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62
밥만 먹고 레벨업 263화
독룡 암바카.
그는 특별한 용이었다. 이제까지 매번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알이 되어 태어나기를 반복해 왔다.
그러한 독룡 암바카는 죽지 않는다. 알이 되었을 때, 암바카는 기억 그대로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시 태어난다.
불사. 어쩌면 그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한 독룡 암바카는 여의주의 힘을 빌어 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 사내를 보며 놀라웠다.
그 순간, 일어선 사내의 검에서 미약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백여 개의 은빛 낙엽을 형성시켰다.
“흩날리는 검.”
그의 검에서 휘몰아치던 바람이 은빛 낙엽에 깃들어 암바카를 향해 쇄도했다.
피피핏-
한 개의 낙엽이 스쳤을 때, 암바카의 피부에 초록색의 선혈이 맺혔다.
“키야야약!”
그 순간 독룡 암바카의 입에서 다시 여의주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여의주] [순간적으로 방어력을 ×2배 상승시킵니다.]채채채채채채채챙-
독룡 암바카의 검은 피부가 한층 더 견고하고 단단해졌다. 암바카는 빠른 속도로 쇄도하는 낙엽을 무시한 채 날아들었다.
피피피피피피피핏-
단단해진 피부를 낙엽이 찢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
태태태태태태탱!
피부와 닿은 낙엽은 퉁겨져 날아갔다.
암바카의 방어력은 자그마치 6천을 넘어섰다. 그러한 존재인 암바카의 방어력이 ×2배가 된다는 것은 자그마치 1만을 넘는다는 거였다.
어마어마한 방어력이었다.
물론 여의주의 힘을 빌어 높인 방어력이었고 이러한 능력을 발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최소한 그 전에 다시 일어선 놈의 목을 물어뜯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핏-
“크랴아아아아악!”
피부를 파고들고 깊게 박혔다가 사라지는 낙엽에 맹렬히 민혁을 향해 날아가던 암바카가 비명을 토해냈다.
태태태태태태태탱!
아직도 낙엽들은 피부에 박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전 그것은 뭐란 말인가?
그 순간.
핏핏핏-
“키랴아아아악!!”
낙엽 여러 개가 그의 몸에 박혔다. 뜨거운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놈은…… 그놈한테도 밀리지 않는다…….’
매번 독룡 암바카에게 끔찍한 죽음을 선사하는 존재가 있었다. 그는 귀신 같았으며 자신의 독이 통하지 않는 놈이었다.
바로 ‘코니르’였다.
민혁은 몰랐지만 코니르는 키메라 중에서도 특별해 그의 ‘만독불침’처럼 독을 완전히 무시하는 내성을 갖춘 존재였다.
또한, 조금 전 암바카의 몸을 찢고 지나간 힘은 민혁의 ‘무형검’이었다.
‘여의주를 빼앗길 순 없다……!’
여의주.
오로지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독룡 암바카 뿐이었다. 다른 용들의 경우 죽을 시에 알만을 남기고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며 다시 어린 용이 되어버린다.
그들은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태초에 전설의 4대 용이 모여 있을 때, 그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을 받아 자라난 것이 바로 ‘여의주’였으며 다신 얻지 못할 아티팩트였다.
여의주는 넷의 용의 모든 힘이 깃들어 있는 특별한 아티팩트였다.
그리고 이 여의주의 수호를 독룡 암바카가 맡은 이유는 간단했다.
태어난 순간 완전체를 이루는 암바카가 가장 적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여의주는 지킴이들이 가질 수 없다, 오로지 이방인들만 가질 수 있는 물건.
이 앞의 존재는 이방인으로 보였다. 암바카는 그러한 이유를 몰랐지만, 아테네 게임의 시스템 설정이다.
맹렬한 기세로 날아간 암바카는 피부를 찢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꼬리를 휘둘렀다.
또다시 그의 입에서 여의주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 순간, 그의 꼬리 끝에 빛이 번쩍였다.
여의주는 넷의 용의 힘이 일부씩 응축되어 있다. 그중에서 세 번째 용인 암바카가 사용 가능한 힘은 고작해야 네 번째 용의 것뿐.
이것이 네 번째 용 ‘파괴의 크라카나’의 힘.
순간적으로 꼬리치기의 공격력을 ×3배 상승시킨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꼬리치기에 직격당한 사내가 뒤로 퉁겨져 날아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암바카가 단숨에 사내의 몸을 그 거대한 입으로 물어뜯었다.
콰자악- 콰자악-
‘형제들이여, 이 여의주는 내가 지키겠노라.’
암바카는 홀로 여의주를 지키면서 형제들을 그리워하며 외로워하고 있다.
“크흐읍!”
그리고 물어뜯기는 순간에, 사내가 든 검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 * *
[HP가 8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치명타!] [HP가 5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크흐읍!”
