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30
밥만 먹고 레벨업 531화
패왕 라르도.
위대한 루마이 왕국의 왕이다. 또한, 민혁에 의해 그 또한 패왕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패왕도의 힘을 어떠한 대가 없이 사용하게 된 라르도가 가지는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민혁은 단순히 ‘스킬’을 얻었을 뿐이다.
하지만 패왕 라르도는 NPC였다. 패왕도를 통해 새로운 경지에 올라섬과 함께 절대지존 NPC의 반열에 들게 된 것이다.
그러한 자가 민혁에게 정중히 청했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그 자리의 왕들과 유저들, 천외국 길드원들마저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헤이즈는 알았다.
‘설마…….’
그리고 왕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안 돼……!’
‘라르도의 목을 치면 안 된다!’
지금도 천외국의 이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치솟고 있었다.
천외국의 왕이 라르도의 목을 친다면 그 이름은 더 나날이 상승할 것이며 천외국은 더 강대해질 것이 분명하다.
민혁은 한참이나 말없이 무릎 꿇고 있는 라르도를 내려다봤다.
‘짓궂은 자군.’
민혁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가 무엇 때문에 죽음을 자처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라르도.
그는 여한이 없었다.
내 아버지 라반베르크가 나를 사랑했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족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나는 어째서 보토에게 그러한 아비가 되지 못했는가?’
라반베르크와 그일 이후. 라르도는 가족과의 정 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게 되었다.
유일한 아들인 보토를 나 몰라라 하며 왕국과 자신만을 단련시켜 왔다.
결국에야 보토는 천외국의 포로가 되었고 ‘자결’을 약속했다.
“한 나라 백성의 잘못은 국왕의 잘못. 나의 목을 치시고 노여움을 푸시오.”
누가 보더라도 민혁은 당장에 라르도의 목을 쳐야 마땅하다.
그는 잠들었다고는 하나 루마이 왕국은 천외국에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
물론 두 국가가 완전한 전쟁을 벌이진 않았다.
그 의미는 라르도는 전쟁을 선포할 수도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가 내린 선택은 자신의 은인인 민혁에게 스스로 목을 내바치는 것이었다.
민혁이 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 라르도의 검이 박혀 있었다. 그것을 뽑아 들며 라르도를 내려다봤다.
모두가 긴장하며 그들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그때 민혁이 작게 속삭이듯 말한다. 그 목소리는 너무도 작았기에 라르도 밖에 듣지 못했다.
“당신도 라반베르크와 같이 한 사람의 아버지일 뿐이었군.”
그리고 라르도에게 민혁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멋진 아버지다.”
라르도.
그는 자신의 목을 그가 치게 함으로써 보토를 살리려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라르도의 몸이 크게 떨려왔다.
‘천외국의 왕이여…….’
당신 손에 죽는다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을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라르도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제국의 황제와 왕국의 왕들을 인정한 적이 없다.
그저 커다란 땅덩어리에 더 많은 인구수만 가진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여겼다.
하지만 천외국의 왕 민혁은 아니다.
그는 존경받아 마땅한 자이며 지금 이렇게 만났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라르도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부디, 나의 아들 보토를 살려주길.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서 그의 아들 보토가 울며불며 목놓아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을 것이다.
라르도의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이런 기분이셨습니까? 아니, 이보다 더 슬프셨습니까?’
이제 후련하다. 이젠 이 생을 끝내 아버지의 품으로 가고 싶다.
바로 그때.
탱그랑-
민혁이 내던진 라르도의 검이 요란하게 땅에서 울렸다.
민혁은 방금 전의 그 목소리와 다르게 말한다.
“루마이 왕국의 왕은 뻔뻔하기 그지없구나!!”
모두가 검을 내던지고 라르도를 보며 소리치는 그를 보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나라의 왕이 목숨으로 자신의 죄를 사하여 달라 한다는 것에 나는 치가 떨릴 지경이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
민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천외국 신하들을 둘러봤다.
그 틈에 선 헤이즈.
‘설마……?’
곧 민혁이 왕의 위엄 어린 목소리를 담아 말한다. 그 목소리가 모든 백성과 유저들, 방송국 카메라를 타고 세상에 퍼져나간다.
“포로로 붙잡힌 보토 왕자를 3년 동안 천외국에서 강제로 수감할 것이다. 또한, 지금 이 자리에서 루마이 왕국의 국왕이 이끌고 온 1천의 정예병력 또한 그 죄를 물어 함께 수감시킬 것이다. 그리고 천외국의 왕으로서 말한다.”
