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38
밥만 먹고 레벨업 439화
암모어.
극강팔인 첫 번째이자 레벨 670을 넘어서는 최강자였다. 암살자라는 클래스만큼이나 은밀하게 숨어 강력한 한 방을 노린다.
실제로 그의 기척을 느낄 수 있는 자는 세상에 많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전 들려온 ‘영주님, 사랑해요’라는 목소리의 주인공.
일부러 지니가 뒤를 돌아볼 수 있게 유도한 것이 분명했다.
그로 인해 지니에게 암모어의 정체가 발각된 것이 그 반증이다.
“칸! 코니르!!! 밴!”
지니가 서둘러 가장 근접해 있는 자들을 불렀다. 이곳까지 숨어든 자.
자신 혼자서 상대할 수 없는 적임이 분명해 보였다.
“암모어……!?”
그리고 귀신창 밴이 암모어를 알아봤다. 그의 얼굴에 낭패라는 기색이 서렸다.
그만큼 암모어는 강했고 은밀했기 때문이었다.
추화아아아아악-
다시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 암모어, 그가 나타난 곳은 어느덧 밴의 등 뒤였다.
촤아아아아앙-
밴의 창이 노련하게 움직이며 그의 명치, 목, 머리를 노린다. 하지만 암모어가 가뿐히 발휘하는 단도술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오히려.
“피의 살수.”
추화아아아아악!
암모어의 손에 들린 단도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밴의 목을 향해 날아간다.
“배, 밴 어르신!!!”
“코니르!!! 밴 할아버지, 구한다!!”
코니르와 지니가 내달린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이 정도라면 밴의 목이 꿰뚫리고 만다.
지금의 전쟁은 대륙운(大陸雲)에서처럼 NPC가 죽어도 살아나는 특혜가 없었다.
즉, 귀신창 밴의 죽음은 완전한 죽음을 뜻한다는 사실이었다.
“안 돼!!!”
지니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슬퍼할 것이다. 특히나 민혁이 가지는 그것은 더 클 것이다.
그는 실제로 귀신창 밴을 자신의 친할아버지처럼 믿고 따랐으니까.
그렇게 절망하던 때에.
“어어어어!? 민혁 님이다!!? 영주님, 절 가져요!!!”
민혁이의 빠순이가 귀신창 밴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툭 하고 밴을 치고 지나가는데, 그로 인해 밴의 몸이 비틀어지며 빠른 속도로 밴의 목을 노리던 단도가 간발의 차이로 비껴간다.
“어? 아니었네? 힝…….”
곧 귀신창 밴을 몸으로 치고 지나갔던 빠순이가 투구를 긁적인다.
머리를 긁적이는 그녀를 보며 암모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저 우연이었나……?’
그녀에게서 어떠한 기세도 느껴지지 않는다. 기세가 느껴지지 않는 건 두 가지다.
진짜 그 기세를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약하거나 혹은 그녀가 가진 힘이 자신을 훨씬 상회하거나다.
하나, 그녀의 행색을 본다면 그러한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처럼 보여졌다.
그리고 그 틈, 귀신창 밴이 재빠르게 또 한 번 창을 찌른다.
암모어에게 그가 찌르는 창은 가소로울 정도로 느렸다. 암모어의 시선이 재빠르게 주변을 살핀다.
그의 머릿속으로 앞으로가 그려진다.
단 3초.
그 3초의 찰나의 틈.
암모어는 귀신창 밴의 찔러오는 창을 목을 비틀어 피해내고, 뒤에서 공격해 오는 코니르를 먼저 단도로 목을 찌를 것이다.
그다음, 쓰러지는 그를 여성 지휘관인 지니가 구하기 위해 달려올 때, 소년의 몸을 밟고 도약하여 지니의 정수리를 찍고 그림자로 숨을 생각이었다.
‘완벽한 그림이다.’
암모어의 입술이 비틀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시행에 나선다.
고개를 비틀어 귀신창 밴의 창을 피해낸다.
곧바로 몸을 회전하여 스킬을 발현하려는 소년 코니르의 목을 향해 힘껏 단도를 뻗는다.
아니, 뻗으려고 했다.
“꺄아아아아악! 이번엔 진짜야! 민혁 님! 날 봐요! 영주님, 날 가져요오오!! 날 안아요, 영주니이이임!”
퍽-
정말 찰나였다. 몸을 돌리는 암모어의 그 옆을 민혁 빠순이가 툭 치고 지나간다.
남들에겐 툭 치고 지나간 것처럼 보였다.
하나.
퍼퍼퍼퍼퍼퍼펏-
그녀의 손가락이 빛과 같은 속도로 암모어의 곳곳의 혈을 찍어누른다.
그 순간.
