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57
밥만 먹고 레벨업 458화
바라스 왕국의 루브라 성.
장내에 있던 대한민국 기자들이 전율했다.
‘왕이 탄생한다……!’
‘그 사람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니!’
‘대한민국은 이로써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현재 시청률은 최고치에 이르고 있었다. 그러한 때에 민혁이 한 선언은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한편에 서있는 고은아 기자.
그녀는 생각했다.
‘이름은 뭘까?’
고은아 기자는 먹자교가 레전드 길드일 시절부터 계속해서 그들과 단독 인터뷰를 하거나 혹은 기사를 써내려가곤 했다.
그 과정에서 먹자교가 본래 ‘맛동산’이라는 이름이나 ‘배불교’ 또는 ‘지존치킨’ 등의 이름이 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민혁의 작명 센스는 최악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많은 먹자교 길드원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황금 마법사 알리.
‘역시 길드명은 동료국이 최고지.’
‘동료오오오오!’를 외치는 알리. 그는 그만한 이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흑염룡은.
‘민혁이와 친구들. 정말 좋군. 내 아들의 작명센스가 기대된다.’
과거 흑염룡과 아이들을 떠올리며 기대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지니는.
‘민혁아, 제발. 밥 잘 먹는 왕국은 안 돼……!’
지니는 과거 민혁과 왕국명을 지을 때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민혁이 강력히 밀어붙인 왕국 이름.
밥 잘 먹는 왕국이었다.
물론 민혁이에겐 진지하게 다가온 이름일 것이다. 그에게 먹는 것은 전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유저가 최초로 건립한 왕국의 이름이 ‘배불국’이나 ‘먹고죽국!’이라면 조롱을 살 확률이 많기 때문이었다.
수백 명의 기자들과 먹자교 길드원, 세계인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을 때.
민혁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지금은 천장밖에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 지금의 그에겐 이 천장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나, 언젠간 저 천장을 넘어서 더 높은 곳으로 길드원들과 함께 도약하고 싶었다.
그랬기에 말한다.
“천외(天外).”
민혁이 좌중을 둘러본다.
그의 위품과 총명한 눈동자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며 더 나아가 남자들에겐 ‘시기’라는 감정을 일으키려 한다.
“국명은 천외국(天外國)이다.”
“……!”
“……!”
“……!”
“……!”
하늘 위에 있는 나라.
모두를 발밑에 두는 국가가 되겠다는 의미이다.
“하늘 위에 있는 나라…….”
“정말 멋있는 이름이군.”
지니는 누구보다 안도했다. 그녀는 부드럽게 웃음 지었다.
‘동료국이 더 멋진 것 같긴 하지만 괜찮은 이름이군.’
황금 마법사 알리는 분명히 동료국이 훨씬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납득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늘에서 거대한 빛이 내리쳤다.
빛과 함께 루브라 성 장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알림이 울린다.
[천외국(天外國)의 건립식이 시작됩니다.] [함께해 주신 분들께선 새로이 탄생한 왕을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민혁의 주변으로 황금빛 오오라가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왕을 위한 이펙트 효과였다.
몸을 일으킨 민혁이 말했다.
“천외국은 세계서버 통합 후에도 더 나아가는 국가가 될 것이며 모든 이들의 기대에 부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에 따라 장내의 이들에게 알림이 울렸다.
[정중한 예의를 차려 주시기 바랍니다.] [건국식에 천외국 왕에 대한 예의는 앞으로 천외국과의 외교에 크나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곧바로 고든에게 왕의 자리를 위임 받게 된 아르곤 왕.
그가 정중히 말했다.
“천외국의 왕이시여, 축하드립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용왕. 그 또한 정중히 말했다.
“천외국의 왕이시여,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귀신창 밴. 그가 예의를 갖추어 그 또한 말했다.
“천외국의 왕이시여, 축하드립니다.”
아르벨, 코루, 코니르 등이 예의를 갖춘다.
그리고 해설자들이 중개했다.
[새로이 왕위에 오른 엘프의 왕 아르곤. 용궁의 지배자 용왕이 사실상 그를 축하하기 위한 마지막 인사들로 보입니다.] [아직까진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소국’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알기로 미국 서버에 위치한 대륙에서 소국이 탄생했을 때도 이보다 더한 인사들이 넘쳐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끌고 온 군사만 약 5만을 넘어섰다고요.] [또한, 엘프 왕과 용왕은 사실상 인간들과의 관계에선 크나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종족들이기에 실질적으로 참석한 인사들은 현저히 적습니다.] [새로운 왕국이 탄생하면 그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천외국의 오늘날에 대해 회자될 겁니다. 어떠한 인사들이 왔냐에 따라 천외국에 대해 평가가 되기 마련인데, 사실상 한 왕국을 건립을 축하하는 자리치곤 초라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게 맞습니다.]그리고 그 말을 들은 몇몇 댓글러들이 말했다.