민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라르도를 바라봤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으나 그 뜻이 내포한 의미를 라르도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두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우리 천외국은 루마이 왕국을 용서치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죗값을 물어 이번 전쟁에서 입은 피해량의 5배 이상을 받아내고 말 것이다. 우리는 루마이 왕국의 왕 라르도의 청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며 지금 당장 라르도를 추방시킬 것이다!”
“……!”
“……!”
“……!”
“……!”
이에 따라 유저들과 백성들의 웅성거림이 커져 갔다.
“라르도를 추방시킨다고?”
“이는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전하께선 루마이 왕국을 철저히 짓밟으시려는 건가?”
“허어!”
“와, 식신. 화나니까 앞뒤 안 가리네.”
“근데 멋있지 않냐?”
일반적인 백성과 유저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말이 가진 뜻을 다른 왕들과 라르도. 그가 이끌고 온 정예들은 알았다.
헤이즈가 감탄했다.
‘전하는 정말 똑똑한 통치자이십니다.’
헤이즈는 민혁에게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민혁은 이곳에서 라르도를 추방함으로써 그와 영원한 적이 될 것이라 선포했다.
하지만 그 진상은?
보토 왕자와 정예기사 1천을 천외국에 데려온다?
이것이 가진 뜻은 정말 ‘포로’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혁은 그들을 이용해 ‘방패’를 만들어낸 것이다.
‘보토 왕자가 있는 천외국을 다른 왕국이 친다.’
그 의미.
‘라르도를 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다.
보토 왕자는 포로라 하나 루마이 왕국의 왕자였다. 그러한 왕자가 있는 곳을 친다는 것은 루마이 왕국에 대한 도발과 같은 바.
또한 천외국과 루마이 왕국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거기에.
‘최정예 1천의 기사들까지.’
라르도가 새로이 이끌고 온 최정예 기사 1천은 그 정보가 없다.
그만큼 비밀스럽게 라르도가 감춰둔 최정예들이 분명하다.
그들까지 천외국은 확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토 왕자의 목숨값과 최정예 기사 1천이라면 충분히 바꿀 만하다.’
사실상 보토 왕자를 죽이는 일은 루마이 왕국이 패배했음을 알리기 위함.
그런데 라르도가 스스로 무릎을 꿇음으로써 이미 그 사실은 인정된 바 있다.
심지어 그 정예기사들.
‘라르도 전하를 위해 이런 선택을 내렸단 말인가.’
‘라르도 전하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시고 내가 모시는 그분의 과거를 가르쳐 주신 것에 이어 왕자님을 구하는 명까지 내리셨다.’
‘나는 천외국 전하를 위해, 라르도 전하를 대신하여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이다.’
민혁은 그들의 마음을 흔들고 충성심까지 얻어내 버렸다.
그리고 말한다.
“루마이 왕국의 왕은 할 말이 있는가?”
라르도는 여전히 눈물 흘리고 있었다.
그의 자비에, 그에 대한 고마움에.
“없네.”
라르도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이제 민혁과 라르도는 다른 이들이 보기에 완전한 적으로 돌아선 상황이었다.
곧바로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루마이 왕국의 ‘그림자 기사단’ 1천 명이 당신에게 영원한 충성을 맹세합니다.] [그림자 기사단은 은밀하게 라르도의 그림자가 되어주었던 최정예 기사들로 그 실력은 제국 기사들을 훨씬 더 상회합니다.] [당신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습니다.] [명성 300을 획득합니다.] [카리스마 20을 획득합니다.]끝으로, 라르도는 돌아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군중이 라르도를 비웃는다.
“고작 저런 NPC가 패왕? 나도 패왕하겠다.”
“야야, 아냐. 천외국 왕 식신이 너무 쩔어서 튀는 거잖아.”
“캬~ 식신 클라스!”
그 진상을 모르는 자들은 라르도를 비웃는다.
그리고 라르도가 향한 발걸음.
다름 아닌, 다른 왕들이 은밀하게 숨어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곳이다.
패왕 라르도.
그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저 군대는 내 아들이 포로로 잡혀 있는 천외국을 치려는 군대이오?”
“…….”
“…….”
“…….”
“…….”
왕들은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이 담은 뜻 중 하나는 이것 또한 있었다.
‘천외국을 건드리지 마라.’
라르도가 자신이 쥔 검을 내려봤다.
꿀꺽-
누군가 마른침을 삼킨다.
사람들이 그를 조롱하나, 그는 조롱받을 인물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여기에서 최소 5만의 병력의 목을 쳐줄 순 있소만.”
