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84
밥만 먹고 레벨업 184화
정보꾼 아벨.
그는 근래 길드 마스터 지니가 ‘소환술사, 소환술사.’ 노래를 부르자 소환술사 유저 중에서 랭킹 1위 케리를 만났다.
케리는 아쉽게도 현재 소속된 길드가 친구 길드라, 레전드 길드로 넘어올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던 중, 여성 케리가 말했다.
“레전드 길드면 화신의 사자한테 한 번 제안해보는 게 어때요?”
“화신의 사자요?”
“아, 네. 모르시는군요? 하긴…… 소환술사 중에서도 아주 소수만 알고 있으니까요.”
아벨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곧 케리에게 화신의 사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베일에 감춰져 있지만 하나둘씩 작은 정보들이 모여 형상을 갖췄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벨은 감탄했다.
‘우리나라에 그런 유저가 있다고?’
말만 들어보면 그는 엄청난 유저였다.
그리고 케리의 말은 들을수록 엄청난 것투성이였다.
그러던 중, 케리가 말했다.
“듣기로 그는 아프리카 소년이라고 해요.”
“예? 아프리카 소년이요?”
그에 아벨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프리카 소년?
국내에 아프리카 소년이라? 그리고 아벨은 얼마 전, 지니가 ‘나 동생 한 명 생겼어. 이름은 카이스트라인데, 아프리카 사람이다. 짱 귀여움!’이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호, 혹시 그 이름이…….”
아벨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카이스트라입니까?”
* * *
타타타탓!
지니가 서둘러 바깥으로 나왔다.
“이런 미친 X새끼들!”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허공에서 수십여 개의 마법들이 난무하며 영지 전체를 습격하고 있었다.
“사람들부터 피신시켜!”
어영부영하는 병사들에게 지니가 외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길드 마스터 지니: 바크란 길드의 습격이다. 지금 바로 바할라로 총집합할 것!]심지어 그들은 길드원들이 없을 시간을 노렸다는 거다.
이런 대범한 짓을 벌이다니?
분명히 엄청난 비난을 살 것이 분명하다.
그 말은 이들이 이토록 많은 걸 포기하면서까지 얻어야 할 게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던 때였다. 지니의 눈에 보였다.
‘저, 저게 뭐야? 아누비스?’
자칼. 즉, 개의 얼굴을 가지고 근육진 인간의 상체에 하체는 말의 하체를 가진 이족보행의 존재들 수백 마리가 영지 입구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으, 으아아아악!”
“사, 살려줘!”
또한, 그 앞을 지키고 있던 병력이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단칼에 쓰러졌다.
최소한 레벨 300~370의 존재라는 걸 의미했다.
“빌어먹을!”
지니는 영토를 지키는 기사단장에게 명령했다.
“일단 앞은 내가 막는다. 서둘러 시민들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
시민들이 죽으면 영지 만족도가 떨어져 영지 등급이 하락한다.
또한, 한 번 시민들의 신뢰를 잃으면 이 영지는 끝이다.
지니는 매서운 속도로 달렸다.
“로크!”
“이게 뭔 일이냐!”
“일단 싸우고 봐!”
로크와 지니가 달려갔다.
화르르르르륵!
[화염의 채찍!] [강력한 불의 화염이 적들을 소멸시킵니다.]그녀의 채찍이 길어지며 아누비스들을 공격했다.
푸화아앗!
아누비스 한 마리가 불의 채찍에 가격당해 온몸이 끔찍한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안 죽어……?’
엄청난 HP량과 마법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놈들로 추정되었다.
“크하하핫, 덤벼랏!”
로크가 밀고 들어오는 놈들을 입구 앞에서 막고 무차별적으로 도륙하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익!
로크의 광전사의 힐이 발동하며 놈들의 몸을 썩어들어 가게 했다.
“크어어어어!”
“크와아아아아!”
하지만 아누비스들은 생각보다도 더 강했다.
심지어 더 큰 문제는,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거다.
“죽여라!”
“길드 마스터부터 따!”
“……미친!”
길드원들이 오지 않는다.
그러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길드원들 여럿이 모여서 조기축구를 한다고 했었다.