민혁은 쉴 새 없이 온몸을 물어뜯기고 있었다. 암바카는 거대한 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빨랐으며 심지어 그 강력한 힘에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놈은 계속 민혁의 목을 노렸다. 그때마다 왼팔만으로 놈의 턱을 가격하거나 혹은 막아내며 버티지만,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그리고 분노하는 검의 시전 시간이 끝났다.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는 그 힘.
그 힘을 이용해 이번엔 머리채 뜯어버리겠다는 듯 흉흉한 기세로 입을 벌리는 놈의 입안으로 힘껏 박아넣었다.
푸직!
[급소 찌르기에 성공하셨습니다.] [100% 추가 데미지!]입안에 검을 찔러 넣는다. 이보다 더한 급소는 없을 것이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엑!”
괴로워하는 놈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노하는 검의 효과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반경 2m를 갈가리 찢어발기는 바람의 힘이 놈의 입안에서 발생했다.
쐐에에에에에엑-
입안에 몰아치는 폭풍에 놈의 입안이 끔찍하게 찢겨나갔다.
“캬아아아아아아악!”
독룡 암바카는 고통에 포효했다. 바닥에 쓰러져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필사적이었다.
민혁은 마지막 힘을 짜내기 위해 노력하는 녀석의 눈에서 흐르는 용의 눈물을 볼 수 있었다.
[용의 눈물을 보셨습니다.] [용의 눈물을 본 효과로 1주일 동안 독 내성 50%가 상승합니다.]만독불침의 민혁에겐 의미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필사적인 녀석.
“지켜야…… 한다…… 형제들의…… 여의주를…….”
한때, 넷의 용들이 어울리며 행복한 때를 보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그 순간이 오지 않을 것이다, 다른 용들이 깨어났는지조차 그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민혁은 다르게 해석했다.
‘이 녀석도 원치 않았던 건가?’
코니르에게 듣기로 독룡 암바카는 죽고 살아나고를 반복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항상 다른 패턴으로 자신을 공격해왔다고.
그 의미는 간단하게 해석된다. 기억이 계속 전이되는 것일 터다.
사실 그러한 일을 원해서 하는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아버지 흑염룡을 통해 용들을 봐오던 민혁은 녀석들이 생각보다 온순하며 충성심 강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에 놈이 추욱 늘어졌다. 입안의 치명타를 감내하지 못한 것이다.
[경험치 8,317,842를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독룡 암바카를 사냥하셨습니다.] [여의주를 획득합니다.] [전설의 4대 용 중 하나인 암바카의 알을 획득합니다.] [독룡 암바카의 저주의 단검을 획득합니다.]‘알? 여의주?’
민혁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알 때문이었다.
이제까지 독룡 암바카가 다시 알로 태어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순수하고 고귀한 신성력을 가진 남자를 포식해 왔기 때문이다.
민혁은 그렇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알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는 몰랐지만 독룡 암바카의 알은 신성력 사제를 가진 이를 집어삼키지 않아도 획득할 수 있다.
단지, 과거처럼 이제 키메라를 생산하는 힘이 사라졌을 뿐이다.
그러다 한 사람이 생각났다.
‘우리 아버지한테 드리면 좋아하시겠는데?’
놈은 알 속에서 계속 기억이 반복된다. 그러한 놈이 자신을 죽인 민혁을 섬긴다?
아니, 그것보단 아버지한테 어울릴 것이다. 심지어 아버지 흑염룡은 요새 세간에 ‘전설의 용 테이밍 마스터’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한 아버지가 부리는 것이 훨씬 더 나아 보였다. 그리고 여의주를 확인했다.
(여의주)
등급: 에픽(진화형)
제한: 용을 부리는 자.
내구도: ∞/∞
특수능력:
⦁용을 거느리고 있을 시, 용을 한 단계 진화시킨다.
⦁통솔력 ×1.5배 상승.
⦁전설의 4대 용의 일부의 힘을, 여의주를 통해 빌릴 수 있다.
진화 시 특수능력:
⦁봉인
⦁봉인
⦁봉인
설명: 4대 전설의 용들이 모여져 만들어진 신성한 여의주이다. 소유자가 거느리는 용의 숫자가 늘어날 시 계속 진화한다.
용을 진화시킨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진화형 아티팩트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진화형 아티팩트는 말 그대로 해당 조건을 충족시킬수록 성장하는 아티팩트를 의미했다.
‘와, 아버지가 진짜 좋아하시겠네?’
특히나 이미 용 두 마리를 보유하신 아버지였기에 이 여의주를 받으시는 순간, 곧바로 여의주는 더 강력한 힘을 발하게 될 터였다.
마지막으로 독룡 암바카의 저주의 단검을 확인해 봤다.
확인한 민혁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독룡 암바카의 저주의 단검)
등급: 전설
제한: 독룡 암바카를 사냥한 자.