[저게 초라하다고? 두 종족의 왕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초라한 것 맞음…… ㅇㅇ 실제 왕국 건국식에 대부분의 왕국과 제국에서 공작이나 후작위에게 병력을 보내 축하한다고 하니까요.] [근데 전쟁하다 이겨서 건국식 하는 거니까, 몰라서 안 오는 거 아님?] [그건 아님, 솔직히 먹자교 오늘 왕국 될 거 모두가 눈치채고 있지 않았나요? 다른 왕국들이나 제국도 이미 먹자교가 10만 이상 대군 격퇴했다고 했을 때 알고 있었을 겁니다. 정보가 빠른 그들은 당연히 인사들을 보내는 게 맞으니까요.] [솔직히 NPC 왕에 비해선 초라한게 맞습니다. 우리한테 저 숫자가 대단해 보여도 그는 이제 ‘천외국’의 왕입니다. 일개 유저와는 달라요.]사실이다.
일반적인 왕국 건립 축하에 비하면 초라하다.
여러 개의 왕국에서 인사들 또한 보내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
* * *
갑자기 진행된 천외국의 탄생.
하지만 현존하는 여러 왕국은 모두 먹자교의 승리 사실을 듣고 이미 건국식을 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떠한 인사도 보내지 아니했다.
애초에 그들은 민혁을 인정하지 아니하며 앞으로 순탄한 외교를 벌일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먹자교가 무너지면 바라스 왕국을 갈가리 찢어서 나눠 먹으려고 했던 그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인사들이 아예 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 왕국 왕들의 명령을 받고 지금 오로디스 왕국의 아르나 후작이 조용히 그 자리에 위치해 있다.
이는 상황을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엘프의 왕과 용왕은 우리들이 사는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사는 자들, 그들이 축하해 준다고 하여서 커다란 영향력이 있는 건 아니다. 또한, 축하를 위해 누군가 보낸 군사도, 인사들도 없다. 초라하기 짝이 없군. 큭.’
아르나 후작은 조소를 머금었다.
이로써 확립된다.
천외국은 소국 중의 소국이다.
당장 바라스 왕국이 가장 약국이었으나 그때보다도 더 소국이다.
당연한 결과다.
바라스 왕국은 전쟁에서 패했고 많은 병력을 잃었다.
그러한 바라스 왕국을 흡수한다한들 달라지는 건 크지 않았다.
지금 당장 천외국은 힘이 없다.
하나의 국가가 쳐들어가면 하루면 정복할 수 있다.
그들이 가진 뛰어난 힘을 가진 자들?
수십만 대군을 감당할 순 없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왕국의 탄생을 축하해 줄 ‘인사’들이다.
그 인사들이 방문함으로써 천외국을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경고하는 격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떠한 국가의 인사도 없다.
‘곧바로 이 사실을 왕들께 전해야겠군. 천외국은 단 며칠 사이에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싹이 자라기 전에 먼저 밟아놓아야 한다.
바라스 왕국을 찢어먹으려던 것이, 천외국으로 바뀐 것일 뿐이다.
아르나 후작이 조소를 머금으며 서둘러 성 밖으로 움직이려 했다.
바로 그때.
걸음을 옮기려던 그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허어어억……!?’
지금 눈앞에서 걸어오고 있는 한 여인을 목격하고야 말았기 때문이었다.
그 여인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그저 가만히 서서 숨만 내쉬는데, 그 숨에 의해 공기가 달콤하다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한 여인이 한쪽 무릎을 꿇고 말한다.
“천외국의 전하시여, 건국을 진심으로 감축드리옵니다. 성밖으로 나와 축하드리기 위해 온 저와 그들을 위해 한 말씀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등장.
그에 아르나 후작은 놀란 토끼눈이 되었다.
어떠한 건국식에도 축하하러 오지 않는 절대적인 여인!
어쩌면 이필립스 제국의 황제 엘레와 버금가는 권력자!
민혁이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로이나 성녀. 짐을 위해 와주어서 고맙다.”
그렇다.
그녀의 정체.