하여튼 그놈의 축구!
쉴 새 없이 몰려드는 바크란 길드원들, 그리고 아누비스들.
로크와 지니가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쪽에서 서둘러 병력이 투입되었지만, 속수무책으로 쓰러져갔다.
그때.
파라오의 탈을 쓴 한 유저가 나타났다.
그가 보석이 박힌 스태프를 허공에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파라오의 저주] [모든 스텟이 일시적 15% 감소합니다.] [공격 적중률이 10% 감소합니다.] [치명타 확률이 20% 감소합니다.] [파라오의 족쇄] [공격 속도와 이동속도가 10%씩 감소합니다.]“……!”
엄청난 광역 디버프였다.
심지어 상태 이상 저항력이 높은 지니에게도 걸렸다는 것은 병력은 피할 수 없다는 거였다.
결국, 지니와 로크, 병력이 계속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이었다.
“누나.”
“……?”
지니가 옆을 돌아봤다.
그곳에 고무장갑을 끼고 있는 카이스트라가 있었다.
“카이스트라! 너 빨리 누나 뒤로 가! 위험해!”
“저 길드 가입 좀 시켜줘요. 저 시켜주신다고 했잖아요?”
지니는 길드원들에게 묻고 물어 카이스트라를 길드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물론 카이스트라는 한없이 약한 아프리카 소년이었지만 길드원들도 카이스트라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흔쾌히 응했다.
“응?”
“전 민혁 님과 같이 있고 싶어요. 그리고 이곳. 민혁 님, 아니, 영주님의 것이잖아요.”
“…….”
지니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녀석이 왜 이러나. 지금 이 급박한 상황이 보이지 않는 건가?
일단 지니는 길드 가입을 시키고 녀석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카이스트라를 ‘레전드 길드’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시겠습니까?]지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카이스트라가 길드원이 되었다는 알림창이 떴다.
그리고 이어서 카이스트라가 말했다.
“누나, 위험하니까. 뒤로 가 있어요.”
“카이스트라. 너……!”
카이스트라가 그녀와 로크를 지나 앞으로 걸어갔다.
엄청난 숫자의 아누비스들과 유저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가 손에 끼고 있던 고무장갑을 벗어 인벤토리 안에 집어넣었다.
“난 역시 이게 어울리지.”
그와 함께 그의 손으로 언월도가 생성되었다.
쩌저저저적-
그와 함께 카이스트라의 감춰두고 있던 검은색 레더아머가 그의 손목에서 튀어나와 그를 휘어 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투구 역시 생겨났는데, 늑대의 머리 형상의 투구였다.
“너, 너…….”
지니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척 보기에도 저 창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또한, 카이스트라에게서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때 지니에게 귓속말이 날아왔다.
정보꾼 아벨은 정보를 수집할 때, 길드 채팅을 꺼놓는다.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기에 아마 지금 이 난리를 알지 못하는 듯싶었다.
[아벨:카이스트라. 그 아프리카 소년이 지니 님이 말씀하셨던 동생 맞냐고요!]아벨의 귓속말에서 다급함이 보였다. 지니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니: 맞아요. 그런데 왜요……?]그렇게 답하고 지니는 카이스트라를 돌아봤다.
공간이 찢어지며 그 안에서 하얀 털을 가진 거대한 늑대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카이스트라가 늑대 위에 올랐다.
[아벨: 화신의 사자. 카이스트라. 현재 국내에 알려진 유일한 5대 화신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 인물. 그리고 비공식 세계 랭킹 9위. 그리고 우리나라…….]콰아아아앙!
그 순간 들리는 굉음에 귓속말을 채 확인하지 못하고 지니의 고개가 돌아갔다.
카이스트라가 탄 하얀 털을 가진 늑대.
그 녀석이 빛이 되어 움직여 순식간에 앞에서 몰려오던 수십 마리의 아누비스를 잿빛으로 소멸시켰다.
그와 함께 전장 한복판에 뛰어든 빛의 화신.
펜루스가 하울링 했다.
“아우우우우우-!”