[노련한 자의 일격에 당하셨습니다.] [모든 혈이 막힘에 따라 3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뭐, 뭣이……!?’
암모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눈만 굴리는 암모어의 시선으로 보여진다.
그를 순식간에 지나쳐간 여성이 다시 먼 곳을 바라보더니 머리를 긁었다.
“또 아니야? 힝…….”
그리고 암모어의 눈이 부릅떠졌다.
‘저, 저년…….’
일부러 의도하고 있었다. 방금 전의 그 일격이 그를 증명한다.
하나, 그녀의 정체를 의심할 새도 없었다.
코니르의 스킬이 발현된다.
“울부짖는 아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쾌검!
그 쾌검이 쉴 새 없이 암모어의 몸을 난자한다. 그치지 않는다.
귀신창 밴이 어느덧 암모어의 인근에 근접해 들어와 그 목을 힘껏 찌른다.
푸우우우욱-
천천히 쓰러지는 암모어의 시야 속.
작게 미소 짓고 있는 민혁 빠순이가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암모어의 눈이 감겼다.
그리고 지니. 그녀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여인의 옆으로 다가갔다.
여인은 여전히 고개를 홱홱 돌리며 민혁을 찾기에 바빴다.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민혁 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버릴 수 있습니다. 민혁 님의 손 한번 잡아보면 소원이 없어요!”
민혁이의 빠순이.
엘레는 그저 딴청을 피울 뿐이었다.
하지만 지니는 그녀가 검의 대제 엘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밴이나 코니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모른 척할 뿐이었다.
“우리 민혁 님은 어디 있는거죠?”
그 말에 지니는 쓴웃음을 지었다.
“글쎄요, 그 사실은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아…… 이런…… 민혁 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엘레는 안타까워하는 표정 속,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 * *
수천명의 방패병들의 돌진!
바라스 왕국군과 방패병들이 어느덧 요새의 입구까지 밀고 들어왔다.
촤아아아아아아앙-
수백의 방패병들의 틈. 지니의 채찍이 휘둘러지며 단숨에 방패들을 반으로 갈라낸다.
그 강력한 위력에 적들은 경악과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 한 번의 공격에 자그마치 수십의 방패병들이 쓸려나갔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니르가 성벽 위에서 땅으로 하강한다.
“모두 우리 영지에서 라면 먹고 가라!”
땅에 사뿐히 착지한 코니르가 마치 용수철처럼 퉁겨나가며 앞을 가로막고 있던 적들을 단숨에 베어낸다.
코니르가 적들의 틈에 둘러싸여 있을 때였다.
파아아아아앗-
황금 마법사 알리가 블링크로 코니르의 옆으로 이동.
그와 함께 다시 성벽 위로 매스 텔레포트한다.
“파이어윌! 파이어윌! 파이어월!”
푸화아아아아아아악-
푸화아아아아아아아악-
약 7m 높이에 이르는 불의 장벽이 생겨나며 몰려들던 적군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그 불기둥에 소멸되어 사라진 적들의 숫자 약 150에 이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홍염의 지옥마차!”
“거인의 난타!”
칸과 에이스, 크로우. 그들이 성문 바로 앞쪽에 겹겹이 붙어 광역 스킬들을 난무하며 적들을 쓸어담고 있었다.
[먹자교 길드의 위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2만을 넘어서는 대군이 고작 6천밖에 되지 않는 병력을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최정상의 랭커들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일까요?]하지만 해설자들의 말과 다르게, 랭커들만이 활약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두 화살을 쏴라!”
퓨퓨퓨퓨퓨퓨퓩-
분대장 파크의 말에 하늘에서 수백여 발의 화살의 비가 쏟아져 내린다.
화살들은 단숨에 그들의 갑옷을 부수고 급소를 공격한다.
픽픽 쓰러지는 적들.
애초에 민혁과 먹자교가 양성한 병사들이 실제 바라스 왕국의 정예병들보다 궁술이면 궁술, 검술이면 검술, 그 어떠한 것도 더 뛰어난 편에 속했다.
그에 따라 길드 연합 측에선 앞으로 무수히도 많은 랭커들과 기사들을 앞세웠다.
[랭커들과 기사들이 방패병들의 등 뒤로 숨어 진격을 시도합니다.] [일반 병사들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숨에 뚫고 들어가려는 전략이 분명합니다!]해설자들의 말처럼이었다. 애초에 일반 병력을 보내는 일은 병력 손실만을 일으키는 일이었다.
그에 따라 랭커들과 기사들이 앞으로 나선다.
그리고 그러한 그들을 이끄는 자들.
바로 극강팔인들이었다.
‘암모어는 어딜 간 거지?’
‘간부진들을 암살하는 것은 아직인가?’
‘설마 잘못된 건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설마 암모어가 저곳에서 죽었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었다.
