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67
밥만 먹고 레벨업 167화
아테네에 다시 접속한 민혁은 달의 밀 퀘스트를 받고 흐뭇하게 웃었다.
‘맛있는 국수!’
현재 그의 좌측 상단에는 달의 밀 ‘0㎏/5㎏’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손재주 스텟 노가다를 하기 위해 활을 들고 있었다.
(심연의 활)
등급: 에픽
제한: 손재주 400, 민첩 300
내구도: 5,000/5,000
공격력: 126
⦁손재주 100개에 명중률, 치명타 확률, 치명타 공격력 10% 상승.
⦁민첩 13%
⦁엑티브 스킬 명궁의 궁술.
설명: 심연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과거의 명궁이 사용했던 활.
조개 골렘을 사냥하고 얻었던 아티팩트 중 하나였다.
딱 민혁에게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보면 공격력이 일반 아티팩트와 다르게 현저히 낮다.
그 이유는 활의 경우 활 자체 공격력과 화살의 공격력이 합산되기 때문이었다.
민혁은 발키리 왕국에서 이곳으로 오기 전 치명타 확률 10% 상승이 옵션으로 붙은 화살도 듬뿍 구매했다.
그리고 그는 발라카의 대검에서 잠시 엘레의 식칼을 장착 해제한 후에, 활에 장착시켰다.
그 이유는 하나다.
‘손재주 습득률×4배를 포기할 수 없지.’
그리고 현재 민혁은 루크토의 무덤으로 가는 길목에 있었다.
루크토의 무덤으로 가기 위해선 약 반나절 동안 나타나는 아울베어와 같은 몬스터들을 사냥해야 하는데, 그동안 달의 밀을 얻으며 국수도 해 먹으며 나아가면 괜찮을 것 같았다.
민혁은 곧이어 몬스터 한 마리를 마주할 수 있었다.
아울베어.
올빼미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곰이라고 할 수 있다.
크기는 약 2m다.
레벨 300의 몬스터였지만 실제론 330 몹 정도의 공격력을 가졌다 알려진다.
대신에 방어력이 꽤 떨어지는 편.
“크워어어어!”
민혁은 등 뒤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활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그 순간, 민혁의 눈에 보였다.
아울베어의 몸의 정중앙에 커다란 붉은 점이 나타났다.
그 붉은 점은 어린아이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쉬워 보였다.
민혁은 활시위를 퉁겼다.
쐐에에에엑!
빠른 속도로 날아간 화살이 단숨에 아울베어의 목을 꿰뚫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끄어어어어!”
아울베어가 목이 꽉 막힌 듯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헐?”
민혁 스스로도 놀랐다.
현재 심연의 활에 붙은 특수효과 때문임을 그는 알 수 있었다.
명중률, 치명타 확률, 치명타 데미지가 약 150%씩 상승한다.
본래 궁수들의 아티팩트에는 이처럼 손재주에 따른 치명타 확률과 같은 것이 늘어나는 게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심연의 활은 에픽 아티팩트답게 보통의 활들이 3~5%를 올려주는 데 반해 10%를 올려준다.
민혁의 활의 파괴력은 지금 가히 동급의 궁수 유저, 아니 그 이상이라고 봐도 될 것이었다.
그리고 민혁은 볼 수 있었다.
드랍된 달의 밀!
[2,031골드를 획득합니다.] [달의 밀 210g을 획득합니다.]“크!”
민혁은 감탄했다.
그렇게 민혁은 아울베어 사냥에 한참 열을 올렸다.
그리고 달의 밀 3㎏ 정도가 모였을 때 발키리 왕국에서 구매해 온 제면기를 이용해 국수 면을 준비했다.
“히야…….”
밀가루 반죽이 제면기에 들어가자 가늘고 기다랗게 면을 뽑아냈다.
그 면을 삶은 후에, 민혁은 미리 만들어뒀던 잔치국수 육수를 부었다.
그 위로 계란지단과 채 썬 애호박, 당근, 작게 썬 김치, 김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그릇에 담겨 모락모락 김을 피우는 잔치국수.
