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83
밥만 먹고 레벨업 183화
바포메트는 아테네뿐만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독교의 악마였다.
그는 이족보행의 검은 양이라고 흔히 잘 알려져 있다.
물론 클론의 경우 파라오가 부리는 바포메트의 힘에 대해선 모른다.
“어느 정도입니까?”
“강한 정도 말인가?”
그에 파라오가 말했다.
“5대 화신에 대해서 들어봤겠지? 그들과 싸우지 않는 이상 현 소환수들 중 최고일 것이야.”
그 말을 들은 클론.
그의 입가가 찢어졌다.
‘레전드는 우리한테 짓밟힐 것이다!’
그러다 문득 클론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 보니 카이스트라는 연락이 안 되는군.’
그때 그 일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 그와 함께 라크 또한, 잠수를 했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이 블랙스톤을 배신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블랙스톤의 배신은 말 그대로 켄라우헬에 대한 배신과 같았고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카이스트라 본인도 잘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 * *
홍염의 격투가 에이스.
현상금 사냥꾼 크로우.
두 사람이 함께 현상금 사냥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넌 왜 현상금 사냥에 따라온 거냐고.”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할 것 같다며 에이스는 크로우의 현상금 사냥에 동참했다.
“결혼자금 미리 마련해야지.”
“응?”
에이스의 말에 크로우는 황당하단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나중에 내 이상형과 결혼하면 적어도 60평 이상의 아파트에서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또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놔야 애들도 똘똘하게 키우고. 노후에 자식들 고생도 안 시키지.”
“…….”
크로우는 말문을 잃었다.
에이스의 나이. 13세였다.
크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요즘 애들 참.’
두 사람이 함께 가는 곳에 있는 자는 바트로 왕국의 펄리언 영지에서 현상금이 걸린 이였다.
바로 커런이라는 유저였다.
현상금은 NPC들에게만 걸리는 게 아니다.
유저들도 현상금이 걸린다.
커런의 경우 상단을 습격해 NPC들을 모조리 죽이고 모든 것을 약탈해갔다.
그리고 그런 커런은 400레벨의 꽤 고레벨 유저였는데, 현상금이 자그마치 10 플래티넘이 걸려 있다.
그만큼 잔악무도한 놈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커런이 은밀히 생활한다는 은식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과 조금 동떨어진 곳이었다.
유명한 카오들의 경우 마을 곳곳에 현상금 포스터가 붙어 있기에 이렇게 숨어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때마침, 커런이 나왔다.
에이스와 크로우의 시선이 마주쳤다.
“커런!”
“……!”
커런의 눈이 커다래졌다.
“빌어먹을!”
현상금 사냥꾼 크로우는 카오들 사이에서 악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커런이 도망치려던 때였다.
화르르르르륵!
에이스의 몸에서 뜨거운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그가 손을 앞으로 뻗자 불로 이루어진 쇠사슬이 커런의 발목을 휘어잡았다.
화르르르륵!
“끄아아악, 왜, 왜들 이러는 거냐! 내가 뭘 잘못 했다고.”
그리고 그 순간, 에이스는 이해할 수 없는 알림을 들었다.
‘뭐야?’
[비매너 행위를 저지르셨습니다.] [에이스 유저가 일시적 카오 상태가 됩니다.] [공격당할 시, 상대방은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뭘 잘못했는지 몰라?”
그리고 크로우는 터벅터벅 커런에게 다가갔다.
그는 유저들이 아닌 NPC들만을 죽이며 악행을 일삼았다.
물론 유저들에게 NPC는 인공지능일 뿐이지만, 그들의 생명은 자신들과 다르게 유한하다.
그로 인해, 실제로 NPC를 아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커런의 그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커런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와 함께 에이스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상대방을 강제 로그아웃시켰습니다.] [카오가 되셨습니다.] [다양한 불이익이 적용됩니다.] [바크란 길드의 길드원을 죽이심에 따라 바크란 길드와의 마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크로우도 갑자기 죽어버린 커런에 의해 당혹했다.
