또 육탄전과 거리가 먼 자들도.
한 발의 총알로 적을 사냥하는 신의 사수의 모습 에 많은 이들은 매료되었다.
그러나 닿을 수 없는 꿈이었다.
총은 다루기 어렵다.
활보다 쉬워 보일 순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았다.
또한 신의 사수 베라간의 문제도 있었다.
꽤 많은 이들이 신들에게 전직 퀘스트를 제안받은 후 실패했다.
그러나 신의 사수 베라간은 그 어떤 유저에게도 전직 퀘스트를 제안하지 않았다.
‘내 기준은 하늘 높은 줄 모르거든.’
베라간의 기준은 너무도 높았다.
그런 그가 신의 사수를 간택했다.
‘전직 시험을 보지도 않고 신의 사수를 얻는다고?’
자신의 기준에서 있어선 안 될 일이다.
노인이 미웠고 원망스러웠다.
베라간에겐 꿈이 있다.
그 어떤 신의 후예들보다 뛰어난 후예를 양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들의 꿈이라는 ‘군신의 다섯 장군’ 반열에 들고자 했다.
‘부도덕한 방법으로 신의 사수에 오른 자여.’
베라간이 회장 6, 박태수를 탐탁지 않게 바라봤다.
‘초대부터 내려져 온 시험을 제시해서 떨어뜨려야 겠지.’
모든 신의 사수들은 시험을 치렀다.
가장 뛰어났다던 신의 사수도 해내지 못했던 그 시험.
총구로 옆통수를 벅벅 긁어대는 이 노인에게 시켜 볼 생각이다.
“부락이 보이는가?”
박태수의 눈에 수백 마리가 넘는 오크들이 있는 부락이 보였다.
붉은머리 오크들.
레벨은 90으로 태수보다 높다.
“그대의 임무는 저 오크들 수백 마리를 혼자서 50% 소탕하는 것일세. 총 관련 모든 스킬과 스텟이 통제된 상태에서.”
오크들의 레벨은 신의 사수의 레벨에 따라 달라진다.
난이도가 맞춰지는 거다.
총 한 자루로 수백 마리의 오크를 잡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신의 사수께선 얼마나 사냥하셨습니까?”
“난 65%의 오크들을 소탕했다네, 전대 신의 사수께 극찬받았지.”
초대 신의 사수도 고작 80%밖에 소탕하지 못했었다.
회장 6. 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 쉽구먼.’
이미 한 중대를 전멸시킨 전적이 있는 회장 60|다.
‘그것도 총기류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놈들이었지.’
태수가 이를 드러내 웃었다.
“그럼 난 전멸시켜 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