“…….”
“…….”
“…….”
“…….”
사실이다.
라르도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심지어 그 5만의 병력엔?
왕들의 목까지 포함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5만의 병력을 죽인다는 것에 본래 두려워할 왕들이 아니다.
문제는 자신들과 라르도의 거리가 이토록 가깝다는 점이다.
곧바로 왕들이 꼬리를 내렸다.
“우리는 구, 구경 왔소!”
“맞네, 우린 구경 왔소이다!”
“천외국 왕이 아스간 대륙을 구해줌에 있어 감사의 뜻을 전해주러 온 것이네.”
“암암! 그렇고 말고, 저 군대는 그를 축하하기 위한 자들이오!”
바로 꼬리를 내리는 그들을 보며 라르도가 그들을 지나쳤다.
라르도.
그는 일부러 천외국을 나가지 않고 모든 병력이 빠져나가길 기다렸다.
어느덧 유저들은 다시 평화를 찾은 천외국에 각자의 할 일을 하기 위해 걸음 한다.
그리고 라르도.
그는 포로로(?) 잡힌 아들과 만날 수 있었다.
“전하. 어째서…… 어째서…….”
라르도.
그는 보토 왕자에겐 무서운 왕일 뿐이었다. 자신에게 한없이 혹독하고 차가우며, 한 번도 자신을 따뜻하게 불러준 적이 없는 그저 왕.
그런 라르도가 처음으로 보토를 보며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보토야. 천외국의 전하를 잘 보필하거라.”
그 말과 함께 보토 왕자가 무너져내렸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목을 내놓은 나의 아버지.
그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보토야’라고 불러줬기 때문이다. 매번 ‘보토 왕자’라고 칭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렇게 라르도는 천외국을 벗어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내 아들이 많은 것을 배우겠군.’
그런 왕의 밑에서라면 안심이다.
그때였다.
한 복면을 쓴 자가 그 앞에 나타났다.
그가 복면을 끌어내리자 얼굴이 드러났다.
천외국의 왕 민혁이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민혁은 라르도를 그저 바라보았다.
라르도도 한참이나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라르도가 물었다.
“어째서요?”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지키면서까지 그 사실을 왜 말해주었소.”
라르도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민혁은 라반베르크에 대한 진실을 알려줬다.
“나의 아버지 또한 당신의 아버지 같은 사람이니까.”
“…….”
그렇다. 민혁이 이토록 라르도를 도운 이유 중 하나에는 그 이유 또한 있었다.
누군가는 감정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나. 민혁은 라반베르크와 자신의 아버지 강민후에게서 많은 공통점을 느꼈다.
민혁이 폭식 결여증에 걸린 후, 회사 내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이사진들은 다른 후계자들을 내세우며 아버지를 압박했다.
그에 아버지는 싸우셨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후계자가 없다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일하셨다.
하지만 그렇게 집에 돌아오셔도 집에 오면 환히 웃어주셨다.
아버지란 그런 존재였기에.
또 그런 아버지가 짊어질 짐을 아들들은 알아야 하기에.
그랬기에 말했을 뿐이다.
라르도가 싱긋 웃었다.
“모든 아버지는 강한가 보오.”
민혁은 그저 부드럽게 웃으며 화답했다.
문득 몸을 돌리려던 라르도.
그가 민망한 표정으로 조심스레 말한다.
“나와 친우가 되겠소?”
그 말에 민혁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를 뭐라 불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데, 라르도는 그게 거절의 뜻이라 생각했는지 씁쓸한 표정으로 몸을 또다시 돌리려다 무언가 생각나 품속에서 꺼내 내밀었다.
“아, 이거 떨어뜨리셨소.”
그것은 민혁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면서 드랍한 것 중 하나인 치킨 닭 다리였다.
그걸 보는 순간, 즉각적으로 민혁에게서 기쁨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라, 라르도 삼촌!! 삼촌이라 불러도 되죠!?”
“……???”
바로 오늘.
민혁에게 새로운 삼촌이 생겼다.
패왕 라르도라는 삼촌이.
그리고 패왕 라르도가 치킨 닭 다리를 내밀고 있고 민혁이 그를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는 한 여인이 있었다.
바로 헤이즈였다.
‘누나는 검의 대제 엘레. 형은 권신 아스폰, 삼촌은 패왕 라르도. 대체 전하의 인맥은…….’
그리고 문득 궁금해지는 것.
‘나중에 생기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신이지 아닐까!?’
벌써부터 기분 좋은 생각에 ‘호호호호’ 웃는 그녀였다.