그가 에이스를 돌아봤다.
“에이스 방금 그 스킬. 데미지 많이 입혀?”
“아니, 지속적인 2%의 데미지 효과야.”
그에 크로우는 직감할 수 있었다.
‘일부러 피를 깎아놓았다는 건데.’
그리고 이어 에이스가 말했다.
“크로우.”
“응?”
“저 새끼, 바크란 길드 사람이야?”
“……무슨 소리야, 커런은 길드에 안 들어가 있어, 그리고 내가 움직일 땐 길드 소속 아닌 놈들만 잡는 거 알잖아.”
“근데 지금 저놈 죽고 바크란 길드원이라고 떴어. 그리고 나 카오 됐는데?”
“……!”
크로우의 눈이 크게 떠졌다.
바크란 길드.
길드 랭킹 8위의 길드였다.
또한, 비매너 길드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심지어 에이스가 카오가 되었다?
그 말은 커런이 카오를 풀었다는 거였다.
카오를 푸는 방법은 두 가지다.
사제에게 가서 참회한다. 대신에 이는 말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골드가 소요된다.
두 번째로는 사냥과 퀘스트다.
몬스터들을 잡을 때마다 카오 수치가 조금씩 떨어진다.
혹은 선행 퀘스트를 진행하면 카오 수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
‘지금 일부러 에이스 카오 만들려고 참회를 한 것 같은데, 어째서지?’
참회 비용은 카오 수치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커런이 그런 일을 할 이유가 뭐지?
그리고 바크란 길드?
“에이스.”
“응?”
“뭔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 같다.”
* * *
천명의 창술사 쟌크.
요근래 열심히 서빙 일을 배우고 있는 그는 발키리 왕국 수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그는 열댓 명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볼 수 있었다.
“와, 저 사람들 뭐야?”
“딱 봐도 고렙 NPC인데?”
“멋있다…….”
유저들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들은 창술사들로 이루어진 무리였는데, 창술사들의 경우 명망 있는 NPC들의 경우 천명의 창술사, 혹은 백명의 창술사라 불린다.
천명의 창술사와 백명의 창술사는 그 강함의 정도가 다르다.
천명의 창술사 세 사람 정도는 있어야 백명의 창술사 한 사람과 붙어 볼 만할 것이며 백명의 창술사는 보통 레벨 450~460 사이를 웃돌고 천명의 창술사의 경우 410~440사이다.
그 자리엔 백명의 창술사는 두명, 천명의 창술사는 여덟 명이 있었다.
그들은 한때, 밴의 밑에서 창을 배웠거나, 또는 밴의 무용담을 들으며 자라난 이들이었다.
그들은 하나하나가 기사단장, 귀족 호위기사, 준남작, 남작까지도 다양한 직급 또한 가지고 있었다.
“왜 이제야 왔는가, 쟌크!”
“전설께선 잘 계시나?”
“그럼 잘 계시고말고. 서둘러들 가시게. 마차를 타고 이동하면 반나절 안에는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쟌크의 말에 창술사들의 얼굴엔 두려움 반 설렘 반이 가득했다.
“예전에 내가 요만했을 때, 전설께서 우로보로스를 사냥했다는 무용담을 듣고는 가슴속 피가 끓어올랐지.”
“하하하, 나도 그래!”
그들은 지금 전설 ‘밴’에게 인사를 올리러 가는 길이었다.
그러던 중 한 사내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쟌크. 자네는 요새 전설을 도와 어떠한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을 하고 있나.”
“……”
그 말에 쟌크의 입이 한참 동안이나 떨어지질 않았다.
* * *
[민혁: 지니야.] [지니: 여, 코끼리 장군 아니신가!]지니는 갑자기 길드 채팅이 아닌 귓속말을 한 민혁에 의해 의아했다.
그러고 보면 자택에 온 후 잠시 로그아웃했던 민혁은 근래 보이지 않고 있었다.