암모어는 자신들이 모두 함께 상대하더라도 이기기 매우 힘든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때마침 마법 폭격과 화살비 속에서 방패병들이 랭커들과 기사들을 이끌고 성문 앞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그 숫자 약 1천에 이른다.
랭커들과 기사들이 노련한 대처로 적들의 공격을 방어하며 앞으로 나선 것이다.
‘저들이 성문만 뚫어준다면…….’
사실상 전쟁은 끝나는 격과 다름이 없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사와 랭커들이 매서운 기세로 성문을 가격한다.
‘10분이라면 충분히 뚫을…… 응?’
극강팔인 중 한 명.
두 번째에 해당하는 로키는 검을 사용하는 검의 지존이라 불리는 자였다.
그러한 그는 곧이어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랭커들과 기사들이 성문을 공격한다.
그런데 문제는.
“크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커허어어억!”
오히려 성문이 아닌, 기사들과 랭커들이 비명을 토하며 쓰러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곧 로키는 알 수 있었다.
‘세상에…… 성문 자체에 반사 능력을 걸어버렸어!’
이러한 반사 능력을 성문과 결합시키기 위해선 최고의 마법사와 최고의 건설업자가 함께해야 한다.
그런데 로키의 상식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그것이 가능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심지어 성문을 공략하던 기사와 병사들이 성벽으로 목표물을 바꿨다.
강력한 스킬 공격과 기사들의 오러, 마법사들의 마법이 성벽을 타격한다.
하나.
‘미, 미동조차 없다……!?’
경악스러운 일이었다.
도대체 민혁이 이끄는 이 강병들과 요새는 무어라 말인가?
‘정말 왕이 될 재목이란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로키.
그는 치아를 뿌드득 갈았다.
‘그렇기에 사라져야만 한다. 아니,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한다.’
극강팔인들은 먹자교 길드를 무너트리면 그들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계획이다.
그리고 때마침. 한 마리의 비둘기가 그 앞에 내려앉았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바라스 왕국의 17만에 가까운 대군이 진격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2만의 기마대에, 1만의 강자들을 함께 태워 보냈다고 한다.
‘이제 끝이다.’
로키가 승리를 확신했다.
* * *
“이랴! 이랴!”
기마대 2만. 그 뒤로 1만의 기사들과 병사들, 바라스 왕국 최상위 랭커들이 탑승하고 있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그들.
어느덧 바할라 영토를 향해 다다르고 있었다.
그리고 특별 유저 관리팀에서 이를 모니터하고 있던 박민규 팀장.
‘도대체 민혁 유저는…….’
어딜 간 거지?
그는 어째서 보이지 않는 건가?
어느덧 기마대와 랭커들이 함께한 3만의 병력이, 생존해있는 2만 남짓의 병력과 가까워진다.
두 개의 커다란 대군이 합쳐진다면 자그마치 5만 대군이었다.
뿌옇게 일어나는 흙먼지가 바할라의 백성들에게 더욱더 큰 공포로 다가가게 되리라.
‘끝인가?’
아테네에서 가장 먼저 왕위에 오를 자.
민혁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하지만 적들의 숫자가 너무도 많다.
그렇게 기마대가 바라스 왕국군과 합류하기에 이른다.
새까만 숫자의 그들.
심지어 말 2만 필은 그들의 전력을 크게 보강시킬 것이다.
바로 그때.
“티, 팀장님……! 정체를 알 수 없는 군대들이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향하는 곳 바할라로 추정됩니다!”
“……뭐?”
박민규 팀장의 얼굴에 의아함이 서렸다.
정체불명의 대군?
바라스 왕국군인가?
또 아니면 다른 왕국의 지원군들인가? 이때까지도 박민규 팀장은 먹자교 길드의 아군이란 생각을 일절 하지 못했다.
“지도를 펼쳐서 그 주변을 확인해 봐.”
“예, 팀장님.”
이민화 사원이 빠르게 키보드를 두들긴다.
박민규 팀장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민화가 그들을 찾아냈다.
그녀가 모니터로 그들의 위치를 연결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닷-
바할라와 약 70㎞ 떨어진 곳.
새하얀 백마 5천 마리의 위에 탄 엘프들이 빛의 속도로 내달린다.
그 옆으로.
사족보행의 거대 게들의 위에 오른 5천의 용왕의 군단과 함께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과 그리 멀지 않은 10㎞ 남짓의 곳.
거대한 수풀을 지나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수라 백작의 가면을 착용하고 일제히 창을 무장한 자들. 그들이 내달리고 있었다.
박민규 팀장은 말문을 잃었다.
그가 일구어낸 기적.
지금, 바할라로 향한다.
그 시각.
곤히 잠들어있던 민혁.
꿈틀-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