[펜루스의 축복] [모든 상태 이상이 해제됩니다.] [길드원의 모든 스텟이 +8% 상승합니다.] [레전드 길드가 보유한 바할라 소도시의 병력에 걸려있던 모든 상태 이상이 해제됩니다.]그와 함께 펜루스의 입에서 뿜어져 나간 둥근 빛의 구가 허공에 떠올랐다.
그리고 수십여 개로 쪼개지며 하나의 빛줄기가 되어 주변에 있는 아누비스들을 강타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수십 마리의 아누비스가 소멸되어 사라졌다.
지니는 고개를 돌렸다.
모든 병력의 상태 이상이 해제되었다.
그것도 수십 명의.
딱딱하게 굳어진 그녀가 다시 귓속말을 확인했다.
[아벨: 우리나라 비공식 랭킹 1위입니다.]* * *
카른.
그는 다른 암살자 클래스를 가진 이들과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카른은 클론으로부터 부영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부영주라고 한다면 바로 어제 보았던 그 미친 할배 아니겠는가?
일이 쉽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그 노인을 찾아 암살자 다섯 명과 함께 움직였다.
현재 온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만 자그마치 200여 명.
심지어 파라오라는 신클래스가 있기 때문에 레전드 길드는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든 길드원이 죽을 것이다.
그리고 접속 불가 패널티.
그에 따라 그들은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고 그들이 드랍한 아티팩트도 챙길 수 있을 터.
쭉 찢어진 입가로 흐흐하고 웃던 카른.
그는 곧이어 한 커다란 식당 안에 있는 어제 그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카른이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저런 노인 하나 잡는데, 암살 스킬이나 혹은 은신을 쓰기엔 아깝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실수였다.
본래 암살자는 신중해야 한다.
안에 정확히 몇 명이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어제 그 머저리 같은 노인만 생각하며 문을 박찬 게 실수였다.
그 안에 펼쳐진 광경에 카른은 고개를 갸웃했다.
열댓 명의 이들이 말 그대로 ‘대가리 박아.’를 한 상태로 있었고 기다란 테이블 끝에 어제 그 미친 노인이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노인 밴은 지금 화가 나 있었다.
‘영주’인 민혁이 밴에게 커피를 타주길 말했다고 하자 이들이 노발대발하며 민혁을 욕했기 때문이었다.
밴은 그들의 원성을 한 번에 잠재웠다.
그러던 때 웬 애송이들까지 난입했다.
“뭐야, 할배? 사이좋게 지내야지.”
한데, 지금 카른은 상황파악도 못 하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하지만 옆의 길드원들은 달랐다.
‘분명히 듣기론 노망난 노인네라더니…….’
‘뭐야, 이게?’
“할배라…….”
그리고 밴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감돌았다. 그는 젓가락 한 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가 마력을 불어넣었다.
“할배를 봤으면 절부터 해야지 않겠느냐.”
푸슉!
밴이 힘껏 던진 젓가락이 단숨에 카른의 목을 관통하고 뒤쪽에 있던 암살자의 볼까지 찢어놨다.
“컵!”
[급소를 공격당하셨습니다.] [출혈이 발생하며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납니다.] [5초 내로 지혈하지 않을 시 사망하게 됩니다.]“껍!”
목을 부여잡은 카른이 비틀거리다가 풀썩 머리를 땅에 박았다.
말 그대로 진짜 ‘절’을 하게 된 셈이다.
천천히 밴이 몸을 일으켜 창대를 쥐었다.
그리고 카른과 함께 온 길드원 중 한 명이 놀란 기색으로 딸국질을 했다.
“따, 딸국! 딸국!”
‘노, 노망난 노인네라며!’
분명히 들었던 정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들은 절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노인 밴이 중얼거렸다.
“할배라니, 요즘 애들은 싹수가 없어.”
“…….”
“…….”
그 말을 들은 길드원들은 말문을 잃었다.
그때, 눈치 없는 길드원 한 명이 말했다.
“쟤, 쟤가 그랬지 저희는 안 그랬는데, 그냥 가면 안 될까요……?”
그 길드원의 목소리에 울음기가 차 있었다.
그에 노인 밴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응,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