사용 횟수: 10/10
공격력: 1,619
특수능력:
⦁공격 성공 시 50% 확률로 ×2배 추가 데미지
⦁엑티브 스킬 독룡 암바카의 저주.
설명: 오랜 시간 동안 죄악의 던전 안에서 사육되어 온 독룡 암바카의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보랏빛 단검이다.
(암바카의 저주)
아티팩트 스킬
레벨: 없음
소요마력: 500
쿨타임: 없음
효과:
⦁단검에 직격한 후에 사망할 시 암바카의 저주를 받아 영혼이 구천에 30일간 떠돌게 된다.
⦁구천에 떠도는 영혼은 30일 동안 7대 죄악 식탐에 버금가는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NPC에게만 사용 가능.
“……!”
민혁의 입가가 쭉 찢어졌다. 최고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 * *
시간이 지난 후, 식사를 하고 돌아온 바르첼과 기사단원 세 사람은 여유롭게 죄악의 던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르첼 부탑장님.”
“푸흐흐, 그런 소리 하지 말게. 아직은 아니니까.”
“이제 곧 되시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 뭐, 그럼 다시 한번 불러주겠나?”
“바르첼 부. 탑. 장. 님.”
바르첼의 입가가 즐거움에 찢어졌다. 부탑장이 됨으로써 누리게 될 혜택들.
맛의 정수를 복용 후에, 등급 상승하게 될 클래스까지, 모든 일이 수월하게 풀리고 있었다.
그렇게 뚜벅뚜벅 안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그가 막아놨던 바위를 다시 밀었다.
그가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단 위에 놓인 알과 정수의 잔이 보였다. 그가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이이익- 불쌍한 아이들은 결국 먹혀버렸어~ 키메라들은 어딜 갔으려나?”
낄낄 웃으며 그는 먼저 정수의 잔에 가득 찬 물을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는 소문으로 들었던 또 다른 ‘각성’의 단계일지도 모른다.
현재 아주 은연중에 소문이 돌고 있었다.
지금 유저들은 한계에 다다른 이들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매일 무한하다고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아테네에서 새로운 클래스를 준비했다고.
이는 기존의 클래스에서 더 강해지는 클래스.
어쩌면 그게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
막 정수의 잔에 손을 뻗으려던 때였다.
그는 자신의 목에 드리워진 검을 볼 수 있었다.
“워워, 불청객이 있었나?”
바르첼의 미간이 구겨졌다. 허공에서 나타난 검 한 자루, 그리고 기사들이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바로 민혁이 가진 투명화였다.
“유저……였나?”
바르첼은 놀란 표정이었지만 차분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들은 숫자가 더 많았다.
심지어 자신의 뒤에선 기사들은 결코 자신에게 밀리지 않는다.
레벨이 낮다고 하여도 그들은 그를 상회하는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반대로 정체 모를 이 자는 방금 독룡 암바카와 싸웠다.
암바카와 싸우고 많은 스테미나가 하락했을 것이고 스킬의 쿨타임도 차야 할 것이다.
또한, 유저 중 카르 다음으로, 아니 어쩌면 동급의 경지에 올라 있는 바르첼은 이깟 검쯤 가볍게 피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아이들이 배고픔에 시달려 울더라, 네 욕심 때문에 이러는 거 안 창피하냐?”
“워워, 우리 솔직해지자고?”
그에 바르첼이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도 뭔가를 얻기 위해 온 거 아니야? 그깟 NPC들 따위 인공지능에 불과한데, 뭐 어때?”
그는 말로 타이르는 척하며 빠르게 검을 뽑아 그의 검을 쳐내고 거리를 벌리려는 생각이었다.
“애초에 인공지능 따위들이 죽든 말든 그게 우리 유저들하고 무슨 상관이야? 응?”
사내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곧 물어왔다.
“배고파봤냐?”
“뭐?”
“제발 뭐라도 먹게 해주세요. 간절히 빌어본 적 있어?”
바르첼의 미간이 좁혀졌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건가? 요즘의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배고파하는 사람이 있긴 할까?
부유층에서 자라난 바르첼이 알 턱이 없었다.
“……배고픔쯤, 뭐 그딴 게 대수라고 그래.”
바르첼이 말했다.
그리고 목에 검을 드리운 사내, 민혁은 이놈이 전혀 긴장하지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네 표정이 일그러질 말을 해줄게.”
“흐음.”
바르첼은 그립을 쥐었다.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자신들 쪽이 이길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그가 카르 정도의 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질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대충 맞장구나 쳐줘 볼까 하고 생각했다.
“내가 프라이팬 살인마다.”
“……!”
순간 여유롭던 표정의 바르첼의 얼굴이 빠르게 굳어졌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긴장감에 마른 침이 꿀꺽 넘어갔다.
그리고 민혁이 차갑게 말했다.
“어른이나 돼서는…… 쪽팔린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