그 옆으로는 딱 먹기 좋게 붉은빛을 띠는 잘 익은 배추김치와 작게 썰린 깍두기가 있었다.
“잔치국수는 잘 익은 김치나 깍두기랑 곁들이면 끝장나지.”
민혁은 왼손으로 그릇을 받쳤다. 젓가락을 가져가 휘휘 저어준다.
그리고 한가득 면을 들어 올렸다.
꽤 많은 양이었다.
하지만 잔치국수는 입안 가득 넣어주면 최고이지 않던가.
“후루루루룹!”
그는 면을 단숨에 흡입했다. 육수가 배인 면이 입안을 즐겁게 해준다.
볼이 빵빵할 정도로 잔치국수를 가득 베어 문 그는 그 상태에서 잘 익은 김치 하나를 입에 넣었다.
아삭아삭-
고락의 항아리로 인해 정말 먹기 좋게 숙성된 배추김치.
매콤 새콤한 배추김치가 잔치국수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그 상태에서 그릇을 양손으로 받쳐 그릇 끝에 입술을 대고 ‘후! 후!’ 불어준 후에 단숨에 국물을 들이켠다.
“후루루룹, 허어. 좋다.”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그러다 다시 면을 입안 가득 넣고 이번엔 잘 익은 깍두기를 입에 넣고 씹는다.
아삭아삭-
깍두기의 씹는 식감과 보들보들한 면이 만났다.
“후루루루루룹!”
그렇게 달의 밀로 만든 잔치국수를 먹어치운 민혁.
그는 단숨에 3㎏으로 수십 그릇을 만들어 뚝딱 해치웠다.
“진짜 맛있었어.”
그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감돌았다.
하지만 곧 말했다.
“배, 배고프다……!”
국수는 배가 더 빨리 꺼지는 느낌.
물론 항상 배고픈 그였지만 말이다.
민혁은 계속 사냥하며 목적지인 루크토의 무덤을 향해 나아갔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그리고 민혁은 정체기가 왔던 손재주 스텟 획득 알림을 빈번하게 들을 수 있었다.
‘오……? 이건 생산직 능력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빨리 오르네? 마치 생산직 스킬 처음 배울 때 같아.’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웃었다.
* * *
“티, 팀장님. 민혁 유저가 다시 손재주 스텟을 빠르게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응?”
이민화의 말에 옆에서 다른 유저들을 모니터하고 있던 박 팀장이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활을 이용한 손재주 스텟 올리기라.”
활을 이용한 손재주 스텟 획득.
이는 무척 좋은 방법이었다.
특히나, 현재 민혁 유저의 경우 레벨이 높아짐으로써 손재주 스텟을 얻는 것에 정체기가 왔다.
그 정체기를 활을 사용해 푼다.
활 사용은 다른 공격 직업 중에서 유일하게 손재주 스텟을 필요로 한다.
손재주 스텟에 따라 공격력, 명중률 등이 달라지기도 하는 편이다.
또한, 활과 손재주 스텟 상승률에 숨겨진 사실 하나가 존재한다.
‘활을 사용하게 되면 손재주 스텟 상승률이 일정 손재주 스텟에 도달할 동안 더 빠르게 오르는 편이지.’
그 이유는 간단하다.
활은 ‘손재주’가 기반이 되는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실 검은 누구든 휘두를 수 있다.
도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활은 아니다.
명중률 때문에 활 자체는 굉장히 까다롭다.
또한, 활은 처음 시작했을 때, 누가 쏘냐에 따라 명중률 차이가 가장 큰 무기이기도 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일정 수준까지 도달할 때까지 손재주는 더 빠르게 오른다.
또한, 활을 이용해 올리는 손재주 스텟의 경우 레벨이 많이 올라간다고 해서 그 속도가 많이 낮아지는 편은 아니다.
헌데, 그 와중에 민혁 유저는 엘레의 식칼을 장착해 ×4배의 효과까지 보지 않는가?