아테네교의 성녀 로이나였다.
세계 최고의 미녀이자 콧대 높은 아테네교의 성녀이며 신의 대행자이다.
민혁이 성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모습을 드러낸 건, 축하를 위해 새하얀 사제복을 두르고 검을 한 자루씩 차고 있는 아테교의 사제들!
그들의 숫자 약 1만을 넘어선다.
아테네교 사제들이 1만이 넘게 모인 일은 이례적인 일.
로이나가 한 손에 든 성스러운 검을 들어 올린 순간.
척!
척!
척!
척!
척!
그들이 일제히 하늘 높이 검을 들어 올린다.
“천외국의 건립을 축하드립니다!!!”
“천외국의 건립을 축하드립니다!!!”
장관. 그 자체였다.
순백의 사제복을 입은 자들 1만이 들어 올리는 찬란한 검. 그 검이 일제히 하늘 위로 새하얀 빛을 폭죽처럼 터뜨리고 있었다.
‘미친……!? 아테네교의 콧대 높은 사제들이 1만이 넘게 온다고!?’
아르나 후작은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천외국의 수도를 지나쳐 한 음침한 사내가 등 뒤로 수천이 넘는 숫자의 언데드들을 이끌고 당도했다.
바로 죽음의 왕 데스였다.
데스가 곧바로 아테네교 사제들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사제들은 언데드들을 싫어하며 증오한다.
하나, 민혁과 천외국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서 그를 드러낼 순 없는 법.
수천의 언데드들을 이끌고 온 데스가 말한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천외국의 건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키헤에에에에!”
“캬하아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이이!”
언데드 수천이 일제히 무릎을 꿇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아르나 후작의 눈은 격렬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
거대한 말의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뒤로 새까만 숫자의 대군이 등장한다.
그 숫자 약 20만을 넘어설 법하였다.
20만 대군을 이끌고 올 수 있는 자?
바로 두 사람밖에는 없었다.
말 위에 오른 두 사람.
한 사람은 은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민혁을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짓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 엘레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
콜로디스 제국의 절대자인 아스폰 황제이다.
“늦어서 미안하구나, 민혁아. 일이 있었다.”
엘레가 말하는 그 일이란 당연하게도 ‘빠순이’이다.
아르나 후작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엘레와 아스폰 황제는 다른 나라의 건국식에도 신하들만 보내오던 이들이다.
한데, 지금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당도했다.
엘레에게 민혁은 누구보다 아끼는 동생이다.
또한, 아스폰에겐 영원한 탈모의 저주에서 벗어나게 해준 은인이다.
“축하한다.”
“축하한다.”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순간.
20만 대군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으며 외친다.
“천외국의 건국을 축하드립니다!!”
그 목소리가 지금 바라스 왕국에서 이젠 ‘천외국’이 된 그곳의 수도를 크게 울리고 있었다.
아르나 후작은 바지에 오줌까지 지릴 기세였다.
아르나 후작은 도망치는 듯한 기세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렇게 움직이던 중, 아르나 후작은 한 사내와 여인을 발견하고 멈춰 서고야 만다.
그의 온몸이 파르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급기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야 말았다.
아르나 후작이 속한 오로디 왕국은 몇 명의 신을 섬긴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섬기는 자가 바로 ‘검신’이라는 자였다.
그들이 검신을 섬기는 이유.
한때 왕국이 마계에 의해 멸망에 이르렀을 때, 검신이 검 한 자루로 그들을 구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동상으로만 보아왔던 존재!
지금 그자가 눈앞에 있었다.
“거, 검신을 뵈옵니다!!!”
아르나 후작은 넙죽 엎드려 고개를 땅에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그를 잠시 바라보던 검신은 그저 걸음만 옮겼다.
작은 소란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유저들에게 알림이 들려온다.
[검신이 천외국을 축하해주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
“……!”
“……!”
“……!”
모든 사람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신이 건국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온다? 이는 이제까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고개를 처박고 있던 아르나 후작. 넙죽 엎드려있던 그는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보시오, 괜찮은 거요?”
한 사내가 걱정되어 슬그머니 그에게 다가가 흔들었다.
한데, 일어나지 못했다.
“기, 기절했다!?”
“헉!?”
“오줌 쌌는데!?”
“이 사람 아르나 후작 아닌가!?”
아르나 후작은 한 번에 너무도 많은 인사를 만나 두려웠고 결국 기절해버린 것이다.
이날부터 아르나 후작이 오줌싸개라는 이야기가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