[민혁: 바크란 길드 내가 손 좀 봐야 할 것 같다.] [지니: 응? 바크란 길드? 무슨 소리야?]지니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바크란 길드?
국내 최악의 비매너 길드였다.
그런 길드를 민혁이 손을 본다?
곧이어 민혁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모두 들은 지니의 입술이 벌어졌다.
‘민혁이가 화가 날 만하네.’
아무리 게임 속이라지만 아버지가 PK를 당하셨다. 심지어 민혁과 아버지의 사이는 돈독한 편이었다.
더군다나, 민혁의 경우 루크토의 무덤에서 뒤치기를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길드 마스터로써 이는 매우 신중히 생각해야 할 문제였다.
바크란 길드와 현재 자신들이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 혹은 충분히 그 이유가 합당하느냐.
길드원들은 수긍했느냐 등 다양한 이유가 종합된다는 거다.
[민혁: 그리고 잠시 길드 탈퇴할게.] [지니: ……응?]지니는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아…….’
지금 민혁이 바크란 길드를 치면 이는 민혁 개인 문제만의 일이 아니게 된다.
레전드 길드와 바크란 길드 전체가 움직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민혁이 레전드 길드의 꼬리표를 떼고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한, 이미 민혁은 바할라 영토의 소유자였으며 부영주 가신 밴의 주인인 자작 작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잠시 탈퇴했다가 일이 잘 끝나면 가입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과연 옳은 일 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들어보면 먼저 건드린 것은 바크란 길드 쪽이다.
그리고 지니는 이에 관련한 사항을 길드원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녀는 민혁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바로 그때였다.
[길드 채팅 크로우: 길마님, 저희 함정에 빠진 것 같아요.] [길드 채팅 에이스: 아, 바크란 길드 이 새끼들 왜 이런 짓을 한 거지?]‘바크란 길드?’
또 바크란 길드다.
지니는 미간을 좁히며 그 둘과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PK를 유도해? 이거 엄청 옛날 베르사르 방식이잖아.’
예전에 존재했던 몇 PK길드들이 이런 방식을 이용해 자신들보다 약한 길드와의 PK를 유도, 그를 통해서 명분을 만들어내고 전쟁을 시작해 빼앗아갔다.
하지만 이는 결국 들통날 방법이다.
‘어차피 욕먹을 거 아니까, 일단 들이대고 보겠다는 거야 뭐야? 바보야?’
아니 그것보다 바크란 길드가 자신들과 싸울만한 여유가 된다는 건가?
레전드 길드는 소수정예다. 막말로 전쟁이 시작되면 레전드 길드는 모두 소리 없는 전쟁을 시작할 거다.
그들이 승리할 방법은 오로지 하나.
은밀히 바크란 길드를 학살하고 다니는 거다.
바크란 길드원이 백 명 이상이 모여있지 않은 이상 레전드 길드 스무 명을 감당하지 못한다.
때문에,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레전드가 승리한다.
‘엄청난 수가 있다면 달라지긴 하는데, 바크란 길드 그 쓰레기들한테 그런 지원을 해줄 곳이 있는 것도 웃기고.’
그런 생각을 하던 지니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러던 때였다.
[클론: 안녕하세요. 바크란 길드의 마스터 클론입니다. 이번에 크로우와 에이스 길드원이 저희 길드원 커런을 이유 없이 ‘PK’ 한 것에 대한 공식적 사과문을 요구하는 바입니다.]“뭐야, 이 X신은?”
지니는 황당해서 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뭐 이런 되지도 않는 방법을 써먹고 있단 말인가?
거의 막무가내 수준이었다.
지니는 깡그리 무시해줬다.
그렇게 20분 정도가 지났을 때였다.
[클론: 아, 역시 사과 안 하실 줄 알았습니다 ^_^ 그러면 뭐. 길드전이죠.]그에 지니는 황당함에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 지었다.
그리고 그때, 클론에게 다시 귓속말이 왔다.
[클론: 안 그래도 저희도 막 다 왔거든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지니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그 순간.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거대한 폭음이 도시 전체를 크게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