“팀장님…….”
이민화가 박 팀장을 보며 말했다.
“손재주 스텟 2,000에 도달하면 그 기회를 얻지 않나요?”
박 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듀얼 클래스.”
* * *
또 한 번 2㎏으로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은 후, 민혁은 경악했다.
‘이 바보…… 멍청이……!’
그가 경악한 이유는 하나였다.
잔치국수가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비빔국수도 해 먹는 걸 깜빡했기 때문이다.
받은 퀘스트는 5㎏의 달의 밀을 습득하면 저절로 완료된다.
그 때문에 현재 300g의 달의 밀 습득만 남은 민혁의 경우 비빔국수를 해 먹기 모자란 거다.
그러면서도 민혁은 또다시 아울베어에게 활을 쐈다.
그리고 녀석이 죽은 후, 달의 밀을 수확했다.
[달의 밀 300g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카른 농사꾼의 달의 밀을 훔친 자들 사냥 완료.] [경험치 30,000을 획득합니다.] [1주일 동안 경험치 5%가 상승합니다.]“이제 마지막 달의 밀이네…… 후…….”
300g.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맛있는 비빔국수를 해먹을 양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3㎏ 정도는 먹어줘야 만족하지 않던가?
시무룩하던 민혁은 일반 밀가루로라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때였다.
갑자기 땅의 진동이 느껴졌다.
“응?”
고개를 돌렸을 때 민혁은 볼 수 있었다.
“꺄아악!”
한 여성 유저가 아울베어와 하피에게 쫓기고 있었는데, 총 다섯 마리였다.
“정말 죄송한데, 이것 좀 같이 사냥해주시면 나온 거 다 드릴게요!”
그리고 민혁은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로 떨어진 것.
바로 달의 밀이었다.
‘……!’
민혁은 알 수 있었다.
‘이 여자도 달의 밀 퀘스트를 받았구나!’
그는 조금 전 그녀가 했던 말인 ‘다 드릴게요.’에서 눈이 번뜩 뜨였다.
이 퀘스트는 달의 밀 5㎏을 전부 모아도 퀘스트템인 달의 밀은 사라지지 않는다.
달의 밀 자체도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그리고 자빈.
그녀는 속으로 음침하게 웃었다.
‘안 도와주고 배겨?’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실제로 어지간한 여성 배우들 뺨치는 청순한 외모에 긴 생머리, 그리고 몸매 또한 끝내줬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남성들이 자신이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고 하면 ‘이런 잔혹한 몬스터들아, 내 광휘의 검을 받아랏!’ 같은 허세까지 부리며 도와줬다.
또한, 그러면서 매너남인 척, ‘그래도 님이 선몹친 거니, 골드랑 템 다 챙기세요’라고도 했다.
호감이었고 어떻게 하면 작업을 걸고 아테네 여친, 또는 현실 여친까지 되지는 않을까 한 거다.
그리고 민혁이 서둘러 활을 당기기 시작했다.
그의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다른 남자들과 똑같구나.’
푸슝! 푸슝!
[치명타가 터졌습니다.]민혁의 활은 쏘는 족족 급소에 적중했다.
더군다나, 공중형 몬스터인 하피는 일반 근접 유저들이 상대하기 꽤 까다로웠다.
하지만 활을 쏴서 급소를 명중시켜 한 번에 떨어뜨리니, 이보다 더 대단할 수가 없었다.
‘와, 진짜 잘 쏜다.’
그녀는 민혁이 궁수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것도 360레벨이 넘는 궁수.
아티팩트와 데미지, 명중률이 그걸 증명해준다.
그리고 곧 모든 몹이 정리되자 그녀는 싱긋 웃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드랍된 거 다 가지세요.”
그녀는 최대한 공손히, 아름답게 하얀 이를 드러내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쫙 붙는 레더 아머를 입었는데, 가슴골이 훤히 드러났다.
그녀는 생각했다.
‘아니에요. 공평하게 나눠요, 라고 하겠지?’
곧 민혁이 말했다.
“그래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